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여행, 쉼표
  • 진행: 김재용 / PD: 손영주

오늘의 방송내용

9월13일(목)- 음악계 사기극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9-13 10:57  | 조회 : 997 

M1)エピローグ (에필로그) (영화 <나비잠>)- Takashi Niigaki
M2)Girl You Know It`s True- Milli Vanilli
M3) Kreisler : Variations On A Theme Of Corelli In The Style Of Tartini - David Garrett, Ion Marin, Royal
Philharmonic Orchestra



지난주 영화 나비잠이 개봉했죠.
이 영화는 ‘고양이를 부탁해’로 유명한 정재은 감독이 연출을 맡고,
나카야마 미호와 김재욱이 주연을 맡은, 한일 합작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니이가키 타카시라는 다소 낯선 이름의 일본 작곡가가 맡았죠.
그는 지난 2014년 일본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음악계 사기극과 연관이 있는 인물입니다.
일본의 베토벤이라고 칭송받던
‘사무라고우치 마모루’라는 작곡가가 있었습니다.
시각과 청각을 잃은 상태에서도 여러 대작을 발표하면서,
일본의 국민 작곡가라고 불리던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교향곡 히로시마 음반은 18만장이나 팔리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그의 생애와 업적을 다룬 다큐멘터리도 제작되어 방송되기도 했죠.
그런데 2014년, 사실 그는 장애인이 아니고,
자신이 작곡했다는 작품도,
대리 작곡가를 고용해 만든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본 전체를 큰 충격으로 몰고 갔습니다.
무려 18년 동안이나 일본 전역을 속였던 그의 사기극은,
허무하게 막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그 동안 이들 작품을 작곡한 인물이 바로
지금 개봉중인 영화 나비잠의 사운드트랙을 맡은 니이가키 타카시였죠.
그는 토호가쿠엔대학 작곡과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던 작곡가였습니다.
이 사기극이 밝혀진 뒤,
실제 작곡가였던 니이가키 타카시는
사건 이후에 오히려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게 되었죠.
자신의 여러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게 되었고,
음반으로도 발매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영화 나비잠의 사운드트랙을 맡으면서
영화음악가로도 데뷔했죠.
음악계에 큰 충격을 안겨준 사기 사건은
클래식 분야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겠죠.
팝 음악계에 큰 충격을 안겨준 사건으로는
밀리 바닐리 립싱크 사건을 꼽을 수 있습니다.
1988년, 독일 출신의 남성 듀오 그룹 밀리 바닐리가 혜성과 같이 등장해,
독일뿐 아니라 미국과 전 세계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죠.
세 곡의 빌보드 싱글 1위와 6백만 장 이상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했고,
1990년 그래미 신인상까지 수상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실제로 노래를 부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노래에 맞춰 립싱크만을 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었죠.
이들은 그래미상을 박탈당했고
일부 팬들은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로 그래미상 시상식에서는
무조건 라이브를 해야 한다는 규정까지 생기게 되었죠.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큰 사기극으로는,
크라이슬러의 여러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들 수 있습니다.
프리츠 크라이슬러는
20세기 초반에 활동한 세계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죠.
그는 사랑의 기쁨', '사랑의 슬픔', '아름다운 로즈마린' 등
여러 바이올린 소품의 작곡가로도 유명합니다.
그는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던 틈틈이 이들 작품들을 작곡했지만,
이 곡들은 평론가들에게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평가를 받아들일 수 없었죠.
상심한 그는 이 곡들이
타르티니, 비발디, 베토벤 등의 작품이라고 거짓말하고,
무대 위에서 계속 연주했습니다.
그러자 평론가들도 이들 작품에 대해 큰 호평을 하게 되었죠.
크라이슬러는 이 곡의 출처를 묻는 사람들에게
악보뭉치를 어느 수도원에서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크라이슬러는
이 곡들이 사실 자신의 작품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곡 자체가 아니라
작곡가의 이름에 따라 작품을 평가하는 평론가들에게 던지는 항의의 표시로,
이런 일을 벌였다고 고백한 것입니다.
당연히 이 사실에 대해 엄청난 논란이 일었죠.
어느 평론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누구든 마음만 내키면 헨델, 비발디의 형식을 따라 작곡할 수 있다.
그러므로 크라이슬러의 업적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그 행위 전체의 비윤리성은 기만이고, 용서 못할 일이다."
이에 대해 크라이슬러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습니다.
“이름이 바뀌었다고 해서 가치가 바뀌지는 않는다.
장미는 어떻게 이름을 붙인다고 하더라도
장미의 아름다움과 향기를 그대로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논란은 결국
뉴욕 타임즈의 음악평론가인 다운즈의 글로 종결되었습니다.
"크라이슬러씨는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화젯거리를 안겨주었고,
바이올린의 연주목록을 증가시켰다.
우리는 그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어둠 속에서 아가씨에게 키스한 남자가,
그 여인이 나중에 자기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었다고
화를 낼 수는 없지 않은가."
발표 당시에는 타르티니의 곡으로 알려졌지만,
오늘날에는 크라이슬러 작품으로 제자리를 잡은 음악 준비했습니다
크라이슬러 작곡의 ‘타르티니 양식의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데이비드 가렛의 바이올린 연주로 이 곡 들으시면서
저는 이만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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