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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주거대책, 주거난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1-01 09:57  | 조회 : 1695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11월 1일 목요일
□ 출연자 : 이한솔 민달팽이유니온 사무처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보통 대학 기숙사라고 하면 자취방에 비해서 저렴한 비용으로 한 학기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생각하죠. 하지만 기숙사 들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학 기숙사를 짓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학교 주변 임대업자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인데요. 그런가 하면 기숙사에 들어가도 걱정입니다. 일부 민가 기숙사는 주변 원룸 자취방보다 돈이 더 들어가기도 합니다. 졸업한 사회초년생들도 출퇴근하면서 머물 원룸 구하기가 녹록지 않습니다. 정부는 청년주거대책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2030 대학생과 청년들이 겪는 주거의 어려움과 정부 대책에 대해서 짚어보겠습니다. 이한솔 민달팽이 유니온 사무처장,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한솔 민달팽이유니온 사무처장(이하 이한솔):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니까요. 수도권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이 17.2%, 비수도권은 24.7%라 하니까 차이가 좀 있고요. 물론 이것은 지방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건 아니고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거기 때문에 학교마다 적정한 수준은 좀 다르겠지만요. 대학 주거난 해소하기에는 상당히 부족한 수치 아니겠습니까?

◆ 이한솔: 네. 17.2% 자체도 부족한 숫자이기는 한데 사실 이 수치도 대부분이 민자 기숙사나 그런 어떤 일반적으로 대학생이 필요할 수 있는 그런 기숙사를 정확하게 나타내고 있는 물량은 아니에요. 그래서 저희가 봤을 때는 10% 이내로 기숙사 수용률을 보고 있다 보니까 어쨌든 절반 이상이 서울로 올라오는 상황에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턱없이 부족하긴 합니다.

◇ 장원석: 현실적으로 봤을 때는 10%가 맞는 수치다, 이렇게 보고 계신 거예요?

◆ 이한솔: 네, 네.

◇ 장원석: 그러면 기숙사 수용률이 어느 정도 수준은 돼야 학생들이 기숙사 부담 없이 지낼 수 있을까요?

◆ 이한솔: 사실 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그리고 여타 서구권의 대학들을 봤을 때 기숙사는 그냥 선택의 문제가 돼야 합니다. 특히 미국 같은 경우에는 기본 40~50% 기숙사 수용률로 수용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런데 한국에서도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정원들을 보면 50~60% 정도가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서울로 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랬을 때 최소한 이 사람들이 정반 이상 정도는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학생이 원하면 기숙사에 살 수 있을 정도는 돼야 그래도 학생들이 집 걱정 없이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겠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그런데 기숙사에 들어갈 수 없게 된다면 못해도 한 학기, 4~5개월 정도 지낼 수 있는 원룸이라든지 하숙을 찾아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보통 기숙사에 들어갈 때와 비교했을 때 대학생들의 비용 부담이 얼마나 높아집니까?

◆ 이한솔: 일단 서울 평균 1인가구, 원룸을 최저주거기준에 맞춘 5평 남짓 집을 기준으로 하면 대학가 근처의 월세는 50~60만 원 사이를 왔다갔다하고 있어요. 이게 비단 서울 중심부가 아니라 조금 그런 수도권 외곽지역 또한 40~50만 원까지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어쨌든 기숙사비랑 비교했을 때는 기숙사비는 학교가 직영으로 지은 기숙사의 경우에는 20만 원 정도 수준에서 30만 원 왔다갔다하고 있다 보니까 보통 2배 정도 비싸기도 하고요. 이게 대학생의 어떤 소득을, 혹은 생활비를 기준으로 봤을 때는 더 심각해지는 게 대부분 100만 원에서 80만 원 정도를 생활비로 지출하고 있는데 이중에 거의 30~40%가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 장원석: 그러다 보니까 많은 학생들이 거주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여러 가지 경제활동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물론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자취하면서 돈을 더 들인다면, 그냥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기숙사에 사는 것보다 생활의 질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는데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 이한솔: 제가 말씀드린 평균적인 주택도 1인가구라고 한다면 우리가 흔히 빨간 벽돌에 있는 그런 20~30년 된 건물을 의미하거든요, 주택들. 그러면 사실 그 주택들이 매우 노후화되어 있기도 하고, 이런 곳이 기본적으로 어떤 주거의, 최저의 주거환경을 만족하지 않고 있어요. 그런데 그게 50~60만 원이 되는 거고, 신축으로 좀 좋게 지은 주택들은 70~80만 원 정도 되니까 애초에 이 주택을 넘볼 수 있는 학생들은 많지 않고요.

◇ 장원석: 월에 70~80 말하는 거죠?

◆ 이한솔: 네. 그 정도가 신축 주택부터 그 정도 가격을 하고 있어서. 그래서 어쨌든 40~50만 원조차 부담하기 어려우면 대부분 지옥고라고 하죠. 반지하·옥탑방·고시원 이런 쪽으로 몰려가게 되는 현상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 장원석: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반지하·옥탑방·고시원 그걸 줄여서 '지옥고'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하는데, 젊은 청년들이 이런 곳에 사는 것을 반영한 유행어라고 합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주택법에는 최저주거기준이라는 게 있잖아요. 4평, 14제곱미터 정도. 그런데 그것에도 못 미치는 곳에 사는 청년들이 많다는 이야긴데. 청년들 만나면 주로 어떤 이야기들을 합니까?

◆ 이한솔: 만나면 사실 집이라는 게 약간 횡재, 이런 이야기로 다 표현하는데. 그리고 최대한 집이 서울 근처에 있으면 복 받은 사람 이런 이야기들도 하고요. 그래서 이게 어느 정도인지 저희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저희가 10년 전보다 25~29세 사이의, 독립들을 흔히 한다고 생각하는 그 나이대 기준으로 봤을 때 독립하는 청년이 2배 정도가 줄어들었다고 나타나고 있어요, 지금 가계동향조사에서. 그랬을 때 정말 그냥 독립은 거의 일제강점기 독립 꿈꾸듯 그냥 요원한 느낌으로 꿈만 꾸고 있는 느낌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물론 그에 비할 건 아니겠습니다만 그 정도로 학생들이 독립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는 것을 비유적으로 말씀해주신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민자 기숙사도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민자 기숙사는 오히려 원룸이나 자취나, 하숙보다 주거비용이 더 들어가는 곳도 있다고 하던데요. 실제로 그렇습니까?

◆ 이한솔: 네, 네. 2006년도 이후에 그때부터 대학생 기숙사 문제가 심각하게 이야기되긴 했는데 그때 정부에서 민자 기숙사를 지을 수 있는 특별법을 도입하게 돼요. 그런데 민자 기숙사가 사실상 대학이 아예 돈을 안 들이고, 그다음에 건설업과 금융업들이 돈을 대거 들여와서 기숙사를 짓고, 그 돈을 다 학생들한테 기숙사비로 회수해가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 기숙사가 한 달에 거의 60만 원, 50만 원 월 정도가 평균 가격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주변에 있는 원룸과 가격이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게 나타나고 있죠.

◇ 장원석: 그렇군요. 기숙사 치고는 굉장히 월 들어가는 비용이 많은데요. 그런데 직영이든 민자든 학교가 기숙사 자체를 새로 짓는 것을 두고서 지역주민들과 마찰을 빚는 경우가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자체도 사이에 껴서 어찌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 이 현상에 대해서 설명 좀 해주실까요?

◆ 이한솔: 현상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그냥 기숙사뿐만 아니라 청년주택이든 임대주택이든 하다못해 특수학교를 짓는다고 하더라도 이게 어쨌든 투기여론에 지역이 좀 많이 기초지자체 단위에서는 많이 휘둘리게 돼요.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집을 좀 돈벌이 수단으로 여겨지는 인식들이 워낙 팽배하다 보니까 어쨌든 집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혹은 본인의 임대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시설들이 들어온다고 하면 그냥 일단 반대하고 있는 정서가 너무 만연해 있는 게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고. 어쨌든 지역에서 그런 임대업자들이나 아니면 집주인들이 나름의 영향력들을 가지다 보니까 이게 지역사회에서의 어떤 중심적인 여론으로 자꾸 끌어가는 경향이 조금 있습니다.

◇ 장원석: 그런데 시에서 기숙사 건축 결정을 해버리면 구에서는 인허가를 하고 안 하고 결정할 권한이 없잖아요. 그냥 지어야 하는데,

◆ 이한솔: 아니요. 최종적으로는 임대주택이나 기숙사가 들어올 때 기초지자체에서 최종적으로 영향평가나 이런 걸 통해서 충분히 차단할 수 있는 권한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지어지지 못하고 있는 거라고 보여집니다.

◇ 장원석: 최근에도 한양대하고 고려대에서 이 같은 문제가 있었는데. 그래서 정부에서 이런 대학생 기숙 문제뿐 아니라 청년 전반적인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책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청년전세임대주택도 있고요. 서울시는 역세권 청년임대주택을 추진 중인데요. 청년들이 주택 부담을 덜었다고 체감할 만큼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 이한솔: 일단 좀 애매한 부분들이 있고요. 왜냐면 역세권 청년주택 같은 경우에는 이제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사실 아직 이게 건물이 다 지어지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이고. 이게 또 임대료나 다른 문제들이 민자 기숙사와 유사하게 있어요. 그래서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다 보니까 어쨌든 실효성이 있는 정책이 나올지에 대한 우려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고. 전세임대주택이나 다양한 제도들이 근 5년에서 10년 내지 계속 나오고 있어서 아주 조금씩은 해결되고 있는데, 사실 정부나 정치인분들이 생색낼 만큼 그렇게 많은 물량이 공급되지는 않다 보니까 약간씩은 해결되고 있더라도 이게 청년 주거문제 전반을 해결하거나 이런 쪽으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봅니다.

◇ 장원석: 민주당의 이후삼 의원이 LH에서 청년전세임대주택 계약안내 통보 대비 계약률 자료를 받아서 분석해보니까 LH가 입주 대상자를 선정해서 통보한 건 5만5000건 정도 됐는데 계약은 절반 정도밖에 안 됐더라고요. 그래서 부동산 업계에서 청년전세임대주택을 별로 달가워하지도 않고, 계약과정이 복잡하고 임대소득이 공개되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하던데, 현실적으로 어떻습니까?

◆ 이한솔: 전세임대주택 제도 자체가 전세물량이 적은 가운데서는 애초에 계약자들이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요. 사실 이 부분을 어쨌든 혜택을 받는 대학생이나 청년들이 직접 집주인들을 혹은 부동산 중개업자를 만나게 되면 어쨌든 엄청나게 을의 위치에 들어갈 수밖에 없거든요. 어쨌든 전세물량은 청년들이 매우 급하게 찾는 물량이다 보니까 수요가 되게 많은데 이걸 굳이 LH에 전세임대를 내어줄 필요가 없는 거죠, 그런 임대업자들 입장에서는. 그러다 보니까 이면계약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고, 혹은 집주인들이 갑질을 되게 많이 하는 경우가 많아요, LH 청년전세라고 한다면. 그랬을 때 자연스럽게 내가 이렇게 갑질이나 이런 부당한 피해들을 당하면서 계약을 온전하게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들이 정말 많다고 제보도 들어오고 있고. 그래서 청년전세임대주택은 실효성은 있다고 평가는 받지만 어쨌든 전세라는 특성상 한계가 너무 명확하기 때문에 좀 개선이 필요하거나 아니면 LH나 이런 데서 책임을 지고 집을 구하는 것까지를 어쨌든 같이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그냥 LH에서 내가 해줄 테니까 너희가 알아서 다 구해와라, 약간 너무 방관하고 있는 상황이 좀 더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장원석: 청년주택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사업자도 많지 않거니와, 매물도 상대적으로 적은데 입주매물을 직접 청년들이 찾아다녀야 하는 어려움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할 것 같은데요. 그러면 이런 정책 취지는 참 좋아요. 하지만 방향을 약간 수정해야 할 것 같이 보이는데, 그 부분은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이한솔: 사실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한다면 방금 LH 사례도 마찬가지였는데 이게 어쨌든 톱-다운 방식으로 물량을 계속 확대하려고 하고 있어요. 그래서 임대주택 30만 호 짓겠다, 혹은 청년들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서 20만 실을 공급하겠다. 이런 식으로 보통 캐치프레이즈가 뽑아져 나오는데 사실 그게 어쨌든 그 물량을 맞추기 위해서 이게 실효성 있게 정책이 다가가는지를 평가해 본다면 전혀 아니거든요. 그랬을 때 어쨌든 현장의 이야기들을 좀 많이 들어야 하고, 청년 세입자들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지를 정책에 반영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좀 미흡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어쨌든 그리고 부동산 문제라는 게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고 지금도 가장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이랬을 때 자가 소유나 아니면 아파트 매매가격이나 이런 집을 소유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계속 정책 패러다임이 돌아가다 보니까, 특히 1~2인가구, 작은 집을 전·월세로 살아가야 할 세입자들을 위해서 초점이 맞춰진 정책이 매우 부족한 게 원인으로 계속 생각하게 만들고 있지 않은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우리가 대학생들의 기숙사 문제부터 해서, 사회초년생들의 주택 문제에 대해서 쭉 짚어봤는데요. 현재 정책에서 또 어떤 점들이 약간 보완해야 하는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한솔: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이한솔 민달팽이 유니온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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