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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의 <간다, 봐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9-20 09:11  | 조회 : 878 
ytn 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법정스님의 책 <간다, 봐라>를 소개합니다.

“한낮에는 무덥고 밤에는 시원하고 맑은 달.
오늘은 참으로 고마운 날이다. 오랜만에 청명한 달밤을 맞이하다. 달빛이 좋아 잠옷 바람으로 뜰에 나가 후박나무 아래에 놓인 의자에 앉아 한참을 보냈다.
앞산에 떠오른 열이레 달이 가을달처럼 맑고 투명했다. 달빛을 베고 후박나무도 잠이 든 듯 미풍도 하지 않다가 이따금 모로 돌아눕듯 한 줄기 맑은 바람이 스치면 잎새들이 조용히 살랑거린다. 하늘에는 달빛에 가려 별이 희미하게 듬성듬성 돋아 있다. 아까부터 쏙독 쏙독 쏙독 쏙독새가 이슥한 밤을 울어예고 있다.
달과 나무와 맑고 서늘한 밤공기 속에 나는 산신령처럼 묵묵히 앉아 맑고 조촐한 복을 누렸다. 홀로이기 때문에 이런 복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한다.”(13쪽)
지난 2010년 세상을 떠난 법정스님의 글입니다.
딱 지금 감상하기에 좋은데요. 
스님이 생전에 쓴 책은 대략 30여 권. 하지만 절판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서점에서 법정스님의 책들을 만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아쉬움이 있던 차에 이번에 생애 마지막 시기를 보낸 강원도 산골 시절. 그때까지 지니고 있었던 노트와 메모, 편지, 그림들을 엮은 책이 나왔습니다. 미발표 글이어서 더 흥미로운데요.
산속에 홀로 살면서 마주 하는 인간이란 존재의 민낯. 자연과 어울리면서 누리는 풍요로움이 가득 합니다. 뿐만 아니라 불교계의 현실을 매섭게 비판하는 문장도 있어서 ‘종교’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부조리를 다시 한 번 반성하게 됩니다.
책 제목 ‘간다 봐라’는 임종게인데요. 마지막 한 말씀을 남겨달라는 제자에게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보라는 뜻이지요. 우리는 이 세상을 살다가면서 어떤 뒷모습을 남기게 될까요? 

오늘의 책, 
법정스님의 미발표 글을 모은 <간다, 봐라>(김영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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