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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특수학교 설립 과정이 우리에게 남긴 과제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9-14 10:32  | 조회 : 1765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9월 14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종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딱 1년 전 이맘때인 지난해 9월에 강서구 특수학교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호소하던 장애아동들의 학부모 모습을 두고 논란이 있었죠. 저희도 당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그리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연결해서 서울에 특수학교가 추가로 필요한 이유를 들어보기도 했죠. 우여곡절 끝에 강서에 특수학교인 서진학교가 설립됩니다. 내년 9월 개교가 목표라고 합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이 이를 반대하는 지역 주민, 지역구 의원과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대가성 특혜를 언급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특수학교를 마치 기피시설처럼 대응한 것은 분명 잘못돼 보입니다. 정부는 특수학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번 사태를 반복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이는데요. 강서특수학교를 둘러싼 이번 사태를 되돌아보고, 과연 우리 사회가 바뀌어야 할지, 김종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종옥 부대표님, 안녕하세요.

◆ 김종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이하 김종옥):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장원석: 안녕하십니까. 지난해 이맘때였어요. 사진하고 영상, 학부모님들이 학교를 짓게 해달라고 무릎 꿇고 호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가슴아파하셨는데요. 당시에,지금은 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 계시는 이은자 센터장께서 서울지부 부대표로 계실 때 인터뷰도 했습니다만, 당시 설명회에 그런 상황이 있던 배경 다시 한 번 설명해주신다면요?

◆ 김종옥: 그때요. 저희가 되게 오랜 세월을 거쳐서 특수학교를 개교해달라고 했는데 주민들의 반대가 굉장히 완강했어요. 강서 지역은 특수학교에 한방병원이라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가공의 희망 때문에 더 완강한 반대가 있었는데, 그날도 설명회를 예고했는데 설명회 전부터 거의 전쟁터 같았어요. 그리고 설명회가 서로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욕설과 고함과 장애 비하 발언이 난무하는 가운데서 3시간 정도 시간이 너무 지나가면서 서로 간에 여기서는 더 이상 이야기할 게 없겠다는 상황까지 갔고 지쳐있는 상황인데 한 장애 부모님께서 나에게 욕을 해도 좋으니 지어 달라, 사정했는데 그 말 듣자마자 욕설이 날아왔어요. 그 상황에서 강서 지역의 장애 부모님이 한 분이 나와서 제가 무릎을 꿇겠습니다, 제발 짓게 해주세요, 라고 나왔을 때 다 우르르, 약속도 없었는데 여럿이 우르르 몰려나가서 무릎을 꿇었죠. 그리고 그 장면이 보도되면서 언론과 시민 쪽에서 저희를 지지하는 여론이 환기됐어요. 그래서 저희에게는 굉장히 아픈 기억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 기억으로 말미암아서 좋은 여론이 조성됐기 때문에 좋은 기억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장원석: 그로부터도 또 1년이 지났어요. 참 오랜 시간 학교 건립을 위해서 노력해오셨는데. 지난 4일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하고 강서구가 지역구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그리고 손동호 강서특수학교 설립반대 비상대책위원장이 합의문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것도 많은 학부모님들이 언론보도 기사 보고 알게 됐다고 들었어요. 논의과정에서 아예 빠 졌다는 이야긴데. 그런데 강서 특수학교 설립에 협조하는 대신 아까 말씀하신 한방병원 유치와 설립에 협조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의 비판이 많았는데요.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부대표께서는 이걸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 김종옥: 말씀하신 대로 그것은 나쁜 선례가 분명해요. 그리고 그 셋 간의 협의과정에서 저희가 빠진 것은 나중에 교육감님에게 확인해보니 우리는 어차피 한 편이고 생각이 같기 때문에 우리는 어쨌든 나중으로 미루고 반대하는 쪽 이야기를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려고 했다고 해명하셨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그 해명조차도 저희는 납득하기 어려웠으나 교육감님의 반복된 해명을 통해서 그 진의는 확인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합의가 나쁜 선례였고 교육청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것은 저희 생각이 여전히 한결 같은데요. 언론도 그렇고 저희 쪽에서도 그렇고 꼬집은 것이 이미 공사가 시작됐거든요. 이미 공사가 시작됐는데 반대하는 쪽하고 새롭게 무슨 합의를 하는 것이 그게 불필요한 절차였어요. 마치 그러면 공사를 방해하지 않을 테니까 그 조건으로 뭔가를 합의해주는 것처럼 됐기 때문에 그것은 말하자면 협박에 굴하는 것이 되는 거거든요. 지역구 국회의원 결재를 받는 모양새처럼 된 것도 그렇고, 그 결재 조건으로 교육청에서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인 한방병원 건립을 가지고 언급했다는 것도 저희로서는 납득할 수 없죠. 그것은 오직 지역구 국회의원의 공약을 도와주는 일처럼 됐거든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특수학교를 짓는데 무언가 그 지역주민들이 손실을 봤기 때문에 그 손실을 보전해주는 대책을 주었어야 한다. 이렇게 인식이 심어지는 거잖아요. 이게 바로 저희가 지적한 대가 부분인데, 저희는 이것이 교육감님의 본뜻하고 다르게 분명하게 명백하게 합의 자체가 남기는 의미가 이런 대가성, 이런 나쁜 선례, 이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강력하게 항의했던 거예요.

◇ 장원석: 그렇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반대하진 않고 당시에도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지 않는 주민도 있습니다, 이렇게 응원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워낙 반대하는 주민이 많았던 만큼 그들의 입장을 헤아려주는 조치가 필요했던 것 아니냐, 이런 의견도 있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는지요?

◆ 김종옥: 그 헤아리는 조치를 교육청에서 아마 성의 있게 준비하고 여러 가지로 설득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특수학교 설립에 필요한 부지 외에 나머지 부분에 공진초 기존 교사동 활용해서 문화시설을 건립하고 거기서 지역주민이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여러 가지 시설을 갖춘 공간을 만들겠다, 하는 이야기를 했고요.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그분들 반대의 목적이 한방병원이라는 것에 이미 꽂혀있었어요. 그 자리에 한방병원이 아니면 그 무엇을 해준다고 해도 사실은 설득이 안 되는 부분이거든요. 이미 마치 특수학교 때문에 한방병원이 그 자리에 못 오는 것처럼 이미 여론을 만들어놨단 말이에요. 그 상황이면 뭘 해도 설득이 안 되죠. 그런데 저희는 주민문화시설이 잘 갖춰진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자신도 있었고, 그런 좋은 모델을 만들어서 상생하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으로써 설득을 최대한 하려고 했으나, 사실은 한방병원이라는 것 때문에 막혀있는 거였어요. 좋은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설득을 교육청에서 더 열심히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요.

◇ 장원석: 이은자 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 센터장도 학교 통폐합이 학생수 감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행정절차가 아니고 마치 특수학교 설립의 대가인 한방병원 유치를 위한 하나의 절차로 비쳐지고 있다고 지적했거든요. 방금 말씀하신 것하고 같은 맥락인 것 같아요. 김성태 의원은 또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2016년에 치러진 20대 총선 공약이었고, 또 주민이 문제를 제기하면 국회의원으로서 중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입장을 내놨는데 이 점은 어떻게 받아들이시는지요?

◆ 김종옥: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자기 지역에 한방병원을 유치하겠다 하는 공약 만들 수 있죠. 좋은 일이잖아요. 한방병원을 만들겠다 하면 그 한방병원은 사실 어느 지역에 만들어도 주민들이 다 환영하는 거예요. 그러면 굳이 그것을 콕 집어서 특수학교를 만들기로 정해져 있는 땅을 콕 집어서 거기다 한방병원이라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저희가 생각할 때는 한방병원이 목적이 아니고 특수학교를 막아낼 명분을 한방병원에다 건 것이 아닌가. 특수학교를 막아내야 하는데 막아낼 만한 명분이 부족하니 그것을 거기다가 옳지, 여기다가 한방병원을 걸면 주민들이 틀림없이 다들 자기편을 들어줄 거라고 생각한 것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는 것은 그동안 그곳에 특수학교를 짓는 것을 너무나 오랫동안 집요하게 막아 오셨기 때문에 야속한 마음에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거죠. 전체 주민이 반대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것을 전체 주민의 반대인 것처럼 포장했는데 저는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주민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한 응답이었다, 이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오히려 본인이 문제를 만들었던 것이고. 제가 생각할 때는 그렇게 묻고 싶어요. 의원님 집 앞에 특수학교 세워지는 게, 결국은 그게 싫은 거 아닌가 하고 묻고 싶어요. 우리는 지어라, 단지 내 집 앞에 짓지 마라, 이것은 바로 님비죠. 지역구 국회의원이 이걸 조장했다고 생각하고 있고, 지역 주민들에게 한방병원하고 특수학교 둘 중에 어느 게 더 좋으냐. 이렇게 끊임없이 묻고 계시는데 그건 옳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또 하나 묻고 싶은 것은 그러면 대체 왜 특수학교가 한방병원보다 더 나쁜 것이라고 왜 생각하는지, 그 근거가 뭔지 묻고 싶어요.

◇ 장원석: 알겠습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생겼던 생각, 입장을 말씀해주셨고. 이번에 일련의 이 사태를 쭉 돌아보시면서 어쨌든 내년 가을학기부터는 학생들이 다닐 수 있도록 되었는데. 문제점, 아쉬운 점, 이게 우리 사회의 어떤 한계를 드러냈다고 보고 계시는지요?

◆ 김종옥: 저희 내년 가을에 개교할 때 잔치 벌일 거예요. 잔치 벌일 것은 무엇이냐면 제일 큰 것은 지역사회에서 같이 공존의 공간으로 받아주었다는 거죠. 그리고 그런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는 단초가 되었기 때문에 수많은 상처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공간, 좋은 공간,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희망을 거기에서 만들어보고 싶어요. 오히려 상처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주민들과 우리가 다같이 힘을 합쳐서 좋은 공간을 만드는 노력이 더 아름답게 비춰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 안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차별과 배제를 당하지 않는 좋은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장원석: 잔치 얘기를 하신 이유가 2002년 이후 17년 만에 생기는 거고요. 아직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 특수학교가 없는 곳이 훨씬 많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정부는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이 부분에서 좀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은 없으신지요?

◆ 김종옥: 저희가 지난 수요일 청와대에서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이란 것을 만들었고 그것은 사실은 저희가 길거리에서 삭발하   고 삼보일배하고 농성하고 하는 것에 대한 대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세세한 부분에서, 그리고 그것을 진행하기 위한 꼼꼼한 로드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꽤 많이 있어요. 그만큼 기대해온 세월이 길고 저희가 꼼꼼하게 요구해놓은 여러 가지 내용들이 있기 때문에 그걸 다 반영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거거든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감사한 것은 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이라는 계획이 나왔고, 이것으로 인해서 발달장애인에 대한 복지가 국가의 책무이고 이것이 공공의 책임이라는 선언적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어느 정부에서 이렇게 한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그게 첫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완성본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앞으로 첫 걸음을 떼었으니 같이 좋은 방법으로 꾸준하게 추진할 동력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환영하는 거죠.

◇ 장원석: 장애가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동등한 교육권을 보장해 달라는 목소리로 시작한, 학교 설립을 위한 움직이이었는데요. 고생 많으셨고요. 저희도 계속해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종옥: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김종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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