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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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팩트체크]"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해 팩트체크!"-이고은 기자 1/6(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1-07 10:09  | 조회 : 2838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YTN’]
■ 방송 : FM 94.5 MHz (20:20~20:56)
■ 방송일 : 2019년 1월 6일 (일요일)
■ 출연 : 이고은 기자


조현지 아나운서 : 지난 2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 해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이고은 팩트체커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고은 : 안녕하세요?

조현지 아나운서 :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돼지띠인데요. 2019년이 황금돼지해라는 언론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60년 만에 돌아오는 길한 운을 띤 해라는 의미에서 여러 마케팅에서 언급이 되고 있죠?

이고은 : 말씀하시다시피 연말연시에 황금돼지해라는 언론 보도가 많이 나왔습니다. 조폐공사에서는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입체형 황금돼지 기념 금메달’을 선보였고요. 유통 분야에서도 돼지를 주제로 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거나, 관련 할인 행사 등 황금돼지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띠’를 결정하는 게 바로 열 두 동물, 12지 아닙니까? 올해가 황금돼지의 해가 되는 이유를 잠깐 설명해주시겠어요?

이고은 : 한국을 비롯한 한자문화권 국가에서 60갑자로 이루어진 간지력을 바탕으로 만든 달력을 이용하죠. 잘 아시다시피, 60갑자는 10간과 열 두 동물인 12지를 조합한 60개의 간지로 있습니다. 2019년은 기해년으로 돼지의 해고요. 오행에서 ‘기(己)’자가 흙의 기운을 표현하고 색으로는 노란색이라서 황금돼지의 해가 된다는 설명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그런데 12년 전 2007년도 황금돼지해라고 떠들썩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사실을 좀 확인 해주시죠.

이고은 : 12지에 색깔을 더하는 원리는 10간에 의해서입니다. 10간은 음양오행에 따라 의미하는 색상이 다른데요. 순서에 따라 갑을은 파란색, 병정은 붉은색, 무기는 노란색, 경신은 흰색, 임계는 검은색입니다. 그런데 지난 2007년은 정해년이었기 때문에 붉은색과 돼지의 조합인데요. 때문에 색으로 보면 2019년이 더 황금돼지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59년에도 ‘기해년은 돼지 중에서도 누런 돼지’라는 언론 보도도 있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그럼 2007년은 왜 황금돼지의 해로 널리 알려졌을까요?

이고은 : 결국 마케팅, 쉽게 말해 ‘상술’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2006년이 바로 ‘쌍춘년’이었는데요. 그해에 결혼을 하면 잘 산다는 마케팅이 성공한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때 결혼한 부부가 아이를 낳는 2007년의 마케팅 키워드로 ‘황금돼지해’가 손에 꼽힌 건데요. 그러나 그 근거는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국에서 정해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임신부가 급증한다는 보도도 있었고요. 중국에서 황금돼지해 마케팅이 잇따르자, 돼지를 금기시하는 이슬람 사회를 자극할 것을 우려해서 중국 관영방송인 CCTV에서는 돼지가 등장하는 광고를 금지시키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새해를 맞아 다소 재밌고 부드러운 주제에 대해 팩트체크를 해봤습니다. 다음 뉴스에 대해 살펴봅니다. 올해 2019년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예산, 지난해 12월 정치 공방 끝에 국회 처리 시한을 넘겨 통과됐는데요. 이와 관련해 살펴보겠습니다.

이고은 : 2019년도 예산안이 국회 심의를 통과해 확정되는 과정에서, 총 470조5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9000억원 깎여 469조6000억원으로 확정됐습니다. 5조2000억원은 깎고, 4조3000억원은 증액했는데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서는 총 9000억원이 줄어들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듣고 보면, 국민의 세금 9000억원을 국회가 지킨 것처럼 여겨지는데요. 매일 정쟁만 하는 것 같지만, 국회가 일을 좀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으셨던 것 같은데... 사실은 어떻습니까?

이고은 : 국회가 정부 예산안을 깎았으니, 말씀하신대로 국민의 세금을 절약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정부의 행정비용을 아끼고 그만큼 국민의 실생활을 개선하는 데 세금을 더 쓰는 것으로 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에서 삭감이 이뤄지고, 어떤 항목에서 증액이 이뤄졌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네 그럼 감액된 항목들을 먼저 좀 살펴볼까요? 어떤 분야에서 삭감이 많이 이뤄졌습니까.

이고은 : 대표적으로 가장 큰 금액이 삭감된 금액은 바로 ‘국고채 이자상환’ 사업입니다. 9000억원이 삭감되었는데요. 사업 하나가 국회의 순 삭감액과 같은 규모입니다. 그런데 이 의미는 실제로 지급해야 할 이자 비용의 예측치를 수정조정한 것에 불과합니다. 정부는 이자 비용을 보수적으로 과다 책정했고, 국회는 현실 이자율에 맞게 다소 ‘빡빡하게’ 축소한 것인데요. 실제 비용과는 상관없이 회계적으로 줄인 것으로, 나중에 결산시 어떤 변수가 나타날지는 모르는 겁니다. 이런 회계 변경 방식으로 줄인 것이 국민연금급여지급, 공무원연금 퇴직급여, 쌀변동직불금 등 여러 사례들이 모두 회계적인 조정에 따른 삭감이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언론 보도들을 보면, 사회복지 분야의 예산은 줄고 SOC 예산은 늘었다는 비판들이 많던데요.

이고은 : 앞서 말씀드린 연금의 경우는 실질 금액 감소가 아니라 회계적인 의미에서의 감액이고요. 고용 분야에서 실질적인 감액이 많이 이뤄졌는데, 청년구직활동지원금 438억원, 취업성공패키지 413억원 등을 비롯해 구직급여 지급액에서 총 2300억원의 삭감이 있었습니다. 모두 실질적으로 사업금액을 줄이는 감액이고요. 그러나 증대된 사회복지 예산도 있는데요. 아동수당이 소득과 상관없이 보편 지급되고 9월부터는 7세 미만으로까지 확대되죠. 장애인 활동지원 예산도 343억원이 국회에서 증액됐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지역 SOC 분야는 어떻습니까? 실제 증액이 많이 됐나요?

이고은 : SOC 분야 금액이 1조2000억원 증대됐는데요. 대부분 정치인들의 자기 지역구 사업 위주로 증액이 됐습니다. 큰 규모의 증액인 부동산교부세, 아동수당, 소방안전교부세 등을 제외하고 다섯 번째로 많은 증액 항목이 바로 지역 SOC 증액입니다. 일부 지역 철도, 전철 건설에 1000억원씩 증액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일괄적으로 같은 액수라는 것은 실질적인 사업 규모나 성격을 제대로 반영했다기보다 정치적 이유에서 배분한 의미가 크다는 의심이 강하게 드는 부분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매년 예산안 심사와 통과 시기가 되면 국회가 기를 쓰고 정부 예산을 삭감하려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있을까요?

이고은 : 국회는 정부가 편성하고 제출한 예산안을 심의하고 결정합니다. 그런데 사실상, ‘반쪽짜리 예산심의권’만 갖고 있는데요. 헌법에 따라 감액은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증액은 정부 동의가 필요합니다. 결국 정부 동의가 있어야 예산을 증액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말하면 국회가 삭감한 금액 한도까지만 증액할 수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감액을 많이 해야, 그만큼 국회 몫의 증액도 많이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국회 예산 심사에 이런 사실들이 숨겨져 있었군요. 국회가 일 잘 했다, 세금 많이 아꼈다고만 볼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 다음 뉴스에 관해 팩트체크해보겠습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0대 남성을 비하했다는 논란이 휩싸였죠?

이고은 : 지난 12월 21일 서울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있었는데요. 이날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20대 남성은 낮고 20대 여성이 높아 큰 차이를 보이는데, 그 이유를 묻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한 발언 중 “20대 남성들은 축구도 봐야 하고 ‘롤’도 해야 하는데, (그 시간에) 여성들은 공부를 하기 때문에 불리하다고 생각한다”는 부분이 화제가 됐는데요. 이 내용 때문에 남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와 일부 언론에서 20대 남성의 분노를 ‘어리광’ 취급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즉각 반응이 있었는데요. 바른미래당은 논평으로 “유시민 이사장은 청년에게 석고대죄하라”고 지적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그런데 유 이사장의 발언이 정말 20대 남성을 폄하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전체 발언이 어떤지 좀 살펴보셨나요?

이고은 : 전체 발언 중 다시 발췌하는 것이 또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논란이 된 게임과 축구 관련 발언은 내용의 재미를 더하기 위한 부분이었다고 볼 수 있고요. 유 이사장은 20대 남성이 분노하는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을 했습니다. 남성만 군대에 가고, 학창 시절 우수한 여학생들에 치여 남녀차별을 겪었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역차별을 느낀다는 것이고요.

조현지 아나운서 : 지엽적인 내용을 보면 오히려 여성이나 다른 그룹에서 화를 내야 할 만한 내용이 더 많은 것 같던데요. 어떻습니까?

이고은 : 유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여성 관료 30% 할당과 관련해 “아닌데” 싶은 장관도 있다, 여성들이 큰 권한을 행사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훈련된 여성이 적다고 언급하기도 했고요. 여선생님들이 여자 아이들만 예뻐한다는 등의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결국 여성들 입장에서 보면 비하나 왜곡이라고 볼 수 있는 내용도 있었습니다만, 이 부분은 크게 주목을 받지 않은 것이죠. 그러나 이 역시 현상을 강조하기 위한 다소 과장된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여성 모두를 일반화한다기보다 특정 현상을 설명한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크게 여성을 비하한다고 받아들여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언론에서는 그런데 이 남성 비하 내용이 아주 부각이 됐습니다. 발언의 맥락보다는 ‘게임’과 ‘축구’를 강조한 보도가 많던데요.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났을까요?

이고은 : 유 이사장의 발언을 보도한 언론의 기본 프레임은 결국 ‘20대 남성을 이해 못 한다’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유 이사장이 정치은퇴 선언을 했고, 공식적으로도 정치 복귀에 대한 질문에 공식적으로 부인을 여러번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정치권에 불러들이는 것은 현 정부 또는 차기 주자로 일컬어지는 여권의 인사를 ‘반 20대 남성’이라는 프레임으로 묶어두려는 일부 보수 언론의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 지난해는 특히 미투 열풍으로 페미니즘의 영향이 큰 한 해였고, 그만큼 남녀 성별 갈등이 심한 한 해였습니다. 이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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