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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증가.. 가장 시급한 대책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9-27 10:09  | 조회 : 2118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9월 27일 목요일
□ 출연자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백윤식 성동일 주연의 영화 <반드시 잡는다>를 보면요. 백발의 독거노인 백윤식이 동네 젊은이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구절이 나옵니다. “아주 가끔씩 나 좀 들여다봐 주게” 영화에서 혼자 사는 노인들의 외로움이 아주 적나라하게 묘사됐거든요. 영화 내용처럼 추석 연휴 동안 많은 분들이 가족과 함께 지내셨겠지만, 혼자 보낸 분들도 많았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홀로 사는 노인인구는 지난 2010년 105만 명에서 올해 140만 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독거노인이 고독사한 지 한참 지나서 발견됐다는 뉴스를 종종 듣게 되죠. 서울시 무연고 사망자가 최근 5년 동안 23% 증가했다는 자료도 있는데요. 이렇게 우리 사회 문제로 떠오른 고독사와 관련해서 이호선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이하 이호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장원석: 방금 제가 말씀드린 것 같이 서울시 무연고 사망자가 5년 동안 23%가 늘었다고 하는데 이 추이를 보면 결국 고독사도 함께 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 이호선: 우리가 고독사라고 하는 쓸쓸한 죽음에 관련된 이야기가 최근에 많이 늘어나는데, 지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자료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 자료는 사실 전체 고독사를 담기보다는 무연고 사망자라고 해서요. 막상 돌아가신 이후에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치러줄 분이 있나 살펴봤을 때 가족이 있거나 친인척이 있을 경우 이분들은 그냥 그분들을 모실 분들이 시신이나 이런 것들을 함께해주시는 거고, 대신에 아무리 찾아봐도 이분들을 함께해줄 분이 없다고 할 때 우리가 이분들을 무연고 사망자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요. 지금 말씀하신 자료의 경우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자료이고. 이게 2013년도에 서울시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2013년도에 298건이었다가 이게 2017년도가 됐을 때 366건으로 해서, 5년 사이에 22.8% 증가했다. 이런 자료로 나온 겁니다. 그러니까 사실 우리가 고독사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결국 무연고 사망자가 22.8% 증가했다면 이보다 더 큰 개념이라 생각할 수 있는 고독사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 안타까운 건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자료도 사실은 아주 정확한 건 아닌데 그나마 고독사에 관련된 통계자료는 전혀 없다는 겁니다.

◇ 장원석: 지금 말씀하신 지적대로라면 명확한 자료 통계가 없다 보니까 대비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의구심이 들기도 하는데. 무연고라고 하면 장례조차 치러줄 사람이 없어서 지자체에서 처리하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또 여러 가지 우리 사회가 고민하게 되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참 안타까운 점은 혼자서 방안에서 병마와 싸우다가 외롭게 숨을 거두고 한참이 지나서 누군가에게 발견된다는 점, 이점인 것 같아요.

◆ 이호선: 그 점도 정말 안타깝습니다만 고독사가 정말 안타까운 점은 사망하기 전부터 꾸준히 혼자 계셨다가 사망의 고통스러운 지점에 혼자 머물러 있고, 그러고 나서 다른 사람에 의해서 발견된 것은 그 이후에 한참, 며칠에서 거의 몇 달, 어떨 때는 몇 년 지난 이후에 발견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우리가 보통 누군가의 고통스러운 죽음을 보는 것은 제3의 눈이고요. 사실상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은 홀로 그 고통스럽고 쓸쓸한 죽음을 맞아야 하는 당사자였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당사자들이 지금 현재 통계자료도 없이 끊임없이 혼자 이런 쓸쓸하고 안타까운 죽음을 맞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게 굉장히 아픈 일이죠. 

◇ 장원석: 고독사하신 분들을 보면 대체로 대문을 잠가놓지 않았다는 자료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쉽게 누군가 문을 열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오랜 기간 혼자서 외롭게 있다가 발견되는 점, 참 안타까운 점인 것 같은데. 수치로 계속 보자면요. 1인가구 비율이 28.6%로 지난해 자료를 보니까 역대 최고치였고요. 이게 역시 고독사와 연관이 있다고 봐야겠죠?

◆ 이호선: 그렇죠. 아무래도 고독사라고 하는 것 자체가 혼자 머물로 혼자 생활하고 누구와의 접촉도 없이 지내다가 그의 고통과 그의 사망과 그 사후를 누구도 알지 못할 때 우리가 이것을 고독사라고 한다면 이건 1인가구 증가와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최근에는 20대로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홀로 사시는 분들, 흔히 말하는 1인가구죠. 혼자 사시는 분들이 워낙 많은데다가 사실 이게 가구로 등록돼 있는 경우도 그렇지만 가구로 등록돼 있지 않고 호적은 가족과 함께 돼 있지만 따로 홀로 떨어져 나가 살고 있는 분들도 굉장히 많거든요. 이런 분들은 이유도 다양하죠. 취업 때문이다, 학업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우리가 이혼이라든지 아니면 미혼이라든지, 여러 가지 이유들이 많이 있는데 결국 우리가 어떤 이유이든, 긍정적 이유이든 부정적 이유이든지 간에 가족들의 돌봄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심지어 사회적 돌봄도 받지 못하는, 이걸 우리가 보통 고독사를 어떤 개인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저는 이건 사실 사회적 방임 상태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봅니다.

◇ 장원석: 만약 지금 말씀하신 대로 사회적 방임이 계속된다면, 일 때문에 혹은 학업 때문에, 자식들에게 부담 주기 싫어서 혼자 지내는 분들이 계속해서 늘면 결국 고독사도 줄지 않을 것 같다는 걱정이 돼요. 이렇게 계속해서 사회적인 통계라든지 방임이 계속된다면요. 게다가 고령층뿐 아니라 4050대 독거중년들도 180만 명에 달한다는 자료가 있고요

◆ 이호선: 사실 그건 굉장히 중요한 말씀이신데요. 지금 4050대 중년의 독거, 혼자 생활하시는 분들이 180만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막상 우리가 이혼, 미혼, 기러기 여러 이유로 최근에 중년들이 가족과 떨어져 사는 비율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는데 이 비율이 어느 정도냐면 사실 우리가 60대 70대 이상 되신 분들이 홀로 사시는 경우는 사별이라든지, 물론 이혼이나 이런 것도 있지만 주로 사별에 관련된 홀로살기가 굉장히 많은 편인데 40대 50대 같은 경우도 전체가 비율로 따지자면 40대 같은 경우에는 19.5%가, 50대 같은 경우에는 20% 넘게 지금 연령대별로 봤을 때 1인가구 범위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굉장히 높은 비율이라 이건 사실 4050대 계신 분들 중에 적어도 30% 이상이 혼자살고 있다, 이렇게 봐야 하거든요. 그리고 실제 막상 고독사가 어른들에 의해서, 특별히 노년층에서 많이 발견된다고 생각하시지만 주로 우리가 뉴스를 보셔서 아시다시피 대개 중년들 중에 특별히 50대 고독사가 굉장히 많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막상 어른들은 특별히 노년층 같은 경우 사회적 돌봄의 대상이고 사실상 우리가 여러 검진, 이를테면 치매검진이라든지 아니면 동네에서 이분들 돌봄에 대한 여러 정책적인 발걸음들이 있는 반면, 사실 40대 50대는 스스소를 돌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막상 경제적으로도 퇴직한 분들이 많고 이혼율도 상당히 높아지는 시기이고 몸의 변화도 급작스럽게 많이 나타나는 시기라서 사실상 이분들이야말로 고독사의 완벽한 사각지대에 있다, 이렇게 봐야 할 겁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사회안전망이 보통 60대가 넘어가야 손길이 미치게 되니까 50대 남성의 고독사 위험이 높다는 이유가 거기서 나온 거군요.

◆ 이호선: 그렇다고 봐야 할 겁니다.

◇ 장원석: 그리고 독거노인들 물어보면, 지금 50대 중년층의 건강도 말씀하셨지만 본인의 건강이 굉장히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시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돌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안 좋은 줄 알면서 관리가 안 되는 부분. 이것도 사회적인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 이호선: 일단 우리가 혼자 산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이야기하는데요. 고독에 대해서만 생각합니다만, 사실 옆에서 닦달하는 사람도 없다는 거예요. 밥 먹어라, 병원 가라, 운동해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는 게 혼자 산다는 것의 상황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혼자 사시는 분들 보면 외로움이나 식사를 거르는 결식 이런 문제 말고도 당연히 건강관리 부실해질 수밖에 없고요. 운동량에 대한 부족은 굉장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더군다나 우리가 보통 60대가 넘어갔을 때 운동의 중요성이 왜 그러냐면 사실상 우리가 이동성이 떨어지는 때가 60대 이상, 관절의 문제라든지 허리의 문제라든지 아니면 기타 만성 질환들이 끊임없이 여러 가지 종류로 한 사람을 집중적으로 계속 남은 생애 동안 괴롭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움직임이 떨어지다 보면 골밀도도 떨어지죠, 근력 떨어지죠. 근력 균형감이나 운동감각 떨어지죠. 그러면 사실 최근 우리가 여러 건강 프로그램들 보시면 허벅지 근육과 종아리 근육이 이 사람의 생명을 좌우합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잖아요. 그만큼 다리 근력이 차지하고 있는 건강의 중요성이 큰데 이 부분에 대해서 왜 운동 안 하십니까, 이게 문제가 아니라 혼자 있을 때 의욕도 없는 상황에서 실제 식사도 제대로 되지 않죠. 그런 상황에 운동에 대한 사실상 별 필요도 잘 못 느끼고 힘드니까 더 다가가기 싫어지거든요. 이러다 보니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노년들이 새벽에 달리는 사람이 제일 많다 생각하지만 그건 건강한 어르신들이고요. 마음의 침체와 몸의 침체가 함께 있는 분들의 경우에는 사실상 굉장히 심각한 건강상 문제를 경험하고. 이렇다 보면 개인 스스로가 막을 수 있는 질병도 막기 어려운, 이른바 자기방임의 상황에 접어들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거죠.

◇ 장원석: 방금 몸하고 마음을 함께 말씀해주셨는데 몸이 좋지 않으면 당연히 정신적으로도 약해질 것 같아요. 더 증정적인 사고를 하기 어려울 것 같고,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잔소리가 그리울 정도로 외로움에 사무치는 나날을 보내실 텐데,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 만약 그런 분들을 상담하실 때에는 어떤 말씀을 주로 해주세요?

◆ 이호선: 일단 보통 혼자 계신 분들의 가장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는 뭐냐면 일상에 규칙이 없다는 겁니다. 그냥 먹고 싶을 때 먹고, 주무시고 싶을 때 무수리고, 나가고 싶거나 혹은 누구 일 있으면 간신히 나가는 정도인데요. 그래서 보통 우리가 일상이 무너지고, 일상이 무너지는 것이 나만 괴롭히는 것이 타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을 때 우리는 이건 장애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저는 고독사가 사회적 장애라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기본적으로 우리가 이런 경우에는 일주일 동안 패턴을 스스로 만드시거나 혹은 주변에서 만들어주시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적어도 하루에 몇 시간 정도는 무조건 밖에 나와서 생활하시도록 할 때 우리가 할 일이 없는데 밖에 나올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이럴 때는 복지관이라든지 주민센터라든지 아니면 보건소라든지 면사무소라든지 마을회관이라든지, 다양한 방식으로 이 사람이 적어도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는 무조건 얼굴을 비춰야 이분이 생존했는지, 건강상에 변화가 있는지 아닌지를 타인이 확인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일주일에 적어도 두세 번 정도는 무조건 외부에 있는 사회적인 여러 시설들에 참여하고 함께하는 관계공간을 찾도록 하는, 스스로도 찾아야 하고 정 스스로 찾기 어려울 경우는 그분들 모시고 와서라도 이분이 적극적으로 함께 사회적 소속감도 느끼고 다른 사람들하고 경험할 수 있는 규칙적 패턴을 갖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거기에 운동도 들어가고 관계도 들어가고 식사도 들어가고, 다 들어가겠죠.

◇ 장원석: 우리가 고독한 분들을 위해서 직접 독거노인들을 찾아 방문하는 것을 많이 해왔지만, 그분들을 밖으로 나오게 할 수 있는 시스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 강남구에서는 편의점 프랜차이즈와 업무협약을 맺어서 이웃지킴이 거점 업소로 편의점을 활용했고, 전라남도에서는 대학생 지킴이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자체도 이런 활동을 하는 것 굉장히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중앙 컨트롤타워가 이런 것들을 관리해주는 것도 필요할 것 같거든요. 어떤 대책들이 있어야 할까요? 

◆ 이호선: 일단 혼자 계신 분들에게 최근에는 AI라든지 IoT가 많이 발달해서 이분들이 사실 집안에서 어느 정도 움직임이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들도 각각 1인가구마다 설치한다면 일단 그게 연령대와 상관없이 가장 중요하게 이분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제일 중요한 방법이 될 것 같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가장 중요한 건 결국 마을공동체입니다. 오히려 어르신들만 모여 계신 저 산골이나 아니면 농촌 어촌 쪽에는 혼자 살다가 돌아가시는 고독사가 그렇게 심하게 나타나진 않는 것이, 농촌 같은 경우에는 어르신 한 분만 며칠 안 보여도 김 씨는 왜 안 보여, 이렇게 서로 간에 안부를 묻고 생사를 확인하는 과정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거든요. 오히려 집합건물이 많은 곳에서 집합적으로 누군가를 돌볼 것 같지만, 가장 큰 방임과 외로움과 고독이 발생하는 건 정말 사회적 역설이라 봐야 할 텐데 이런 역설을 줄일 방법은 마을공동체를 어떤 식으로 21세기에서 21세기가 우리가 어떤 새로운 대안적 방식으로 한 개인들의 삶 속에 침투할 수 있을 것이고 돌볼 수 있을 것인가. 이게 아마 정책적으로 정부가 앞으로 만들어가야 할 거대한 그림이 아닐까 싶습니다.

◇ 장원석: 오늘 고독사, 독거노인과 관련해서 진지한 이야기 잘 들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호선: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이호선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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