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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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프랑스 현지 연결, 공감능력 없고 부자들을 위한 개혁 펼친 마크롱... 노란조끼 시위에 막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2-05 16:15  | 조회 : 3257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임상훈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위원


[생생경제] 프랑스 현지 연결, 공감능력 없고 부자들을 위한 개혁 펼친 마크롱... 노란조끼 시위에 막혀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1789년 프랑스 혁명이 발발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 지난달 17일부터 유류세 인상에 반대하는 격렬한 ‘노란 조끼’ 시위가 전국 곳곳에서 3주째 계속됐습니다. “유류세 인상의 방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마크롱 정부는 시위대의 분노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가 4차 시위가 이번 토요일에 예고되는 것을 보고 결국은 유류세 인상을 보류하기로 했는데요. 프랑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프랑스 전문가시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위원이신 임상훈 인문결연구소 소장 전화 연결합니다. 지금 파리 현지에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소장님?

◆ 임상훈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위원(이하 임상훈)>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지금 파리 몇 시입니까?

◆ 임상훈> 지금이 7시 10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노란조끼 시위 취재하려고 가신 거예요?

◆ 임상훈> 네, 노란조끼, 이렇게 부르죠. 그것도 그렇고요. 여러 가지 취재차 나와 있습니다. 

◇ 김혜민> 생생한 소식을 전해주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외신 보도를 통해 보니까 심각한 것 같아요. 차량도 부서지고, 은행 유리창도 깨지고, 사망자도 나오고 했던데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임상훈> 평소는 그냥 다름없는 편안한 일상이고요. 시위가 시작된 것이 3주 전인데, 그전에는 그냥 점거 시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에 시위가 아주 격화되어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폭력 사태가 나왔는데요. 그때는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샹젤리제 거리라고 하지 않습니까? 거기 주변 상가라든가, 특히 많은 비난을 받았던 것은 개선문 내부에 있는 ‘마리안느’라고 하는 프랑스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여신상이 있는데, 그 얼굴이 파괴됐어요. 그것뿐만 아니라 문화재적으로 인정받는 것들이 파괴된 것, 이런 것들이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많이 사는 시위대의 모습이었죠.

◇ 김혜민> 과격한 시위대도 물론 있겠지만 지금 보도에 따르면, 많은 시민들. 평범한 시민들이 대거 동참했다고 나오는데, 맞습니까?

◆ 임상훈> 네, 맞습니다. 과거 시위하고 조금 많이 차이가 나는 점이 있다면, 과거 우리가 생각하는 시위 문화라고 하면 어떤 노조 중심, 아니면 특정 정치 단체 중심이 돼서 지도부가 있고, 그 지도부의 동원, 지시라든가, 이런 것에 의해 모이는 양상이었는데요. 이번의 경우에는 그냥 시민들이었습니다. 자발적으로 SNS의 연락을 통해서 모여들고 있는 시민들인데, 그러다 보니까 물론 지도부가 없고요. 어떤 방향이라든가, 이런 것도 없고, 이런 비슷한 예가 과거에도 미국의 오큐파이 운동이라든가, 프랑스에서도 몇 더 있기는 했었습니다만, 이번 같은 경우는 많은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가 굉장히 지속적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과거처럼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지속적인 거죠. 이 이유가 무엇이냐고 하는 분석도 지금도 나오고, 앞으로도 계속 나오겠지만, 무엇보다도 현 정부에 대한 실망감, 이런 것들이 국민들의 분노, 여기에 거의 폭발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 김혜민> 특정인들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전 국민적인 운동으로 번졌고, 또 단순한 이슈 하나가 아니라 정부에 대한 근본적인 불만 때문에 이 운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판단하고 계시고요. 그 이유는 제가 뒤에 조금 자세히 여쭤보겠는데, 일단 그래서 마크롱 대통령이 지금 유류세 인상을 6개월 보류하겠다고 한 거죠? 말 그대로 보류인 거죠?

◆ 임상훈> 네, 맞습니다. 6개월 보류하겠다, 이렇게 발표한 것이죠. 총리의 입을 빌려서 이렇게 발표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파리 시민들은 일단은 관망하는 모습입니다. 일단 지지자들 같은 경우도 제가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나눠보면 조금 실망하는 모습들이 많이 있었고요. 

◇ 김혜민> 마크롱 지지자요?

◆ 임상훈> 그렇죠. 최근에 마크롱 정부의 여러 가지 정책이라든가, 행보, 이런 것들에 대해서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자들에 있어서도 조금 실망하는 모습들이 많이 있었고요. 다만, 긍정적인 기대, 그러니까 조금 더 기다려보면 낫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많이 하는데, 어떤 구체적인, 조금 있다가 또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성과라든가, 앞으로의 방향, 이런 것들을 봤을 때 실망스럽다, 이런 반응들이 많이 나오고요. 국민들은 이런 유류세 인상을 보류한다든가, 그리고 최저임금을 올려준다든가, 이런 것을 접했을 때 이미 늦었다, 이런 반응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금 더 빨리했으면 어땠을까. 그러니까 국민들이 최근에 많이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는 빵을 원한 것이지, 빵 부스러기를 원한 것이 아니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거든요. 

◇ 김혜민> 네, 또 하나의 이슈가 최저임금입니다. 내년 1월에 최저임금 3% 올리겠다고 했는데, 우리나라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예민하고, 또 사회적 갈등이 심한 부분 아니겠습니까? 프랑스 시민들은 이 3%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 임상훈> 일단 프랑스 시민들은요. 최저임금의 인상은 대부분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맞습니다. 흔히 우리가 많이 얘기하는 것 중 하나가 ‘을과 을의 싸움을 붙이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기는 합니다만, 프랑스에서는 그런 것은 없고요. 최저임금은 많이 더 올라야 한다는 반응을 대부분 국민이 가지고 있는 것이고, 3%의 인상률은 최근 들어와서 제가 기억하는 범위 안에서는 가장 큰 인상폭이 아닌가 싶거든요? 이런 것에 대해서 프랑스 국민들은 일단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요. 진작 이런 반응이 나왔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 그런 반응을 제가 많이 경험해봤습니다.

◇ 김혜민> 조금 근본적인 이야기를 나눠보죠. 마크롱 대통령에 대해서 부자 대통령이다, 젊은 꼰대다, 이런 표현을 하기도 하더라고요. 부자들을 위한 개혁을 많이 했다는 거죠. 마크롱이 취임 당시에 계획했던 개혁 정책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이것을 짚어주시겠어요?

◆ 임상훈> 크게 보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노동 개혁이고, 두 번째가 조세 개혁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 노동 개혁이라고 하면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노조의 권한을 축소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프랑스 내부에서도 일부 이야기하는, 그리고 외부에서도 이야기하는, 소위 말해서 노조가 너무 강하다, 프랑스 병이다, 이렇게 일컫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모든 문제는 노조에서 시작된다는 시각이 일부 재계 출신, 그리고 노동보다 금융이 경제의 주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프레임인데요. 그런 것에 대해서 프랑스 국민들은 생각이 다른 것 같습니다. 외부에서 느끼고 있는 것하고 조금 다르고요. 노조라고 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많이 있고요. 마크롱 대통령 주변에 있는 경제 수뇌부들은 최근 프랑스의 많은 분석가들이 이야기하는 바에 따르면, 북유럽식 노동 개혁, 이렇게 요약을 많이 합니다. 노동 유연성, 이런 것도 북유럽식, 특히 스웨덴과 같은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과연 북유럽과 프랑스의 경제 체질과 구조, 규모, 이런 것이 같은가. 여기에 대해서 회의적인 이야기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 개혁안에 대해서 조금 회의적인 이야기들도 많이 나오고요. 

◇ 김혜민> 내부에서조차도요?

◆ 임상훈> 네, 그다음에 아까 두 번째로 말씀드린 조세 개혁. 조세 개혁이라고 했을 때 세금을 올리거나, 아니면 내리든가, 이건데요. 서민들이 느끼기에는 억울한 모습들이 많이 나오는 게 소위 부유세라고 많이 하죠? 자산에 대한 연대세, 이렇게 용어가 되어 있는데, 그러니까 부동산이라든가, 주식, 사치품, 이런 자산 합계가 130만 유로 이상인 경우 개인에게 작게는 0.5%, 그리고 많게는 1.8% 세금 물리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 연대세 대상을 많이 축소했습니다. 부동산에만 한정하는 것으로요. 다시 말하면 주식 부자에게는 아무 해당 사항이 없는, 한 마디로 부유세를 폐지하는 효과가 나온 것이거든요. 그랬는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보도가 됐습니다만, 휘발유세 12% 인상, 등유 36% 인상, 전기세 17% 인상, 담뱃값 10% 인상. 그러니까 서민들이 느끼는 세금, 이런 것들은 굉장히 많이 오르고, 또 내년 1월 1일부터 더 기름값이 오른다고 보도가 된 상태에서 국민들이 그러면 부자들을 위한 대통령이 나온 것이냐, 이렇게 불만이 폭발한 거죠.

◇ 김혜민> 프랑스의 좌파 정치인이죠. 제라르 필로쉬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해요. “프랑스가 역사상 지금처럼 부자인 적은 없었다, 동시에 프랑스의 부가 지금처럼 불평등하게 분배된 적도 없었다,”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아마 국민들이 이런 것에 대한 불만으로 이런 과격한 시위까지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 말고요. 지금 말씀하신 노동, 또 조세뿐만 아니라 마크롱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비난받는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까?

◆ 임상훈> 그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인문학적으로 접근해보고 싶은데요. 자연인 엠마뉴엘 마크롱이라는 사람이 상당히 부르주아적 가정에서 부르주아적 교육을 받은 부르주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혜민> 우리말로 하면 금수저 출신이죠?

◆ 임상훈> 맞습니다. 그런데 그 금수저라는 것이 경제적 의미에서의 부르주아라기보다 문화적 부르주아. 프랑스의 사회학자 부르디외라고 있는데, 이 사람이 경제자본 말고 문화자본이라는 말을 했거든요? 이 문화자본으로서 유산을 물려받은 사람이라는 것이죠. 아주 젊은 나이에 대통령이 되지 않았습니까? 비교 대상이 가끔 되는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첫 취임 당시에, 그리고 캐나다의 트뤼도 총리 같은 사람들과 달리 굉장히 권위적이고, 서민을 이해 못 하는 행보들이 있었거든요. 말하자면 이런 겁니다. 돈이 없는 서민 삶의 현실을 이해 못 한다기보다는 비유를 하자면 이런 겁니다. 공부를 못 하는 사람을 이해 못 하는 것, 돈을 못 버는 직장인을 이해 못 하는 것, 또 직장을 못 구하는 실업자를 이해 못 하는, 이런 공감능력이 결여됐다는 비판들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최근 한 시민이 일자리 찾기가 너무 어렵다, 그런 하소연을 하는 했는데, 그 사람에게 길만 저쪽으로 건너가 봐라, 일자리가 쐤다, 이런 말을 하면서 굉장히 빈축을 사기도 했거든요. 이런 것을 봤을 때 물론 본인은 똑똑하고 출세한 삶을 살았겠지만, 이런 그렇지 못한 사람에 대한 공감능력이 결여된 것이 아닌가, 이런 비판들이 많이 있습니다.

◇ 김혜민> 이 시점에서 그렇다면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 지금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 임상훈> 제일 최근에 조사된 지지도 조사에서는 25%의 지지율이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혜민> 이게 취임 직후부터 어느 정도 떨어진 겁니까?

◆ 임상훈> 취임 직후에는 60%가 넘었던 지지율이거든요. 그러니까 굉장히 큰 폭의 하락이라고 할 수 있죠.

◇ 김혜민> 앞으로 마크롱 대통령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합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에는 어쨌건 브레이크가 걸렸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게 예상하세요?

◆ 임상훈> 일단은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마크롱 대통령의 행보를 봤을 때, 가장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것이 타협이 없는 전진. 정당 이름이 ‘전진’이었거든요. 너무 전진하는 모습만 보여주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국민들의 불만은 이런 겁니다. 노동 개혁, 그리고 친환경적 에너지 전환, 이런 것들이 지금까지는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 방향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말들이 참 멋있는 말들이죠. 그런데 이게 나의 삶과 관계없이 객체화시켰을 때는 멋있는데, 이게 과연 나의 실존적인 삶과 관계되는 노동 개혁, 이게 나를 겨냥하는 것이라면 과연 동의할 수 있을까? 이렇게 국민들이 자문하거든요. 일부의 희생으로 나머지를 살리겠다고 하는 것에서 그 일부가 왜 내가 되어야 하는지, 그게 왜 우리 계급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국민들이 용납하기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에요. 당분간은 국민들의 지지를 되돌리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고요. 마크롱 대통령의 특성상 그렇다고 해서 모든 자신의 정책 방향을 백지화할 것이라고도 생각되지 않고, 그래서 앞으로 국민들과의 소통을 어떻게 이어나갈 수 있을지 그것은 많이 주목하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게 굉장히 많네요. 

◆ 임상훈> 그렇죠.

◇ 김혜민> 실존적인 삶과 동떨어진 노동 개혁이라는 표현도 그렇고요. 또 정치적인 방향이 객관적으로 옳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의 마음을 사는 것이 일단 우선시되어야 하잖아요? 마크롱은 아마 그런 측면에서 실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 임상훈> 정확하신 지적입니다. 

◇ 김혜민> 8일에 예고된 시위는 하는 겁니까?

◆ 임상훈> 일단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되는데요. 그것은 물론 지켜봐야겠습니다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지도부가 있는 시위가 아니기 때문에요. 그래서 시위대 안에서도 많이 분열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난 월요일에 대표단이 정부 관계자를 만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내부에서 반대가 일어나서 결국은 실패했거든요. 그런 것만 봐도 시위대 내부에서도 분열이 많이 있고요. 시위 문화와 관련해서도 사실은 말씀드릴 것이 많이 있는데, 이것은 다음 기회에 해야겠죠?

◇ 김혜민> 그러게요. 소장님, 일단은 건강하게 귀국하시고요. 저희가 스튜디오에 모시고 심층적인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임상훈> 네, 알겠습니다. 

◇ 김혜민> 프랑스 현지에서 연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임상훈>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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