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8:15~20:00
  • 진행: 이동형 / PD: 이은지 / 작가: 홍기희, 김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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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감독 “발달장애 대책 아쉽다, 시혜와 보상의 관점 아닌 국민 모두의 문제로 봐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9-12 22:28  | 조회 : 215 
장혜영 감독 “발달장애 대책 아쉽다, 시혜와 보상의 관점 아닌 국민 모두의 문제로 봐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9월 12일 (수요일)
■ 대담 : 장혜영 영화 <어른이 되면> 감독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오늘 정부가 발표한 ‘발달장애인 평생 케어 종합대책’의 핵심 내용은 핵심은 보육부터 교육, 돌봄, 직업훈련, 취업, 경력 관리 등 전 생애주기에 맞춰서 필요한 돌봄을 드리겠다는 거였는데요. 실제 발달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은 정부의 대책, 어떻게 생각할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18년간 시설에서 생활했던 중증발달 장애인 동생을 시설 밖으로 데리고 나와 현재 함께 생활하고 있는 분이고요. 영화 <어른이 되면>을 만든 장혜영 감독 연결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장혜영 영화 <어른이 되면> 감독(이하 장혜영)> 네, 안녕하십니까.

◇ 이동형> 오늘 청와대 행사장에 가셨습니까?

◆ 장혜영> 네, 저도 초대받아서 동생하고 같이 다녀왔습니다.

◇ 이동형> 현장에 가보니까 정부가 많이 준비를 했다, 이렇게 느끼셨습니까?

◆ 장혜영> 일단 행사 자체는 많이 준비를 하셨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동형> 정책이 이제 마음에 와닿아야 하잖아요.

◆ 장혜영> 그렇죠. 사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큰 기대가 처음부터 있지는 않았고, 역시 기대에 별로 어긋나지 않는, 예상된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계속 장애인, 그리고 더 나아가서 발달장애인의 삶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나가겠다는 의지는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네, 방금 의지 말씀하셨는데, 대통령 오늘 이야기한 것 들어보면요. 말을 잘 못 잇더라고요. 그런 것을 보면 대통령의 의지는 있다고 보이거든요.

◆ 장혜영> 네, 그렇죠. 오늘 이 자리도 대통령께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발달장애인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명확하게 하셨기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얘기를 현장에서 듣기도 했고요. 이렇게 의지를 표명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래도 우리 사회가 이게 단순히 장애 가족의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하는 공적인 문제라는 것을 천명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동형> 어쨌든 한 발 진일보했다고 보시는 건네요.

◆ 장혜영> 모양으로는, 모양새로는요.

◇ 이동형> 알겠습니다. 오늘 청와대에서 감독님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죠. <어른이 되면>. 이것도 함께 관람하는 시간이 있었다고요?

◆ 장혜영> 그럴 예정이었던 것 같은데, 영화가 98분 정도 장편이어서 그것을 보지는 않았고, 지난 장애인의 날 행사 때 보건복지부에서 저랑 동생을 취재해가셨어요. 그래서 그것으로 만든 짧은 영상을 같이 봤습니다.

◇ 이동형> 이 <어른이 되면>이라는 영화는 어떤 영화입니까?

◆ 장혜영> <어른이 되면>이라는 영화는 저의 한 살 어린 여동생이 어렸을 때 발달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시설로 13살 때 보내졌는데, 18년 동안 계속 시설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그렇게 사는 게 동생의 삶인가 보다 하고 오랫동안 살았는데, 그래도 역시 그것이 인간다운 삶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인간다운 삶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같은 의미 같아서 한 1년 반 정도 전에 데리고 나왔어요. 데리고 나와서 같이 살기 시작했고, 같이 살아가는 최초의 6개월 정도를 기록한 자전적인 다큐멘터리입니다.

◇ 이동형> 동생이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 청취자분들 중에 발달장애가 어떤 것인지 모르는 분들도 계실 수도 있으니까 조금 설명해주실 수 있습니까?

◆ 장혜영> 네, 발달장애라고 하면, 지적장애하고, 자폐성 장애를 둘 다 묶어서 발달장애라고 부르는 거예요. 

◇ 이동형> 그러면 평상시 삶이라고 할까요? 돌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혼자서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게 없겠네요?

◆ 장혜영> 네, 지적장애의 경우에는 정말 지적인 발달이 다른 평균적인 발달에 비해서 다르거나, 이런 경우를 지적장애라고 부르고, 자폐성 장애는 사실 아주 쉽게 말하면 사회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또 자기 마음을 표현하고, 이런 것들에서 어려움을 겪는, 커뮤니케이션 장애라고 할 수 있는데요.

◇ 이동형> 어쨌든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 장혜영> 그게 정말 사례마다 달라요. 훈련에 의해서 할 수 있게 되는 사람들도 있고,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역시 굉장히 어려움을 겪어서 늘 다른 사람이 곁에서 돌봄을 제공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 이동형> 그러면 장 감독 동생은 누군가의 케어가 필요한 분이었습니까?

◆ 장혜영> 예. 제 동생은 아무래도 지금으로서는 늘 다른 사람이 곁에 있는 것이 안전한 상황입니다.

◇ 이동형> 동생분이 시설에 얼마나 있었죠? 

◆ 장혜영> 18년이요.

◇ 이동형> 18년, 그리고 밖으로 나와서 지금 장 감독이랑 함께 산 기간은 몇 년입니까?

◆ 장혜영> 1년 4개월입니다.

◇ 이동형> 18년 동안 시설에 있었을 때, 동생의 모습과 지금 밖에 나와서 언니하고 1년 4개월째 사는 모습. 어떻게 많이 바뀌었습니까?

◆ 장혜영>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바뀌었다고 할 수 있죠.

◇ 이동형>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바뀌었을까요?

◆ 장혜영> 소위 사람들이 도전적 행동이라고 부르는 종류의 행동이 있어요. 뭔가 화를 내면서 펄쩍펄쩍 뛴다든가, 소리를 지른다든가, 돌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약간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행동들을 그렇게 얘기하는데요. 시설에 있을 때 제 동생은 그런 도전적인 행동들이 상당히 보이는, 그런 사람이었거든요. 하지만 저는 그게 확신이 조금 있었어요. 그게 이 장애 자체의 특성이 아니라, 무언가를 분명히 요구하고 있는데, 그게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화가 나는 것들을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같이 나와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동생 스스로가 무슨 생각을 하고, 뭘 원하는지를 집중해서 알아내려고 노력한 것이고, 프라이버시를 가질 수 있는 자기만의 방을 30년 만에 주게 된 것이고요. 이렇게 하고 나서 단 한 번도 동생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죠.

◇ 이동형> 네, 긍정적으로 변화했네요.

◆ 장혜영> 네, 뿐만 아니라 되게 사회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도 많이 개선됐어요. 시설 안에서는 사실 자기의 일상생활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유가 전혀 주어지지 않거든요. 늘 남이 정해주는 시간표에 따라서 움직이고, 누구를 만날지, 혹은 만나지 않을지도 다 다른 사람이 정해주는 방식으로 살아야 하느냐 거죠. 그런데 사회에 나와서는 그런 세세한 자기의 삶을 스스로 결정해나갈 수 있다는 느끼고 나니까 훨씬 안정적이고, 다채로워졌어요.

◇ 이동형> 지금 두 사람만 집에서 같이 살고 있는 겁니까?

◆ 장혜영> 네, 맞아요.

◇ 이동형> 그러면 동생분을 항상 데리고 다니거나 혹은 장 감독이 집에 있거나 함께 외출하거나, 이럴 수는 없는 것 아니에요. 본인이 바쁠 때는 누군가가 케어해줄 분이 필요할 텐데, 그때는 어떻게 합니까?

◆ 장혜영> 사실 그게 바로 제가 다큐멘터리를 찍게 된 가장 큰 문제였는데요. 이 다큐멘터리를 찍는다는 것은 계속 이 작업을 한다는 뜻인데, 저는 원래 영상작업자로 일을 계속했었기 때문에 이렇게 제 모든 일을 그만두고, 이 프로젝트에 들어올 생각이 없었어요. 그냥 제가 하는 일을 하면서 동생을 공적인 서비스를 통해서 뭔가 낮 활동 지원 같은 것을 받고, 저는 제 일을 계속하고. 이렇게 살고 싶었는데요. 놀랍게도 동생이 시설에서 18년 만에 나와서 저랑 같이 살려고 하는데, 제가 일하는 동안 동생을 지원해줄 수 있는 명확한 체계가 단 하나도 보장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거든요.

◇ 이동형> 국가에서 지원해주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케어 하는 분들. 활동 보조인이라고 하나요? 그런 분들을 지원해주지 않나요?

◆ 장혜영> 활동 지원 서비스가 일단 존재하는 것은 맞아요. 그것은 되게 전향적인 서비스이지만, 굉장히 구멍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활동 지원사를 지원하는 예산이 국가에서 매년 남는데, 남는 이유는 시간을 받아도 매칭이 안 되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그러니까 장애가 중증일수록, 발달장애일수록, 성인일수록, 그리고 도서·산간 지방에 사는 사람들일수록, 혹은 시간을 아주 적게 받았다는 이유로 등등해서 모든 시간이 지원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나도 일을 하겠다고 매칭을 해오는 활동 지원사가 있어야지만 그것을 받을 수 있거든요.

◇ 이동형> 시간이 양쪽이 다 맞아야 하니까.

◆ 장혜영> 네, 그리고 시설에서 나오는 경우는 시설에 있을 때는 일단 원천적으로 활동 지원 서비스가 지원이 안 돼요. 중복이라고 나라에서 간주하는 거죠. 그래서 일단은 시설 밖으로 나와야 지원할 수 있고요. 지원해서 시간을 받는 때까지도 막 한 달, 두 달이 걸리고, 그렇게 시간을 지원받아도 매칭이 될지, 안 될지는 미지수고요. 실제로 제가 이렇게 나와서 활동 지원 시간을 받기까지 거의 반년이 걸렸어요. 

◇ 이동형> 있기는 있지만, 문제점이 많이 있다. 개선되어야 한다. 이런 입장이신 것 같고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 매번 얘기를 합니다만, 사회적 시선이라고 할까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좋지 않아요.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동생분 같은 사람들이 이렇게 거리에 나온다고 하면, 아프면 집에 있지 왜 나와,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거든요. 그런 사회적 편견, 이런 것은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 장혜영> 사회적 편견을 고치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생각하는데요. 먼저 제도적으로 정말로 이게 철학적으로 개선된, 그러니까 시혜의 관점이 아니라 보상의 관점이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보상의 관점에서 장애인 복지를 접근하는 명확한 제도적인 체계가 우선되어야 하고요.

◇ 이동형> 그러니까 불쌍해서 우리가 베푼다, 이런 생각하면 안 된다는 얘기죠?

◆ 장혜영> 그렇죠. 왜냐하면, 그게 실제로 말이 안 되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가 이제 경제 성장기를 거쳤을 때, 그래서 눈부신 발전을 할 때, 애초에 그때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기 적합한 사회를 우리가 물적으로나 혹은 보이지 않는 인프라로 만들어왔다면 이렇게까지 장애인들이 살아가기 힘들지 않거든요. 그런데 그 성장기에 모두가 비장애인 중심의 인프라를 구축해왔던 거예요. 그래서 이 사회에서는 장애인으로 태어난다는 게 어마어마한 핸디캡을 가지고 태어나는 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그런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핸디캡 속에서 적응하는 것을 오롯이 그 개인과 가족에게만 맡겨놓고 있는 불합리한 시스템이 지금 존재하는 것인데, 이러한 잘못을 함께 이 사회가 지금이라도 고쳐나가자, 반성해나가자, 라는 태도가 아니라 완전히 시혜적인 관점에서 뭔가를 베푸는 듯한, 마치 받는 쪽에서 고마워해야 한다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매우 이치에 맞지 않는 태도인 것이죠.

◇ 이동형> 알겠습니다. 이번에 감독님이 만든 영화, <어른이 되면>. 이것 어떻게 하면 볼 수 있나요?

◆ 장혜영> <어른이 되면>은 지금 정식으로 개봉을 준비하고 있고요. 

◇ 이동형> 아직 개봉 전이군요?

◆ 장혜영> 네, 맞습니다. 영화제랑 공동체 상영을 진행하고 있는데, 12월 13일 개봉 예정으로 전국의 독립영화관, 예술영화관 중심으로 하고 있어요.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저희 자매의 얘기를 만나보고 싶으신 분들께는 똑같은 제목의 ‘어른이 되면’이라는 책을 7월 말에 냈어요. 그래서 오히려 영화에서는 하지 못했던 정말 제도적인 부분에서 어떤 방식으로 개선되면 좋을지, 혹은 발달장애인의 가족으로서의 삶이 어떤지에 대해서 이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는 분들도 읽으실 수 있게, 이해하실 수 있게 담담하게 썼으니까 많이들 읽어봐주시면 좋겠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이동형> 네, 일반 청취자분들도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 동생분하고 앞으로도 계속 사실 생각이잖아요? 그러면 예를 들면 다른 가족은 혹시 도와주는 분이 없습니까?

◆ 장혜영> 저희 부모님도 있고, 또 큰언니가 있는데요. 저희는 심정적으로 서로 응원하는 사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동형> 제가 이 질문을 왜 드리냐하면, 정부에서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결국은 마지막 책임은 당신들 가족에게 있지 않느냐, 이런 정책의 허점이 있는 것 같아서요.

◆ 장혜영> 정말 저는 그것에 대해서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데, 되게 많은 분들이 아직도 사회적 약자에 관련된 복지 정책을 뭔가를 베풀어주는 관점에서 생각하세요. 예를 들면,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만을 위해서 하는 것. 노인 정책은 노인들만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을 향한 어떤 특혜라고 이해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것은 아마 우리 사회가 살기 팍팍해서 그런 것 같은데요. 그런데 저는 이게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오직 경쟁과 효율만을 강조하는 철학이 빚어낸 안타까운 결과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시설이라고 하는 것은 발달장애인들의 문제나 장애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초고령화 사회로 이미 접어들고 있는 우리 사회 모두의 문제, 연약하게 태어나서 언젠가는 연약하게 죽어가게 될 우리 국민 모두의 문제인 것이죠.

◇ 이동형> 네, 시간이 없어서요. 감독님, 말 너무 잘하시는데, 다음에 스튜디오에 나와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장혜영>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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