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파인텍 고공 농성자들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이브 ②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2-24 17:58  | 조회 : 2770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김충태 더불어 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 엘지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 수석부지부장


[생생경제] 파인텍 고공 농성자들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이브 ②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YTN 라디오 생생경제, 성탄특집 <굴뚝에는 산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외침,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세상을 향해서 지금 굴뚝에 올라가서 외치는 분들의 이야기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소장님, 우리나라의 최초 고공 농성자가 누군지 아세요?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이하 안진걸)> 1인 시위는 예전에 삼성 이건희 회장 세금 탈세 항의하면서 한 것은 아는데, 고공 농성은 모르겠네요. 

◇ 김혜민> 1931년 5월에 평양 을밀대에 올라간 평원 고무공장 여성 노동자 강주룡 님이래요. 임금 삭감에 항의해서 파업과 단식을 하다가 결국은 올라간 거예요. 이분 얘기를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에 언급해서 우리에게 알려진 노동자인데요.

◆ 안진걸> 그 여성항일투사들이 너무 안 알려졌다고 대통령님께서 직접 낭독하셨죠. 이제 조금 생각나네요.

◇ 김혜민> 여성 노동자, 강주룡 님인데요. 이 방송 들으면서 어떤 분들은 불편하실 수도 있고, 또 어떤 분들은 이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대한민국 노동자들, 왜 이렇게 극단적이냐, 떼쓴다고 되느냐, 이렇게 지적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이렇게 안 하면, 안 들어주는 거예요. YTN 라디오라도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지 않겠어요? 

◆ 안진걸> 저도 계속 말씀드리는 것이 무슨 대단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고, 그 회사를 위해서 엄청난 수고를 하는 분이니까 그 회사가 복직을 시켜달라고 하거나 아니면 직접 고용해달라는 거잖아요? 자꾸 외주에, 하청에 맡겨서 너무나 비참한 산재 사고도 많이 생기잖아요. 나 몰라라 하니까요. 직접 안전하게, 가족들 챙기면서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거든요.  

◇ 김혜민> 이 방송 들으시면서 판단은 우리 청취자분들이 하시고요. YTN 라디오 생생경제, 생생하게 상생하는 경제를 말하는 프로그램에서는 끊임없이 ‘을’들의 이야기,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한 분 더 모셨어요. 직접 자기소개를 해주실까요?

◆ 김충태 더불어 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 엘지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 수석부지부장(이하 김충태) 네, 메리크리스마스.안녕하세요, 저는 더불어 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 엘지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수석부지부장 김충태라고 합니다.

◇ 김혜민> 반갑습니다. 수석부지부장, 엄청 높아 보여요. 

◆ 김충태> 네, 두 번째로 높습니다. 

◇ 김혜민> 오늘 우리가 이분들을 모신 이유가 있습니다. 소장님, 설명을 짧게 해주실까요?

◆ 안진걸> 네, 첫 번째는 제유곤 지부장님도 계시는데요. 우리가 집집마다 IPTV도 있고, 인터넷도 연결해주시는 분들 보면 다 SKT, KT, LG유플러스 옷 입고 오시잖아요. 우리도 연락도 LG로 하잖아요. 옷도 그분들이 오시고, 다 정규직인 줄 알고, 거기 소속인 줄 알았더니 다 협력업체, 하청업체였던 거예요. 처우도 너무 불안하고, 그다음에 협력업체가 바뀌면 고용도 승계가 안 되고요.

◇ 김혜민> 아까 파인텍 경우죠.

◆ 안진걸> 아까 파인텍처럼 회사가 갑자기 바뀌면서 심지어 약속도 했다가 안 지키고요. 그래서 이분들이 이래서는 너무 불안하다고 해서 수년간 본사가 직접 고용하든지, 아니면 제발 원청이 나서서 제발 우리 안 불안하게 처우 개선을 해달라. 우리 가족들도, 친구들도, 내가 대기업 소속 직원인줄 아는데, 우리도 자긍심을 가지고, 소속감을 가지고 일을 하게 해달라, 안 그래도 집집마다 고치러 가고, 설치하러 가면, 갑질도 당하시고, 진상 고객도 만나시잖아요. 그런 어려움이 있는데, 이분들이 최근에 LG유플러스 본사가 용산에 있거든요. 거기서 60일간 노숙 농성도 하셨고, 14일간 단식 농성도 하신 거예요. 그런데도 LG가 우리나라 5대 재벌이잖아요.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맨날 약속은 했거든요. 그런데 나 몰라라 했던 거예요. 우리 부지부장님 등이 단식만으로는 안 되겠다고 해서 인근에 고공 농성을 시작하신 거죠. 그러면서 해결이 조금 된 거죠.

◇ 김혜민> 김충태 지부장님도 그러면 올라가신 거예요?

◆ 김충태> 네, 고공농성 3일 진행했습니다.

◇ 김혜민> 3일 만에 일단 내려오셨고요?

◆ 김충태> 네. 

◇ 김혜민> 회사에서 그래도 전향적으로 이야기를 듣겠다고 했던 건가요?

◆ 김충태> 네. 

◇ 김혜민> 그러면 3일이에요. 그런데 앞에 파인텍 고공 농성자들 지금 408일 이야기 들으시면서 많은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어떤 생각 하셨어요?

◆ 김충태> 저에게는 사랑하는 아내와 토끼 같은 세 자녀가 있습니다. 그런데 단식 14일을 진행하고, 고공농성 3일까지 진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사랑하는 가족을 볼 수 없었던 것이거든요. 오늘과 같이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할 크리스마스에 파인텍 굴뚝 고공 농성자들 또한 사랑하는 가족이 있을 텐데, 400일이 넘도록 사랑하는 가족을 볼 수 없는 고통을 생각하면, 제 마음도 아파서 숙연해집니다. 

◇ 김혜민> 그러게요. 3일 있었지만, 그 두려움과 공포감은 굉장히 컸을 것 같아요. 어떠셨어요? 왜냐하면, 감히 올라가 보지 못한 우리는 그 마음을 헤아릴 수가 없어요. 어떠세요?

◆ 김충태> 저 같은 경우는 단식 14일을 진행하고, 40m 높이 철탑에 올라갔거든요. 사실 죽음을 각오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뿐만 아니고 모든 고공농성 하는 노동자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올라간다고 생각해요. 그 노동자들의 억울한 이야기를, 죽음을 담보로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 김혜민> 굶고, 거리에 안고, 그래도 안 들어주니까 목숨을 걸고 올라갔는데, 지금 파인텍 노동자분 한 분이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하시더라고요. 나는 가진 것이 몸뚱이밖에 없다, 나는 몸 밖에 없으니까 내 몸으로밖에 내 입장을 표현할 수 없다, 이렇게 이야기하셨는데요. 아마 우리 지부장님도 그런 마음을 느끼셨을 것 같아요.

◆ 김충태> 네, 맞습니다.

◆ 안진걸> 크리스마스에 기쁜 이야기만 해야 하는데, 눈물이 조금 찡했습니다. 저도 돌이켜보면, 단식 농성을 해본 적이 있는데, 3일짜리는 두 번 해본 적이 있고, 예전에 몇 년 전에 유플러스가 비정규직이 힘들어서 처우 개선 요구할 때 중앙 우체국 전광판 고공 농성할 때 30분 동참한 적이 있거든요. 그때도 올라가는 데도 다리가 막 후들거리고, 30분 앉아있는데도 침침한 전광판 안에서 여기서 도대체 며칠을 어떻게 버티냐, 너무 안쓰러웠던 기억이 나는데요. 우리 부지부장님이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 셋 있는데, 목숨 걸고 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찡하네요.

◇ 김혜민> 그러면 그때 아이들은 아빠가 그렇게 단식하고, 올라가고, 이런 것을 알고 있었나요?

◆ 김충태> 아이들한테는 말을 못 하고, 와이프한테만 얘기했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아내는 뭐라고 하던가요?

◆ 김충태> 따로 저한테 직접적으로 얘기한 것은 없고요. 그냥 고개를 숙이고 있더라고요.

◇ 김혜민> 왜냐하면, 아내도 알죠. 누구를 위해 저렇게 올라가는지를 아니까 그럴 수 있죠. 가장 올라가 있으면서 힘이 됐던 것? 아니면, 동기가 됐던 것이 있으면 어떤 게 있을까요?

◆ 김충태> 힘이 됐던 것은 같이 투쟁했던 동지들이 밑에서 사랑한다, 충태야, 이름 불러주고, 힘내라, 충태야, 이렇게 이름 불러준 것이 짧게 느꼈던 건데, 그때는 응원하는 목소리가 힘이 됐던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반대로, 가장 상처가 되거나 두려웠던 것은 어떤 것이 있으세요?

◆ 김충태> 사실 파인텍 고공 농성하고 있는 분들처럼 혹시라도 문제 해결이 빨리 안 됐을 경우에 저도 저렇게 긴 투쟁을 하면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토끼 같은 세 자녀, 또 막내딸이 있거든요. 그 기간 동안 못 본다고 했을 때 상상을 못 할 정도로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았어요.

◆ 안진걸> 저는 저분들의 고통을 간접적으로라도 보고, 느끼니까 고공 농성한 지 3일 만에 타결됐다는 연락이 왔더라고요. 너무 기뻐서 LG유플러스 측에 고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안 그랬으면 지금 부지부장, 오늘 이 순간에도 올라가 계셨고, 우리 전화 연결했을 거거든요. 지부장님, 어떠세요, 하면서 했을 텐데요. 고맙잖아요. 그 회사가 그동안 처우 개선이나 자회사를 통한 직접 고용 같은 방법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외면한 것은 얄밉고, 화도 나고, 비판했지만, 그래도 어찌 되었든 결단을 내려준 것이거든요. 대기업답게 고용 책임을 지겠다, 나 몰라라가 아니라 자회사의 상태이기는 하지만요. 이제는 파리바게트 제빵 기사님들도 우리 방송에 와서 잘 투쟁하다가 자회사로 직접 고용되셨잖아요. 그니까 다시 스타플렉스가 생각나요. 그분들도 제발 대화에 나서서 이렇게 좋은 소식을 주시면 어떨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러면 지금은 상황이 어떻습니까? 지금 LG유플러스가 물론 일찍 해결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결국 3일 있고 내려왔지만 그래도 해결해줬잖아요. 지금은 상황이 어떻습니까?

◆ 김충태> 일단 제가 올라갔을 때 잠정 합의안을 냈고요. 그 내용이 민주노조 조합원 100%가 자회사로 직고용을 시작하는 것이고요. 2020년에. 그리고 노조와 논의해서 자회사의 모든 것을 만들어가는 노조 주도의 정규직화 모델에 합의했습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함께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안진걸> 많은 분들이 응원도 보내고, 연대하면서 또 LG이 정도 경영을 계속 얘기했거든요. 우리 시대의 정도 경영은 지금 세 아이의 아버지 오셨는데, 이런 사랑하는 가족의 가장이 회사의 소속감을 가지고 안전하게, 고용이 불안하지 않게 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거든요. 그것보다 더 큰 사회적 책임이 어디에 있습니까?

◇ 김혜민> 맞습니다. 저희가 오늘 특집으로 함께했는데, 특집다운 방송이네요. 시간이 너무 아쉬운데요. 우리 유플러스 수석 부지부장님께 지금 일단 파인텍은 회사에서 만나는 것조차 못했대요. 마지막으로 파인텍, 위에 계신 노동자분들께 응원의 메시지, 아무래도 그 고통을 먼저 겪어보셨고, 체험해본 경험자이기 때문에 가장 힘 있는 위로일 것 같아요. 한 말씀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김충태> 일단 그분들이 그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하는 투쟁에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이 사회가 그분들을 어떻게 하면 빨리 내려올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렇다면, 그분들도 하루 빨리 내려와서 가급적이면 가족들하고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도하겠습니다, 저도.

◇ 김혜민> 네, 기도하신다고 합니다. 우리 안 소장님은 위에 계신 노동자 두 분께 한 말씀 해주시죠.

◆ 안진걸> 곧 많은 국민들께서, 우리 YTN 청취자 포함해서 예를 들면, 정확히 내용은 모르고, 또 어떤 경우는 우리의 요구를 다 100%까지 지지 안 하신다고 해도 자기 회사 직원이었는데, 수년에서 수십 년 일한 사람들인데 이렇게 무책임하게 책임 안 진다는 것에는 마음이 비슷하실 것 같아요. 그다음에 오죽하면 굴뚝에서 408일이나 있겠나, 제발 만나서 대화하라는 마음은 비슷하시거든요. 제발 만나면, 다섯 분인데, 우리 LG유플러스 천 명이 넘습니다. 천 명 안팎의 노동자도 자회사로 정규직으로 뽑기도 했는데, 다섯 분 정도를 복직 못 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함께 사는 대한민국, 우리 성탄절 모두가 행복한 것을 생각하면, 그 기본이 함께 사는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부자가 되자는 게 아니잖아요. 가족들과 여덟 시간, 열 시간 노동하면 먹고살 수 있게는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 김혜민> 네, YTN 라디오 생생경제, 오늘 성탄 특집으로 함께 했습니다. 특별히 함께 해주신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님, 또 더불어 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 김충태 수석 부지부장님, 감사하고요. 이제 토끼 같은 새끼들이 있는 집으로 제가 보내드릴게요. 성탄 계획 있으세요?

◆ 김충태> 아이들하고 맛있는 외식할 계획입니다.

◆ 안진걸> 외식해서 내수 활성화를 다 같이 하시자고요. 

◇ 김혜민> 네,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두 분 인사 나눌게요. 고맙습니다. 

◆ 안진걸> 고맙습니다.

◆ 김충태>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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