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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방송내용

11월12일(월)- 퀸의 프레디 머큐리와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의 만남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1-09 17:30  | 조회 : 1932 

M1)Barcelona- Montserrat Caballe, Freddie Mercury
M2)How Can I Go On- Montserrat Caballe, Freddie Mercury


지금 전국 극장가에서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죠.
이 영화는 그룹 퀸과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으로,
퀸의 노래를 극장의 대화면과 좋은 음향으로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엄청난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이 영화 중반부는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를 작곡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여기서 프레디 머큐리는 이 곡을 오페라라고 말하고 있죠.
그는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곡 중간에 클래식적인 요소를 넣었고,
이 곡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록 음악과 오페라는 무척이나 멀리 떨어져있는 음악 장르죠.
그런데 놀랍게도 프레디 머큐리는
클래식 음악, 특히 오페라를 좋아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영화 속에서도, 그가 오페라 아리아를 듣는 장면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가 특히 좋아했던 성악가는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였죠.
퀸 공연으로 스페인에 방문한 프레디 머큐리는,
스페인에 온 목적은 오로지 몽세라 카바예를 만나기 위해서라고
방송 인터뷰에서 말하고,
현존 최고의 보컬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몽세라 카바예라고 대답하기도 했습니다.
이 말은 당연히 몽세라 카바예의 귀에도 들어갔죠.
몽세라 카바예는 프레디 머큐리에게 연락했고,
1987년 3월, 두 사람은 바르셀로나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몽세라 카바예의 팬이었던 프레디 머큐리는
이 만남에 무척이나 긴장했다고 하는데요,
온 몸을 벌벌 떨면서 매니저에게 2분 마다 한 번씩 밖을 내다보도록 시키고,
몽세라 카바예가 늦어지자, 안 오는 모양이라고 지레 실망했다고 하죠.
몽세라 카바예는 처음 연락을 하면서,
뭐라도 함께 작업해보자고 프레디 머큐리에게 제안했고,
프레디 머큐리는 한두 곡을 같이 녹음하려는 생각에,
노래 두 곡을 데모 버전으로 만들어 놓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몽세라 카바예는
일반적인 록 음반에 노래가 몇 곡 들어가는지를 물었고,
열 곡 정도라는 프레디 머큐리에 대답에,
열 곡을 같이 녹음하자고 제안했다고 하죠.
프레디 머큐리는 믿을 수 없는 이 말에 깜짝 놀라며,
기쁜 마음으로 이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이후 몽세라 카바예는
프레디 머큐리와의 녹음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는데요,
퀸의 모든 음반을 사서 감상하고,
바쁜 일정 중에 시간을 내어 런던에 있는 프레디 머큐리의 자택에 가서,
피아노를 치고 노래하면서 밤 새도록 시간을 같이 보냈다고 하죠.
몽세라 카바예는 자신이 록을 부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하는데요,
프레디 머큐리는
몽세라 카바예의 이런 생각이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는 몽세라 카바예가 소프라노 음성을 포기해서는 안 되며
두 사람이 각자의 영역을 노래하면서도
이 두 요소가 하나로 결합된, 새로운 음악을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의 말에 따르면
‘어떤 식으로든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음악을 해야한다는 것이었죠.
1980년대 당시는, 팝페라라는 말이 나오기도 전인 시기였습니다.
몽세라 카바예는 자신의 고향인 바르셀로나를 소재로 한 곡을 만들어달라고 프레디 머큐리에게 부탁했죠.
이 결과물로 나온 것이 바로 바르셀로나라는 제목의 노래였습니다.
이 곡이 처음 공개된 것은, 1988년 10월 8일,
올림픽 성화가 서울에서 스페인으로 도착하는 것을 축하하는 행사였습니다.
스페인 국왕 부처까지 참여한 이 공연에서,
프레디 머큐리는 콧수염을 깎고 턱시도를 입은 모습으로
몽세라 카바예와 함께 노래를 불렀죠.
이날 공연 영상은, 이후 이 곡의 뮤직비디오로 그대로 활용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엄청난 호응 속에 이 곡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주제곡으로 선정되었죠.
하지만 올림픽을 몇 달 앞둔 1991년 11월 24일,
프레디 머큐리는 에이즈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당시에는 에이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을 때였기 때문에,
에이즈로 죽은 사람의 노래를
올림픽 주제곡으로 써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었죠.
결국 올림픽 위원회는 이 노래를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올림픽 주제곡으로 쓰지 않기로 결정했고,
호세 카레라스와 사라 브라이트만이 함께 부른
Amigos Para Siempre, 영원한 친구라는 노래를 올림픽 주제곡으로
새로 선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곡이 올림픽 공식 주제곡이냐 아니냐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죠.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영국 BBC는
프레디 머큐리와 몽세라 카바예의 바르셀로나를 올림픽 음악으로 사용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올림픽 중계 내내, 이 곡이 울려퍼졌습니다.
바르셀로나.
퀸의 프레디 머큐리,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가 함께 불렀습니다.
이 곡은
록 스타와 오페라 성악가가 함께 불러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 최초의 노래로
음악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죠.
이 곡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프레디 머큐리가,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의 팬이라는 사실 덕분이었죠.
몽세라 카바예와 만나기만 해도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던 프레디 머큐리에게,
함께 노래를 부르자는 몽세라 카바예의 제안은,
프레디 머큐리에게 정말로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 때의 만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나는 단지 그녀의 목소리가 좋았다.
오페라이건 무엇이건 간에,
나는 그녀가 정말로 놀라운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몽세라 카바예의 목소리에 빠져들었지만,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몽세라 카바예가 같이 노래를 부르자고 말하다니,
정말로 놀라운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몽세라 카바예도 프레디 머큐리와의 만남이
무척이나 기쁘고 놀라운 순간이었다고 회상하고 있습니다.
몽세라 카바예는 이렇게 말했죠.
“지난 1년 간은 내 평생에 있어서 가장 놀라운 순간이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놀랍도록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내 자신이 넓어지는 것 같았다.
마치 세상을 향해 열린 창문과도 같은 것이었다.”
바르셀로나라는 노래에도 이 인터뷰의 말에서처럼,
Abre tus puertas al mundo, 세상을 향한 너의 문이 열린다는 가사가 있죠.
이들 두 사람은 오페라 프리마돈나와 록 스타라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열세 살의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절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프레디 머큐리는 1991년에 사망했고,
몽세라 카바에는 2018년 올해 10월 6일, 8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죠.
이 두 사람이 함께 녹음한 음반에는,
앞서 들으신 바르셀로나뿐만 아니라, 모두 여덟 곡의 노래가 수록되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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