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인터뷰전문보기

[미디어똑바로보기]"카카오카풀과 택시의 갈등 바로보기"-안호림 교수 1/12(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1-14 09:27  | 조회 : 1963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YTN’]
■ 방송 : FM 94.5 MHz (20:20~20:56)
■ 방송일 : 2019년 1월 12일 (토요일)
■ 출연 : 안호림 인천대 교수



조현지 아나운서: 미디어에 비춰진 세상에 대해 얘기 나눠보는 <안호림의 미디어 똑바로보기>시간입니다. 오늘도 안호림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호림: 안녕하세요.

조현지 아나운서: 오늘은 어떤 주제로 시작해볼까요?

안호림: 현지 아나운서도 연말에 연초에 모임 많으셨죠. 이번 연말에 특히 추운데 택시 잡느라 고생 하지 않으셨나요.

조현지 아나운서: 당연히 고생했죠. 20일이였나요? 택시 파업했을 때는 저녁만 아니라 하루 종일 택시잡기 힘들더라고요.

안호림: 청취자분들도 아마 특히 작년 12월 20일 택시 잡느라 고생 많이 하셨을겁니다. 택시만 그런게 아니라 시위 때문에 심한 교통체증 겪으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12월 20일 택시파업은 카카오카풀 도입을 반대하는 파업이었습니다. 파업 전까지는 모르는 분들도 많았는데, 파업 때문에 큰 관심을 모으게 된 거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카카오카풀에 대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카풀이라고 하면, 출퇴근 때 방향이 비슷하면 자가용을 같이 타고가는 걸 얘기하잖아요?

안호림: 카카오택시를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카카오택시는 카카오가 손님과 택시를 매칭시켜주는 콜서비스잖아요. 콜센터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서 빨리, 그리고 쉽게 서로 원하는 택시와 손님을 찾을 수 있습니다. 카카오카풀도 비슷합니다. 카카오모빌리티라는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회사가 제공하는 카풀매칭서비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카카오에 카풀 드라이버(크루라고 하는데요)로 등록하면 유료로 카풀서비스 제공이 가능합니다. 카풀인데 유료 카풀인거죠. 대신 요금은 택시의 70%수준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어떻게 보면 파트타임 택시라고 생각할 수도 있네요.

안호림: 카카오카풀 드라이버 입장에서 보면 부업인거죠. 결국 문제는 카카오카풀 때문에 택시손님이 줄 것인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카카오카풀이 생겨서 택시를 찾는 사람들이 줄지 않는다면 같이 공생이 가능합니다. 만약 손님이 줄어든다면 택시업계로서는 불만이 됩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영향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카풀은 출퇴근 시간에만 운영할 수 있는데, 현재 출퇴근 시간에는 택시가 부족하다는 거죠. 카카오카풀은 이 부족한 부분을 해결할수 있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카카오카풀은 운전자당 하루에 2번만 운행이 가능합니다. 우버처럼 하루 종일 운행이 가능한 사실상 또 다른 형태의 택시는 아니라는 겁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사회적으로는 효율적인 서비스가 아닐까도 싶네요. 카풀운전자로서는 출퇴근하는 길에 한 사람 더 태우고 가면서 기름값이나 용돈을 벌 수 있고요. 승객으로서는 출퇴근 길에 택시 잡기 힘든데, 택시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목적지까지 가고요.

안호림: IT기술이 발전하면서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을 보다 손쉽게 연결해주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카카오카풀도 그런건데요. 더군다나 카카오카풀 때문에 운행하는 자동차수가 늘어나는 건 아닙니다. 이미 있는 자가용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가용 소유자나 고객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장점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하다보면 그렇지 않아도 힘들다는 소리가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는 택시업계가 말 그대로 고사해버릴까 하는 것이겠죠.

안호림: 택시업계가 대규모 파업을 벌인 것만 봐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러니하게도 택시업계가 걱정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카카오택시의 성공 때문이라고 합니다. 카카오택시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짧은 시간 내 대대적인 성공을 거뒀습니다. 현재 택시운전자수는 약 27만명인데 카카오택시 기사회원수는 24만명이나 됩니다. 카카오택시가 택시 문화를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평가도 있는데요. 요즘은 길거리에서 택시잡는 비율은 카카오택시 사용자 중에는 27.9%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카카오카풀이 도입되면 영향이 클 거라고 봅니다. 지금은 2번으로 운행회수를 제한하지만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고요.

조현지 아나운서: 카카오톡은 대한민국 사람 중 스마트폰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다 쓰잖아요.

안호림: 여당은 10월부터 태스크포스를 꾸려서 택시업계와 협의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카카오모빌리티 쪽에서 12월 7일에 시범서비스를 전격적으로 출범시켰습니다. 카카오측에서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일종의 시범 운영을 해보겠다고 한 것이었는데, 일이 커져 버렸습니다. 분신 사건도 있었고, 택시업계가 강하게 반발하니까 원래는 17일부터 시작하기로 한 정식 서비스 출범을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대신 정부, 여당, 카풀업체, 4대 택시노조가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통해 합의안을 찾기로 했는데요. 택시업계는 카카오카풀을 비롯한 모든 카풀서비스를 중단하기 전까지는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사회적 대타협 기구라... 뜻은 좋은데 합의점 찾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네요. 택시업계는 강경한 입장이지만 여론은 싸늘하다는 평이 많던데요.

안호림: 언론들은 대체적으로 국민들이 택시업계의 파업을 좋게 보지 않는다는 평가입니다. 카풀도 도입 찬성의견이 월등하게 많습니다. 지난 22일 발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56%가 찬성입장이었고, 반대는 28.7%였습니다. 지난 6월 인터넷 뉴스사이트가 조사한 결과에서도 찬성이 47.2%, 반대는 15.2%였습니다. 찬성이 반대보다 두, 세배가 많습니다. 택시에 대한 불만이 있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지금은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승차거부라던지, 난폭운전이나, 불친절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불만이 밖으로 드러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택시업계가 한사코 반대하는 건가요? 아니면 타협할 수 있는 지점이 있나요?

안호림: 겉으로 입장은 카풀서비스 전면금지입니다. 사실 쟁점은 카카오카풀을 허용하는가 아닌가가 아니라, 카풀서비스를 어떤 식으로 허용해주는가입니다. 택시업계하고 카풀업체들과 의견이 크게 갈리는 지점은 하루 중 몇시부터 몇시까지 카풀을 허용할 것인가입니다. 여행 자동차운수사업법을 보면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해서 사람을 태울 경우 돈을 못받게 돼있습니다. 그런데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출퇴근 시간인데요. 문제는 법으로 출퇴근 시간이 언제부터 언제까지라고 정해놓은건 아니라는 겁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상식적으로는 아침 7시에서 9시, 저녁은 6시에서 8시 정도가 퇴근 시간이라고들 생각하잖아요. 상식대로 하면 안되나요?

안호림: 카풀업체 의견은 다릅니다. 유연근무제라고 해서 요즘은 출퇴근 시간을 사람 따라 달리하는 회사도 늘어나고 있잖아요.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네이버가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입니다. 노동환경이 많이 변해서 출퇴근 시간을 언제라고 정하는 게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카카오카풀측은 하루 2번 회수만 제한하고, 시간은 제한하지 말자는 겁니다. 택시업계는 그거에 반대하는 거죠.

조현지 아나운서: 하긴, 저도 방송일을 하다 보니 출퇴근 시간이 남들과는 조금 다르긴 해요. 택시업이 호황이면 반대가 덜 할텐데, 워낙 어렵다 보니 반대가 더 심한 것도 있는 거 같아요.

안호림: 택시기사들이 많은 노동시간에 비해 많지 않은 보수를 받는다는 건 잘 알려져 있잖아요. 서울노동권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법인택시의 경우 2016년 기준으로 2교대로 운전하는 분들은 월 254.6시간, 하루 평균 약10시간 운행합니다. 총수입은 약 200만원정도인데요. 운행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이 33만을 빼고나면 순수입은 167만원정도라고 합니다. 노동시간은 길고 수입은 많지 않은거죠. 개인택시도 각종 보험료, 차량 유지비 등을 개인이 부담하기 때문에 법인택시보다 크게 환경이 좋은건 아닙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택시와 경쟁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들어오는 걸 아무래도 반길 수가 없겠죠.

조현지 아나운서: 해외, 특히 미국이나 유럽 등을 다녀오신 분들은 우리나라 택시요금이 싸다고 하잖아요.

안호림: 맞습니다. 한 여행 정보 사이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 택시요금은 전세계 88개 도시 중에 61위입니다. LA(엘에이)의 1/5, 동경의 1/4수준이에요. 그런데 한국 택시요금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강력하게 규제하기 때문에 쉽게 올리지 못합니다. 요금이 싼 원인은 여러 가지지만 일단 택시대수가 너무 많습니다. 서울시의 경우에는 적정 수준보다 약 1만 2천대 가까이 많습니다. 더군다나 외국 택시는 고급교통수단이잖아요. 이에 비해서 우리나라 택시는 대중교통의 빈틈을 보완하는 역할을 합니다. 요금을 올려야 택시업계 상황이 개선될텐데,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죠.
조현지 아나운서: 사납금제도라고 하죠? 그 제도의 문제점도 많이 지적됐잖아요.

안호림: 그렇죠. 하루에 얼마 이상은 회사에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사납금 제도 문제는 계속 지적되고 있습니다. 카카오카풀 서비스 때문에 택시업계에 대한 논란이 일자 정부는 사납금제 완전폐지, 월급제 실시 등의 대안을 검토중입니다. 그런데 잘 알려지지 않은 건 사납금 제도는 불법이라는 건데요. 1994년에 법으로 금지됐습니다. 대신 전액관리제라는 일종의 월급제가 법으로는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법집행이 철저히 되지 않고 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해외에서는 우버택시가 이미 크게 성공했잖아요. 기술이 발전하고 산업이 바뀌다 보니 이런 서비스가 생기는 건데 반대만 한다고 막을 수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안호림: 잘 알려진 예로는 차량공유서비스인 우버나, 숙박공유서비스 서비스말인 에어비앤비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책, 장난감, 자전거, 주차장 등 다양한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공유경제 모델이 확산중입니다. 내가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을 안 쓸 때는 다른 사람에게 약간의 돈을 받고 빌려주는 식인데요. 사회 전체로 보면 비용은 줄이고 효율성은 높아집니다. IT기술이 발전하면서, 또 SNS가 널리 퍼지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급부상중입니다. 카카오카풀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택시업계 내에서도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시대적인 흐름이니까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언론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안호림: 카카오카풀의 시범서비스 도입이 성급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겨레신문은 13일자 기사에서 사회적 논의가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도입했다가 역풍을 맞은 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택시기사 최모씨 분신 사건이 터진 직후인 11일 ‘택시기사 분신 부른 카풀 사태, 정부는 여태 뭐했나’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습니다. 택시업계의 반발은 10월부터 본격화되었는데, 정부가 적절한 대응을 못했다는 것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카카오카풀 문제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네요. 택시업계의 사정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 세계적인 추세도 무시할 수는 없고요.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까요?

안호림: 우리나라도 4차혁명의 물결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서비스의 도입으로 많은 이들이 혜택을 보는 것은 반갑지만,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희생되어서도 안됩니다 우버의 성공사례가 자주 얘기되지만, 결국 돈을 번 건 우버 뿐이고 낮은 임금의 일용직 택시기사만 대량으로 만들어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카카오카풀 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카풀 도입과정에서 가장 아쉬운 건, 제대로 사회적 논의가 없었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비록 늦었지만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 출범한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이렇게 이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문제일수록 대화로 풀어야합니다. 이해당사자들이 서로 반걸음씩 양보해서 하루 빨리 해법을 찾아내길 바래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카카오카풀 문제, 대화로 해결되길 바란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안호림: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