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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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마음다방 "아들 신발 탐내는 장년의 아빠, 어떻게 말려야 하나요"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1-12 14:32  | 조회 : 2004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8년 11월 12일 (월요일) 
□ 출연자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내 마음 나도 몰라, 전성기 마음다방 "아들 신발 탐내는 장년의 아빠, 어떻게 말려야 하나요"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내 마음 나도 몰라, 전성기 마음다방> 오늘도 역시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자리 함께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이하 누다심): 안녕하세요.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심리학을 꿈꾸는 사람, 누다심입니다.

◇ 김명숙: 오늘 좋은 일이 있으신 것 같아요. 복장이 예사롭지 않아요.

◆ 누다심: 네, 강의를 가게 돼서 오늘은 좀 차려입었습니다.

◇ 김명숙: 멋지십니다. 기분 좋은 일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얼굴에 쓰여 있어요. 우리 청취자 여러분께도 정말 기분 좋은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 시간 함께하시면서 고민했던 것 해결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실 것 같아요. 첫 번째 상담 사연부터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9935번 청취자분의 사연입니다. “제 남편은 정의감이 넘칩니다. 제가 25, 남편이 27 때 만났는데 그런 모습에 반해서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둘 다 50대가 된 지금도 그 모습이 변하지 않네요. 길에서 담배 피우는 청소년에게 다가가서 혼쭐을 내는 건 일상다반사고, 길에 휴지 버리는 아주머니, 침 뱉는 아저씨한테도 한마디를 꼭 하고 지나갑니다. 그래야 직성이 풀리나 봐요. 세상이 무서운데 젊은 애들한테 뭐라고 했다가 봉변이라도 당하느냐면 어쩌느냐고 말하면 ‘나도 운동한 몸이라 아직 자신 있다. 걱정 말라’고 합니다. 저는 저러다 싸움날까, 다칠까 항상 조마조마합니다. 지금까지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게 오히려 다행일 정도예요. 나이 들면 몸에서 힘 빠지는 걸 인정도 하고 세상과 적당히 타협도 할 줄 알고 그래야 하는데 남편은 아직도 27살 때처럼 패기를 부립니다. 아이들이 아빠는 무적이라고 우스개처럼 이야기하는데 저는 그 말을 들으면 겁부터 납니다. 남편이 우쭐해져서 어디 가서 또 한소리 했다가 시비가 붙을 것 같아서요. 어떻게 해야 남편의 시도때도없는 정의감, 간섭을 고칠 수 있을까요?”

9935번 님께서 사연을 주셨는데요. 아내분이 남편 걱정 참 많이 하시네요. 그런데 이 남편분, 정말 정의감일까요?

◆ 누다심: 정의감은 언제 어디서나 바르고 곧은 것을 추구하는 거라고 사전에 쓰여 있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봤을 때 이 사연 주신 분이 다른 환경, 직장생활이나 혹은 사회나 국가 관련된 이런 부분에서 남편분이 어떻게 반응하시는지는 쓰시지 않았지만, 제가 사연을 들어봤을 때 이분은 언제 어디서나 보다도 본인이 길에 가시거나 눈에 띄는 사람 중에서 자기가 한소리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에 국한해서 지적하고 개입하시는 것 아닌가 싶을 때, 정의감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지 않으냐. 진짜 정의감이 넘치는 분이라면 약자를 위해서 강자와 싸울 수 있고, 세상의 부조리에 대해서 저항할 수 있는 그런 큰 틀의 정의감도 보여주셔야 하는데 아마 아내분이 걱정하시는 걸로 봤을 때는 길 가시다가 한소리씩 하시는 그런 모습이어서 정의감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 김명숙: 넓은 의미의 정의감보다는, 그런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공중도덕심이 강하신 것도 아닐까요?

◆ 누다심: 그래서 저는 아내분이 걱정하면 이렇게 이야기하신다고 하셨잖아요. ‘나 운동한 몸이라서 아직 자신 있어. 나 안 죽었어’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걸로 봤을 때 여전히 나는 젊다, 나 아직 살아있어. 이걸 확인하고 싶으셔서 여전히 계속 그렇게 하시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김명숙: 혹시 그런 것들을 자기만족이라고 표현해도 될까요?

◆ 누다심: 괜찮죠. 진짜 상대방을 위해서 이렇게 하기보다는 본인, 본인이 아직 살아있다. 이런 걸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라고 보여집니다.

◇ 김명숙: 자기만족뿐만 아니라 아내나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심리가 있는 것도 같은데. 아내분께서 걱정하시는 마음 저도 살짝 이해는 가거든요. 왜냐면 남편뿐만 아니라 요즘 하도 세상이 험하단 소리를 많이 하고 그런 뉴스도 보니까, 저도 아들이 큰아이가 있잖아요. 남자애들이 욱할 수도 있고 지나가면서도 괜히 쳐다보다가도 요즘 시비 붙는 세상이니까 그냥 너 갈 길 제대로 가고 앞만 보고 가라,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그러면 사실 안 좋아요. 애한테 그렇게 말한다는 건 정말 안 좋은데, 그래도 걱정이 되니까. 아내분이 걱정하시는 것, 어떻게 고칠 방법은 없을까요?

◆ 누다심: 아내분이 일단 먼저 하지 마셔야 할 게 있는데요. ‘여보 그렇게 했다가는 당신 큰일 나. 시비가 붙어서 저 사람이 복수하면 어쩌려고 해’ 이렇게 자꾸만 하시는 표현들은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왜냐면 이분한테는 나 아직 죽지 않았어. 이게 중요한데 ‘너 그러다 당해’라는 메시지는요. 오히려 ‘당신마저 날 무시해? 내가 더 보여주겠어’ 이렇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위험해, 하지 마’ 이 말은 하지 마시고요. 어떻게 말하셔야 하느냐면 ‘여보, 그렇게 하면 나 무서워, 나 불안해’ 그래서 남편의 행동에 대해서 지적이 아니라 아내분이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하시는 게 좋아요. 저도 예전에 저희 아이가 아주 어렸을 적에 유모차를 제가 밀고 횡단보도를 건너는데요. 분명히 저쪽에서 오는 차가, 차 신호는 빨간불이고 보행자 신호가 파란불이어서 건너고 있는데 저쪽에서 차가 오는데 멈출 생각을 안 하는 거예요. 저는 유모차를 끌고 가는데. 아내가 ‘여보, 빨리 와’ 그랬는데 제가 그 차를 보니까 이 사람이 그냥 계속 횡단보도 안을 조금씩 밀고 들어와서 제가 아내한테 ‘여보 유모차 가지고 가’ 그래서 제가 거기에 딱 섰어요. 딱 서서 제가 가서 막 화를 냈죠.

◇ 김명숙: 정의감이었어요?

◆ 누다심: 막 화를 내면서 유모차 안 보이느냐, 왜 이렇게 하냐고 했을 때 그 사람도 핸들 틀어서 저한테 욕하고 가고, 제가 쫓아가려고 했는데 저희 아내가 말렸어요. ‘당신 그렇게 하면 안 돼’ 이렇게 얘기하지 않고 ‘여보, 그렇게 했다가 저 사람이 우리 아이한테 해코지하면 어떡해, 나 무서워’ 이렇게 자기감정을 확 얘기하니까요. 이 사람 감정이 보이니까 그래, 알았어. 내가 할 얘기를 하기 위해서 당신을 무섭게 하면 안 되겠다, 라는 생각이 드니까 그 마음이 참아지더라고요.

◇ 김명숙: 아내분이 아주 현명하시네요. 여기서 아내 자랑을 하는 땡땡땡이 발생했습니다.

◆ 누다심: 아무튼 그래서 ‘이거 하지 마라, 너 그러다 당한다’ 이런 메시지는 오히려 남편분에게는 나를 무시한다, 이런 느낌이 드니까 ‘여보, 나 무서워. 나 불안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 김명숙: 그러면 지금 9935님께서도 자녀들이 있다고 했잖아요. 아이들이 아빠는 무적이다, 이렇게 이야기한다고 했는데 아이들과 함께 방법을 해결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누다심: 만약 아이들도 아내분처럼, 엄마 마음처럼 아빠가 걱정된다면 한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우리 마음에는 반발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고, 이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역할에서도 한 사람이 굉장히 나서면 다른 사람들은 말리는 이런 가족 안의, 친한 사람 간에 관계의 역동이 있거든요. 그래서 한 가지 방법은 아이들도 아빠가 멈추기를 바란다면 아빠랑 아이들이 같이 갈 때 아이들이 먼저 나서서 길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한테 ‘이봐요, 여기서 담배 피우면 어떡해요?’ 그럼 아빠가 좀 당황할 거예요. 얘가 왜 이래, 하면서 그 사람이 만약 자기 아이한테 화를 내려고 하면 그때 아빠가 나서서 ‘당신 말이야, 담배 피우지 말라고요! 가자, 가자.’ 이렇게 해서 사실 가족들이 느끼는 감정을 아버지, 남편분이 느낄 수 있도록. 아니면 아내분이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남편이랑 같이 갈 때 아내분이 오히려 먼저 나서서 한소리를 하면 자연스럽게 남편분은 ‘당신 왜 그래’ 이렇게 할 수 있을 때 남편한테 ‘당신 내가 이렇게 하니까 불안하지? 나도 당신이 그럴 때 너무 불안해’라고 이렇게 표현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 김명숙: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을 테니까 좋은 방법을 찾는 게 저희 이야기 나누는 목적이기도 한데요. 그런데 사실 아까 정의감 이야기도 하시고 ‘나 아직도 건장해. 나 예전의 나야. 내가 누군데’ 이런 것들이 어쩌면 중년에 나타나는, 자신에 대한 자존감의 문제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왜냐면 요즘 몸도 마음도 젊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가끔씩 스스로가 왠지 위축되는 느낌도 받을 수 있고, 그런 것들이 사실 반대로 강하게 표현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나 아직도 건장해. 그런데 이런 걸 극복하는 방법이, 이 방법은 아닐 것 같기도 하고요. 

◆ 누다심: 그래서 자신이 아직도 건장하다는, 남편분이 스스로 정의감이 있다고 느끼시는 분이라면 아내분이 아이들과 함께 남편분, 아버지한테 ‘아빠, 이런 일은 정말 불합리하지 않아?’ 그래서 남편분이 정의감을 발휘할 수 있는, 길 가다가 사람들한테 뭐라 하는 것 말고요. 정의감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부분에 대해서 ‘아빠, 이거 같이 한 번 우리 나가서 이야기해보자’ 이런 부조리를 바꿀 수 있는 쪽으로 에너지를 바꿔주시면 아버지가 ‘그래, 역시 나 아직 죽지 않았어’ 이걸 유지하시면서도 한편으로는 위험한 일을 덜 당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 김명숙: 특히 남성들 경우에는 중년에, 여자들도 마찬가지지만 예전과 다르게 약해지고 위축되는 걸 인정하기 사실 싫을 때가 있어요. 그게 힘든 일이에요. 그렇지만 우리가 또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하고, 지금 말씀해주신 것처럼 자녀들과 아내나 남편분과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그런 것들이 해소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오늘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노래 한 곡 듣고 나서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Justin Bieber의 ‘Love Yourself’

(Justin Bieber - ‘Love Yourself’)

◇ 김명숙: 두 번째 사연입니다. 8388번 청취자분의 사연이에요. “제 남편은 사람들 앞에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이에요. 아들은 30대 후반이고요. 직업은 디자이너입니다. 아들 녀석이 직업 영향인지 취향이 조금 특이한 편인데 아주 요란한 운동화 모으는 게 취미입니다. 운동화를 한 달에 한두 켤레씩 사서 방에 잔뜩 쌓아놓고 있는데 좀 치우라고 말하면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다고, 놔두라고 하네요. 그런데 문제는 저희 남편입니다. 남편은 아들 운동화를 자꾸 탐내요. 아들이 출근한 사이에 방에 들어가서 운동화를 구경하다가 언제부턴가 하나씩 신기 시작하더라고요. 아들이 애지중지 모셔둔 운동화인데 그걸 신고 외출합니다. 옷은 아주 평범한데 운동화만 튀니까 제가 보기에는 이상한데도 친구들은 신발 보면서 한마디씩 하니까 그게 칭찬처럼 들리는지 기분 좋아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어쩌다 한 번씩이라 아들도 그냥 넘어갔어요. 그런데 요즘은 거의 매일 아들 신발을 신고 나가서 얼마 전에는 아들이 참다못해 화를 냈습니다. 새 신발을 사드렸는데 왜 자꾸 내 신발을 신고 나가느냐, 하고 말이죠. 남편은 아들 물건 아빠가 손도 못 대냐, 하면서 오히려 역정을 내고 저는 중간에서 참 난감합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저도 이런 경우 주변에서 가끔 보거든요. 그런데 아빠가 아들 운동화를 신는다고 하셨는데, 주변에서 보면 엄마가 딸 것 입고 나가서 딸이 화내고, 그런 적도 있는 것 같아요. 아들 운동화를 탐내는 아빠의 심리는 무엇일까요?

◆ 누다심: 사실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가질 수 있는 한 가지 이득, 한 가지 좋은 경험 중의 하나는 자신이 예전에 못 해봤던 것을 아들이나 딸을 통해서 다시 경험하고, 또 자신이 과거에 해보시고 싶었지만 못 해봤던 것들을 다시 하면서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그런 경험을 부모님들이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아버지도 사실 보통 아버지들은 아들이 그렇게 운동화를 쌓아놓고 있다면 ‘야, 이건 뭐냐? 너 이거 치워!’ 이렇게 얘기를 많이 하실 텐데 이 아버지는 그게 ‘이거 괜찮은데?’ 이렇게 하셨던 것은 아버지도 원래 아들 같은 그런 마음이 있었는데 옛날에는 못 해봤지만 이제라도 아들의 운동화를 통해서 대리만족, 대리경험 이렇게 하시는 것 같아요.

◇ 김명숙: 그렇게 본인이 꾸미고 싶다든가, 그런 것들일까요?

◆ 누다심: 그렇죠. 그래서 보통 어린 시절에 자기 아버지랑 많이 못 놀아봤던 지금의 아빠들은요. 자기 아들이 있으면 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같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놀잖아요. 그래서 같이 과거를 다시 재현하는 현상들, 그리고 또 아들한테 장난감 사줬는데 아빠가 더 재밌게 갖고 노는 것들. 이런 것들이 다 비슷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김명숙: 같이 공감대 형성도 하고 싶고 그런 것 같죠. 그런데 신발 신고 아들이랑 같이 어디 가는 것도 아니고, 혼자 아들 걸 신고서 아버님 친구들 만나러 가시는 거예요. 그런데 아내분이 보기에는 하나도 어울리지도 않다고 그러시잖아요.

◆ 누다심: 만약 아버지가 더 과감하게 신발에 맞는 옷까지 어울리게 입기 시작하시면요.

◇ 김명숙: 걷잡을 수 없어요?

◆ 누다심: 그렇죠. 이 아내분은 감당하지 못하실 텐데. 아무튼 친구들이 자꾸만 칭찬하잖아요. 그러니까 이분은 이게 좋은 겁니다. 그래서 뭔가 특이하고 이런 걸 추구하시는 분들은 개인의 만족도 있기는 하지만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굉장히 중요한 분들이에요. 그래서 아버님도 어쨌든 특이한 것 하나 신고 나갔을 때 친구들의 반응이 계속 이런 행동들을 지속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생각이 들어요.

◇ 김명숙: 그런데 본인, 아버님은 참 좋으실지 모르겠지만 아들 입장에서는 참 속상할 것 같아요. 아들 입장에선 이거 정말 애지중지하는 일종의 자기 수집품이잖아요, 아끼는. 그런데 이걸 신고 나갔다는 걸 알았을 때 아들의 입장을 아버님이 한 번 생각해보시진 않으셨는지.

◆ 누다심: 아마 아버님은 그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아마 운동화 자체가 너무 재미있고 특이하고, 이래서 아마 그 생각이 잘 안 드실 거예요. 만약 그 생각이 드신다면 좀 참거나 아니면 당신이 직접 구입하시겠죠, 아들 아빠 사이에 어때, 이분이 그렇게 얘기하셨다고 하잖아요. 아들 물건 아빠가 손대면 어떠냐, 라고 했기 때문에 그러니까 사실 ‘아들이 이것에 대해서 크게 나빠하겠어, 한 번 신는 건데? 내가 한 번 신었다고 이게 닳겠어?’ 아마 이렇게 생각하시지 않을까 싶어요.

◇ 김명숙: 그게 한 번이 아니라서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글쎄요. 이런 아버님의 마음에는 아들 따라 하기 이런 것도 있을까요? 이게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자들은 나이가 들어도 애들 같다. 어린아이가 안에 있다. 이런 이야기들 하잖아요. 혹시 아들 따라 하기 이런 마음은 없는 걸까요?

◆ 누다심: 어떤 젊음에 대한, 과거 시절에 대한 동경, 또 그런 것들로 돌아가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으시다고 보여져요. 그래서 아들과의 관계보다는 이분 자체는 아들이 누릴 수 있는 젊음의 시간에 대한 부분들 때문에 자꾸만 이렇게 행동하시지 않나 싶네요.

◇ 김명숙: 중간에서 아들도 불평하고 그러면 어머니, 아내의 입장이 참 난처할 것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사연도 보내셨겠지만.

◆ 누다심: 보통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대해서 어머니들이 굉장히 많이 답답해하고 걱정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시잖아요. 그런데 자꾸만 중간에서 이걸 해결하려고 하시면 사이는 더 안 좋아집니다. 그래서 그렇게 해결하시려고 하는 그 자체를 일단 좀 멈추셔서 차라리 아들이랑 아버지랑 소리 지르고 화내고 싸우도록 하는 것도 저는 좋다고 생각해요.

◇ 김명숙: 직접?

◆ 누다심: 그렇죠. 그래야 아버지도 아들이 기분 나빠 하는구나, 이렇게 알아야 그걸 멈출 수도 있고요. 또 그렇게 화내고 갈등하면서라도 아들도 우리 아빠도 이걸 되게 좋아하는구나, 우리 아빠도 옛날에 나처럼 이걸 하고 싶었구나. 이걸 직접 들어야 하는데 만약 어머니가 양쪽에서 남편한테 ‘당신 그렇게 하면 애가 어떡해. 얼마나 속상하겠어. 애가 이렇게 하지 말래’ 또 아들한테는 ‘네가 아빠를 이해해줘라’라고 하면 정확하게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의 마음을 소통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갈등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 김명숙: 당사자끼리 해결하게 엄마는 그냥 빠져야 하는 경우도 있나 봐요, 이런 경우에는. 이 사연을 듣고 8897번 청취자분께서 좋은 해결방안을 하나 보내주셨어요. ‘두 켤레 사서 아빠 하나 드려보세요’

◆ 누다심: 그렇죠. 그런데 만약에 어머니가 뭔가 개입하고 싶다면 저는 남편 편을 들어주는 게 좋겠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아들이,

◇ 김명숙: 남편 때문에 지금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은데 남편 편을 들어줘라, 오히려?

◆ 누다심: 그렇죠. 그러면 아들이 이 집에서 못 살겠다 싶어서 집을 나갑니다. 왜냐면 아들 나이가 30대 후반이거든요. 그런데 본인 취향이 분명하고 그걸 또 수집하고 싶어 하는데 부모님 집에 있으면서 그렇게 하면 서로 힘드니까 차라리 독립해서 신발장 큰 거 사서 거기에 마음 놓고 할 수 있도록. 그래서 차라리 남편 편을 들어주시는 게 아들을 독립시키고 부부 사이도 좋게 하는 한 가지 방법이죠.

◇ 김명숙: 그런 방법도 있네요. 사실 아버지와 아들 관계는 어머니와 아들 관계랑 좀 다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어쨌든 이렇게 해서 어머니는 빠지고 직접 대면하게 해서 좋은 해결방안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그런데 독립하면 확실히 좀 달라질까요?

◆ 누다심: 독립하면 아버님이 직접 구입하시거나, 그렇게 되겠죠. 그런데 아들은 또 마음 편하게 그것에 대해서 수집할 테니까 서로에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명숙: 저희가 이렇게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례이긴 했지만, 당사자들 간에 갈등이 생겼을 때는 가족이니까 가족들도 긴장하게 되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망설이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 선생님 말씀 듣다 보니까 본인 당사자들끼리 해결하게 하는 방법도 있고, 또 어머니께서 아버지의 편을 살짝 들어줘서 아들에게 얘기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오늘 사연 재미있게 잘 들었습니다.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와 함께한 전성기 마음다방 여기서 줄여야 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 누다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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