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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前교무부장 구속...쌍둥이 내년 입시는 어떻게 되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1-07 10:25  | 조회 : 4578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참 이상한 조합’ 

□ 방송일시 : 2018년 11월 7일 (수요일) 
□ 출연자 : 김태현 변호사, 백기종 前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 이호선 심리상담 전문가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전문가들의 콜라보레이션, <참 이상한 조합> 오늘도 함께 해주실 분들,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범죄자들의 눈빛만 봐도 사건 추리가 가능하다는 부드러운 카리스마’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백기종 前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이하 백기종): 안녕하십니까, 백기종입니다.

◇ 김호성: 참이상한조합의 홍일점, 부드러운 미소 속 날카로운 한 마디가 심금을 울리는 심리상담 전문가 이호선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호선 심리상담 전문가(이하 이호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호성: 아주 바쁘게 움직이시는 분, 가장 늦게 도착하셨습니다. 청취자 입장에서 궁금한 질문을 아주 날카롭게 해주는 ‘한 방’이 있는 남자’, 김태현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태현 변호사(이하 김태현): 안녕하세요.

◇ 김호성: 오늘 <참 이상한 조합>에서 다룰 주제는요. 아까 제가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다음 주, 한 주 앞으로 다가온 수능시험일 앞두고 많은 학부모님들의 관심을 끈 사안입니다.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태’ 일단 유출사건의 핵심 피의자 아버지, 전직 교무부장이시잖아요. 결국 구속됐습니다. 일단 백 팀장님께서요. 이 사태에 대한 간략한 내용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백기종: 전국의 수십만 학부형들뿐만 아니라 국민들 관심이 굉장히 높았던 사건이죠. 지난 7월 중순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 등 중심으로, 특히 맘 커뮤니티 학부형들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여기에 숙명여고 교무부장 쌍둥이 자매가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성적이 수직상승을 했는데 문·이과 자매가 나란히 전교 1등을 했다. 이런 내용이 퍼지고, 결국 학교에서 확인이 됐어요. 그래서 파문이 일어났는데, 특히 관심이 갔던 건 이 자매들 1학년 1학기 성적이 한 학생은 전교 59등, 한 학생은 121등이었죠. 그래서 결국 이런 의혹을 파헤쳐보기 위해서 서울시교육청이 특별장학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런데 나타난 게 대표적인 게 자매 정답이 정정된 시험문제에 정정되기 전 정답, 오답을 여러 차례 써낸 걸로 나타났다는 거죠. 그러니까 교사가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이건 문제가 잘못됐고 답이 틀렸다고 해서 정정했는데 그 이전의 오답을 그대로 써낸 그런 부분들이 확인됐어요.

◇ 김호성: 그게 화학 문제인가 그렇더라고요.

◆ 백기종: 네. 그래서 문제 유출 의혹의 근거가 돼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는데 결국 53세 된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인 교무부장이 어제 구속됐습니다.

◇ 김호성: 일단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걸 전제로 해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세 분의 느낌이 어떠시지 한 번 들어볼까요? 이 교수님, 어떻게 보셨어요?

◆ 이호선: 저는 저희 아들이 이번에 수능을 봅니다. 두 번째 수능이고요. 그리고 저희 막내도 지금 고등학생이거든요. 이걸 보면서 저는 학부모 입장도 생각됐지만 저희 딸한테 제가 물어봤어요. 이러이러한 일이 있는데 알고 있느냐, 애들이 알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네 기분이 어떠니, 그랬더니 애들 사이에 요새는 이런 이야기를 한대요. 예전에 <친구>라는 영화에 보면 ‘네 아버지 뭐하시노?’ 이거 나오잖아요. 그래서 너희 아버지가 교무부장이냐, 아니냐. 이걸 서로 물어보고 다닌다는 거예요. 이게 참 학부모로서도 그렇고 성인으로서도 그렇고 이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면서 아이들에게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해줘야 할지 참 난감하더라고요.

◇ 김호성: 김 변호사님은 어떻게 보셨어요?

◆ 김태현: 저희 딸은 내년에 보는데요, 수능. 그런데 저희 딸 다니는 고등학교는 거의 수시 위주로 하거든요, 학교 자체가. 내신경쟁이 장난 아닙니다. 내신 하나가, 저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저는 학력고사 세대인데, 제가 마지막 학력고사인데 저희 때는 대학입시 한 번 봤잖아요, 학력고사. 그런데 지금은 대학입시를 중간-기말-중간-기말 이렇게 돼서 1학년 때부터 고3 때까지 6~7번 보는 것 같아요. 저희 애는 지금 고2인데 기말, 내년 3학년 1학기 중간, 기말 3번 남았거든요. 대학입시가 수능까지 하면 4번을 남은 거예요.

◇ 김호성: 그 자체가 그냥 수능이에요.

◆ 김태현: 그렇죠. 그냥 내신으로 거의 모든 게 결정되니까, 수시라는 게, 학종이라는 게. 지금 입시제도가 뭐가 좋다 얘기할 자리는 아니지만 저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제가 만약에 교무부장 아니더라도, 제가 저희 딸 다니는 학교의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지를 제가 우연히 입수했다. 그럼 이걸 나는 찢어버릴 수 있을 것인가, 우리 딸한테 줄 것인가. 그럼 우리 딸은 만약에 학교 시험문제를 미리 알았다. ‘아빠, 나는 정정당당히 할 거야’ 그러고 그 시험문제를 안 볼 것인가, 아니면 ‘어라, 딱 걸렸네’하고 할 것인가. 학부모 입장에서 그런 생각이 하나 들었고. 또 하나는 전반적인 큰 틀에서 봤을 때 과연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이 수시 위주의 학종 위주의 내신 위주의 입시제도는 과연 올바른 것인가. 왜냐면 입시뿐만 아니라 모든 제도는 그래요. 모든 제도는 떨어진 사람에 그것에 대해서 납득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저희 학력고사 때는 아이고, 내가 시험을 못 봤구나. 운이 없었든지 공부를 덜 했다든지, 나와 있는 성적표에 대해서 납득했다는 거죠. 그래, 내가 재수하지, 삼수 해야지. 그런데 과연 지금의 이 제도에서 학교를 떨어지면 납득이 되겠는가라는 그런 문제들. 과연 숙명여고의 그러면 저 내신의 문제가 올해에만 있었겠느냐. 작년엔 없었을까. 재재작년엔 없었을까, 라는 것. 그리고 과연 올해에도 숙명여고만 저 문제가 있을 것인가, 라는 이런 문제들. 단순히 지금 교무부장 아버지가 구속이 되고 그 쌍둥이가 어떻게 되고는 그들 개인의 문제인 거고, 전반적인 제도의 문제들 저는 이제 한 번은 짚어볼 때가 됐다고 보는 거죠. 과연 내신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일까, 대한민국 고등학교에서.

◇ 김호성: 중요한 교육의 아주 질문을 하나 던지신 거예요, 지금. 백 팀장님, 어떻게 보셨어요?

◆ 백기종: 저는 이 사태, 사안을 보면서 곽경택 감독의 <친구>라는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사실은 저도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때 두 주인공이죠. 유오성과 장동건이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들이 소속돼 있는 소위 말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서클이죠. 조직이 다르니까 나중에 영역다툼이나 이권다툼을 하면서 유오성이 장동건한테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야, 하와이 가라” 그러니까 장동건이 뭐라고 하냐면 “네가 가라, 고마” 이렇게 하잖아요. 지금 숙명여고 사태는 사실 학부형들 입장, 전국의 수십만의 학부형들 입장에서는 정말 공분할 수밖에 없는 거죠. 여러 가지 제도적인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결국 내 아이가 정말 시간을 아껴가면서 밥도 제대로 안 먹으면서 수시나 내신 이런 것 때문에, 수시나 정시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한단 말이에요. 짠하고 가슴 아픈 거죠. 우리 이호선 교수님도 계시고 우리 김태현 변호사님도 계시지만. 그런 부모 심리 다 똑같단 말이에요. 그런데 앞에서 참 재밌게 말씀해주셨는데 아버지가 교직원이다. 그런데 내 아이가 그 교직원의 자녀들이 결국 시험문제를 부정으로 유출해서 내 아이가 그 아이들보다 훨씬 노력을 많이 함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뒤떨어져서 원하는 대학을 못 간다고 했을 때 그게 현실로 드러났다. 그러면 부모와 아이들이 갖는 좌절감이라든가 위화감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은 정말 공분이라는 표현이 아니라 이루 말할 수 없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빙산의 일각이다 하는, 우리 김 변호사 말씀도 하셨지만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왜 그러냐. 특히 교사와 자녀들의 상피제도 같은 건 예전부터 확립했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들이 없는데 영화 <친구>처럼, 사실은 친한 친구이지만 내가 성적이 위에 올라가야 내 친구보다 더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다는 현실이란 말이에요. 그래서 선의의 경쟁이라는 건데 이게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불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고 하면 거기에서 드러나는 상실감,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는 것이죠.

◇ 김호성: 구속됐습니다.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시나요, 김 변호사님?

◆ 김태현: 구속됐다는 건 일단 현재 단계에서는 범죄의 소명이 됐다는 거고, 이런 거죠. 산술적으로 말씀드리면 유죄는 법관이 99%의 심증이 있어야 한다고 해요. 숫자로 될 수 있는 건 아닌데, 그런데 범죄가 증명돼야 하는 거니까. 그런데 구속 단계에선 저희가 범죄 소명이라고 써 있거든요. 그러면 70~80% 정도만 입증돼도 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나중에 무죄가 나올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지금 단계에서 봤을 때에는 70~80%까지는 유죄, 범죄 사실이 지금 소명된 것 같다고 보는 거고. 그다음에 증거인멸 같은 우려는 지금 휴대폰, PC 교체했다, 이런 이야기들 워낙 많으니까 증거인멸 우려는 있다고 보는 거고. 그리고 범죄가 중대하다고 본 거죠, 법원 입장에서.

◇ 김호성: 백 팀장님, 여러 가지 정황증거는 있죠, 지금?

◆ 백기종: 네. 18개 문제 유출, 제가 마지막으로 수사 파트장으로 퇴직했던 수서경찰서에서 사건을 수사했는데요. 사실 쌍둥이 자매의 휴대폰에서 영어시험 답안지가 나왔죠. 디지털포렌식 기법으로요. 그다음에 자택에서 미적분 수학과목 시험지가 발견됐고요. 그다음에 유일하게 쌍둥이 자매가 적어낸, 앞에 제가 말씀드린 화학 시험문제죠. 정정 전 정답, 오답이 유일하게 이 자매들만 써냈단 말이에요. 그다음에 쌍둥이 시험지에 적힌 수학 풀이과정과 다른 정답, 이게 무슨 얘기냐면 시험문제 푼 문제인데 그 문제에 대한 답이 올라와야 하는데 어디서 마치 가져온 것, 시험문제 풀이하고 전혀 틀린 정답을 거기다 올려놓은 거예요. 그렇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시험문제를 풀었을 때는 거기에 맞는 수학 방정식이라든가 미분적분에 관련된 정답을 적어야 하는데 그것하고 엉뚱한 답을 적어놓은 이런 정황들. 그리고 또 있죠. 교육장학사 감사 때, 8월 달에 교육장학사가 감사를 했는데 교무부장이 뭐라고 얘기했냐면 시험문제를 보관한 금고 비밀번호 아느냐, 모른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 이후에 경찰 수사가 들어가면서 여러 가지 정황상 금고 문을 열었던 게 확인됐어요. 그러니까 추궁하니까 뭐라고 하느냐. 시험문제를 보관한 금고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 그런데 열어본 적이 있었다고 했는데 여기서 또 드러난 게 놀랄 만한 일이 드러났죠. 1학기 중간고사 4일 전인 4월 21일입니다. 이게 야근을 했다고 해요. 그리고 기말고사 6일 전에 6월 22일 야근을 했는데, 경찰이 장부를 확인해보니까 교사라든가 모든 공직기관에서는 야근을 하거나 숙직하거나 당직하게 되면 근무기록지에 야근사실 기재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시간외수당이라든가 여러 가지 수당이 나오거든요. 이걸 적지 않는 기관은 없어요. 그런데 야근 사실을 거기다가 장부에 기재하지 않고 은폐하려고 했다는 부분들이고. 또 사실은 본인이 시험 문제지하고 정답지를 6번에 걸쳐서 검토나 결재를 했는데 문제는 다른 교사들 참고인 진술에 나온 게 뭐가 나왔냐면 내가 문제를 검토하고 결재하기 위해서 올려놨는데 자리를 비운 사이에서 홀로 남아서 그걸 모두 서치식으로 했다는 그런 진술도. 단독으로 시험지를 결재하고 검토했다는 거예요. 이런 부분들이 모여져서 결국 18가지 정황인데 이런 부분들이 아마 법원의 판사님은 이게 직접 증거는 아니지만 정황증거로써 상당히 소명이 됐다고 보고 영장을 발부한 걸로 분석합니다.

◇ 김호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억울하다, 이런 입장을 밝혔어요. 심리상태가 어떻다고 보시나요?

◆ 이호선: 일단 아직은 완벽하게 이게 밝혀진 건 아니기 때문에요.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닌 거고요. 그리고 의심만으로도 무조건 묶을 만한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가 생각해볼 때에는 너무 많은 우연의 퍼즐은 결국 의도의 그림을 만들어내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1학기 때에 비해서 너무 급상승한 성적에, 더군다나 쌍둥이 둘 다. 거기다가 아버지는 교무부장인 데다가, 학원 성적하고는 차이가 많이 나고요. 그리고 하필 썼던 정답의 결과가 이전에 오답하고 일치율도 굉장히 높고. 거기다 또 갑자기 컴퓨터를 교체하고요. 이런 모종의 우연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런 것들이 너무 겹치는 부분이 많다 보니 아직도 우리가 좀 납득하기 어려운, 지금 아버지인 교무부장의 이야기가 이게 우연이라고 이야기하기엔 너무 납득이 안 되는 거예요. 본인은 아직은 소명할 바가 있다고 판단하는 거라 억울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만 이 많은 우연에 대한 답을 하나씩 달기가 아마 한 개인으로서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김호성: 김 변호사님, 성적을 재산정해서 이것이 변경되기까지의 과정이 법적인 절차, 이런 것들을 염두에 뒀을 때 얼마나 걸릴까요?

◆ 김태현: 글쎄요, 그건 저도 모르죠. 예를 들면 이게 국가기관에서 하는 학력고사라든지 수능에서 뭔가 비리가 생겼다면 교육부나 거기서 하면 되는 건데, 이건 숙명여고 자체 내신이니까 이걸 가지고 무슨 외부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는 거거든요. 물론 숙명여고 자체를 감사할 수는 있겠지만 학교 성적을 이렇게 바꿔, 저렇게 바꿔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어요. 숙명여고 자체에서 해줘야 하는데 지금 비대위에서는, 숙명여고 비대위가 꾸려졌다고 해요. 거기서는 아까 앵커 말씀하신 대로 이거 내신 다시 산정하자, 얘네들 잘못된 것 빼고. 이렇게 얘기하는 것 같은데. 그런데 숙명여고 쪽에서는 아직까지 최종판결 난 것 아니지 않느냐. 아직까진 구속만 된 거지, 1심 시작한 것도 아니고 검찰수사도 끝난 것도 아닌데 유·무죄가 확실하지 않은데 어떻게 애들 성적을 함부로 손대냐, 이렇게 얘기한답니다. 그러면 비대위 쪽에서는 볼멘소리를 하는 거죠. 그럼 내년이면 1년만 있으면 수시 원서 쓰는데 그때는 다 끝난 것 아니냐. 그러니까 나중에 판결 나오면 어쩔 거냐. 이런 얘기들도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글쎄요. 모르겠어요. 숙명여고 입장에서도 좀 곤란하긴 하겠죠. 왜냐면 확실히 최종판결이 나온 건 아닌데 지금 건드리는 모습들이. 그런데 외부에서 봤을 때는 이런 생각도 할 수 있는 거죠. 왜 이렇게 감싸지, 라는 것들. 왜? 만약에 교무부장 아이들이 아니고 그냥 학생들인데 이런 문제가 생겼으면 감쌌을까, 라는 것. 혹시 이번만이 아닌 게 아닌가? 왜냐면 사립학교이다 보니까. 제가 그렇다는 건 아니에요. 그런 의혹의 눈초리들로 보일 수도 있다, 라는 걸 제가 말씀드리는 거죠.

◇ 김호성: 시한을 다투는 이런 사안에 대한 수사 같은 경우는 어떤 식으로 처리하게 되나요?

◆ 백기종: 사실은 여러 가지 수사 사항이 드러나고 있지만, 수사라고 하는 부분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게 있거든요. 어떤 거냐면 이런 부분들이 직접 증거는 사실 없어요. 왜 그러냐면 교무부장의 변호인이 주장하는 부분이 있죠. 시험지를 직접적으로 유출했다거나 사진을 찍었다든가 복사한 부분이 없다고 하지만, 행동패턴이라든가 근무상황, CCTV 그다음에 디지털포렌식 기법에 드러나는 흔적들, 근거들. 이런 부분들이 모두 모아지거든요. 결국 시신 없는 살인사건이 유죄를 받는 이유는 정황증거도 증거로 채택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 사람을 살해할 때 직접 찔러서 사망하는 부분을 직접 보지 않거나 관련 직접 증거가 없는데 무죄라고 하면 세상에 모든 범죄가 범람하겠죠. 이것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1학년 때 59등, 121등 했던 자매가 2학기 때는 갑자기 수직상승해서 전교 5등, 문과 전교 2등을 했단 말이죠. 그러고 나서 2학기 때 결국 전교 1등을 했다고 하는 부분인데. 59등, 121등에서 수험생을 둔 부모라든가 그다음에 학원을 운영하는 강사라든가, 또 고등학교 교사분들 모든 분들이 참고인 진술을 다 듣습니다. 그랬을 때 과연 이게 가능하냐.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는 거죠. 이런 측면인데 그렇다고 하면 이런 부정한 방법이 없으면 단기간에 50등대나 120등대에 있는 학생이 전교 문과·이과 1등을 한다고 하는 부분은 반드시 부정한 방법이 있었다는 개연성이 있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수서경찰서에서는 사실 어떤 수사력을 총동원했어요. 그래서 관련한 증거를 채집하고 그다음에 거기에 대한 추궁을 했는데 여기서 제가 하나 말씀드릴 게 있어요. 수사 경험치상 말씀을 드리면 학생들 조사할 때요. 10대 학생들이 본인이 정말로 어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에 연루가 안 됐으면 예를 들어 어떤 추궁을 하더라도 그게 진실일 때는 병원에 실려 가거나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키거나 발작을 일으키는 형태가 없어요. 어떤 거냐면 내가 진실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진솔하게 대답할 때는 전혀 심경에 변화가 없습니다. 그런데 본인이 이걸 숨기려고 하고 수사관은 계속 추궁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말할 수 없는 불안심리가 오고, 내가 혹시 말을 잘못했을 때 내가 잘못했던 부분들이 드러날 게 아닌가 하는 이런 것들 때문에 호흡곤란 증세라든가 발작 증세가 나는 거거든요. 이런 수사 경험치상 말씀드리는 건 이 학생한테 꼭 해당한다는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내가 진실한 부분을 진술할 때에는 전혀 이런 부분이 없어요. 이런 부분들이 결국은 상당히 어떤 의혹의 개연성이 있다고 보는 정황적 증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호성: 청취자분들 의견 주시는데요. 0114님이, ‘김 변호사님 말씀대로 진짜 이번뿐일까요?’ 이런 질문 주셨고요. 5052님은 ‘사회가 이런 일을 하게끔 하는 것 아닌가’ 이랬는데요. 이 교수님, 이게 지금 학교 내에서 이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 이런 것 등등 많은 감정적 혼란이 있을 텐데 어떨까요?

◆ 이호선: 저는 이 부분이 한 개인의 이슈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이것은 입시 전체가 가져다준 비극이라고 생각해요. 이 사람이 어떤 결과적으로 비리를 저질렀고 이게 범죄가 되었고 나중에 처벌을 받는다. 이런 차원도 있지만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부분은 우리가 학종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아이들에게도 절실한 문제이고 또 이게 쉽게 이루어지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는 쉽게 이걸 만들고 얻어가고자 하는 데에서 이런 결과가 빚어진 거거든요. 저는 그렇게 판단하는데. 물론 예를 들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 교육의 불평등, 교육 평가에 대한 불평등, 그리고 이제는 노력해도 누군가의 간단한 이 방법을 통해서 내가 간절히 원했던 것들, 그렇게 소망하고 힘들게 노력했던 것들이 때로는 물거품이 되거나 혹은 순서라는 게 있으니까 누군가 노력했을 때 그 불의한 방법으로 했던 사람이 내 바로 앞 순위에 있으면 나는 정당하게 했어도 그 순서를 받지 못하는 거잖아요. 이것은 상대적 박탈감이 단순히 학생들에게만 오는 게 아니고요. 학부모들, 또 관련해서 앞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모든 아이들에게도 다 집합적으로 오는 거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제도적으로 손질이 필요하다는 게 맞고요. 또 지금 같은 경우는 숙명여고에 있는 친구들이 아직은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으니까 그 친구들이 틀렸다, 잘못했다, 법을 어겼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정유라의 사례가 있잖아요. 이를테면 나중에라도 이게 문제가 된다면 소급해갈 수 있는 거고요. 이런 부분에 대한 여러 선례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볼때는 전적으로 한꺼번에 이것이 옳다, 그르다라고 지금 결론내리는 것은 조금 섣부른 판단이라고 생각이 들고. 아까 백 팀장님 말씀하셨을 때 취조하다 보면 유죄인 경우는 두려움을 더 느낀다고 하지만 사실 취조상황이라는 것 자체가 무죄라도 두려울 수는 있어요. 그러나 많은 정황들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박탈감을 더 분노로 옮겨가게 하고, 하나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런 박탈감은 그냥 분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다음 단계가 있습니다. 좌절로 넘어가요. 그러면서 굉장히 무거워지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에 대한 전반적인 미래에 대한 제도개선이라든지, 이런 사회적 약속이 새롭게 이뤄지지 않으면 이런 부분들에 대한 불신은 제가 볼 때는 향후 가까운 미래에 또 한 번 폭발적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호성: 오늘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예요. 미래에 다시 또 재현될 수 있다는 상황이라는 건데. 0507님이 ‘저도 초등학교 때 학교 관계자가 그런 일을 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 해주셨는데. 이게 처음이겠습니까, 라고 한 김 변호사님. 이게 만약 유죄로 판정된다면 대학입시 같은 경우 취소될 수 있는 겁니까?

◆ 김태현: 유죄로 판결되면요? 그러면 내신산정 다시 해야 하면 이미 학교가 들어가 버렸잖아요. 그러면 대학 측에서도 입학을 취소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문제는 이게 진짜 재밌는 건데, 재미는 아니군요. 정시는 점수로 자르잖아요. 그런데 수시는 학종이라는 거예요. 학종이란 건 내신만 보는 게 아니라 이것저것 다 본다는 거죠. 뭘 보는지 저는 모르겠어요, 뭘 본답니다. 입학사정관들이 뭘 본다는데 그런 것들 다해서 합격자를 가려내는 거니까 설사, 정말 가정입니다. 이 쌍둥이들이 중학교 2학년 1학기 때 전고 1등 딱 받아가도 대학에서 이거 걔네들이네. 그런데 다른 시험은 잘, 예를 들어서 그렇게 1학년 때 성적은 좋지 못하네. 그러면 다른 걸로 떨어뜨릴 수 있는 거고, 속된 말로. 그리고 나중에 예를 들면 합격했다 하더라도 그런데 얘네들이 입시 부정이라 치자, 그런데 다른 게 너무 좋아. 그래서 우리는 뽑았어, 라고 말하면 합격 취소시킬 수 없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수시나 학종의 맹점인 거죠. 맹점이라 할지 장점이라 할지 저는 그걸 잘 모르겠어요. 왜냐면 수시를 만든 우리 교육 당국자들은 어쩌고 저쩌고 좋은 이야기들 많이 하니까.

◇ 김호성: 알겠습니다. 짧게 백 팀장님, 이 교수님 얘기 듣고 마무리하도록 하죠. 이번 사태가 주는 교훈이 있다면, 백 팀장님?

◆ 백기종: 저는 교훈이라고 하면, 제안을 좀 드리고 싶어요. 교사하고 상피제도 전국에 2만여 명 되는 걸로 지금 나오고 있죠. 하기 때문에 이런 의혹의 중심에 서지 않으려면 원거리 출근이라든가 이런 것을 대를 위해서 개선시켜야 한다. 그래서 교사 상피제, 자녀하고 함께 다니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 학교 시험문제 출제라든가 전반적인 수험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들이 시스템화 되어야 하는데 CCTV 확충 문제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CCTV 확충을 함으로 해서 나중에 그런 어떤 사전에 부정유출하는 걸 제어하고 막는 굉장히 유일한 수단이거든요. 이런 부분들을 좀 보완해서 정말 학교 교사나 학생들, 또 학부형들이 마음놓고 공부하고 자기 성적에 의해서 진학할 수 있는 이런 풍토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이 교수님, 학부모들에게 드리는 조언이 있다면요?

◆ 이호선: 우리가 기본적으로 분명한 기준과 공평성이 있을 때 이걸 우리는 정의라고 부를 텐데 우리가 살다 보면 정의라는 게 늘 나에게 꼭 맞는 것만은 아니라는 경험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우리가 좌절하거나 이런 잘못에 대해서 분통만 터뜨릴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 우리가 함께 나서서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어쩌면 이건 학생들의 몫이 아니라 학부모의 몫도 함께 포함되어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세 분, 지금까지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 심리상담전문가 이호선 교수 그리고 김태현 변호사였습니다. 세 분 모두 고맙습니다.

◆ 백기종, 이호선, 김태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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