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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후진모드' 한국 자동차 산업, 여기서 멈추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0-29 16:09  | 조회 : 3374 
[생생경제] '후진모드' 한국 자동차 산업, 여기서 멈추나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이호근 대덕대 교수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제가 오늘 코스프 2000이 붕괴된 소식 오프닝으로 전해드렸는데요. 우리 경제에 든든한 기둥이었던 자동차 산업도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대덕대 이호근 교수 전화 연결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호근 대덕대 교수(이하 이호근)>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자동차 산업이 위기다. 교수님도 이런 경고 사인에 동감하십니까? 

◆ 이호근> 아휴, 동감할 수밖에 없죠. 이제 3분기 실적을 보면, 위기가 맞고요. 이제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얘기를 하려면 현대, 기아를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으니까요.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1/4 수준이고, 기아자동차도 시장전망치 2,000억의 한 1/3에 불과하고요. 이 와중에 쌍용은 7년 연속 적자고요. GM은 올해 1조 원 적자를 예약하고요. 지금 방송이라 제가 고상하게 얘기하고 있지만, 피부로 느끼는 심각성은 훨씬 더 크고요. 저도 자동차로 먹고사는 사람 중의 한 명인데, 사적인 자리에서는 이러다 이민 가야하지 않겠나, 이런 이야기를 할 정도로 정말 심각하고, 단기에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 김혜민> 자동차 산업이 우리나라의 굉장히 든든한 기둥이었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무너져버리면 진짜 큰일인데요. 조금 자세히 살펴보죠. 완성차와 부품업계. 이렇게 나눠서 보겠습니다. 일단 완성차. 현대, 기아차 같은 회사들인데요. 왜 고전합니까? 사람들이 덜 사서? 아니면 해외시장에서 인기가 떨어져서? 원인이 뭡니까?

◆ 이호근>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해외에서 덜 사고, 인기가 떨어진 게 같은 내용이겠죠. 결국 매출, 투자, 고용이 순차적으로 나빠지는 악순환에 진입했다고 보이기 때문에요. 완성차의 매출이 부진하면, 재고가 늘어나고요. 결국은 부품사의 경영, 완성차의 경영도 안 좋아지면서 원가 부담이 상승하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인건비 및 각종 인프라 비용이 채무성에서 좋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그 상황에서 결국 R&D 비용을 지속적으로 낮게 책정할 수밖에 없는데요. 2011년 이후로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독일이나 유럽의 경쟁사 대비 1/6에서 1/7 정도의 R&D 비용만 지출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또 경쟁력이 약화되어서 매출이 다시 부진해지고, 이러한 악순환이 현재 시작이 된 것으로 보이고요. 근본적인 원인은 고비용에 저효율 부담이 누적된 상황이다. 이렇게 보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 김혜민> 매출, 투자, 고용이 순차적으로 나빠지는 악순환 초입에 들어섰다. 이렇게 정리해주셨는데요. 지난 금요일에도 제가 방송 중에 현대차 어닝 쇼크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만, 우리 자동차 산업만 이런 것은 아니죠?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조금 심각한 부진 아닙니까? 일본도 몇 년 전에 그랬고요. 

◆ 이호근> 그렇죠. 맞습니다. 그런데 일본과 한국은 다소 다른 게요. 일본이 몇 년 전, 2013년, 2014년이죠. 그때 상당한 부진을 입었을 때 우리나라 현대, 기아가 850만 대 수출 생산량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보였을 때가요. 우리나라 경쟁력이 확보됐다고 착각을 했던 거고요. 

◇ 김혜민> 반사이익이었군요.

◆ 이호근> 그렇죠. 그 당시에 이유는 일본의 대동아 지진, 원전 사태 이후로 부품사들의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져서 결국은 부품 산업이 붕괴된 것이 원인이거든요. 그게 회복되면서 우리가 밀리고 있는데, 세계적인 추세를 보면, 약간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표현한 것처럼 성장이 둔화된 것이지 내리막길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2017년에는 약 2.5% 정도 전체 전 세계 생산량이 증가했다가 이게 1.2% 증가로 약 절반 정도로 증가율이 떨어진 정도고요. 결국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이런 전 세계의 자동차 시장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역별로 유럽도 증가세가 조금 둔화됐고요. 미국은 약간 감소하고, 중국은 사상 처음으로 감소가 예상되고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 있어서 결국은 전 세계적인 자동차 경기가 좋을 때는 우리나라처럼 실제 어중간하거든요. 프리미엄급 차량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중국처럼 저가형 차량을 생산성이 높게 생산하는 것도 아닌, 중간급에 있는 자동차 회사나 생산국들 같은 경우는 상당히 많은 반사이익을 누리다가 매출이나 성장이 둔화되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것이 지금의 상황이라고 판단하시면 됩니다. 

◇ 김혜민> 또 하나 아쉬운 게요. 지금 말씀 중에서 2013년, 2014년 반사이익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우리나라 자동차들이 호황을 누렸는데요. 그때 현대차가 제 기억에는 한전 부지를 매입했죠?

◆ 이호근> 네, 맞습니다. 

◇ 김혜민> 그때 관계자들이 다 뜨악했던 기억이 나요. 

◆ 이호근> 그렇죠. 다들 놀랐죠. 

◇ 김혜민> 주식도 엄청 떨어지고요. 이게 현대차의 발목을 그래도 잡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 이호근> 실제 한 건만으로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 당시에 한전 부지를 매입했던 10조가 어느 정도 규모냐 하면, 최근의 중국의 자동차 회사가 메르세데스 벤츠 쪽의 지분 5% 인수하는 데 들어가는 돈과 비슷하거든요. 그래서 그 정도의 돈을 투입해서 벤츠의 지분을 중국에서 인수하게 되면서 최근에 가장 큰 걱정이 만도입니다. 만도가 부품을 공급하면서 자율주행 자동차 부품을 벤츠하고 같이 개발하면서 공급할 계획을 중국 측에 세웠다가 당연히 벤츠하고 중국이 손을 잡게 되면서 어떻게 보면, 실린더나 쇼바 등의 부품만 공급하는 회사로 전락할 위험성도 있거든요. 이렇게 M&A나 기술 투자나 이런 것 하나가 결국 부품 산업의 큰 영향을 미치는데, 그러한 것들이 누적되다 보니까 이러한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이렇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죠. 

◇ 김혜민> 그래서 지금 완성차 회사 수익률도 말할 것도 없고, 부품 업체들은 이보다 더 심한데요. 은행에서 부품 업계에 자금을 더 이상 안 빌려준다는 말도 있더라고요. 

◆ 이호근> 그렇죠. 회사가 어렵다고 하면, 기존에 이미 대출이 되어 있는데, 그것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보는 게 은행의 당연한 생리이고요. 결국은 현대, 기아 자동차, 한국 GM 등 완성차 업체의 실적 부진은 결국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 업체들의 경영 위기에 빠지는 연결고리에 있거든요. 그리고 공장 가동률 떨어지고 있고요. 매출 하락이고요. 최저 인건비 올라가고, 52시간 근무 제한 걸리고요. 결국, 은행권에서도 자동차 부품 업계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하면서 신규 대출은 물론이고, 만기 연장도 꺼리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상당히 위기가 다가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혜민> 그래서 부품 업계가 지금 3조 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요청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정부가 조만간 금융 지원을 포함한 자동차 부품 업계 지원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는데요. 부품 업계가 원하는 만큼 반영이 될까요?

◆ 이호근> 최대한 반영을 한다고 했고, 실제 이번 정부 들어서는 일자리 창출이나 일자리 감소에 대해서 상당히 예민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이 분명하지만요.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이게 당장 한 번, 두 번의 자금 지원을 떠나서 장기적인 체질 개선에 써야 한다, 이런 부분이거든요.  

◇ 김혜민> 일시적인 자금 지원은 안 된다?

◆ 이호근> 그렇죠. 그래서 유사부품 공급사 간의 M&A 등도 추진해야 하고요. 경쟁력 확보를 위한 R&D 비용. 이런 쪽으로 비용이 많이 쓰여야 하는데요. 실제 3조1천억 규모의 자금 중에서 R&D 비용 쪽의 지원은 4천억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단발성 해결책이 아닐까, 하고 많은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 김혜민> 그러면요. 단발성 해결책 말고요. 장기적인 접근을 우리가 해본다면, 최근에 정부가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사업. 수소차 지원 결정을 했잖아요? 이런 것도 장기적 투자, 장기적 해결방안이 됩니까?

◆ 이호근> 이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 현재 내연기관으로 움직이는 자동차 시장이 점차 축소되고 있고, 국가별로 다소 상이하지만, 빠르면 7, 8년, 2030년에는 내연기관 차의 생산과 판매를 금지하겠다, 이런 나라들이 많거든요. 결국, 말씀하신 것처럼 수소 전기차나 전기차, 이런 친환경 차에 대한 기술지원은 미래 자동차 산업에 투자가 맞고요. 특히 우리나라가 99% 이상이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수소 전기차에 대한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고, 그에 대한 부품 산업의 확장도 필요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짧아야 7년, 길면 12년, 13년 후에 시장이 확대되고, 극단적으로 팽창하는 시장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예를 들어서 현대자동차가 중국에 공장 하나를 설립할 때는요. 5년을 봅니다. 5년 안에 본전을 빼고, 그 이후 시장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런 전망을 가지고 보거든요. 그 얘기는 2011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부품 산업의 위기, 이게 7, 8년이 지나서 이제야 완전한 위기의 절벽 상황을 맞이한 것처럼요. 친환경 자동차과 관련한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가 지금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그 결실을 볼 때까지 최소한 7, 8년을 버틸 수가 없다는 거죠. 2, 3년을 버티지 못하고, 생태계가 붕괴된다고 하면, 그런 친환경 차에 대한 R&D 비용 투자도 결국 물거품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각종 전문가들이 암담하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 김혜민> 그렇다면, 새로운 시장 개척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자동차 수출하는 데에 있어서 지금 우리가 주요 국가로 삼는 무역국들이 있잖아요? 그런 국가들 말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든지, 이런 부분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 이호근>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만, 예를 들면 우리가 중국, 미국, 유럽이 3대 마켓이었고요. 그다음에 남미 시장하고, 인도 시장을 다음 타겟으로 보고, 실제 그런 쪽에 대한 마케팅 전환이 메이커를 중심으로는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자동차를 생산해서 판매하는 데 있어서 신차 개발과 마케팅, 이런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신차 개발은요. 최소한 2, 3년, 길면 4, 5년까지 걸리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제 와서 급작스럽게 새로운, 아주 혁신적인 차를 개발해서 시장을 뚫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쉽지 않은 얘기라는 거죠. 결국, 그렇게 본다면, 당장 손을 댈 수 있는 부분은 실제 생산성과 경쟁성 확보거든요. 그런데 GM 사태를 보면, 우리나라에 GM 공장이 들어섰던 것이 1997년이고요. 21년 전에 들어선 것이 최신 시설의 공장이라고 우리가 얘기를 합니다. 그 이후에 없었어요. 그 얘기는 이미 노동생산성 면에서 자동차의 생산 경쟁력은 상당히 떨어지는 게 우리나라다. 결국 그래서 GM도 R&D 법인 분리를 통해서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거든요. 결국은 단기적으로 쉽지는 않습니다만, 경쟁 차종, 신차 모델 개발, 신시장 개척. 이렇게 3, 4년에서 4, 5년 이상 걸리는 롱 플랜보다는 당장 우리가 노사 합의를 통해서 자동차의 생산 경쟁력을 높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빨리 찾지 않으면, 실제 이게 쉽지 않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 김혜민> 자동차 뉴스가 사실 경제뉴스로만 나오지 않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쌍용, GM, 다 사회면에서도 나왔고, 정치면에서도 나왔고요. 그 이야기는 그만큼 해결하기 힘든 게 이 자동차 산업에 얽힌 문제들이라는 말이거든요. 오늘 교수님의 이야기를 잘 들어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현재 후진 모드에서 전진 모드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호근> 저도 바라는 바입니다.

◇ 김혜민> 교수님,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 이호근> 감사합니다.

◇ 김혜민> 지금까지 대덕대 이호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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