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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3기 신도시 후폭풍... 신도시 성공요건에 대한 고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2-26 15:57  | 조회 : 2402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생생경제] 3기 신도시 후폭풍... 신도시 성공요건에 대한 고찰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이제 며칠 안 남았죠. 지나고 나면 대학입학 발표가 날 겁니다. 저도 기억납니다. 구정 전에는 합격 소식 듣고 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는데요. 아마 많은 수험생들, 그리고 부모님 마음이 비슷할 겁니다. 대학 입학자 명단 찾듯 요즘 또 찾아보는 명단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신도시 명단인데요. 얼마 전에 3기 신도시 명단이 공개됐죠. 신도시를 둘러싸고 여러 이야기들이 계속 나와서요. 궁금한 것들도 있고요. 한양대 이창무 도시공학과 교수 전화 연결돼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이하 이창무)>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도시공학이라는 게 도시를 계획하고, 관리하고, 개발하고, 이렇게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잖아요?

◆ 이창무> 그렇죠. 굉장히 종합적이죠.

◇ 김혜민> 도시공학자가 보는 이번 3기 신도시,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 이창무> 글쎄요, 노력은 나름대로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지금 서울 대도시권의 현황이라는 것이 계속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조만간 축소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무작정 외곽에 개발할 수는 없고, 기존의 고용 중심지 주변 신도시를 개발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었는데, 물론 서울시의 협조가 있었으면 더 좋은 입지가 가능했겠지만, 나름 그런대로 고용 중심지에 가까운 입지가 선정됐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나름 그런대로 괜찮다는 평가를 해주셨어요. 사실 신도시가 정치적 사안이 돼서는 안 되는데, 이게 집값하고도 연동되어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정말 대학 입학 합격자 보듯 관심을 갖는 사안이라서 굉장히 뜨겁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뜨거운데, 전문가로서 어떤 것들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이창무> 제가 보기에는 신도시에 대한 요구가 생기는 시점을 보게 되면, 항상 주택시장, 특히 수도권, 서울권 주택시장 가격 앙등이 발생했을 때 신도시 건설에 대한 요구가 시작되거든요. 그래서 그게 어떤 개발 욕구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내재되어 있는 시장의 기본적인 기제일 수 있겠죠.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고용 중심지에 가까운 곳에 살고 싶어 하는 욕구를 어떻게 수용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해답으로서 시도해봤던 것이 지금까지 3기에 이어지는 신도시 개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것들이 있겠지만, 앞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일하는 일터에 가까운 곳에 시간이나 비용을 덜 들이면서 살게 할 수 있다고 하면, 그게 가장 바람직한 신도시의 모습이겠죠.

◇ 김혜민> 일터에 가까운 곳, 그러면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서울과의 근접성이라고 꼽으시는 건가요?

◆ 이창무> 그렇죠. 지금 시장도 그렇고, 그런데 이제 한동안 1기 신도시나, 2기 신도시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자족도시라고 하죠? 신도시에서 일을 하면서 그곳에서 삶으로서 서울로의 2시간, 3시간 출퇴근하지 않는 도시의 모습을 만들어 가자고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자족도시를 도시 외곽에 한참 띄워서 동탄이라든지, 이런 곳에 만들었는데요. 그런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한계나 또 자족성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의 현실적인 달성 가능성에 대한 부분들, 이런 것들이 조금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거죠.

◇ 김혜민> 그러니까 신도시들이 원래는 자족도시를 목표로 해서 만들어졌지만, 현실적으로는 자족도시라기보다는 베드타운에 가깝지 않았나, 지금 이런 평가인 건가요?

◆ 이창무> 그렇죠. 그게 동전의 양면일 수가 있는데, 베드타운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도시들을 조금 더 외곽에 모 도시인 서울시와 멀리 떼어놓고 건설해서 독립적으로 일자리도 만들고, 사람들이 거기에 살면서 출퇴근하는, 서울로 출퇴근할 필요가 없는 도시를 만들고자 했는데요. 그게 사실상 현실적으로는 조금 힘든 목표일 수 있다는 것이죠. 결과적으로는 GTX와 같은 광역 교통망을 요구하게 되는 게 2기 신도시의 현 상태니까요.

◇ 김혜민> 특히 우리나라처럼 모든 것이 서울에 몰려있는 상황 속에서는 더욱 자족도시라는 게 힘들지 않을까, 저도 그런 현실적인 판단을 하게 되는데요. 1기 신도시는 대표적인 것이 분당이라고 할 수 있겠죠? 2기는 판교 정도일 것 같고요. 1기, 2기 신도시를 평가하신다면 어떻게 평가하시겠어요?

◆ 이창무> 1기 신도시는, 이것도 역시 80년대 말에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해서 주택 가격이 폭등할 때 200만 원 주택 건설의 일환으로서 건설된 신도시인데요. 나름 대규모 신도시 개발과 주거 환경의 질적인 개선 부분에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90년대 초반을 지나서는 국내 주택 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을 경험하는 시장의 안정 효과도 만들어냈죠. 반면에 도시마다 다르기는 한데, 그린벨트를 넘어선, 사실상 그 당시에도 분당은 외곽이었거든요. 그래서 과연 서울에서 사람이 올 것이냐? 하는 논란이 있었고, 그 당시에 개발된 5개의 신도시 중에 그래도 가장 성공적이었던 것이 분당 신도시였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네, 3기 신도시의 핵심은 GTX가 아닐까 싶어요. 지금 어떤 구간은 예비타당성 평가를 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데, 먼저 국책 사업으로 철도를 건설하는 데 예비타당성 검사를 면제할 수도 있습니까?

◆ 이창무> 경우에 따라서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사업이라고 하면, 국토 발전 위원회 사업으로 선정되면, 예비타당성 검사도 면제하고, 사업을 빨리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도 가능합니다.

◇ 김혜민> 그런데 예비타당성을 면제하는 게 과연 맞느냐는 이야기도 있어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창무> 여러 가지 노선에 따라 상황이 다른데,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B 노선인 것 같습니다. 인천 송도에서 남양주를 거쳐서 마석까지 가는 노선인데, 사실 기존 예타에서 경제성이 충분치 않다고 나온 노선이었거든요. 남양주 같은 경우에 과거의 신도시 개발과 비교해서 그렇게 큰 규모가 아니라서 남양주 개발을 통해 경제성이 보장될 수 있는가는 한 번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게 어쨌든 굉장히 건설비용도 많이 들어가고, 실제로 운영비용도 많이 들어가는, 사회적인 비용이 많이 들여야 하는 사업이라서 조금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꼭 GTX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다른 지하철 연장이라든가, 도로, 다리의 건설을 통해서 풀어낼 수 있는 방안도 있어서 조금은 진지하게, 지금의 여론에 밀리기보다는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정도를 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혜민> 시민단체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가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한 것이 예비타당성 조사인데, 단순히 교통 환경 개선을 빨리해야 하니까 면제한다는 것은 무책임하다, 이런 주장이거든요. 일리가 있는 부분 아니겠습니까?

◆ 이창무> 그렇죠. 이게 특히나 대중교통망 같은 경우에는 건설비용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운행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특히 서울 대도시권이 계속 발전,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축소기가 돌아오면, 일본 외곽에 지어진 신도시들처럼 공동화가 발생할 수 있는 현상도 있을 수 있어서 그 시기가 되면, 과 투자한 SOC 사업에 따른 사회적인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는 것이죠. 조금 조심스러운 선택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아까 교수님께서 서두에 3기 신도시에 서울이 빠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치시기는 했는데, 서울시가 오늘 주택공급 5대 혁신 방안을 발표했거든요. 혹시 보셨습니까?

◆ 이창무> 네, 살짝 듣기는 했습니다.

◇ 김혜민> 서울시는 그동안의 양적 공급에 치중했던 공공주택 정책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공공주택 모델을 다양하게 선보이겠다고 했어요.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우리나라에, 특히 서울에 아파트 말고 새로운 공공주택 모델이라는 것이 뭐가 있을지 상상이 안 가더라고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이창무> 글쎄요, 오늘 나온 얘기를 들어보면, 도로 위에 주택을 건설하거나, 공유주택,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아파트에 대한 반감도 많지만, 고밀 주거 형태로서 가장 주거 환경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주거 형태가 저 개인적으로는 아파트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대안이라고 하면, 같은 밀도로 중저층으로 간다고 하면, 대안의 형태가 다가구 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이 되겠죠. 그런 형태보다는 훨씬 더 아파트가 유리한 선택이 될 수 있어서 지금 시도하고 있는 여러 가지 안들이 개별적으로 나오기는 했는데, 조금 지나친 아이디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안도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렇습니까. 사실 서울이 토지는 좁고, 워낙 고밀도인데, 이 상황에서 아파트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오늘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이 아이디어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보여주셨는데, 한 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이창무> 대안이 있죠. 재개발, 재건축이라고 하는, 시장에서 흘러가는 안이 있는데, 억지로 규제하기보다는 조금 더 활성화하는 게 다른 대안을 찾는 것보다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혜민> 또 재개발, 재건축은 땅값하고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어서요. 서울시에서 그 카드를 꺼내기가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궁금한 게 뉴욕이나 도쿄처럼 우리 서울과 같이 도시 과밀 지역인 도시에서는 신도시를 개발하고 하는 우리가 참고할 만한 사례들이 있습니까? 

◆ 이창무> 대표적인 게 일본 동경권인데, 그러니까 도시가 확장되고, 인구가 늘어날 때 철도 라인을 따라서 신도시를 계속 개발해나가다가 이제 인구 축소기가 들어서면서 신도시들의 공동화 발생이 시작됐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심 쪽의 재건축, 재개발. 우리가 얘기하는 도시 재생보다는 조금 더 재건축, 재개발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서 사실은 동경 같은 경우는 인구가 오히려 느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시점이거든요. 저희가 지금 추구하고 있는 서울시에서 그런 고밀의 개발이 쉽게 허용되지 않는 도시 재생 사업에 너무 지나치게 몰두하기보다는 기존의 이루어지고 있던 재건축, 재개발과 같은 정비 사업 부분도 여유를 가지고 수용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전문가들 중에 일부는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지금까지의 재개발과 서울시에서 현재 하고 있는 도시 재생 사업의 차이점을 잘 모르겠다, 이름만 바꾼 것 같다,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 이창무> 차이가 많죠. 도시재생이라는 큰 테두리의 범위는 해외에서는 재건축, 재개발도 포함하지만, 서울시에서는 그런 재건축, 재개발에 대한 부분은 굉장히 약화시킨 부분이거든요. 확실히 다르죠.

◇ 김혜민> 지금 전문가가 지적하는 부분은 내용보다는 도시 재생이나 재개발을 하면서 거기에 있는 원주민들이 피해 보는 상황들이 조금 유사하다고 지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제가 드린 것이고요. 마지막으로 도시공학도로서, 전문가로서 신도시를 건설할 때 이것만을 유념해달라, 이런 것이 있을까요?

◆ 이창무> 일단 제일 중요한 게 지금 시점에서는 입지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외곽에 신도시를 건설하게 되면, 시대에 따라서 조금 다른데요. 지금 시기는 조만간 인구 축소기를 지나서 도시 축소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너무 외현적으로 확산하는 신도시 개발은 우리가 감당해낼 수가 없고,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GTX와 같은 고비용의 인프라에 대한 부담도 크게 발생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중심지에 가까운, 그래서 그동안 보존이라는 것이 가장 큰 가치였던 활용 가능한 그린벨트에 대한 부분도 조금은 유연하게, 특히 서울시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도시 축소기에 우리가 들어갈 것이 자명하니, 외현적으로 확대하면 감당하기 어렵고, 거듭 교수님이 주장하시는데 재개발, 아니면 그린벨트 해제와 같은 것들을 이용해서 중심지에 가까운 입지들을 개발하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교수님.

◆ 이창무> 네, 고맙습니다.

◇ 김혜민> 지금까지 한양대 이창무 도시공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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