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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민 “기차타고 독일, 런던 여행...막연한 꿈 아닌 현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8-14 09:44  | 조회 : 3381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8월 14일 (화요일) 
□ 출연자 :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북방경제협력위원회 민간위원)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 판문점 선언 재확인 및 남북정상회담 합의
-北, 김윤혁 철도성 부상·박명철 부위원장 남북경협 실무자
-남북 간 철도, 도로 사업 등 북측 의견 전달 위해 나온 듯
-현재 유엔 제재 2397호, 모든 운송수단의 공급·판매·이전 금지
-원활한 남북경협 위해 한미 양국, 유엔 가입 국가들의 노력 필요
-3차 남북정상회담, 종전선언과 비핵화 논의 등 접점 찾으려 할 것
-교통 인프라 협력, 물자·사람 이동 위한 법제도적인 통합하는 것
-공기업 등 대북사업 전담팀 꾸려...본격 투자 분석해
-그러나 남북관계 특수성 있어 신중한 검토·접근 필요
-당장 남북 간 합의 이뤄지면 경의선 철도나 도로 바로 운행 가능
-이산가족 상봉 등 분단, 단절 극복 돌파구 될 수 있어
-정시성, 안전성, 경제성 확보 위해 북한 시설 현황조사 필요
-남북 합의 통해 설계, 공사 등에 5~10년 정도 소요 예상
-기차타고 독일, 런던 가는 것이 더 이상 막연한 꿈 아니야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어제 남북고위급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렸죠. 3차 정상회담 세부논의가 진행됐습니다. 세부 일정은 결국 정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회담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 가운데 하나는 북측이요. 경협 관련 인물을 대거 포함했다는 겁니다. 정상회담을 경협과 대북재제의 실질적 해결의 지렛대로 삼을 것이다,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는 배경입니다. 실제로 경협의 토대인 교통 인프라 관련된 사업들의 진척상황, 이런 것들을 한 번 점검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민간위원이시죠. 한국교통연구원 안병민 박사를 연결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하 안병민): 안녕하세요.

◇ 김호성: 박사님, 어제 고위급 회담에서요.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이런 분들은 잘 아시죠?

◆ 안병민: 네, 잘 압니다.

◇ 김호성: 이분들이 참석했다는 것이 갖는 의미, 어떤 거라고 봐야 할까요?

◆ 안병민: 어제 있었던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의 공동 보도문을 보게 되면 한 개의 협의와 한 개의 합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협의는 역시 판문점 선언의 이행사항을 점검하고 또 적극적으로 실천해나가기 위한 문제를 협의한다는 게 있었고, 또 합의안 내용은 역시 일정에 올라 있는 남북정상회담을 9월 중에 평양에서 개최한다는 합의가 있었는데요. 여기에서 철도성 부상이라든가 국토환경성 부상, 또 민경협 부위원장이 참가한 것은 현재 진행 중인 남북경협 사업의 실제 집행부서의 책임자들이거든요. 이분들이 대북제재로 인해서 진행이 약간 지체되고 있는 철도사업, 도로사업, 산림협력 사업에 대한 북측의 관심과 우려를 전달하기 위한 견해가 아니었나, 라고 생각됩니다.

◇ 김호성: 그러면 교통 관련 부분, 철도 연결이라든가 하는 것이 지금 유엔의 대북제재 대상인가요, 아닌가요?

◆ 안병민: 대상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는요. 북한의 1차 핵실험이 시작된 2006년에 1718호부터 시작해서 작년 12월에 2397호까지 7번이 있었거든요. 그 제재 대상 내용을 보게 되면 이런 재래식 무기 거래라든가 제재하는 대상의 단체라든가 개인 지정하는 문제, 또한 해운이나 항공이나 운송 부분에 대한 제재도 있었고요. 그다음에 대북 교역, 금융에 대한 제재가 있습니다. 특히 교통 부분 같은 경우를 보게 되면 북한 출입하는 화물 검색하는 부분들, 선박에 입항 불허하는 것, 또 대북 항공유 공급 금지, 운송수단 수출 금지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2397호를 보게 되면 아주 특이할 만한 내용들이 모든 유엔의 회원국들은 자국의 선박이나 항공, 철도, 차량을 이용해서 북한 측에다가 모든 산업용 기계류라든가 운송수단에 대한 공급·판매·이전을 금지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운송수단이라는 게 철도, 기관차들, 철도 차량들, 철도 부품들, 또 컨테이너, 그다음에 교통신호나 안전이나 교통관제 시스템에 대한 장비들, 자동차, 항공기 부품, 선박, 모든 게 다 포함되고 있습니다. 

◇ 김호성: 그러면 이 같은 상황에서 경협을 추진한다는 것이 그렇게 수월하지 않은 조건이잖아요. 앞으로 이걸 어떻게 그러면 해나가야 하는 것이죠?

◆ 안병민: 이런 것들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서 유엔 제재나 미국의 단독 제재 같은 경우 부분적으로 해제되기 위한 한국과 미국, 그다음에 유엔 관련 국가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검토가 필요한 사항들입니다.

◇ 김호성: 3차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바로 이 같은 문제들의 해법을 가지고선 대통령께서 방북을 하시는 건가요?

◆ 안병민: 네, 그렇습니다. 

◇ 김호성: 어떤 내용들이 전개된다고 예측할 수 있을까요?

◆ 안병민: 일단 북미 간에 여러 가지 현안이 되고 있는 종전선언에 대한 내용이라든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서로가 지금 북한과 미국 간에 서로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입장이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을 우리가 일단 매개하고 서로 접점을 찾기 위한 우리의 노력들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호성: 최근에 나진하산 그쪽 지역에도 다녀오셨잖아요. 현지에 가서 보니까 우리 교통 인프라 사업이 어느 정도 북한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파악하고 오셨나요?

◆ 안병민: 역시 북한의 교통 인프라라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야기한 것처럼 굉장히 북한 인프라가 불편하고 불비하고 민망스럽단 이야기를 했는데요. 역시 이런 것들을 현장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통 인프라가 왜 중요하냐면 단순하게 물자가 이동하는 과정으로 보는 게 아니고요. 교통 인프라를 통해서 일단 물자와 사람이 이동하기 위한 법적·제도적인 통합이 이루어져야 하는 거고요. 그다음에 시스템, 교통 시설이나 이런 것들의 통합이나 표준화가 이뤄져야 하는 거기 때문에 이게 일일성에서 동질성으로 전환되는 가장 첫 번째 단계가 바로 교통이 아닌가 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 김호성: 그러면 다시 말해서 철도라든가 도로가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 기본적으로 소통을 전제로 해야만 하는 사안이고요. 소통이 전제가 돼야 하는 사안이라면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고위급회담이라든가 정상회담이라든가 이런 데를 통해서는 구체적인 계획들이 이제 하나하나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 안병민: 그렇습니다.

◇ 김호성: 외국에서는 이 같은 상황, 한반도의 경협 관련을 속된 말로 돈이 된다, 이렇게 보고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그렇습니까?

◆ 안병민: 예. 저는 주식투자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만 북한이 갖고 있는 잠재력이라든가 큰 변화 이런 것들이 이제 금융권 이런 데서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공기업이라든가 금융권에서는 대북사업 전담팀을 꾸리고 있고요. 그다음에 본격적인 투자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가 지속적인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새로운 활력을 찾을 투자처로써 북한이 지금 신중히 검토되고 있는데 이것도 역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왜 그러냐면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유의하면서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검토가 필요한데요. 특히 얼마 전에 우리나라 유수의 회계 법인에서 북한 투자 십계명이라는 보고서를 간행한 적이 있는데요. 여기 보면 중요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먼저 북한을 이해해야 하고,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고, 그다음에 사업성 검토를 소홀히 하지 말라. 또 열악한 교통 인프라, 산업 인프라에 대비하라. 또 대북사업에 사운을 걸지 말라. 또 국내외 정치경제적 상황을 주시하라. 이런 얘기들이 현장의 우리가 좀 주의 깊게 경청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호성: 철도 연결이 되면 말이죠.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 같은 경우 해로라든가 육로라든가 항로라든가 이런 식으로 이뤄졌는데, 철도를 이용해서 북한으로 가서 상봉할 수 있는 건 당연히 될 수 있겠죠?

◆ 안병민: 네, 그렇습니다. 지금 남북한 간에 당장이라도 합의만 한다고 하게 되면 철도나 도로를 통한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가능합니다. 특히 경의선 철도 같은 경우나 도로 같은 경우는요. 지금이라도 바로 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북한의 의지의 문제가 있습니다만 이것을 단순한 남북한 간의 수송로를 인적·물적 수송로가 아니라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수단으로써의 상징성이라든가 여태까지 남북한 간에 갖고 있던 분단과 단절이라는 의미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검토해볼 만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철도 연결이 합의돼서 곧바로 착수한다고 했을 때 연결이 돼서 남과 북을 철도를 이용해서 이동할 수 있는 정도의 시기까지는 대략 어느 정도 기간이 걸릴까요?

◆ 안병민: 지금도 철도를 통한 이동은 가능합니다만, 철도나 도로를 통해서 일단 정시성이 확보돼야 하고 또 안전성이 확보돼야 하고 경제성이 확보돼야 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우리 국민들이 북한의 교통수단을 타고서 북한 어디를 가더라도 절대 교통사고를 만나지 않고 정확한 시간에 가야 하고, 이런 걸 확보해주기 위해서는 북한의 시설에 대한 정밀한 현황 조사가 있어야 하고요. 또 그걸 현대화하기 위한 시설에 대한 남북한 간의 합의가 있어야겠죠. 이런 다음에 설계가 이뤄져야 하고, 그다음에 공사가 이뤄져야 하고 공사가 끝나는 단계까지 여러 가지 단계가 있습니다만 짧으면 5년 길면 10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호성: 남북 경협이라는 거대한 담론에 앞서서요. 개인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북한을 경유해서 소위 말하는 TSR, 시베리아 횡단철도 타고 유럽까지 가는 것이 가능한가.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됐을 경우 그 기간은 얼마나 걸리는가. 이런 궁금증을 가진 분들이 참 많으시거든요. 이 기회에 한 번 상황을 설명해주신다면 어떻게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지요?

◆ 안병민: 많은 분들의 꿈이 기차를 타고서 독일에 간다든가 런던에 가는 게 꿈이겠죠. 그런데 이런 꿈들은 우리가 막연히 갖고 있던 꿈들이 아니고요. 이미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에 참가했을 때, 그 당시에도 벌써 손기정 선수가 일제 하에 동경에서 올림픽 발대식에 참석하고 난 다음에 기차를 타고서요. 동경에서 시모노세키, 시모노세키에서 배를 타고 부산까지 와서 부산에서 신의주를 거쳐서 하얼빈을 거쳐서 독일까지 간 적이 있습니다. 이미 이게 다 운영됐던 철도고요. 이광수 선생도 서울서 출발한 기차를 타고서 이르쿠츠크에서 우리가 잘 아는 <유정>이란 소설을 쓰고 했던 거기 때문에 이것은 여태까지 안 했던 것이 아니고 남북한 분단에 의해서 끊겼던 겁니다. 이것은 조만간에 남북한 철도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안정된 교통수단으로써 연결되고 이게 또 우리가 올해 OSJD라는 국제협력기구에 가입을 해서요. 우리가 사회주의 국가 28개국을 한 나라처럼 사람과 물자가 운행될 수 있는 근본적인 법적·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했으니까 이제 조만간에 관련국과 협의를 거쳐서 곧 우리가 직접 여행할 수 있는 그런 때가 조만간에 오지 않을까,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마지막으로, 지난달 한 포럼 기조연설 하셨을 때 보면 ‘국민적 공감대, 경제성, 상호성’ 언급하셨습니다. 경협 본격적인 추진을 앞두고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어떤 거라고 보시는지요?

◆ 안병민: 지금 과거에 북한에 대한 경협 사업이 막대한 투자 금액이라든가 투자 회수 기간이 길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 퍼주기식 이런 논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북한 간의 이런 교통망들이 연결된다는 것은 일단 우리가 동북아 지역에서의 섬나라 국가에 불과했던 우리가 일단 대륙국가로의 통합을 의미하는 커다란 큰 사업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앞으로 이것은 국민적인 공감대, 국민적인 수용 가능성, 경제성, 상호성, 그다음에 한반도의 균형개발의 파급효과, 국제성 이런 것을 고려해서요. 우리가 과거에 알프레드 마샬이란 경제학자가 있습니다. 이 사람이 이야기한 것처럼 뜨거운 가슴, 이분이 영국의 빈민들을 보면서 경제학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이런 뜨거운 가슴과 아주 이성적인 머리로써 우리가 어려운 난제들을 극복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박사님. 오늘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안병민: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한국교통연구원 안병민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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