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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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팩트체크]"예멘 난민에 대한 출처불명 가짜뉴스들! 外"-이고은 기자 7/22(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7-23 10:00  | 조회 : 4727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YTN’]
■ 방송 : FM 94.5 MHz (20:20~20:56)
■ 방송일 : 2018년 7월 22일 (일요일)
■ 출연 : 이고은 기자


사회자 : 지난 2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 해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이고은 팩트체커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고은 : 안녕하세요?

사회자 : 지난 시간에 제주 예멘 난민과 관련한 가짜 뉴스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이후로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난민에 대한 적대적인 입장의 가짜뉴스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고요. 더군다나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까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퍼뜨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고은 : 제주 예멘 난민들의 인권 실태에 대해 취재한 해외 아랍권 매체 ‘알 자지라’가 지난 6월 29일 영어판 알 자지라 유튜브에 그 내용을 게시했습니다. 그런데 이 인터뷰 원본이 누군가에 의해 왜곡돼서 지난 8일을 기점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는데요. 제주의 식당에서 근무하는 한 예멘 난민이 “이런 섬에 갇혀 있느니 예멘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불평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국내 언론 중 일부도 이런 내용을 그대로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두고 많은 누리꾼들이 “배부른 불평을 했다”는 식으로 비난하고 예멘 난민들을 공격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뷰 원본을 보면, 해당 난민은 “예멘이 평화로워지면 가족들이 있는 고향에 가고 싶다”고 말했는데요. “이런 섬에 갇혀 있느니”와 같은 말은 없었던 건데 그 뉘앙스가 조작된 것입니다. 해당 인터뷰이가 한국의 난민 지원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은 것은 아니었던 건데, 이것은 난민에 대한 비난 여론이 반영된 전형적인 가짜뉴스로 보입니다.

사회자 : 난민에 대해 곱지 않은 한국 내 정서가 반영된, 전형적인 조작된 가짜뉴스로 보이는군요. 또 다른 가짜뉴스도 기승을 부렸다고요. 성인 남성이 대부분인 예멘 난민들 때문에 치안이 불안하다,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이 우려된다는 예견들을 뒷받침하는 가짜뉴스도 있었다고요.

이고은 :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달 30일 ‘종각역에서 이슬람인들 타하루시 집단 성폭행 모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글쓴이는 타하루시가 무슬림 남자들이 광장에서 빙 둘러서서 밖에서 안을 보지 못하게 한 상태에서 여성을 추행 강간하는 행위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치 최근에 국내 이슬람인들이 이런 일을 모의한 것처럼 보이는데, 글 말미에는 난민 반대 관련 글로 링크도 여럿 걸려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사실과 달랐습니다. 글을 작성한 이는 2016년 2월 한 국내 언론사가 쓴 기사를 들면서 이런 주장을 폈는데요. 해당 기사는 반 페미니즘 성향의 남성이 운영하는 영문 커뮤니티인 ‘리턴 오브 킹스’라는 곳에서 전 세계 43개국 165개 지역에서 ‘강간 합법화 지지자 집회’를 열 것이라는 내용이 알려졌고, 이중 ‘서울 종각역 4번 출구 보신각’도 포함되어 있어 논란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인터넷으로 유사한 내용을 검색해보면, 마치 곧 한국에서 무슬림들이 집단 강간을 모의하고 있는 것처럼 관련 콘텐츠가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사회자 :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정말 심각한 치안 문제가 발생할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이런 가짜뉴스가 쌓이면서 여론이 잘못 왜곡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고은 : 네. 또 SNS에서는 관련해 ‘무슬림 남성들에게 성폭행 당한 영국 여성들’이라는 내용으로 폭행당한 여성들의 사진이 사실처럼 둔갑한 채 온라인에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보기에도 끔찍한 16장의 폭행 피해자의 얼굴 사진들에는 영국, 스웨덴 등 피해자의 국적과 무슬림 남성에게 폭행 및 성폭행 당했다는 내용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을 확인해본 결과, 이 피해자 가운데에는 남성 피해자도 있었고 여성이 여성에게 폭행을 당한 사건도 있는 등 이민자에 의해 폭행된 사진은 1건으로 확인됐습니다. 결국 이 사진은 난민 혹은 무슬림 이민자들에 의한 폭행 사진이 아니라 악의적으로 조작된 사진인 것이었죠.

사회자 : 여성에 대한 폭력은 물론 모든 폭력이 용인되어서는 안 될 텐데요. 이런 분노가 엉뚱한 사람들, 특정 인종이나 종교를 향해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이고은 : 이민자들을 겨냥한 가짜뉴스는 이들에 대한 혐오 정서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정치권이 앞장서서 난민 혐오를 부추기는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있었는데요. 난민을 한국 사회가 받아들이는 문제는 분명히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무슬림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 조장 가짜뉴스는 난민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더욱 위험에 빠트릴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난민 문제를 경험해보지 못한 한국 사회의 공포와 두려움이 반영된 결과이긴 하겠지만, 가짜뉴스로 이를 더욱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으로 보입니다.

사회자 : 다음 뉴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에 대한 기사가 논란이 됐다고요.

이고은 : 헤럴드경제의 2018년 6월 7일 기사로 기재돼 공유된 기사의 제목은 ‘정현백 장관 “여성 성범죄자는 재범 가능성 없어, 전자발찌 부착은 여성 인권침해”’였습니다. 언뜻 보기에도 무슨 편향된 소리인가, 그리고 이런 내용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나 싶으실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기사는 내용이 조작된 가짜뉴스였습니다.

사회자 : 그렇다면 이 기사가 존재하기는 했던 겁니까?

이고은 :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해당 날짜에 헤럴드경제에서 이런 기사가 발행된 적이 없었는데요. 검색을 해도 비슷한 기사가 전혀 나오지 않고요. 또 결정적으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당일에 기자들과 만난 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짜뉴스에서는 정 장관이 부산 여교사 남자 초등생 성폭행 문제에 대해 발언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정부에서 이 사건에 대한 대책회의를 앞두고 있는 것처럼 서술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별도의 대책회의를 개최한 바가 없기 때문에 기사 전반적인 내용이 사실관계가 맞지 않았습니다.

사회자 : 그렇다면 이 가짜뉴스는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된 걸까요?

이고은 : 어디까지나 추정한 내용인데요. 기사의 제목 형식과 사진, 원본 기사의 틀이 비슷한 기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2017년 9월 7일 중앙일보의 ‘정현백 장관 “청소년 폭행 가해자도 건강한 시민 성장 도와야”’라는 기사인데요. 여기에서 제목에 쓰인 정 장관의 워딩을 다르게 바꾸고, 본문 중에서도 몇몇 단어를 바꿔 내용을 왜곡한 것입니다. 예컨대 정 장관이 “위기의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해 청소년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겠다”고 말한 것을 가짜뉴스에서는 “여성 성범죄 우범자를 조기에 발견해 남자 초등생 성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겠다”로 바꾸는 식이었습니다.

사회자 : 자세히 살펴보면 가짜뉴스임이 명백한데, 원 자료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깜빡 속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가짜뉴스는 왜 나타나는 걸까요?

이고은 : 최근 페미니즘이 크게 주목받고 있고, 동시에 반 페미니즘 정서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죠. 때문에 남성들이 많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페미니즘이나 여성, 여성가족부 등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류 속에서 정현백 장관이나 여성가족부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조작된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러나 시사에 대한 눈이 있는 사람이 본다면, 단박에 가짜뉴스임을 알 수 있고 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이 기사가 가짜뉴스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기도 합니다.

사회자 : 마지막 뉴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의 부동산 대비 보유세 비중, 높다 낮다 말이 많습니다. 최근 종합부동산세 인상 계획이 발표되면서 부동산 보유세 강화를 주장하는 정부 측의 논리가 사실에 부합하는지 관심이 쏠리는데요. 그 주장의 근거 중 하나가 OECD 평균보다 한국의 GDP 대비 부동산 대비 보유세 비중이 낮다는 것인데요. 사실은 무엇인가요?

이고은 : 민영 통신사인 뉴스1에서 팩트체킹을 한 내용인데요. 종부세 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주로 OECD 평균 수준에 못 미치는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을 근거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OECD 통계를 보면, 한국의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이 2016년 기준 0.8%로 OECD 평균인 1.1%보다 0.3%p 낮았습니다. 관련 통계를 발표한 곳은 31개국으로, 우리나라는 16위여서 OECD 회원국 절반보다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이 낮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때문에 OECD 수준으로 이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종부세 인상의 근거가 되고는 합니다.

사회자 : 그런데 또 전체 세수를 기준으로 보면 부동산 보유세 비중이 조금 높아진다고요?

이고은 : 한국의 총 세수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은 3.0%입니다. 관련 통계가 발표된 OECD 30개국 가운데 12위로 다소 올라서는데요. 평균은 3.4%였습니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냐면, 부동산 보유세 비중이 전체 세수에 비해 결코 적지 않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요. 반대로 한국이 세금을 많이 거둬들이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GDP 대비 종부세 부담보다 전체 세수 대비 종부세 부담은 다소 큰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GDP 대비 총 세수 비율은 OECD 평균인 34.3%에 비해 한국이 26.3%로 33개국 중 29위에 그칩니다. 세수 자체가 늘어난다면 세수 대비 종부세 부담은 당연히 줄어들겠죠.

사회자 : 우리나라는 전체 국가 경제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높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보유세 비중은 낮다니, 국제적 기준으로 비교하자면 좀 일반적이지 못한 것 같기는 합니다.

이고은 : 지난해 발표된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의 토지자산총액은 GDP의 4.2배였는데요. 관련 자료가 있는 OECD 13개국의 평균은 2.03배였습니다.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결국 부동산 경제 규모가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고요. 반면에 부동산 경제 규모에 비해서 정부가 매기는 보유세는 크지 않다,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종부세 인상의 근거가 된다는 의견도 많이 나옵니다. 물론 종부세를 개편하려면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에 속하는 거래세나 양도세를 포함한 재산 과세 전반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GDP 대비 재산 과세가 OECD 평균에 비하면 매우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결국 보유세 부담의 OECD 순위만을 종부세 인상의 절대적 근거로 삼기보다, 이를 참고로 삼아서 경기변동과 조세정책의 균형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한 요인으로 보입니다.

사회자 : 세제가 무척 복잡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지표를 토대로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겠네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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