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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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체육계 성폭력 실태조사, 가장 충격적 결과는... 학부모 반응”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1-15 20:16  | 조회 : 2352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1월 15일 (화요일)
■ 대담 : 이창훈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


전문가 “체육계 성폭력 실태조사, 가장 충격적 결과는... 학부모 반응”

- 체육계 성폭력, 전반적으로는 감소 추세
- 성폭력 범죄는 암수 비율 높아, 보고하지 않은 선수들 꽤 있을 것 
- 남자 선수들 가해자는 지도자 뿐 아니라 동료 선수들 포함
- 국가대표 성폭력 피해자는 여성이, 일반 선수들은 남성 피해가 더 높아
- 폭력에서 성폭력으로, 체육계만의 부정적 하위문화로 판단하기 어려워
- 합숙하면 폭력과 성폭력 비율 늘어나? 분석 결과는 반대
- 제일 충격적 결과는 성폭력 피해 선수들의 학부모 반응, 성적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학부모 상당 
- 대한체육회 대책, 형사처벌까지 포함되어 더 강력한 처벌이 우선돼야... 처벌의 확실성 높여야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그동안 잠잠했던 체육계 미투 운동이 다시 확산되고 있습니다. 심석희 선수가 폭로한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력에 이어 신유용 전 유도선수도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하면서 성폭행 파문이 체육계 전체로 퍼져나가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최근 대한체육회와 함께 체육계의 성폭력 실태를 조사한 이창훈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 연결합니다. 교수님?

◆ 이창훈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이하 이창훈)> 네, 안녕하십니까. 

◇ 이동형> 체육계 성폭행 실태 조사를 하셨으니까 어떤 조사를, 어떤 방식으로 하셨는지 먼저 들어볼까요?

◆ 이창훈> 대한체육회에서 격년으로 2010년부터 조사를 계속해왔는데요. 2018년도 그 연장 선상에서 진행됐습니다. 2018년 5월부터 12월경까지 진행됐고요.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는 전수조사를 했고, 일반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인원이 많기 때문에 모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했고요. 조사방법은 설문 조사인데, 집단 대문 설문, 우편 설문, 인터넷 설문, 이렇게 방법을 활용했습니다.

◇ 이동형> 지난 8일, 2018년 스포츠 성폭력, 폭력 실태 조사를 대한체육회가 발표했는데, 체육계 성폭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심석희 선수가 당일에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공개했고, 이후에 신유용 선수도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은 예상은 못 하셨죠?

◆ 이창훈> 피해 사실에 대한 폭로는 예측할 방법이 없고요. 우선 주목하셔야 할 게 유명 선수들 피해가 발표되면서 대한체육회 성폭력 비중이 늘어난다고 인식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선수 한 명은 실태조사에서 한 명으로 인식되지, 유명 선수라고 해서 더 많은 숫자로 인식되지 않습니다. 그 부분만 오해를 안 하시면 좋을 것 같고요. 전반적으로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 이동형> 그런데 폭력이나 성폭력을 당한 선수 중에서 피해 사실을 밝힐 수 없는, 밝히지 못하는 선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이창훈> 네, 아무래도 많이 있고요. 범죄학에서는 피해 사실을 보고하지 않는 경우를 암수 범죄라고 하는데요. 특별히 성폭력 범죄가 암수의 비율이 되게 큽니다. 스포츠 성폭력에서도 마찬가지로 암수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감안한다면, 보고하지 않은 선수들이 꽤 있을 거라고 생각은 듭니다.

◇ 이동형> 암수 비율이 스포츠계에서 높은 이유는 결국은 내가 폭로했을 때 되돌아오는 불이익, 이런 것을 생각하는 건가요?

◆ 이창훈> 질문이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요. 스포츠계의 성폭력이 다른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의 성폭력보다 암수의 비율이 높다고 판단하기는 어렵고요. 오히려 제가 알기로는 더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스포츠계에서 성폭력 피해를 받고도 보고하지 못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성폭력 피해자들이 수치심 때문에 언급하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더불어 선수들이 피해 사실을 보고했다가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 하는 불이익이 두려워서 신고를, 혹은 보고를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가 됐습니다.

◇ 이동형> 조사 결과,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의 대다수 가해자들이 지도자라고 나왔다면서요?

◆ 이창훈> 이것도 조금 더 그렇게 단순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여자 선수들 대상으로 한 성폭행의 다수 가해자는 지도자이지만, 남자 선수들에 대한 성폭행의 가해자는 지도자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조사해보셨을 때 남녀 성폭력 비율을 어느 정도 됩니까?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를 많이 당할 것으로 느껴지는데요. 

◆ 이창훈> 국가대표만 놓고 봤을 때는 아무래도 여성 선수가 약간 더 높기는 하지만, 일반 선수들에게서는 남자 선수들의 피해가 조금 더 높게 나왔습니다. 

◇ 이동형> 아까 2010년도부터 계속해서 조사를 해오셨다고 말씀하셨잖습니까?

◆ 이창훈> 제가 계속한 것은 아니지만, 네.

◇ 이동형> 그런데 2009년에 여자 프로 농구단 감독이 선수를 성추행해서 큰 문제가 됐었거든요. 그러면서 대한체육회에서 앞으로 이 문제에 잘 들여다보고 고치겠다고 했는데, 지금 줄어들었다고 하는 게 상당 부분 퍼센트로 봤을 때 줄어든 겁니까? 아니면 조금씩 줄어들어가고 있는 겁니까?

◆ 이창훈> 퍼센트로 얼마를 상당 부분으로 할지, 조금으로 볼지 그것은 조금 애매한데요. 일단 추이를 지속적으로 지난 8년 가까이를 봤을 때 절반 이상 줄기는 줄었습니다. 

◇ 이동형> 국가대표가 아닌 일반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도 문제가 큽니까? 어떻습니까?

◆ 이창훈> 네, 제가 최근에 심석희 선수나 유도에서도 그런 사례가 있어서 되게 안타깝게 생각하는데요. 국가대표 선수들, 유명 선수들이 피해를 받았을 때는 이렇게 대중이나 언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인데, 일반 선수들일 경우에는 피해 사실이 알려진다고 하더라도 언론이나 대중의 지지를 못 받는 것도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 상황에서 일반 선수들의 성폭력 피해 비율이 국가대표 선수보다 약간 더 높게 나옵니다. 그래서 사실 관리, 아니면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는 선수들 피해가 더 높다는 것은 더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 이동형> 일반 선수도 그렇고, 국가대표 선수도 그렇고요. 성폭력과 일반 폭력이 같이 일어납니까? 어떻게 됩니까?

◆ 이창훈>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요. 폭력은 운동 지도나 훈련, 이런 상황에서 나타나기도 하고, 아니면 공동생활하는 가운데서 스트레스 표출의 일환으로 나타나기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대체로 폭력이 성폭력으로 무조건적으로 이어져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체육계만의 아주 독특한, 부정적인 하위문화로서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판단하기는 조금 어려운 것 같습니다.

◇ 이동형> 다른 곳과는 다르게 체육계에서는 합숙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단체생활도 하고, 같이 훈련도 하고요. 이 합숙 자체에 문제가 있다, 합숙이라는 것 때문에 폭력이나 성폭력이 만연해지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있던데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창훈> 연구 시작하기 전에 이전 연구하고는 차별을 두기 위해서, 그리고 합숙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해보기 위해서 실제로 합숙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저희도 합숙을 할 경우에 폭력이든, 성폭력 비율이 늘어나지 않을까 예측하고 조사를 했는데, 분석 결과는 그 반대로 나왔습니다. 사실 합숙을 그렇다고 해서 권장하거나 권고하는 것은 아니고요. 다만 적절한 관리 체제하에서의 공동생활, 합숙 훈련은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 이동형> 예상하고 다르게 결과가 나왔네요?

◆ 이창훈> 네. 

◇ 이동형> 조사하면서 피해 선수들을 직접 만나보셨습니까?

◆ 이창훈> 네. 저희가 조사하기 위한 조사 도구를 체육계의 실정에 맞게, 제가 범죄학자이기 때문에 성폭력 조사를 수십 년간 해왔습니다. 그런데 조사 도구가 체육계의 현실을 잘 반영하게 만들기 위해서 설문 조사 전에 실제로 선수들 만나서 조사 도구를 수정해야 했기 때문에 실제로 만나기는 했습니다.

◇ 이동형> 혹시 기억나시는 사례 있습니까?

◆ 이창훈> 사례를 직접 말씀드리기는 조금 곤란하고요. 혹시나 모를 2차 피해를 막아야 하기 때문에. 다만 설문 조사 내용 중에, 익명 조사였기 때문에, 성폭력이 어떻게 일어났느냐의 경로에 대해서 질문한 것이 있었는데요. 그런 부분에서 안타까운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 이동형> 실태조사를 하고, 그러면 어쨌든 선수들이 보고를 하고, 고발을 하고, 이렇게 됐을 것 아니겠습니까? 이 이후로는 그러면 어떻게 진행됩니까? 가해자에게 어떤 처벌이 가해지고, 이렇게 되는 거죠?

◆ 이창훈> 우선 말씀드릴 게 이것은 스포츠 폭력 및 성폭력 실태조사 연구입니다. 학술연구고요. 학술연구의 목적은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고,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지, 이것을 근거로 법적인 처벌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는 없고요. 연구 윤리에 어긋나기 때문에. 다만 연구 조사에서 나타난 내용들을 기반으로 어느 정도의 실태라는 것이 파악됐기 때문에 조사 중간에 대한체육회 쪽이랑 저희가 논의를 해서 추후에 대한체육회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조사를 조금 더 심도깊게 하면 좋은가에 대한 설계를 해보자는 합의는 있었습니다.

◇ 이동형> 이번에는 조사하고, 대한체육회에 보고까지 하는 상황이었습니까?

◆ 이창훈> 학술연구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이동형> 어쨌든 많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만, 체육계의 폭행하고 성폭행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교수님이 생각할 때 이것을 근절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 이창훈> 우선 연구하면서 제가 제일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던 결과 중 하나가 폭력이나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자녀들에게 학부모들의 반응이 당연한 것이다, 혹은 성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반응하는 학부모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습니다. 학부모님이 저희 국민의 일반이라고 생각한다면, 저희 국민들이 폭력이나 성폭력에 대해서 아직까지는 민감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국민적으로 폭력이나 성폭력이 절대적으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식이 조금 더 함양되면 좋겠다고 생각됩니다.

◇ 이동형> 결국은 결과만 좋으면 되는 것 아니냐, 그런 생각이 강했던 것 같네요?

◆ 이창훈> 지도자분들 조사에서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상당히 많이 있기는 있었습니다.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강하면 강할수록 훈련을 시킬 때 약간은 더 폭력적인 성향이 있기는 있었는데요. 그게 무조건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무조건적으로 결과를 중요시하는 그런 체육 훈련의, 아니면 국가대표 내부의 문화들은 조금 바뀔 필요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대한체육회에서 대책을 내놨는데요. 가해자를 영구 제명하고, 국내외 취업을 차단하고, 이런 여러 가지 방안인데요. 이 대책에 대해서는 교수님, 학자로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창훈> 우선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처벌이 범죄의 심각성에 적절한 수준으로 주어져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대한체육회가 내놓은 방법은 사실은 형사처벌은 아니죠. 형사처벌까지 포함되어서 조금 더 강력한 처벌이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되고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처벌에서 예외가 있으면 안 되거든요. 예외라는 것은 처벌의 확실성을 낮추고, 낮아진 처벌의 확실성은 다음 범죄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별로 없기 때문에 사소한 문제라도 있으면 끝까지 차단해서 처벌하는 확실성을 높이는 것도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동형> 오늘 교수님 말씀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게 학부모님들이 폭력이나 성폭력이 일어나도 성적을 위해서 함구한다. 이것은 상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네요. 

◆ 이창훈> 성폭력이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성희롱, 성추행, 강간, 이렇게 되는데, 강간일 경우에는 물론 학부모님들이 용인하시지는 않겠지만, 그런데 그래도 폭력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 학부모님들이 어느 정도 수용을 하고, 용인하는 태도는 사실은 저도 굉장히 실망스럽고, 우려스럽고 했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님들도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고요. 자녀에 대한 그런 피해 사실을 밝혔다가 자녀의 평생 동안의 선수 생활에 영향을 받을까 봐 두려워하게 되는 그런 제도적인 부분도 반드시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창훈>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한남대학교 경찰학과 이창훈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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