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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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깨워라! "박물관과 역사를 취미로 즐기기" - 김재경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9-13 12:26  | 조회 : 3211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8년 9월 13일 (목요일) 
□ 출연자 : 김재경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꽃중년의 룰루랄라, 청춘을 깨워라! "박물관과 역사를 취미로 즐기기" - 김재경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김재경 학예연구사, 자리 함께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재경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이하 김재경): 안녕하세요.

◇ 김명숙: 저희가 스튜디오를 박물관으로 옮길 걸 그랬나 봐요. 갑자기 저도 박물관 가고 싶어지네요. 날씨도 좋고요. 이 가을에 아마 박물관 미술관 찾는 분들 평소보다 많으실 것 같아요.

◆ 김재경: 네. 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고요. 부모님 손을 잡고 오는 어린아이들도 많이 찾고 있는 계절입니다.

◇ 김명숙: 저희 프로그램 청취하시는 분들이 주로 중장년층들 많으신데, 중장년층들도 많이 찾고 계시지요? 

◆ 김재경: 많이 찾고 계시는데 상대적으로 다른 분들에 비해서 중장년층이 박물관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은 것 같아서 조금 섭섭한 마음입니다.

◇ 김명숙: 관심은 많은데요. 왠지 가서 어떻게 봐야 할지 몰라서, 그리고 마음먹고 가야 하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아마 그러신 것 같은데요. 그래서 오늘 이 시간 함께하면 그렇지 않구나, 가봐야겠다 하는 생각하실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로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학예연구사라는 직업이 뭔지 잠깐 소개해주시면 좋겠어요.

◆ 김재경: 흔히들 학예사라고 불리는데요. 요즘에는 그래도 많이 알려진 편입니다. 그런데 처음 제가 박물관에서 학예사로 일하기 시작한 10년 전까지만 해도 잘 알지 못하는 직업이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처음 사람을 만나면 몇 살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보는 게 일반적이잖아요. 그래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뭐하세요, 라고 물어보면 제가 항상 학예사라는 직업을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학예사라는 직업은 사실 박물관에 일하는 사람들을 총칭하는 단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아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관람객을 위해서 전시회를 기획하고요. 작품이나 유물을 구입하고, 그걸 후대에 전승하기 위해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입니다. 굉장히 많은 종류의 학예사들이 있는데요. 전공분야도 다양하고, 전시를 위해서 일하는 여러 가지 사람들이 다 학예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우리가 흔히 박물관 미술관 이야기하면 큐레이터를 많이 떠올리잖아요. 좀 다른가요? 영어와 한글의 차이인가요?

◆ 김재경: 네, 사실 그렇습니다. 큐레이터와 학예사는 영어와 한글의 차이이고요. 저는 학예연구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데요. 학예연구사는 공무원법상 행정직하고 기술직, 연구직 이렇게 나뉘어서 학예업무를 하는 공무원이라는 뜻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흔히들 알고 계신 큐레이터는 전시에 조금 더 비중을 둔 단어거든요. 큐레이터라는 게 선별하고 추천하는 뜻이 포함돼 있어서 다양한 유물들이나 아니면 작품 중에서 가치가 있거나 전시에 써야 할 만한 것들을 선별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직업이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명숙: 어릴 때부터 역사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우리가 박물관은 사실 역사가 느껴지는, 역사가 숨 쉬는 대표적인 장소라고도 할 수 있잖아요. 역사를 좀 들여다보면, 저도 사실 학교 다닐 때 국사라고 했죠, 저희 다닐 때에는. 그 시험 되게 못 봤거든요. 외우는 걸 정말 못하고. 그런데 사실 재미있는 부분도 있더라고요, 커서 다시 들여다보면. 배울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그런데 막상 박물관을 가려고 하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중장년층들은 아직 덜 오신다고 했는데요. 왜냐면 가서 이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봐야 할지, 집중해서 뭘 봐야 하는 건지 잘 몰라서 안 가게 되고요. 저도 가서 그냥 눈으로 한 번 휙 둘러보면서 내가 너무 모르는 게 많아서, 무식해서 잘 몰라보는 건가, 못 알아보는 건가. 이렇게 느끼면서 그냥 돌아보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건 잘못된 관람인가요?

◆ 김재경: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사실 한 군데 오래 박물관을 구경하는 것보다, 그냥 둘러보시는 걸 자주 하시는 편을 추천해 드리거든요. 흔히 오시는 분들이 많이 실수하시는 게 여기서 뭔가 알아가야겠다. 여기 내용을 모두 파악하고 가야겠다고 생각하시고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꼼꼼하게 보시는 게 문제예요.

◇ 김명숙: 처음에는 좀 꼼꼼하게 읽다가 어느 정도 몇 군데 벽면을 돌고 나면 그냥 지나치게 되거든요.

◆ 김재경: 그리고 그냥 지나치시고 한 번 가봤으니까 다시는 안 가보시죠. 그러지 마시고 박물관에 오셨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쭉 둘러보시고요. 본인이 관심 가졌던 부분들만 조금 세심하게 살펴보시고, 다음번에 더 자주 방문해주시는 게 박물관을 즐기는 하나의 노하우가 될 것 같고요. 그다음에 또 저희가 일반인들을 위해서 음성안내기라든지 해설자원봉사 같은 것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도슨트라고 하는 건가요?

◆ 김재경: 그렇습니다. 그것을 활용해서 박물관을 관람하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김명숙: 그런 걸 관람하려면 어떤 식으로, 거기 가서 신청하는 거죠?

◆ 김재경: 네. 인포메이션에 신청하시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시면 관람 가능하십니다.

◇ 김명숙: 지금 관람자의 입장에서는 도슨트 신청해서 도움받으면서 관람을 하면 좋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또 우리 청취자분들 가운데는 나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은데, 뭔가 봉사도 해보고 싶고. 이런 마음을 가진 청취자분들이 참 많이 계세요, 중장년 거치면서. 도슨트에 대한 관심도 많이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건가요?

◆ 김재경: 박물관 도슨트의 경우 기관별로 모집하고요. 서울시는 서울시에서 모집하고, 서울역사박물관이나 미술관 같은 경우 각 기관별로 모집하게 됩니다. 그리고 소정의 교육을 거쳐서 도슨트로 활동하시게 되는데요. 저희 홈페이지나 서울시 일자리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하시면 저희 공고를 확인하실 수 있거든요. 거기로 지원하시면 되는데, 문제점이 기존에 하시던 분들이 너무 많이 쌓여 있으시고요. 그분들이 워낙 활동을 잘해주고 계셔서 새롭게 들어오시기는 조금 어려운 점이 있지 않을까.

◇ 김명숙: 경쟁률이 그렇게 치열해요? 그 직업이 꽤 매력적인가 봐요.

◆ 김재경: 굉장히 만족도가 높고요. 중장년층도 새로운 것과, 사람들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만족하시더라고요.

◇ 김명숙: 어르신들 말씀을 들어보면 새로운 일을 하는 것도 너무 좋고, 또 그러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들한테 나눠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보람 있고 뿌듯하다, 이런 말씀들 많이 하시거든요. 만족감이 많은가 보네요, 도슨트라는 직업이. 경쟁률 높지만 그래도 도전해봐야겠죠? 자격조건은 특별히 있나요?

◆ 김재경: 특별한 자격조건은 없고요. 유물이라든지 아니면 역사, 문화, 생태 관련된 도슨트도 있거든요. 거기에 관심 가지신 분들은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 김명숙: 교육도 무료로 해주시고, 배치도 해주시고. 오늘 이렇게 유용한 팁까지 저도 얻었습니다. 서울시 내에도 그렇고 주변에 보면 예전보다는 크고 작은 박물관이나 미술관들이 군데군데 많이 생긴 것 같더라고요. 예전에는 어디에 꼭 가야만 볼 수 있던 것들이 주변에도 많이 있어요, 서울 시내에도. 몇 군데 추천해주신다면? 많지 않을 때는 많지 않아서 못 간다고 그러고, 또 많이 생기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못 가. 이런 핑계 대지 않게끔 추천 좀 해주세요.

◆ 김재경: 요즘 엄청 많은 박물관이 생겨나고 있어요. 저도 어제까지만 해도 저희 박물관 분관인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개관하고 왔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일반인 관람이 시작했는데요. 종로구 공평동에 있는 빌딩 자리를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엄청나게 큰 유적지가 발견됐거든요. 그래서 그 발견된 유적지를 박물관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렇듯이 거의 매달 많은 부분에서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많은 박물관들이 개관하고 있어서요. 새로운 박물관들만 찾아다니셔도 박물관을 관람하시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명숙: 새로운 박물관, 또 거기 말고 몇 군데 아시는 데 있으면 많이많이 알려주세요, 널리 널리. 들어야 가거든요.

◆ 김재경: 아는 박물관들이 있는데요. 제가 근무하고 있는 광화문 일단 도심부터 설명해 드리면요. 도심에 다양한 박물관들이 있습니다. 서울역사박물관을 비롯해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분관까지 굉장히 많은 박물관들이 있는데요. 이 박물관을 관람하시면서 저희가 재미있게 관람하시는 방법의 하나가 박물관들이 서로 간에 자신들의 자리를 가지고 있는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면 88 올림픽 전시의 경우 저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했던 전시는 88 올림픽이 서울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전시했거든요. 그리고 올림픽 전시관 같은 경우에는 88 올림픽이 대회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대회 내용과 경기 성과 같은 것들을 전시했습니다. 저희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같은 역사박물관이지만, 저희는 서울에서 있던 서울의 역사와 서울에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전시하고 있고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3·1 운동 이후에 생긴 임시정부가 설립된 이후부터 정부가 수립된 이후 대한민국 전체에 대한 역사를 설명하고 있어서 이 두 기관을 비교해서 방문해주시면 그 특징과 서로 다른 시각에서 박물관을 관람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명숙: 그렇군요. 일단 광화문에만 가더라도 정말 박물관과 미술관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주말을 이용해서 한 번 가보시면 어떨까요. 국립중앙박물관도 있잖아요. 거기는 너무 오래돼서 어렸을 때도 많이 가곤 했는데, 요즘에는 특별하게 하는 게 있나요?

◆ 김재경: 요즘 국립중앙박물관은 다양한 종류의 특별전을 많이 기획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누구나 한 번씩 다 가보셨잖아요. 제가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한 번 가보셨다고 그만 가지 마시고요. 새로운 특별전을 굉장히 많이 개최하고 있고 무료관람도 가능한 전시가 있으니까요. 오셔서 많이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명숙: 용산에 있는 거죠?

◆ 김재경: 그렇습니다.

◇ 김명숙: 용산에 가보면 또 전쟁기념관도 있고, 거기서도 역사도 볼 수 있는 거고요. 군데군데 돌아볼 게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박물관도 가봐야겠고, 미술관도 가봐야겠고, 했는데 가다 보면 미술관에서 전시도 많이 하고요. 박물관에서도 물론 전시 많이 하지만. 요즘에는 신촌, 젊음의 거리라고 불리는 신촌과 관련해서 전시회를 많이들 하더라고요. 젊음의 거리 신촌 하면 우리 청취자분들 많은 추억거리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청년문화의 개척지 신촌에 관련된 전시회 좀 소개해주시면 어떨까요?

◆ 김재경: 저희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매년 서울에 있던 특정한 주제와 관련된, 그 지역을 주제로 삼아 전시를 진행하고 있거든요. 그중에 올해가 신촌 지역이 선정됐습니다. 신촌 지역은 아시다시피 대학문화의 중심지고 예전에 7080세대가 어울려 놀았던 곳입니다. 그래서 그 시대를 중심으로 해서요. 70년대 90년대 신촌의 전성기를 주제로 해서 서울역사박물관 1층에서 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무료로 관람 가능하시고요.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에 오시면 10월 21일까지 관람 가능하십니다.

◇ 김명숙: 10월 21일까지, 월요일은 휴관이고요. 주말도 다 무료입장으로. 무료입장이라니까 또 솔깃하시죠? 한 번 나들이 삼아 가보시면 보면서 이런 것도 있겠구나, 아마 청취자분들 가운데는 옛 시간도 떠올리면서, 예전에 이랬는데 나 지금 이렇구나, 앞으로는 이렇게 해야지. 그런 다짐도 하실 것 같습니다.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 같네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신촌 전시회, 10월 21일까지 무료입장이라고 합니다. 오늘 박물관 이야기, 미술관 이야기 나누고 있다 보니까 마치 어디 여행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여행지에서 노래 한 곡 들으면 좋잖아요. 신촌블루스의 ‘골목길’ 듣고 나서 이야기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음악: 신촌블루스 - ‘골목길’)

◇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 함께하고 있습니다. <꽃중년의 룰루랄라, 청춘을 깨워라!> 오늘은 박물관, 역사 이야기, 또 미술관 이야기 이렇게 하면서 쭉 둘러보고, 마치 나들이 온 것 같은 느낌인데요. 4831번 청취자분께서 문자 주셨어요. ‘고미술품을 좋아해서 K 본부의 진품명품 자주 보는데 박물관과 미술관에도 들러서 많은 지식을 쌓아봐야겠습니다’ 하셨어요. 박물관 미술관 가보시는 것 참 좋죠. 그런데 꼭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지식을 쌓는다는 마음보다도 좋은 걸 많이 보고, 자주 보다 보면 느낌으로 와 닿아서 자연스럽게 지식이 쌓이게 되지 않을까. 어때요?

◆ 김재경: 네, 그렇습니다.

◇ 김명숙: 너무 단답형으로 말씀해주시니까 내 대답이 틀렸나 싶은데요?

◆ 김재경: 아니요. 그게 가장 중요한 점인 것 같고요. 많은 분들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박물관으로 만들려고 저희도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그렇군요. 저희가 방금 신촌블루스의 ‘골목길’ 노래도 듣고 신촌과 관련한 전시회 이야기도 나눴는데, 저도 왠지 신촌에 애착이 많이 가요. 우리 한창 그 시절에 젊었을 때 대학 시절에는 그 근처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 아니더라도 전국 각지의 대학생들이 다 신촌으로 와서 놀았던 것 같거든요. 실제로 지금 신촌 전시회를 하고 계시는데 오시는 분들이 중장년층들이 많이 계실 것 같아요, 여기에는. 오셔서 주로 어떤 이야기들을 하시고 어떤 느낌인지.

◆ 김재경: 예전에, 쉽게 말해 놀았던 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데요. 가게 이름도 사실 생소하고, 지금은 다 사라져서 본인들끼리 말씀하시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는데요. 독수리다방에서 소개팅했던 이야기.

◇ 김명숙: 독다방이라고 했죠. 빵도 줬어요. 조그마한 동그란 빵.

◆ 김재경: 독다방 앞에 있던 메모지, 모닝빵 이야기. 그리고 거기서 소식을 주고받던 포스트잇과 관련된 이야기들. 그리고 ‘오늘의 책’이라는 사회과학서점이 있었대요. 거기서 우리 현실을 토론하고 비판하면서 서로의 대안을 제시했던 토론장이 됐던 신촌의 모습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셨습니다.

◇ 김명숙: 독수리다방에서 미팅도 많이 했고, 대학생 때 많은 젊은이들이. 제가 아니고요. 그리고 거기 서점도 있었어요. 서점 앞에서 그냥 약속장소처럼 기다리고,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학보 같은 것, 예전에는 휴대폰도 없었으니까 학보로 우편을 보내고 받는 생각들도 지금 많이 나네요.

◆ 김재경: 그리고 지금 생각하는 신촌하고 위상이 좀 달랐던 것 같은 게요. 지금은 이태원이라든지 명동이라든지 다른 지역들, 강남이라든지 다른 대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들이 있는데 그땐 신촌밖에 없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서울에 있는 분들만 그렇게 신촌을 기억하실 줄 알았는데 실질적으로 전시하고 나니까 인천이라든지 성남이라든지 부천이라든지 수도권에 있던 대학을 다녔던 모든 분들이 당시에는 신촌에 와서 신촌 거리를 즐기고, 미팅을 하고.

◇ 김명숙: 그럼요. 대학생들이면 다 그랬던 것 같아요, 한 번쯤은. 그래서 심한 말로 거기 신촌에 가면 이대생들은 없대, 이렇게 남자들이 이야기할 정도로. 왜냐면 전국 각지에서 많은 여학생 남학생들이 거기 많이 오곤 했잖아요. 그 당시에는 그곳이 놀 게 가장 많았던 곳이기도 했어요. 그리고 신촌역, 역사의 현장 아닐까요? 기차 타고 기타 둘러메고 백마 쪽으로도 가고요. 지금 일산이죠. 가서 술 한 잔 기울이고 노래도 하고, 그랬던 게 생각나네요. 기차역.

◆ 김재경: 기차역을 통해서 MT를 많이 갔다고 하더라고요.

◇ 김명숙: MT 많이 갔죠. 대성리 쪽으로도 많이 갔어요. 너무 옛날이야기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저 지금 신 났어요, 신촌 이야기하니까. 우리 청취자분들도 아마 새록새록 그때 추억 떠오르실 것 같아요. 기차 타고 그렇게 MT도 많이 갔거든요.

◆ 김재경: 네. 그쪽이 순환선이라고 해서 서울 교외 지역을 잇는 철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철도를 통해서 송추라든지 백마라든지 이쪽으로 이어지는 중심지에 신촌역이 있었죠. 그래서 그곳에서, 그때는 굉장히 기차표가 쌌지 않습니까. 그래서 조금 비용부담이 없는 교외지로 나가는 중심지역이었습니다.

◇ 김명숙: 기차 탔던 기억이 또 떠오르네요. 그런데 학예사님은 그 시절은 아니시죠?

◆ 김재경: 네, 저는 조금.

◇ 김명숙: 그렇지만 신촌 전시회를 개최하고 오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 시대에 이랬구나, 하는 게 조금 더 느낌으로 전해질 것 같아요.

◆ 김재경: 네. 저도 6개월 정도 준비하면서 신촌에 대한 책과 매스컴을 많이 공부했는데요. 그분들의 대화를, 살아보셨던 분들의 대화를 따라갈 수가 없겠더라고요.

◇ 김명숙: 그 시절 그 나름대로 낭만이 정말 가득했던 시절이고, 낭만이 가득했던 곳이고. 신촌역 하면 아마 많은 분들이 떠오르실 것 같아요. 신촌역 기차여행, 기타 둘러메고 갔던 것들. 신촌 이야기하다 보니까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저 이러면 안 되는데 큰일 났어요. 어머, 시간이 이렇게 됐네. 우리 학예사님, 신촌 말고 또 다른 지역도 관심 있는 곳 있으신가요? 전시회 같은 걸 개최하실.

◆ 김재경: 다른 지역은 제가 민속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민속학을 전공했고요. 그래서 일반적인 다른 지역보다는 장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지역들에 대한 관심이 많이 있어서요. 성수동이라든지 을지로 지역과 같이 현대에서 이야기하는 장인들이 거주했던 생활공간에 대한 전시를 언젠가 준비해서 진행하고 싶습니다.

◇ 김명숙: 성수동도 요즘 핫플레이스죠. 을지로에도 추억 많으실 거예요. 을지로 종로, 좁은 골목길에 옛 추억이 어린 식당들이 사라져가는 걸 아쉬워하는 분들 많이 계시거든요. 그리고 성수동은 신발 구두 장인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충무로에는 또 종이 인쇄 관련된 분들이 많이 계시고. 서울에도 보면 곳곳에 역사와 추억, 낭만, 삶의 현장을 느낄 수 있던 곳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 곳을 주제로 해서 전시회 개최해주시면 우리가 한 번, 저도 한 번 가볼 생각입니다. 오늘 오후에 사실 신촌 갈 일 있는데 더 다른 느낌으로 가게 될 것 같아요. 오늘 이렇게 해서 우리 역사, 박물관 미술관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많은 분들이 방송 들으시면서 한 번 가봐야겠다, 라는 생각하셨을 것 같습니다. 오늘 재밌는 이야기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재경: 감사합니다.

◇ 김명숙: 김재경 학예연구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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