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인터뷰전문보기

피해자 측 "그루밍 성범죄 가해자 김 목사 만나보니..."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1-07 21:07  | 조회 : 2625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11월 7일 (수요일)
■ 대담 : 정혜민 목사
 
 
피해자 측 "그루밍 성범죄 가해자 김 목사 만나보니..."
 
- 그루밍 성범죄 피해자, '내가 피해자구나' 인지조차 못 해
- 현행법상 처벌 쉽지 않아 기자회견
- 확실한 피해자 10명 넘어
- 한 번에 다수의 학생들 만나, 동시 같은 시기에 피해
- 아이들 사랑이라고 믿게 만들어, 신앙적으로도 문제 되지 않는다고 안심시켜
- 김 목사 만나보니, '오해다' 두 시간 내내 눈물 흘려
- 각서 쓰고도 약속 지키지 않아, 해당 노회에서는 제명
- 김 목사 현재 국내에 체류
- 그루밍 성범죄, 피해자들이 동일한 피해입지 않도록 제도 개선과 법 개정됐으면
 

피해자 인터뷰 ▷ http://radio.ytn.co.kr/program/?f=2&id=58973&s_mcd=0263&s_hcd=01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지금 스튜디오에는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의 입장을 대변해 오고 있는 정혜민 목사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혜민 목사(이하 정혜민)>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언제 처음 알게 되셨죠?
 
◆ 정혜민> 처음 들은 것은 작년 9월이었습니다.
 
◇ 이동형> 꽤 됐네요.
 
◆ 정혜민> 네.
 
◇ 이동형> 그들이 먼저 조금 도와달라고 목사님에게 손을 내민 겁니까?
 
◆ 정혜민> 아이들 중 한 명이 제가 출강을 나갔던 한 대학교의 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수업을 들은 학생이 저를 찾아와서 도와달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 이동형> 처음에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을 하셨어요?
 
◆ 정혜민> 목사로서 참 참담했습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교회 안에서요. 처음에는 그 말이 정말 사실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제 앞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같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이동형> 1년 전에 사건을 인지하셨는데, 어제 기자회견을 할 때까지 1년 정도 시간이 걸렸잖아요?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겁니까?
 
◆ 정혜민> 실은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많은 일들이 있으면서 피해자 아이들이 준비하기까지 마음의 준비라든지, 그런 것이 필요했고요. 저희가 처음부터 언론에 내려고 하는 생각은 없었고요. 교회 안에서, 또 교단 안에서 건강하게 이것이 자정작용을 통해서 이것이 치유되기를 바랐는데,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저희가 기자회견을 하게 되었습니다.
 
◇ 이동형> 피해자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만, 가해자로부터 사과도 듣지 못했고, 오히려 같은 교인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그런 모양새니까요. 회유나 협박, 가해자 측으로부터 이런 것은 혹시 없었습니까?
 
◆ 정혜민> 상당히 많았습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말들도 굉장히 많이 들었고요. 실제로 고소장을 받기도 했었고요. 그래서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피해자 아이들 몇 명은 저를 공격하는 것이 교회를 사랑하는 것이고, 이게 하나님의 나라를 지키는 것이다, 라는 이야기를 해서 피해자 아이들이 초반에는 참 많이 혼란스러워했었습니다.
 
◇ 이동형> 아직 어린 친구들이니까요.
 
◆ 정혜민> 네, 맞습니다.
 
◇ 이동형> 이 김 목사라는 사람은 처음부터 목사는 아니었을 테니까요.
 
◆ 정혜민> 네, 전도사였죠.
 
◇ 이동형> 그러면 전도사 시절부터 아이들에게 몹쓸 짓을 한 거예요?
 
◆ 정혜민> 네, 대부분의 피해자 아이들이 김 목사가 전도사 시절일 때부터 담당했던 부서 아이들이었고요. 그때부터 이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 이동형> 제일 어린 학생이 16세라고 했는데, 만으로 따지면 14세, 15세밖에 안 되는 학생이잖아요? 직접 미성년자일 때부터 피해를 당한 이야기를 들으셨잖아요? 그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학생들이 자신이 당했던 게 끔찍한 성범죄인 것을 자각하고 있던가요?
 
◆ 정혜민> 처음부터 자각하지는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본인이 그루밍 성범죄라는 것을 당했다는 것을 인지하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이들이 상담을 받고, 이 사건을 처리하면서 내가 당한 것이 그루밍 성범죄라는 것을 그제서야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 이동형> 저희 제작진이 우리 방송에 출연하고 있는 노영희 변호사에게 사전에 그루밍 성범죄에 대해서 물어봤더니, 미성년자에게는 위계나 위력에 관한 간음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요. 그루밍 성범죄를 모르는 분도 있으니까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 정혜민> 그루밍 성범죄는 쉽게 말해서 길들인 다음에, 피해자 아이들이 관계를 오랫동안 지속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관계로 길들인 다음에, 아이들에게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뜻합니다. 이러다 보니까 아이들이 본인이 피해자라고 인지하고 자각하는 것이 오래 걸리고요. 그리고 본인이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많고요. 그래서 무섭습니다. 이게 일반 성폭력 같은 경우에는 강제성이 있는 반면에 이 그루밍 성범죄 같은 경우에는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아이들이 본인이 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피해자이구나,’ 하는 인지조차도 못 하는 경우들이 참 많습니다.
 
◇ 이동형> 또 상대가 전도사였고 목사였고 했기 때문에 더욱 그럴 텐데요. 사전에 저희가 피해자하고 인터뷰할 때 보니까 그루밍이 아닌 사람도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거절한 사람도 있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관계를 했다고 하면, 이것은 정말 범죄가 될 수 있는데요. 혹시 고소·고발 계획은 지금 없습니까?
 
◆ 정혜민> 저희가 실은 아이가 얘기도 했지만,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법적으로 처벌을 하려고 변호사님도 만나보고 했지만, 현행법상 이 그루밍 성범죄가 법으로 다뤄지기에는 애매한 지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고요. 그래서 이 부분을 가지고 법적으로 처벌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게 되고 나서 용기 내서 이렇게 기자회견을 열게 된 겁니다.
 
◇ 이동형> 목사님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피해자는 어느 정도죠?
 
◆ 정혜민> 일단 저희가 같이 목소리를 내서 하고자 하는 친구는 5명이고요. 언론에도 나갔다시피 아이들이 이 일이 있고 나서 서로 친구들, 동생들, 언니들에게 물어봤을 때 나도 그런 일이 있었어, 라고 이야기하는 친구들이, 확실한 것은 10명이 넘고요. 20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저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 이동형> 나서기가 꺼려지겠죠.
 
◆ 정혜민> 네, 맞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이 김 목사라는 사람은 한꺼번에 여러 학생들을 만나기도 했겠네요. 보니까 결혼하자, 이런 식으로 현혹했다고 하던데요?
 
◆ 정혜민> 이게 굉장히 심각한 게 뭐냐면, 한 번에 한 명의 학생을 만난 것이 아니라 한 번에 다수의 학생들을 만났다는 게 참 문제입니다. 어제 기자회견 했던 네 명, 그리고 어제 건강상태로 나오지 못했던 한 명, 총 다섯 명의 친구들만 봐도요. 동시에, 같은 시기에 피해를 입었더라고요. 이 사실 때문에 아이들이 더 경악하게 되었습니다.
 
◇ 이동형> 앞서 우리가 인터뷰했던 피해자 말고, 혹시 다른 사례를 조금 알려주실 것이 있습니까?
 
◆ 정혜민> 여기 아이들 같은 경우는 오래 교회를 다닌 친구들도 있지만, 나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이 가해자, 김 목사가 강제적으로 스킨쉽을 시도하려고 하거나 모텔로 데려가려고 하거나, 이런 것 때문에 충격을 받아서 교회를 떠난 친구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이것은 피해자 아이들이 친구들한테 전화하면서 직접 들은 내용이고요.
 
◇ 이동형> 성직자나 교회에 대해서도 회의감이 들겠습니다?
 
◆ 정혜민> 네, 맞습니다. 그래서 정말 안타까운 것은, 같은 목사로서 이것 때문에 아이들이 하나님과 교회를 오해한다는 것이 목사로서 참 안타깝습니다.
 
◇ 이동형> 물론 너무 어릴 때 이런 일을 당해서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렇게 피해자들이 오랜 시간 동안 이 사람을 믿어왔던 근본적인 이유는 이 사람이 목사라는 신분 때문이 가장 큰 걸까요? 아니면 그동안 너무 잘해줬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까?
 
◆ 정혜민> 둘 다인 것 같습니다. 자기가 처음 나온 교회에서 여러 가지 면에서 참 잘해줬다고 아이들이 얘기를 해요. 가족보다도 더 잘해주려고 노력을 했었고, 그리고 또 믿을 수 있는 전도사님, 목사님이다 보니까 절대로 나를 상대로 이런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생각조차 아이들이 하지 않았고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계속해서 내가 너를 사랑한다, 내가 너와 결혼하고 싶다, 결혼 얘기를 안 한 친구들한테는 애매하게 너와 나는 스승과 제자 이상의 관계다, 이런 식의 얘기를 아이들에게 하면서 이성 간의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아이들은 이것을 사랑이라고 믿어서요. 사랑하는 남자를 지켜주고 싶었던 마음이 초반에는 참 컸습니다.
 
◇ 이동형> 목사님께 처음 찾아와서 상담하고 이랬던 학생은 그 학생도 미성년자 때부터 일이 있었던 건가요?
 
◆ 정혜민> 네, 맞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그 학생은 미성년자일 때 이게 범죄행위인 줄 몰랐다가 성인이 되어서 나중에 알게 된 케이스군요?
 
◆ 정혜민> 대부분의 아이들이 다 그렇습니다. 피해자 아이들이요. 본인들이 미성년 때는 아이들이 정신적으로도 미성숙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것이 얼마큼 잘못인지 아이들이 그 당시에 인지하지 못했고요. 그리고 계속해서 가해자, 김 목사가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성경, 신앙적으로 이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아이들을 안심시켰던 이야기들도 아이들에게 들었고요. 그러다 보니까 이 부분을 계속해서 지켜온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김 목사를 직접 만나기도 했습니까?
 
◆ 정혜민> 네, 직접 만났었습니다.
 
◇ 이동형> 어떤 얘기를 나눴습니까? 사과를 받았다거나.
 
◆ 정혜민> 처음에 이 사건을 알게 되어서 만났을 때 솔직히 제가 너무 놀랐던 게 제 남편도 목사인데요. 셋이 만났을 때 두 시간 내내 눈물을 흘렸었어요. 아니라고, 거짓말이고,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사람이 이게 거짓이라면 이렇게 두 시간 내내 울 수 있나? 저희가 되게 의아했고요. 그러고 나서 다음 날 다시 이렇게 사건에 대한 진위여부를 파악해보니 그때 제가 사자대면 했던 녹취파일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그러면서 아, 이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구나.
 
◇ 이동형> 사자대면 누구랑 한 거죠?
 
◆ 정혜민> 당사자 아이들끼리 사자대면 했던 당시의 녹음파일도 아이들이 가지고 있거든요. 그것을 제가 들으면서 이 사람이 정말 계속 거짓말로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인정한 것은 언제예요?
 
◆ 정혜민> 사자대면 그 파일에도 보면요. 아이들이 계속해서 어떻게 우리한테 그럴 수 있느냐고 했을 때 끊임없이 본인이 인정합니다. 내가 그런 잘못을 했고, 나도 인정하는데, 나도 내가 왜 그런지 모르겠다, 나도 내가 성에 있어서 상처가 있어서, 나도 이 부분이 약한데, 나도 이 부분을 고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계속해서 합니다.
 
◇ 이동형> 그런데 목사님을 만났을 때는 거짓말했다는 거죠?
 
◆ 정혜민> 네, 맞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각서를 받았다는 건 뭐에요?
 
◆ 정혜민> 저희가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서 작년 11월 30일 날, 아버지인 김 목사와 당사자인 아들 김 목사를 저희가 만났습니다.
 
◇ 이동형>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교회죠?
 
◆ 정혜민> 네. 아버지 교회에서 이 아들이 목회를 했었는데요. 저희 남편이랑 넷이서 만났고요. 만나서 같이 대화하면서 저희가 각서에 피해자 아이가 요구하는 바를 써서 각서를 요구했었습니다.
 
◇ 이동형> 각서 내용은 다 이행했습니까?
 
◆ 정혜민> 각서를 보면 목사직을 다 내려놓고, 모든 사역들. 찬양 사역이라든지, 청소년 사역이라든지, 이런 것을 다 내려놓고 지금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원의 석사과정도 포기하고, 그리고 우리가 지정한 성 치료 기관에서 성 상담을 받게 했고요. 그리고 피해자들에게 일절 연락하지 말라고 얘기를 했었는데요.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쪽에서는 성 치료를 받았다고 얘기하지만, 무슨 경위인지는 저는 모르겠는데, 성 치료를 원래는 10회 정도 받기로 약속되어 있었는데, 성 상담을 해줬던 원장님께서 목사님이신데요. 그분께서 갑자기 2회, 3회 정도 상담을 하고 나서 가해자한테 너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식의 얘기를 하신 거예요. 그래서 가해자 측에서는 이것 봐라, 우리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왜 정혜민 목사가 우리를 정신이상자로 몰아가는지 모르겠다, 이런 식이 되어서 저희가 성 치료를 더 이상 받게끔 강요할 수 없는 상황이 됐었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성 치료 센터는 누가 지정해준 거죠?
 
◆ 정혜민> 저희 사건을 알고 계시는 저희 교수님께 자문을 구했고, 그분께서 믿을 수 있는 상담실 원장님을 연결해주신 것이었어요.
 
◇ 이동형> 그랬는데 그런 결과가 나왔어요?
 
◆ 정혜민> 네, 그런 결과가 나와서 이것을 초반에 다뤄주셨던 언론사에서 이 부분이 너무 이상해서 원장님을 찾아가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었는데요. 그때도 일관되게 그쪽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본인은 전문가가 아니라서 할 말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셔서 실은 저희가 더 이상 할 수가 없었습니다.
 
◇ 이동형> 목회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어떻게 됐습니까?
 
◆ 정혜민>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 이동형> 그것도 지켜지지 않았고요. 이번 기자회견 혹은 언론에 폭로되기까지는 계속해서 목회 활동을 했다는 거네요?
 
◆ 정혜민> 언론에서 터지고, 그랬을 때 한 4월인가요? 정확한 달은 모르겠지만, 4월이나 5월쯤에요. 첫 번째 언론이 터질 즈음해서 가해자인 김 목사가 갑자기 미국으로 가버렸어요. 목회를 내려놓고 갑자기 미국으로 가버린 상황이었고요. 그때부터는 실질적으로 사역은 안 하고 있지만, 목사직 자체가 박탈된 것은 아닙니다. 저희가 요구했던 것은 면직이었거든요. 그런데 해당 노회에서는 제명만 시켰을 뿐 면직을 시키지는 않았습니다.
 
◇ 이동형> 제명을 시켰다고 하는 것은 어쨌든 문제가 있다는 것도 해당 노회에서는 알고 있는 거네요?
 
◆ 정혜민> 네, 알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문제제기를 했더니 더 이상 우리의 노회원이 아니니 우리한테는 결정권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셔서요. 저도 이 부분이 답답합니다.
 
◇ 이동형> 제명과 면직의 차이점은 뭡니까?
 
◆ 정혜민> 제명은 그냥 노회원이, 회원이 아니라는 것이라서 회원에서 탈퇴를 시킨 것이고요. 저희가 요구하는 것은 면직이거든요. 면직은 목사직 자체를 박탈하는 것을 얘기합니다.
 
◇ 이동형> 그러면 쉽게 말해서 제명됐다고 하면, 이 노회 말고 다른 노회에서는 목회자 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는 말이네요?
 
◆ 정혜민> 네, 그렇습니다.
 
◇ 이동형> 아까 피해자하고 인터뷰할 때도 들었습니다만, 미국에 있다, 필리핀에 있다, 목사님은 김 목사가 어디에 있는 줄 아세요?
 
◆ 정혜민> 저희도 미국에 간 것은 확실했고요. 왜냐하면, 미국 떠나는 그 날까지도 피해자 아이한테 전화를 해서 내가 널 사랑한다, 기다려달라, 내가 미국에 갔다 오는 동안 우리 아버지를 도와서 교회를 지켜달라는 얘기를 했었습니다. 피해자 아이 2명에게 전화를 해서요. 그랬기 때문에 미국 간 것은 확실한데요. 필리핀으로 갔다는 것은 정황상 추측을 하고 있었을 뿐인데, 언론에 그쪽에 연락하신 분들, 기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재 국내에 있다고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 이동형> 방금 말씀하신 대로 피해자 2명에게 계속 그런 식으로 연락을 했다고 한다면, 이 사태가 공론화되고 난 후에도 이것을 덮기 위해서 노력했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 정혜민> 네, 맞습니다. 끊임없이 아이들에게도 계속 그랬고, 저에게도 연락을 했었습니다. 작년부터 계속해서요.
 
◇ 이동형> 목사님한테 연락해서 뭐라고 해요?
 
◆ 정혜민> 저한테 직접적으로 그렇게 얘기할 만한 자신은 없으셨겠지만, 제 주위에 있는 어른분들이라든지, 이런 분들을 통해서 저희한테 끊임없이 이것을 그만둘 것을 종용했었습니다.
 
◇ 이동형> 아버지가 담임 목사잖아요?
 
◆ 정혜민> 네.
 
◇ 이동형> 교회는 당연히 이 일을 알고 있겠네요?
 
◆ 정혜민> 네,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 이동형> 교회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 정혜민>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 교회에서는, 저는 어쩌면 안타깝지만요. 교인분들은 교회를 사랑하기 때문에 일단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담임 목사의 말씀을 들을 수밖에 없었을 테죠. 그래서 이렇게 언론화되기 전까지는 교회를 지키려고 하셨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이것이 언론에 노출되고 하면서 양심이 있고, 이게 아니구나 하신 분들은 대부분 떠나셨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거기에 남아서 담임 목사님의 편에 서서 저희가 교회를 흔드는 이단이고, 교회를 어지럽히는 세력이라고 얘기하시는 분들은 여전히 남아계십니다.
 
◇ 이동형> 목사님이 저보다 더 잘 아시겠지만 지금까지 교회에서 성 추문이 한두 번이 아니잖아요? 지금까지 대형교회에서 이런 일이 많이 벌어졌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크지 않은 교회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당연히 교회를 믿고 보낼 텐데, 뿌리부터 뽑으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 정혜민> 정말 교계에서 다음 세대들에게 성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는데요. 정말 많은 피해자들이 있습니다. 많은 사례들이 있는데요. 저는 일단은 이 사건, 그루밍 성범죄만 놓고 얘기하자면, 교회라고 하는 집단이 훨씬 더 이런 그루밍 성범죄가 일어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뿌리 뽑히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개선이 근본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 부분이 참 어렵습니다. 저희 피해자 아이들이 요구하는 것도요. 이 사건이 이슈화되고, 공론화되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들처럼 그루밍 성범죄를 당해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들이 다시는 이런 동일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제도가 개선되고, 법이 개정됐으면 하는 바람을 아이들이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용기를 내서 자기의 목소리를 내게 되었습니다.
 
◇ 이동형> 저는 함께 교회를 다니고 있는 교인들도 이런 일이 벌어지면, 다들 피해자들을 손가락질하고, 가해자인 목회자의 편에 서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 정혜민> 네, 그래서 저도 교계 안에서 강의를 하고, 교육을 하면서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진짜 정의라고 하는 것이 우리 목사님이 잘못을 해도 그것을 덮어주는 것이 정의가 아니라 잘못을 했다면 그 부분에 있어서 정정당당하게 잘못됐습니다, 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진짜 정의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 이동형>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정혜민>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정혜민 목사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