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인터뷰전문보기

통계청 논쟁은 아전인수, 정치권·언론이 확대해석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8-30 09:21  | 조회 : 2908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8월 30일 (목요일) 
□ 출연자 : 이우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통계, 현실 속 복잡·다양한 측면을 하나의 숫자로 요약한 것
-가계동향조사, 성별, 연령 등 표본 구성에 따라 결과 영향
-이번 통계자료, 저소득 가구 위주의 표본 구성
-연도 간 표본구성에 큰 차이 나면 비교 의미 없어져
-이번 통계 논란, 정치권과 언론서 아전인수격으로 확대해석
-통계청장 교체...기관장 교체로 기관 독립성 훼손? 무리한 해석
-정쟁이 아닌 통계에 대한 객관적 분석 필요한 시점
-시장이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국가 재정 투입 불가피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국어사전을 보면요. 통계, “어떤 현상을 종합적으로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일정한 체계에 따라 숫자로 나타냄”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최근 경제 관련 통계와 이 업무를 담당하는 통계청장의 교체가 정치권의 공방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통계청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정부는 ‘정치적 의도가 없다’ 이렇게 밝히고 있지만,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야당 입장, 굉장히 반발이 거셉니다. 본질이 뭘까요? 또 전임 통계청장이 언급한 ‘말 잘 듣는’이라는 발언의 배경이 또 뭘까 궁금합니다. 고려대 경제학과 이우진 교수,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우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이하 이우진): 안녕하세요.

◇ 김호성: 오늘 관련된 토론회에도 참석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경제 분야 통계 이야기를 놓고 많이 궁금증들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일단 통계, 특히 경제 분야의 통계가 무엇이다. 쉽게 정의해주십시오.

◆ 이우진: 통계라고 하는 것은 경제 분야의 통계든 아니면 다른 분야의 통계든 현실의 복잡한 다양한 측면을 하나의 숫자로 요약한 거라고 보시면 되겠죠. 다양한 측면을 하나의 숫자로 요약하기 때문에 잘못 다루게 되면 오도하는 해석을 초래할 여지도 있게 됩니다. 그래서 올바른 연구자는 항상 통계라는 숫자가 담고자 하는 현실의 복잡하고 다양한 측면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면서 그 숫자가 주는 의미를 보려고 하겠죠.

◇ 김호성: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가계동향조사자료. 이것을 좀 쉽게 청취자들을 위해서 설명해주신다면, 가계동향조사자료라는 것은 이거다, 라고 이야기를 해주세요.

◆ 이우진: 가계동향조사자료라고 하는 것은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자료인데요. 가구의 생활수준 실태와 변동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가계수입이라든지 지출을 조사해서 국민 소비수준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그래서 각종 경제나 사회 정책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매우 중요한 조사 자료입니다. 이 자료는 통상 지출통계라는 것과 소득통계로 구분돼 있는데요. 지출통계는 연간 주기로 작성 및 공표가 되고 소득통계는 분기별로 작성되는데, 이번에 논란이 된 것은 소득통계 자료입니다. 이것의 조사 대상은 전국에 거주하는 일반 가구인데요. 소득부문 조사에만 국한해서 본다면 현재 9000가구 정도를 조사합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가 작년 11월 현재 2017만 가구니까 대략 2240가구 중의 한 가구를 추출해서 조사한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 김호성: 그렇다면 이 조사의 대상이 되는 가구들이 있을 텐데, 저는 아직 조사대상 가구로 선정되지 않아서요. 잘 모르겠습니다만, 방금 전에 말씀하신 가구 수 2000만 가구 넘는다는 이야기는 이미 통계청에서 발표한 거고요. 거기에서 지정된 가구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을 받아서 어떻게 답변하는 것이죠?

◆ 이우진: 다양한 질문을 받는데요. 거기에는 정부로부터 받은 소득에 대한 질문도 있고요. 가구원의 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타 가구로부터 이전된 이전소득. 이런 여러 가지 자료를 다 질문을 받아서 답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만 현재 가구를 구성하고 있는 가구원에 대한 소득과 지출을 주로 조사해서 집계한 자료이기 때문에 타지에 나가있는 가족의 소득과 지출 이런 것들은 포함되지 않죠.

◇ 김호성: 그렇다면 조사를 통해서 나온 자료가 통계 수치로 드러나면 되는 것인데, 왜 이 부분을 놓고 신뢰성 여지가 지금 거론되고 있는 것이죠?

◆ 이우진: 지금 질문하신 것은 표본추출의 적절성에 대한 질문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연구대상 전체를 모집단이라고 하는데 모집단은 워낙 큰 것이기 때문에, 2000만 가구가 넘는 가구를 다 대상으로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통상 그중에서 일부를 표본이라는 형태로 추출해서 연구를 수행합니다. 그런데 그 표본을 추출할 때 어떤 식으로 추출하느냐에 따라서 나온 통계 결과가 현실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정확하지 않게 표현할 수도 있겠죠. 예를 들면 여자와 남자를 각각 500명씩 뽑아서 1000명으로 표본을 구성한 다음에 성별 임금격차를 추정하는 경우하고요. 여자를 1000명, 남자를 3000명으로 구성해서 4000명의 표본을 뽑은 다음에 성별 임금격차를 추정하는 경우를 한 번 비교해볼까요. 앞의 경우에는 전체 표본 숫자는 1000개에 불과하고 뒤의 경우에는 4000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의 경우가 훨씬 더 정확한 성별 임금격차를 추정하겠죠.

◇ 김호성: 똑같이 대등한 수치이니까 그렇단 말씀이시겠죠?

◆ 이우진: 왜냐면 남자와 여자의 성별 비율은 전국적으로 보면 대충 50% 대 50%잖아요. 그래서 앞의 경우에는 각각 동수로 보는 것이고, 뒤의 경우에는 여자는 1000명만 뽑고 남자는 4000명 뽑았으니까 불균형하게 뽑은 거죠.

◇ 김호성: 성별이 그렇다고 한다면 예를 들자면 연령별에 대한 것도 있을 테고요. 예를 들어서 젊은 층 가구수와 노령층 가구수를 어떤 식으로 배치하느냐에 따라서도 결과가 상당 부분 달라질 수도 있겠네요?

◆ 이우진: 당연히 다릅니다. 지금 현재 가계동향조사는 원래는 우리나라 전국 지역을 일정 정도 나눈 다음에요. 우리 인구통계에 비례해서 추출하는 형태인데, 통계청에서는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기는 하나 어떤 경우에는 사실 소득이라든지 연령이라든지 이런 것이 제대로 대표되지 않게 표본을 추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2018년 통계자료가 문제가 됐던 것도 일정 정도 그런 저소득 가구층이 좀 많이 추출되는 형식으로 표본 구성이 됐어요. 이것은 약간 부연설명을 드릴 필요가 있는데, 통계청에서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사실 몇 가지 우여곡절이 좀 있었습니다. 원래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를 2017년에 중단하려고 했어요. 

◇ 김호성: 왜 그랬죠?

◆ 이우진: 그때 왜 그러냐면 가계동향조사가 갖는 몇 가지 고소득 가구 표본을 잘 대표를 못한다든지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에 통계청에서는 이 조사를 중단하고 가계금융복지조사라고 하는 새로운 조사가 있는데 그걸로 대체하려고 했던 것이죠. 그래서 사실 매년 혹은 몇 년에 한 번씩 전체 표본의 1/3 정도를 신규 표본으로 대체하는 게 그동안의 관행이었거든요. 

◇ 김호성: 그게 3년마다 주기로 하는 것 아니었나요?

◆ 이우진: 네, 맞습니다. 그런데 조사를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에 표본 대체를 하지 않은 거죠. 그래서 2017년 조사는 아주 작은 수의 표본을 가진 간이조사 형태를 취하게 됐어요. 그러다가 연구자들을 비롯해서 각계각층에서 이렇게 우리나라의 장기적으로 조사된 중요한 조사 자료를 왜 중단하느냐고 하는 여론들이 있었고요. 통계청에서 다시 계속하기로 결정을 번복하면서 2018년에는 전체 표본의 60% 정도에 해당하는 샘플을 신규 표본으로 구성해서 조사를 진행했던 겁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표본 수하고 표본 구성에 있어서 16년 17년 18년 3개년 사이에 큰 변화가 있었던 거죠.

◇ 김호성: 그러니까 소위 말해서 전년도 대비 얼마얼마 증감, 이런 것이 나온다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 이런 지적이시군요.

◆ 이우진: 그럴 수 있습니다. 예컨대 16년 1분기에는 7000여 개던 표본이 17년 1분기에는 4000개로 크게 줄었거든요, 아까 설명 드린 이유 때문에. 그러다가 18년 1분기에는 다시 또 7000여 개로 증가했어요. 그리고 3개년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표본은 1600개밖에 되지 않는 이런 기형적인 결과가 발생하게 된 거죠.

◇ 김호성: 그렇다면 알려진 하위소득자들의 소득은 줄고 오히려 상위소득자들의 소득은 늘었다, 라는 이 분석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그러면?

◆ 이우진: 그렇습니다. 이렇게 표본 수와 표본 구성에 연도 간에 큰 차이가 나면 당연히 연도 간 비교라는 게 크게 의미가 없는 것이겠죠. 그런데 통계청에서 어떤 의도성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했던 관행대로 단순비교로 공표한 거예요. 그리고 그 비교를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아전인수격으로 확대해석 하면서 사달이 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그런데 교수님, 보면요. 그렇게 상대 비교를 통한 수치 나온 것과 관련해서 상대표준오차라는 게 있는데 이게 통계의 정밀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올해 조사의 상대표준오차가 1.8%였는데 이게 통계청 상대표준오차 상한선이 2.5%면 거기에 비해선 낮은 수치이니까 비교적 정확한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반대편 주장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 이우진: 상대표준오차라고 하는 것은 표본 추출의 적절성과 대표성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요. 그 주장에 대해서는 크게 제가 공감하기는 좀 어렵고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모집단 전체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도록 표본을 추출하면 아무리 작은 수의 표본이라도 그 결과가 정확할 수 있지만, 모집단 전체의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게 표본이 추출되게 되면 아무리 표본수가 많더라도 정확하지 않게 됩니다.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통계청에서 나쁜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표본을 추출했다고 보지는 않고요. 조사 자체가 가진 우여곡절로 인해서 이렇게 발생하게 된 거예요, 표본수와 표본 구성의 큰 변동이. 이런 경우에는 사실은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연간 비교를 사실 하는 게 무의미하기 때문에 그것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것을 하게 됐고 또 그것을 정치권과 언론에서 아전인수격으로 확대해석 하면서 논란이 생긴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호성: 전 정부의 통계청장 지냈던 유경준 한국과학기술대 교수는 ‘정부가 표본오차를 걸고넘어지면 막장 드라마로 가자는 것이다’ 이렇게 비판하셨는데요. 이 비판의 의미는 뭐라고 이해해야 할까요? 

◆ 이우진: 글쎄요. 유경준 전 청장이 어떤 맥락에서 이런 발언을 했는지 제가 그 당시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는 없고요. 그래서 제가 이 분에 대해서 코멘트 하는 게 적절한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아까 2017년에 중단되기로 결정내린 시점이 아마 유경준 청장의 재임 시절이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어쨌든 전 청장으로서, 통계청장으로서 지금 현재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정쟁이 상당히 계속되고 있는데 그것을 더 촉발시킬 수 있는 발언은 자제하시는 게 좋지 않나. 이런 생각인데, 자세한 맥락은 제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더 이상 코멘트는 하지 않겠습니다.

◇ 김호성: 교수님, 그러면 말이죠. 기재부 발표에 따르면 내년도 가계동향조사 예산이 159억4100만 원이에요. 이게 올해의 5배가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예산 투자가 이루어지면 보다 정밀하고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겁니까?

◆ 이우진: 글쎄요. 돈을 많이 들였으니까 아무래도 좀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또 여러 가지 새로운 기법을 적용해서 보강하겠죠. 그것은 통계청에서 제가 판단할 때는 앞으로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개선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호성: 가계소득동향조사 말고요. 어ᄄᅠᇂ게 보면 빈부의 양극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핵심 지표를 알 수 있는 또 다른 조사 같은 건 없습니까?

◆ 이우진: 우리나라의 조사는 여러 가지가 많습니다. 가계동향조사 말고도요. 각종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나오는 재정패널 조사라고 하는 것도 있고요. 노동연구원에서 나오는 노동패널 조사라고 하는 것도 있고. 조사 자체는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 김호성: 통계청의 독립 문제, 그리고 청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문제. 이런 것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 이우진: 글쎄요. 그 부분도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에 통계청장이 교체되면서 여러 가지 말들이 많은데요. 기관장이 교체됐다고 해서 그 기관의 독립성이 훼손된다, 이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기관장이 교체되는 모든 공공기관에 대해서 그때마다 독립성이 훼손된다고 해야 할 텐데 그런 것은 좀 너무 무리한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요. 개인적으로는 황수경 전 통계청장이 왜 교체되었는지에 대해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상 드릴 말씀은 없지만, 좀 더 통계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지금은 필요한 시점이지, 통계 결과를 가지고 정쟁으로 끌고 가는 것은 조금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예산 규모가 지금 굉장히 많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재정개혁특위에도 계시는데요. 증가폭이 커서 여러 가지 일자리 예산 이제 늘어날 것 같은데 정부의 세금,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부양이라는 것이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견들이 서로 상충하는 것 같고요. 이 비판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이우진: 시장이 만일 스스로 움직이는 상황이라면 정부가 굳이 많은 재정을 투입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사회에서 시장이 스스로 작동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어려움들이 놓여져 있는 상황이고요. 어떻게 보면 90년 전에 미국을 덮쳤던 공황에 가까운 그런 여러 가지 어려움들까지도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에는 자유시장경제와는 조금 결을 달리 하는 혁신적 변화라든지, 확장적 재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겠죠. 물론 시장이 잘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을 마구 확장한다든지, 이런 부분은 비판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지금 현재 상황이 시장이 혼자 힘으로 서기에는 여러 가지 너무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적절한 정도의 확장 재정 정책은 필요하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이우진: 고맙습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고려대 경제학과 이우진 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