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현의 생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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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착한 기업, 유한양행에 응원을 보내는 이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1-05 16:48  | 조회 : 2538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박주근 CEO 스코어 대표


[생생경제] 착한 기업, 유한양행에 응원을 보내는 이유?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쭉 검색어 1위인 유한양행입니다. 유한양행이 신약후보물질의 기술이전 계약 소식으로 종일 상한가인데요. 주식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요. 이 회사 주식 있지 않고서야 뭐 그렇게 한 회사 주식 오르는 게 관심이 가겠습니까. 유한양행에 이런 소식에 댓글을 제가 좀 살펴보니까요. “착한 기업 잘돼서 좋다.” “독립운동 돕던 기업이 잘돼야 한다” 등등 좋은 말들이 이례적으로 많더라고요. 그래서 착한 기업은 어떤 기업인지, 경제적 효과는 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생생경제 학교에 기업학과가 있다면 이분을 교수님으로 모셔야 하죠. CEO 스코어 박주근 대표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대표님?

◆ 박주근 CEO 스코어 대표(이하 박주근)>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일단은 왜 유한양행이 오늘 종일 상한가였습니까?

◆ 박주근> 유한양행이 오늘 공시를 했죠. 폐암 치료, 신약후보물질인 레이저티닙을 존슨앤존슨의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테크의 라이센스 아웃, 즉 기술 수출을 했는데, 금액이 어마어마합니다. 12억5천5백만 달러. 그러니까 1조4천억인데, 참고로 작년 유한양행 1년 매출이 1조4,623억이었습니다. 그래서 굉장한 이슈가 됐고, 장이 서자마자 바로 상한가를 쳐서 지금 현재 유지하고 있죠. 

◇ 김혜민> 제가 기사의 대문을 읽어볼게요. “유한양행 승전보, 여론 흥해라.” “털어서 먼지 하나 안 나오는 기업, 이미지 덕...” 이런 얘기가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이른바 ‘착한 기업.’ 그리고 착한 기업이 갖는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 오늘 대표님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유한양행이 대표적인 그런 기업이죠?

◆ 박주근> 네, 그렇죠. 국내에 여러 기업이 있겠지만, 국민들 머릿속에 착한 기업하면 아마 유한양행이 먼저 떠오를 것이고요. 그도 그럴 것이 유한양행은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죠. 최근에 가장 인기 있었던 드라마 중 <미스터 션샤인>, 혹시 보셨나요? 거기의 남자 주인공이 사실은 유일한 박사와 아주 비슷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유일한 박사는 1895년에 태어났는데, 만 9살에 미국에 갑니다. 당시 대한제국순회 공사인 박장현 씨를 따라가는데, 거기에서 독학으로 공부를 합니다. 소년병도 거쳐요. 그리고 1919년에 미국 미시간 대학교를 졸업해서 바로 창업을 합니다. 22년도에 창업하는데, 그 당시는 중국인들이 숙주나물을 많이 먹었는데, 잘 상했어요. 이것을 상품으로 만들면 어떨까 해서 창업하는데, 이게 대박이 납니다. 그러다가 24년에 중국으로 출장을 와요. 그런데 출장 오는 길에 간도를 갑니다. 그 당시는 아시겠지만, 우리나라가 일본 치하에 있을 때인데, 북간도를 갔는데, 거기에서 비참한 생활을 하는 동포들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26년도에 미국에서 잘나가는 기업, 그 기업 이름이 ‘라초이식품회사’인데, 이 회사를 매각하고 미국에 있는 재산을 다 정리해서 한국으로 옵니다.

◇ 김혜민> 역사적 상황이 그렇게 어려웠는데요. 불꽃 안으로 들어왔군요. 

◆ 박주근> 정말 불꽃 속으로 뛰어드신 거죠. 그래서 26년에 오셔서 바로 우리가 아는 유한양행을 창업하시게 됩니다. 

◇ 김혜민> 네, 창업주의 이야기는 굉장히 많이 들었고요. 그러면서 이제 이승만, 박정희 정권 시절에 정치자금 제공을 거부해서 세무 조사를 받았다면서요?

◆ 박주근> 네, 맞습니다. 그 당시 굉장히 오랫동안 정치자금 때문에 세무조사를 했는데, 정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기업이 생겼습니다. 그게 유한양행이죠. 그리고 그 뒤로도 유한양행은 여러 기업의 모범 사례로 계속해서 소위 착한 기업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게요. 그중 하나가 저는 1939년에 시행된 한국 최초의 종업원 지주제. 이게 와닿던데, 설명을 조금 해주세요. 

◆ 박주근> 당시만 해도 기업이라고 하면, 그냥 개인 사기업이었죠. 그런데 이것을 처음으로 36년도에 주식회사로 발족합니다. 그리고 그 주식의 일부를 종업원들에게 액면가 10% 금액으로 나눠줘 버립니다. 굉장히 파격적인 혁신이었죠. 그래서 유한양행이 그 당시 혁신적인 지배 구조를 이미 했고, 두 번째 혁신적인 성과는 전문 경영인을 도입하는데, 1969년쯤 정기 총회 때 사장직을 스스로 내려놓고, 그 당시 대통령도 받은 산업훈장을 차기 회장인 조권순 사장 목에 걸어주면서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 김혜민> 전문 경영인이죠. 

◆ 박주근> 그렇습니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기 시작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기업의 혁신은 뭐냐면, 이분이 71년도에 돌아가시는데, 유언이 아주 혁신적입니다. 유언이 이렇습니다. 손녀에게는 졸업식까지 1만 불만 준다. 그리고 아들에게는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는 자립하여 살아가라는 유언이었습니다. 그래서 유한양행이 지금까지 오래 기업을 지속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러게요. 그러니까 종업원 지주제, 전문 경영인 제도, 그리고 남기신 유언이 굉장히 유한양행의 좋은 토양이 된 거죠. 최근에 제가 댓글을 살펴보니까 아까 드라마 얘기도 하셨는데, 그 드라마의 영향도 있을 것 같아요. 독립운동. 이것과 관련이 밀접하게 있다는 점에 대해서 굉장히 유한양행의 이런 잘 되는 행보를 응원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 부분도 소개해주세요. 

◆ 박주근> 창업자 유일한 박사 이력에서 독립운동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죠. 왜냐하면, 소년병 학교에서부터 군사훈련을 받았고, 10대부터 45년 해방 직전까지 그 당시 국내 첩보활동을 위한 침투 계획인 NAPKO라고 이 작전에 실제로 참여합니다. 실제로 유일한 박사가 1995년도에 건국훈장, 독립 훈장을 받았고요. 그다음에 96년도 6월에 그 달의 독립운동자로까지 선정되셨죠. 그러니까 그 당시 한국에 들어와서 기업도 했지만,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분입니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 김혜민> 지금 청취자분께서 “언제 적 이야기입니까?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는 하지 않으시면 어떨까?” 하셨는데, 맞아요. 오래된 이야기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토양이 되어서 지금의 유한양행이 있고, 또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많은 대기업들이 이런 행보를 보이지 않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다양한 기업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지금 유한양행 이야기를 주로 할 수밖에 없는 것이 대한민국 기업의 현실이라는 것. 그것을 우리 청취자분께서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주근> 맞습니다. 착잡한 현실이죠. 지금은 사실 그 정도까지가 아니고, 상속세를 제대로 내기만 해도 착한 기업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에 대해 국민들이 보는 수준이 너무나도 낮다는 이야기죠. 참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 김혜민>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사실은 옛날이야기 같지만, 요즘 친구들도 이 이야기에 굉장히 감동하고, 실제 2016년까지 유한양행이 전국 대학생들의 취업 선호도 1위 기업이었어요. 지금 청년들도 이런 것을 보나 봐요. 

◆ 박주근> 그렇죠. 당연히 볼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청년들도 당연히 이런 취업 선호도에서 이런 기준을 자기들의 기준으로 맞추고 있고요. 특히 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가장 선호하는 기업은 내가 세상을 변할 수 있는 일에 동참할 수 있는 곳에 들어가고 싶다고 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착한 기업의 효과는 이런 인재를 뽑는 데서 굉장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반증을 보여주는 거죠. 

◇ 김혜민> 유산이네요. 설립자가 정말 후손들한테 해줄 수 있는 유산. 많은 금액보다는 착한 기업의 이미지를 남겨줄 수 있는 게 아주 큰 유산이네요. 

◆ 박주근> 이런 착한 기업의 이미지는 당장의 기업의 이익 가치보다는 방금 말씀하신 것과 같이 후대에 있어서, 그리고 그 기업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잠재력을 키워준다는 면에서 굉장히 큰 역할을 하죠. 그 기업의 가치적인 면에서도 역할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이런 부분을 많이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혜민> 유한양행 말고도 설립자나 총수의 미덕으로 인정받는 기업이 최근에 있었어요. 그게 최근 작고한 구본무 회장. 구본무 회장 돌아가셨을 때도 대표님하고 말씀을 나눴어요. 그 이야기도 조금 해주시겠어요? LG의 정도 경영?

◆ 박주근> 물론 구본무 회장은 정도 경영, 이런 부분에서도 다른 대기업 그룹에서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죠. 그리고 소위 말하는 재벌의 갑질 논란에서도 사실은 자유로운 그룹이고요. 가장 최근의 이야기는 지난주였죠. 구광모 회장이 상속으로 지분을 다 받으면서 상속세 9,000억을 다 내겠다고 해서 한 번 더 다른 재벌 그룹에서 볼 수 없는 또 하나의 모범적인 사례로 지금 꼽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네, 그리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 착한 기업 이미지가 더욱 부각된 기업이 있어요. 오뚜기. 

◆ 박주근> 그렇습니다. 오뚜기는 세 가지 측면에서 부각이 된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제가 방금 말씀드린 대로 정직한 상속. 1,750억 워 정도의 상속세를 다 냈다. 두 번째는 요즘 비정규직의 설움이 있는데, 이 기업은 정규직이 전체의 99%. 다른 기업에 비해서, 유통을 가지고 있는 기업에서 혁신이었고요. 마지막으로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조용한 기부. 이것이 최근 오뚜기를 ‘갓뚜기’라고 이야기하는 세 가지 중요한 이유인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시대정신에 맞네요. 정직한 상속, 99%의 정규직 직원, 그리고 조용한 기부. 반면에 한동안 아주 착한 기업으로 아주 좋은 이미지를 간직했다가 나락으로 떨어진 경우가 있습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

◆ 박주근> 맞습니다. 이 기업의 이미지는 결국 오너나 CEO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것 같습니다. 2011년도에 160억 비자금 사건을 시작으로 몇 달 전에는 회사 돈으로 200억 개인 별장.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노조 탈퇴를 강요하거나 인사 불이익을 줌으로써 영업 사원을 상대로 부당 노동을 했다는 일 때문에 국정감사에 불려가게 되었죠. 그러니까 총수 한 사람의 이미지로 지금까지 기업이 쌓아놓은 좋은 자산들을 이렇게 잃을 수 있다는 좋은 사례인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지금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아무리 선대에 잘해도 후대들이 못 하면 이게 아무 소용이 없는데, 어떻습니까? 유한양행, LG, 오뚜기, 다 다음 세대에서 잘 유지하고 있나요?

◆ 박주근> 유한양행은 지금 그대로 유지를 하고 있고요. 오뚜기는 지금 조금 지켜봐야겠죠. LG도 지금 4세까지 와서 지켜봐야 하는데요. 중요한 기준은 그 기업이 개인 사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부터 문제의 발단이 됩니다. 기업은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다. 기업은 주주의 것이고, 그 기업을 만든 종업원이 같이 노력한 결과물에 대해서 얼마나 오너들이 인정하느냐가 이런 여러 가지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네, 좋은 기업 이야기했으니까요. 최근에 나쁜 기업 꼽으라면, 지나가는 초등학생들도 이 기업을 꼽을 것 같아요. 위디스크. 양진호 회장의 위디스크. CEO 스코어에서는 이 위디스크라는 기업에 대해 주목을 조금 했었습니까?

◆ 박주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기업 규모가 크지 않아서 저희는 주목하지 않은 기업이었습니다.

◇ 김혜민> 크지 않지만, 웹하드나 이런 곳에서 아주 선두적인 기업이었고, 1,000억 원 정도의 매출이었으니까요. 이번에 양진호 회장의 영상 보셨죠? 어떻게 보셨어요? 

◆ 박주근>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죠. 방금도 말씀드렸지만, 기업인들이 가장 금지해야 하는 건데, 기업이 내 개인의 것이니까 그 기업의 종업원조차 내 개인의 노예처럼 생각하는 거죠. 굉장히 큰 착각입니다. 기업은 그분이 비록 창업했더라도 그분의 소유가 절대 아니고요. 기업이라는 것은 그것을 같이 하고 있는 종업원들이나 이해관계자들과 상생하는 것을 이야기해야 하는데요. 그런 것을 정말 모르고, 개인의 사유물이라고 생각하고, 개인의 사유물이라고 생각하니까 이러한 갑질, 폐단들이 나타나는 거죠. 굉장히 안타까운 사실입니다. 

◇ 김혜민> 외국 같은 경우에는 기업이 이런 양상을 보였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일단 소비자들은 굉장히 분노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아예 불매운동이나, 분야에 따르겠지만, 그런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요?

◆ 박주근> 물론 굉장히 적극적입니다. 사실은 우리나라는 기업에 대해서 굉장히 너그러운 법률을 적용하고 있어요. 기업 오너의 배임이나 횡령에 대해서. 실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가장 무거운, 종신형 같은 법도 우리는 다 피하고 있는 실정이죠.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것은 상대적으로 기업인에게 굉장히 너그럽다. 

◇ 김혜민> 법률이 너그러우니까 사회적 분위기도 너그럽고, 그러다 보니까 우리 일반 국민들의 시선도 조금 너그러워지고요. 

◆ 박주근> 네. 그래서 기업인들에게 있어서 우선 기업인들 스스로가 이런 사고에 대해서 금물 해야 하고요. 두 번째는 국민들도 이러한 기업인들을 바라볼 때 이런 것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바라봐야 합니다. 법률적으로도 냉정한 잣대를 댈 필요가 있다. 그런 것을 깨우쳐야 하는 사건인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네, 오늘 유한양행 관련해서요. 착한 기업, 또 착한 기업이 갖는 이미지,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 CEO 스코어의 박주근 대표와 말씀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주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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