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인터뷰전문보기

끊이지 않는 건설현장 화재... 근절방법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6-28 11:24  | 조회 : 1704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6월 28일 목요일
□ 출연자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엊그제 낮에 세종시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3명의 사망자를 포함해서 모두 4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오늘 오전에 경찰과 소방당국, 국과수 등이 합동감식을 실시하는데요. 소방당국은 연기가 가득 차서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던 발화지점이 정확히 어디인지 파악하는 등 화재 원인 규명을 할 예정입니다. 건축현장에서 종종 화재 등 각종 사고 소식이 들려오는데요. 현장의 문제인지, 제도의 문제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이창우 교수,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이하 이창우):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엊그제 낮에 세종시에서 발생한 주상복합 아파트 공사현장 화재 사고, 잠시 뒤 10시 반부터 합동감식에 들어가는데. 1차 조사에서는 유독가스 때문에, 연기 때문에 조사를 제대로 못 했고. 몇 가지 드러난 사실만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서 짚어볼까요?

◆ 이창우: 일단 사고에 관한 원인 조사는 현장조사가 기반이 돼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알려진 사실들이 몇 가지가 있는데요. 목격자의 진술을 들어보면 펑 소리와 함께 지하층에서 급격한 연소 확대가 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지하층에서 주차장 바닥 공사를 위해서 에폭시를 사용하는 중이었고 내부 페인트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있습니다. 그래서 에폭시 공사도 그렇고 페인트 공사도 그렇고, 이 페인트 재질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전부 다 유기용매들이 들어있는 것들이거든요. 따라서 에폭시와 페인트에 함유된 유기용매들로 인해서 유증기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어떤 점화원이 작용했겠느냐, 화재를 일으킨. 이런 것은 현장조사가 이루어져야만 정확하게 밝힐 수가 있습니다. 

◇ 장원석: 지금 발화지점도 명확하게 파악이 안 된 상태죠?

◆ 이창우: 예, 예. 현장을 봐야만, 폭발이 일어난 지점이 있습니다. 폭발이 일어난 곳이 발화지점인데 그 지점을 중심으로 주변에 있는 물질들이 가연물들이나 이런 것들이 폭발압력에 의해서 도괴가 일어납니다. 그런 걸 밝혀서 폭발이 처음에 일어난 발화지점을 찾을 수 있는 것이죠.

◇ 장원석: 그러면 지금 당장 발화지점에 대한 이야기는 차치하더라도, 불과 몇 시간 만에 연기가 꼭대기 층인 24층까지 완전히 다 퍼져버렸어요, 불하고 연기가. 어떻게 이렇게 금방 퍼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이창우: 이것도 구조적인 문제인데요. 건물은 7동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지하 주차장이 7동 지하에 전체가 다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7동 전체가 지하주차장으로 연결돼 있다고 하면 하나의 공간이 돼버리는 거고요. 그다음에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는 램프들이 굉장히 여러 개가 있을 겁니다. 그러면 공기의 유동 통로가 있었다는 거죠. 우리는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공기의 유동이 없다고 하면 그 화재는 굉장히 느리게 갑니다. 그런데 공기의 유동이 원활하다면 화재는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거든요. 사람이 산소를 먹고 사는 것처럼 화염도 산소를 먹고 살기 때문에 환기 조건이 좋아 버리면 연소 속도는 같은 재질이라 하더라도 월등히 빨라지고요. 또한 여기에 연소 속도가 더 빨랐던 이유들이, 만약 공사현장이고 가연물이 없었다고 하면 탈 게 별로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연소 속도가 느릴 텐데 당일 비가 왔기 때문에 밖에 쌓아놨던 건축 내외장재들을 전부 지하주차장에다 갖다놨기 때문에 소위 화재 하중이라고 하는 가연물의 양이 굉장히 많았다고 하는 문제점이 또 있는 거죠.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런 것들이 연료가 돼서 불쏘시개 역할을 해서 불이 더욱 크게 되는 데 원인이 됐다는 지금 1차 분석, 1차 조사 결과 내용이 그렇고. 불은 그렇게 삽시간에 빨리 건물 전체를 덮치는데, 유독가스는 왜 안 빠질까요? 거기에 탈 것들이 별로 없을 것 같은데.

◆ 이창우: 그것은 아니고요. 화재가 발생하고 연기나 열은 위로 상승하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위로 상승하는데, 불을 끄게 되면 공기가 식어버리죠. 물을 사용해서 불을 끄면 공기가 식습니다. 그러면 유독가스들이 식어서 바닥으로 가라앉아버리면 그게 빠져나가기가 어렵죠.

◇ 장원석: 그렇군요. 유독가스 때문에 진화 작업이 일어난 직후에 바로 조사하지 못하고 잠시 뒤 10시 반에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여러 가지 원인이 지금 추정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큰 것들을 살펴봐 주셨는데. 그리고 처음에 말씀하신 것이 지하주차장 쪽에서 바닥 마감 작업을 하면서 페인트 공사, 에폭시 이런 작업을 하고 있다가 이게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말씀을 지금 이 교수님께서 해주셨는데. 그런데 이런 것들은 공사현장 어디서나 다 하는 작업인데 이번에 유독 사고가 발생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 이창우: 일단 에폭시 도정을 할 때는요. 유기용제가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유기용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건설현장에 작업자가 질식사고가 발생한다든지, 점화원을 만나면 화재사고 같은 것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예측된 작업이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는 건설현장 작업환경 관리방안이라는 것을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따라서 에폭시 도정작업을 할 때에는 적절한 급배기 설비를 가동하고, 지하주차장의 경우에는 제트팬을 설치하라, 이런 지침이 있거든요.

◇ 장원석: 공기를 밖으로 빼주는, 그 안에 유독가스를 밖으로 빼주는 장치를 말씀하시는 거죠?

◆ 이창우: 맞습니다. 그런데 이런 장치가 만약 안전지침을 지켰다 하더라도 문제가 되는 것이 뭐냐면, 당일 비가 왔거든요. 비가 오는 날은 대부분 기류가 좀 안정돼서 바닥으로 가라앉습니다. 바닥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공기의 유동이 그렇게 원활하지가 않죠. 지하에서 빼낸다 하더라도. 그리고 비가 왔다고 하면 또 하나의 문제점이 뭐냐면 습기가 존재합니다. 습기가 존재하면 이런 에폭시나 유기용제들이 잘 마르지가 않습니다. 마르지가 않는다는 이야기는 유증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거고요. 이런 악조건들이 겹쳤기 때문에 발생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장원석: 현장 얘기 하나만 더 해보고 제도라든지 현장 안전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강한 불이 6시간 정도 지속되다 보니까 골격이 거의 다 만들어진 건물에 무리가 가지 않았을지도 걱정이거든요. 콘크리트나 철근이 녹아내린다든지, 이런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 이창우: 지금 화재의 강도가 얼마나 됐는지는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어떻게 됐든 그 안에 있는 내부의 가연재들. 내장재, 외장재, 그다음에 단열재들이 있었습니다. 지하주차장 천장에는 단열재를 우리가 시공하거든요, 1층 같은 경우에는. 이런 것들이 타게 되면 열량은 굉장히 크고요. 그런 열에 몇 시간이 노출됐느냐에 따라서 콘크리트 같은 것들이 강도를 잃어버립니다. 수분이 빠져나오고요. 그래서 강도를 잃게 되는데, 정밀안전진단을 통해서 이게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 건지. 심한 경우에는 전체를 다 못 쓰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장원석: 오는 12월에 입주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그런 큼직큼직한 틀들은 이미 다 만들어진 상태였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이창우: 그렇죠. 구조체는 전부 다 올라가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현장 이야기는 이쯤에서 정리해보고요. 제도, 안전 시스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현장에서 안전수칙이 있어요, 분명히. 어떤 작업을 할 때는 이렇게 해야 한다, 이런 것들. 잘 안 지켜졌다고 봐야 할까요?

◆ 이창우: 일단 건설현장의 특징이 뭐가 있느냐면요. 공기가 돈이다, 라는 게 있습니다. 공사 기간을 맞춰야 하는 일들이 있고요. 그다음에 후반기로 갈수록 여러 가지 공사들이 동시에 진행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디는 가연물을 생성하는 작업들이 있고, 어디는 불을 달아야 하는 곳도 있고. 이렇게 가연물과 불이 같이 공존해버리면 화재가 발생하는 거죠. 이런 것들이 다 뭐냐면 공사 기간을 절약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거든요.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되는 거죠.

◇ 장원석: 공기일을 맞추기 위해서,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12월에 입주가 예정돼 있으니까 거기에는 무조건 맞춰야 하니까 그 사이에 약간 지연된 것들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을 단축하기 위해서 동시에 여러 가지 작업을 진행하는 건데 이런 것도 하나의 사고 발생원인 중 하나로 시스템적으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 이창우: 예, 동시에 여러 가지 일들이 막 일어납니다.

◇ 장원석: 이런 부분은 어떻습니까. 건설현장에서 수없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들, 예전에 크레인 사고도 그랬고요. 하청과 원청 사이의 계약관계, 또 재하청에 재하청. 이런 문제들 때문에 이런 사고가 빈발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 이창우: 그것도 일리 있는 이야깁니다. 원청과 하청업체 간에는 사실은 갑과 을의 관계가 존재하거든요. 만약 하청업체가 안전조치를 위반했다 하더라도 원청의 관리감독 의무는 있습니다. 따라서 하청업체의 안전조치 위반 사항은 원청의 잘못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 장원석: 그런데 그게 잘 처벌이 되지 않잖아요. 다 하청에서 잘라져서 거기에서 사법처리되고 끝나지 않나요?

◆ 이창우: 예, 맞습니다. 어떤 사고가 발생하면 우리는 법을 위반한 사람을 찾거든요. 그러다 보면 힘없는 사람, 밑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 법을 위반하게 된 계기가 어떤 것이고, 그걸 위반하게 만든 사람이 어떤 지시를 했는지. 이런 것에 의해서도 사실 처벌이 강화돼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지금은 아직 정확하게 조사가 이루어진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말씀드린 거고요. 끝으로 이런 장마철의 공사현장에서 특히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현장에서 조심할 점, 기술적인 것도 좋고요. 제도적인 것도 좋고요. 그런 것들 끝으로 짧게 짚어볼까요?

◆ 이창우: 사실 우리가 건설현장에서, 장마철이라고 해서 비가 온다고 해서 화재 위험성이 더 높고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건설현장 아니더라도 비가 오면 습기가 있고, 그러면 전기 화재의 발생은 조금 높은 건 사실이고요. 그리고 지금처럼 지하인 공간, 이런 곳에서 유증기가 발생하는 공정을 한다고 하면 좀 문제가 되고. 이 정도가 위험도가 올라가는 것들이고요. 에폭시 공사 같은 경우에는 다른 작업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비 오는 날에는 원래 하지 않는 그런 공사입니다. 따라서 이런 것들도 이미 알려진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알려진 사실들을 잘 지킨다면 우리가 사고를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대형사고의 특징이라는 게 불안정한 요소가 존재한다든지 적절하지 않은 요소들이 존재하는데, 이런 요소들이 여러 가지가 겹치게 되면 발생합니다. 따라서 예방규정과 예방법규와 안전수칙 이런 것들을 잘 지킨다면 사고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 피해는 상대적으로 굉장히 작게 나타납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창우: 네. 

◇ 장원석: 지금까지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이창우 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