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인터뷰전문보기

한완상 “남북 10만명 수준으로 군 감축, 평화군 역할해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9-18 09:33  | 조회 : 3322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9월 18일 (화요일) 
□ 출연자 : 한완상 前 통일부총리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

-이명박, 박근혜 정부 한 세기처럼 길어, 남북관계 처참하게 후퇴
-김영남 11년 만에 만남, 가까운 벗, 큰 형님만나는 기쁨
-북미 간 합의 삐걱 거리지만 정상 간 신뢰 있어
-남-북-미 정상간 3국 신뢰의 축이면 못할 것 없어
-비핵화-종전선언, 동시추진 큰 패키지 안에 단계적 추진해야 
-종전선언-비핵화 동시 천명 후 핵폐기 과정마다 대응 조치해야 
-핵폐기 단계시 북미 국교정상화 조치 
-군사적 긴장? DMZ 지뢰 위험요소
-남북 적대행위 중지 위해 군축해야 
-남북 10만명 수준으로 군 감축, 평화군 기능으로 역할바꿔야 
-남북미 정상 간 결정, 실무진이 받아들여야, 남북미 모두 잘 안 돼
-정치권, 여전히 남북갈등 정치적 이득으로 전환시키는 재주있어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남북중일 재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앞서 계속 전해드렸습니다만 3차 남북정상회담이 오늘 평양에서 시작됩니다. 잠시 후 8시 40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특별수행원들이 성남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출발할 예정입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올해 있었던 1·2차 정상회담까지 남북정상 간 5번째 만남이자 문재인 대통령과는 3번째 만남입니다. 이번 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는 어떤 진전이 가능할지, 한반도에는 또 어떤 평화의 바람이 불어올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 김대중 정부에서 통일부총리를 지내셨고요.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을 맡아 이번에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분이십니다.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 전화로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총리님. 

◆ 한완상 前 통일부총리(이하 한완상): 안녕하세요.

◇ 김호성: 지난 2007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11년 만에 다시 평양을 찾게 되신 겁니다. 감회가 어떠신가요?
 
◆ 한완상: 그렇습니다. 감회가 아주 남다른데요. 이게 지난 11년간은 나한테는 한 세기 같이 길었다고 생각됩니다. 그것은 남북관계가 지난 11년간 아주 뒤로 되돌아갔단 말이에요. 이명박·박근혜 9년 동안 너무 처참하게 후퇴했기 때문에, 그러고 나서 지금 이런 새로운 남북관계 개선의 조짐이 보이니까 아주 기쁘게 느껴집니다.

◇ 김호성: 오늘 오찬 후에는 특별수행원들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난다는 건데요. 부총리께서 만나시면 어떤 말씀하실 예정이신지요?

◆ 한완상: 제가 적십자총재를 했을 때는 1년에 한두 번 가면 꼭 만났으니까요. 아주 가까운 벗을 만나는 것 같고 큰 형님 만나는 것 같은 기쁨이 있죠. 그러나 이번에 우리 특별수행원들이 많기 때문에 같이 만나면 다정다감하게 둘이 이야기할 시간은 별로 없을 겁니다만, 서로 신뢰의 끈을 놓치지 않는 그런 이야기는 해야겠죠.

◇ 김호성: 최근 대통령 원로자문단으로 오찬 간담회 갖지 않으셨습니까.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요. 대통령께 어떤 조언을 하셨습니까? 

◆ 한완상: 조언이라고 하면 여러 가지 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70년 동안 한반도에는 남북 간에 적대관계, 북미 간에 적대관계가 있었고요. 다만 한미 간에 우호동맹관계가 있었는데 이런 관계가 있는 한 평화가 오기는 참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한국과 미국이 힘을 합쳐서 북한을 옥죄고 악마화하는 쪽으로 힘을 쏟았기 때문에 그것을 종식시키겠다고 하는 것이 4·27 판문점 선언이고 또 6·12 트럼프와 김정은 위원장 간의 합의라고 보는데요. 지금 6·12 합의 이후에 좀 삐걱거리니까 우리 대통령이 이것을 바로잡는 일을 하셔야죠. 하실 겁니다.

◇ 김호성: 그래서 중재자론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고 또 기대도 많이 걸고 있는데요. 수석중재자라는 표현까지 쓰지 않습니까, 앞에 Chief이라는 단어까지 쓰면서 이야기하는데. 문 대통령께서 중재자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실 수 있는 여건이라고 판단하시는지요?

◆ 한완상: 여건이 됐죠. 그것은 첫째 지난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해서 놀랍게도 평창 피스 프로세스가 남북 간에도 시작되고, 남북 간에 시작된 피스 프로세스가 북미 간에도 이어져서 그것이 처음으로 남북정상 간의 호의적인 평화 지향적인 합의가 북미 정상 간의 호의적이고 평화 지향적인 합의로 선순환 되도록 이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지난 70년 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적인 현상이죠. 그러니까 정상 간의 신뢰는 있습니다. 비록 북미 간의 합의가 삐걱거리지만 트럼프와 김정은 위원장 간에는 트위터를 통해서 혹은 편지를 통해서 서로 연애하듯 칭찬하고 그러잖아요. 그다음에 또 우리 문 대통령의 인품과 정직성과 타협하고 서로에게 네고시에이트(Negotiate)하는, 협상하는 기술을 트럼프가 높이 평가해서 이번에도 북미 간에 문제를 푸는데 아주 중요한 협상가로 일해 달라고 그렇게 맡겼잖아요.

◇ 김호성: 그런데 협상의 의제가 그렇게 간단치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비핵화 의제는 과거에 의제로 올라온 적도 없었고요. 그래서 어제 임종석 비서실장도 ‘매우 조심스럽고, 낙관적 전망도 하기 어렵다’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좋은 결과 얻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한완상: 그건 두고 봐야겠지만 노력해야 하는데요. 비핵화라고 하는 이것은, 이게 왜 어렵고 아주 중대한 문제인가 하면 소련 체제가 해체된 이후에 미국 CIA 울시 국장이 이야기한 대로 험악한 밀림에 붉은 용이 죽고 난 이후에 붉은 용보다도 어떤 의미에서 더 무서운 독사들이 밀림에 우글거린다고 했어요. 이것은 소련은 해체됐지만 각종 테러리스트라든지 이런 세력이 굉장히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는 뜻이죠. 그래서 비핵화와 더불어 핵물질의 비확산, 비핵화와 비확산이 미국의 세계 군사 전략의 아주 핵심인데요. 이 핵심적인 것을 우리가 과연 남북정상 간에 이것을 원만하게 잘 해결해나가겠는가 하는 것을 우리가 쉽게 낙관할 수 없죠. 그러나 아까 말씀드린 대로 70년 동안 우리가 일찍 보지 못하던 북미정상 간의 신뢰, 그리고 한미정상 간의 신뢰, 그리고 남북정상 간의 신뢰, 이 세 가지 신뢰의 축이 움직이면 못할 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선 종전선언 후 비핵화를 계속 북측에서 고집한다면 대통령은 어떤 식으로 응대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한완상: 이게 말이죠. 종전선언을 먼저 해야 하느냐, 비핵화 실천을 먼저 해야 하느냐 갖고서 서로 삐걱대는데요. 이것은 동시에 추진할 건 동시에 추진해야 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은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을 가려서, 동시에 하고 나서 그다음에 단계적으로 할 때마다 그 단계마다 미국과 북한이 서로 상응하는 조치를 하면 됩니다. 이를테면 종전선언과 비핵화 의지 천명을 동시에 하고요. 동시에 하고 나서 즉시 비핵화 실천으로 북한이 들어가는데 비핵화 실천은 길고 멉니다. 신고하고 사찰하고 폐기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러니까 이 긴 과정에서 북한이 하나하나씩 신고할 때마다 거기에 상응하는 미국의 대응조치가 있어야 해요. 그러고 나서 또 사찰하게 되면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경제제재 조치 1단계를 신고하면 하고, 사찰 시작하면 제2단계를 하고, 그다음에 폐기 단계에 들어가면 국제경제기구에 북한을 가입시킴과 동시에 미국 간의 국교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시작하는 거죠. 그래서 그걸 하면서 평화협정,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평화협정을 평화체제로 바꾸는데 평화체제로 바꿀 때 중요한 게 북미 간에 국교 정상화 같은 거겠죠. 그런 단계마다 미국과 북한이 서로 상응하는 조치를 신뢰 바탕으로 조치를 하면 이게 비핵화가 되는 거죠.

◇ 김호성: 따로따로 떼어 볼 문제가 아니라 패키지로 함께 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 한완상: 패키지가요. 잘 이해해야 합니다. 동시에 하는 큰 패키지 안에 각 단계마다 작은 패키지가 따라가야 해요.

◇ 김호성: 그러면 연관된 이슈가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군사적 긴장 종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라는 전망도 있고요. 실제로 보면 DMZ 중심으로 한 접경지역에 있는 재래식 무기들이 현존하는 위협이라는, 핵무기 못지않은, 그런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까요?

◆ 한완상: 그러니까 우선 DMZ 안에 있는 위험한 요소 가운데 가장 큰 게 지뢰입니다, 지뢰. 지뢰 제거하려면 지뢰가 하도 많이 묻혀서 굉장히 시간도 걸릴 뿐만 아니라 이걸 정성스럽게 조심스럽게 추진하지 않으면 인명피해가 엄청납니다. 또 지뢰는 이것은 전쟁 문제뿐만 아니라 인권 문제입니다. 국제 인권 문제이기 때문에 지뢰 제거를 위해서 한미 간에 아주 특단의 조치를 해야 하고요. 거기에 미국이 협조해야 합니다. 그래서 DMZ에 지뢰가 제거되고 DMZ 안에 무기를 사용하는 걸 금지하고. 지난번에 무슨 북한의 군인이 하나 넘어왔잖아요. 넘어왔을 때 북한 군인들이 그 바로 DMZ 경비구역에서 총 쏘는 걸 우리가 TV로 봤잖아요. 이제 다시 그런 일이 안 일어나도록 조치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남북 간에 적대행위를 중지하려면 지속적으로, 원래 남북 간에 그런 제의가 있었는데 군축도 해야 합니다. 남과 북이 10만 명 수준으로 군대 규모를 감축하면서 남북 간에 군대는 한반도에 전쟁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는 전제를 지키는 평화군의 기능으로, 역할로 바꿔줘야 할 거예요.

◇ 김호성: 군축에 대한 논의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전시켜나가야 할까요?

◆ 한완상: 군축에 대한 방향은 지금 양 정상 간의 합의가 확실하게 이뤄져서 그것이 신뢰로 다시 묶어지면 그게 밑에 관료로 내려와야 해요. 악마는 항상 디테일에서 나옵니다. 정상 간에 합의해도 밑에서 안 받으면 안 됩니다. 지금 트럼프도 보면 트럼프는 김정은 위원장하고 합의를 하고 상당히 잘됐다고 생각하고 서로 칭찬하는데 밑에 볼턴이나 국무장관이나 이런 사람들이, 국방장관이 잘 안 받잖아요. 꼭 같은 게 지금 북한에도 있잖아요. 김정은 위원장 말하는 게 밑에 김영철 씨한테는 잘 안 내려가서 아주 지난번에 굉장히 좀 위협적인 편지를 폼페이오한테 보내니까 폼페이오가 북한 못 갔잖아요. 우리도 마찬가지 아니에요. 대통령이 이렇게 평화지향적인 큰 틀을 가지고 결정하면 밑에 관료들이 받아야 하는데 이게 또 잘 안 되잖아요. 그래서 디테일에 늘 악마가 작동한다. 그것을 청산하면서 군비 축소 문제를 북한과 상세하게 실무진에서 새롭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실무진이 최고의 평화의지, 탈냉전 된 평화 의지를 내면화해야 해요. 그게 안 돼 있어요, 지금. 미국도 잘 안 돼 있고, 북한도 잘 안 돼 있고, 한국에도 잘 안 돼 있어요.

◇ 김호성: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여쭤본다면요. 저희 정치권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4·27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을 놓고 여러 가지 말이 많았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 한완상: 참 기가 찬 것은 촛불혁명 이후에 정치권이 나는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안 달라졌더군요. 그건 뭐냐면 남북 간에 적대적 공생관계가 작동하면 남북 간에 긴장과 갈등이 발생할수록 그것을 정치적인 이득으로 전환시키는 재주 있는 사람들이 남북 간에 70년간 지배하기 때문에 아직도 평화가 안 오는 거예요. 그래서 남쪽에서는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색깔론으로 그것을 규정했단 말이죠. 나는 그게 촛불 이후에 끝났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야당의 일부를 보면 아직 그게 남아있어요. 그러니까 이번에 4·27 판문점 선언 같은 것은 국제적인 감동을 주고 21세기에 새로운 평화시대 번영시대를 여는 아주 중요한 선언이라면 여기 당리당략을 떠나서 여고 야고 간에 이건 비준하는 데에 앞장서야 합니다. 왜냐면 남북관계 악화되면 항상 득보는 사람들이 지배하는 이 시대가 끝나야 해요. 그리고 마지막 하나, 이게 바로 그것을 깨닫게 하는데 지금 영화 상영되고 있는데 <공작> 영화는 실화인데요. 한 번 정치인들 좀 다시 보고 느끼기를 바랍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그리고 부총리님 현직과 관련된 질문인데요.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직을 맡고 계시지 않습니까. 내년 3·1절이요. 남북 공동으로 추진하자, 이런 이야기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별로 많은 것 같지 않습니다. 불과 반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인데요. 뭐가 가장 시급한 과제인가요?

◆ 한완상: 지금 제일 시급한 과제는 100년 전 3·1운동 때 우리 민족의 전체 인구의 10% 이상이 비폭력 평화운동에 자발적으로 나섰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그 당시 세계를 경악케 한 거거든요. 그 정신을 남북이 공유하고 그리고 3·1운동 정신으로 수립된 망명정부에서 민주공화제를 내세웠어요. 그것은 오늘 한국의 정치인들, 특히 야당 여당 할 것 없이 정치인들이 되새겨야 해요. 되새겨서 이런 중요한 3·1운동의 가치를 남북 간에 공유한다면 대통령 말씀대로 공동사업이 무엇이 되든 간에 되리라고 생각하는데, 딱 하나 생각하는 것은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하고 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21세기 지금 한국, 그러니까 남북 중국 일본이 다시 재성찰해서 이 지역이 평화번영지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일을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평양길 조심해서 잘 다녀오시고요. 다녀오시면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완상: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특별수행원으로 방북을 앞둔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