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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여고생, 약초 따라고 산으로 유인했을 것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6-27 10:33  | 조회 : 11183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참 이상한 조합’ 

□ 방송일시 : 2018년 6월 27일 (수요일) 
□ 출연자 : 김태현 변호사, 백기종 前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 이호선 심리상담 전문가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전문가들의 콜라보레이션, <참 이상한 조합> 오늘도 함께 해주실 분들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폐부를 찌르는 강력한 입담, 심드렁한 듯 할 말은 다 하시는 분’ 김태현 변호사,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태현 변호사(이하 김태현): 안녕하세요.

◇ 김호성: ‘마음을 읽고 마음으로 대화하는 분이시죠. 청취자들에게 끊임없이 시그널을 보내는’ 심리상담 전문가 이호선 교수,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호선 심리상담 전문가(이하 이호선): 안녕하세요.

◇ 김호성: ‘범죄자들의 눈빛만 봐도 사건 추리가 가능하다는 부드러운 카리스마’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 백기종 前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이하 백기종): 안녕하십니까. 백기종입니다.

◇ 김호성: 다 나오셨습니다. 오늘 <참 이상한 조합>에서 이야기 나눌 주제, ‘전남 강진 여고생 사건’입니다. 다 아시죠. 아르바이트 하러 간다며 집을 나섰던 16살의 여고생이 실종된 지 9일 만에 얼굴을 식별하기도 어려울 만큼 아주 심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실종, 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여전히 산적해 있는 상황이고요. 자세한 이야기를 오늘 나누기 전에, 이 시간을 주도해나가실 조합장, 그러니까 반장 먼저 뽑고 가겠습니다. 오늘 조합장은, 백기종 팀장님이십니다. 조합장 당선 포부를 일단 간단하게 말씀해주실까요?

◆ 백기종: 네. 김호성의 이 시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참 이상한 조합> 청취자분들이 라디오 채널 선택하는 데 결코 후회하지 않는 시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 김호성: 감사합니다. 일단 공통질문 한 번 드릴게요. 이번 강진 여고생 사건을 보면서요. 세 분이 특히 주목한 부분이 제각각 다르시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 사건을 보면서 나는 이 부분에 제일 관심이 컸다, 주목하는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팀장님 먼저 말씀해주실까요?

◆ 백기종: 사실 10대 여학생이 아르바이트란 무엇인가. 이 학생이 성격도 밝고 굉장히 쾌활합니다. 그리고 학교에선 굉장히 우수한 학생이고, 특히 의외로 아빠에게 굉장히 살갑게 대하는 효녀였거든요. 그런데 평소에 삼촌처럼 지내는 아빠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빌미로 유인해서 정말로 한 번 피워보지도 못하고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단 말이죠. 그러면 우리가 이 사회에 던지는 화두, 아빠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하겠다고 해서 범행의 제물이나 희생으로 삼았다고 하는 부분이 지금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인적 시스템이라든가 사회 방어막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건이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호성: 이 교수님은 어떻게 보셨어요?

◆ 이호선: 제가 관심 있게 봤던 건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일단 성에 관련한 이슈였습니다. 지금 현재 문제가 되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여러 이슈가 되고 있지만, 특별히 이번에 일어난 강진 사건 같은 경우는 일단 피해자가 벌거벗겨진 상태이기도 했지만, 용의자로 알려진 사망한 김 씨가 가지고 있는 성적인 주제들이 굉장히 이 사건의 주요한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판단하고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우리가 이런 사건의 전모를 밝히고 여러 가지 의혹의 켜들을 샅샅이 살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결국 가족을 잃은 남은 가족들이 있거든요. 이 고통과 아픔을 우리가 사회적으로 어떻게 함께할 것인가에 관련된 두 가지 주제에 마음이 가더라고요.

◇ 김호성: 정말 2차 피해예요. 김 변호사님은 어떻게 보셨어요?

◆ 김태현: 주목되는 거요? 산에 왜 따라갔을까죠. 이게 지금 나오는 거 보면 산에 같이 올라갔다는 거 아니겠어요, 현재까지 추정되는 게, 그 높은 꼭대기에. 용의자 김모 씨가 이 여학생에 뭘 제안하고 뭘 했기에 그 여학생이 그 산까지 따라 올라갔을까. 거기가 범행 장소가 되는 건데. 그런 저는 사건의 전모가 궁금하죠.

◇ 김호성: 바로 그 현장에 직접 다녀오셨잖아요. 백 팀장님, 상황을 설명해주세요. 그 현장이 어땠습니까?

◆ 백기종: 현장은 지석마을이라고 해서 강진군 도암면인데요. 이곳이 사실 용의자가 본인의 승용차를 세워뒀던 부분의 뒤쪽이 매봉산이라고 해서 해발 250m, 직선거리로 치면 300m인데 거리로 치면 1km 정도 됩니다. 그래서 그 길을 제가 직접 현장에 가서 올라가는데 50m 정도는 단순한 거리예요. 그런데 50m 내지 100m 가까이 가면서 급경사가 70~80도로 급경사가 나타납니다. 저도 운동을 좀 많이 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급하게 올라가긴 했지만 숨이 헐떡거리는 그런 급경사인데. 결국 능선을 넘어서 50m 아래 지점이 계라마을이라는 앞산이고 이건 지석마을 뒷산인데, 이 용의자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20여 년 살았던 고향이고 또 그다음에 올라가는 입구 개활지 왼쪽에 보면 부모의 묘를 썼고 지금 이장해놓은 상태예요. 그리고 이게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 사람이 현장 상황, 지리가 굉장히 익숙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지금 전체적으로 보면 저는 계획범행이라는 게 확실하다고 하는 겁니다. 방금 김태현 변호사께서 말씀하셨지만 왜 산에 따라갔을까, 라고 하는 부분은 이 학생이 평소 중학교 때부터 용돈을 주고받고 삼촌처럼 따르는 사이였어요. 그리고 아빠하고 용의자하고는 조기축구회에서 같이 운동하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러니까 밥도 같이 먹고 아빠하고 함께 식당에서 가서 식사도 같이 하는 이런 부분이기 때문에 아빠의 친구를 의심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나와라. 그리고 보도는 안 됐지만 운동화는 흰 운동화, 청바지를 신고 용모 복장을 단정하게 하고 나와라, 이렇게 이야기를 했거든요. 이건 뭘 의미하냐면 지금 아르바이트를 소개시켜주겠다고 하는 부분에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용모 복장 단정하게 하고 나오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이 아이가,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어요. 자기 친한 친구가 지금 트라우마로 인한 심리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확인했는데 이 친구에게 15일 날, 16일 실종된 당일인데 15일 하루 전에 뭐라고 보냈냐면,  아빠 친구 김 누구라고 아저씨 이름을 넣어요. 그 아저씨가 아르바이트를 소개시켜 주겠다고 하는데 혹시 위험하면 SNS를 보고 있다가 신고 해 달라는 게 있죠. 이것은 생명의 위협이 아니라, 이호선 박사가 잠깐 언급하셨지만 용의자의 행동 패턴을 보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에둘러서 표현하자면 이성적인 요구나 집착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섹슈얼한 정신적인 문제까지 있다고 저는 개인적인 생각을 합니다. 그런 부분이기 때문에 이 학생이 그걸 알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생명이 위협하면 16일 접선 장소에 안 나갔을 겁니다. 그런데 내가 뭔가 성적인 위험에 도래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SNS를 보냈는데 결국 이 범인은 치밀한 준비를 하고, 그리고 본인이 잘아는 산 속에서 완전범죄를 꾀했는데 결국 완전범죄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거죠.

◇ 김호성: 그 심적 상태가, 범인도 범인이겠지만 여고생도 어떤 상태에 놓여져 있었을까요?

◆ 이호선: 지금 현재로서 우리가 SNS, 친구와 함께했다는 SNS만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걸로만 일단 미루어 짐작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 내용을 볼 때에는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하나, 정말 아르바이트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 부분에 대한 기대가 하나 있었고요. 또 한 가지는 뭔가 이 아르바이트가 본인이 생각해도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아르바이트가 가지고 있는 안정성이 있던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 거기에 따른 불안. 이 두 가지 항목이 같이 짧은 SNS 내용 안에 다 들어있던 것 같은데. 분명한 것은 위험의 정도가 어떤지를 우리가 보통은 내가 인지하고 있는 위험의 정도가 있다 하더라도 일상적으로 내가 알고 있는 사람, 나의 아버지도 알고 있는 사람, 동네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람이 나에게 어떤 심각한 해코지를 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 하지 못하거든요. 그럼 우리가 마음속에 심리 대차대조표가 만들어집니다. 내가 이 사람을 따라갔을 때 생겨나는 불안과, 실제 이 사람이 나에게 어떤 일을 했을 때 이 사람에게 발생할 여러 위험요소나 아니면 불안요소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해봤을 때, 이 사람이 잘못했을 때 입는 피해가 더 크다면 이 사람이 나에게 해코지를 할 가능성은 낮아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아마도 아르바이트의 내용이 무엇이었든, 또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든지 간에 이게 위험할 수는 있으나 매우 위험해서 생명의 위험까지 초래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따라갔을 겁니다. 

◇ 김호성: 법조인 입장에서 보셨을 때 이런 유사한 사례들이 다른 것들도 있었나요, 과거의 경험치로 보자면?

◆ 김태현: 글쎄요, 저는 모르겠어요. 저는 제가 무슨 살인사건을 하진 않으니까, 제가 직접 경험한 사건은 없는데. 글쎄요. 그런데 이런 거죠. 앞서 두 분 말씀하셨는데 뭔가 위험하다는 걸 알았다는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 왜 따라갔을까. 제가 따라간 게 잘못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뭔가 확실한 유인책이 있으니까 가지 않았을까, 라는 거죠. 예를 들면 여고생인데 성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따라갔다는 건 저는 사실 상상하기 힘들어요. 생명에 위협이 있다면 당연히 안 따라갔을 건데, 생명에 위협은 없는데 뭔가 성적으로 좀 위험할 수도 있겠다. 저 아저씨 내가 예전부터 보니까 좀 그렇더라. 그런데 그걸 알면서도 따라갔다는 것도 저로서는 사실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거든요. 뭔가 용의자 쪽에서 이 여학생한테 확실한 유인책을 아마 제시했겠죠. 예를 들면 아르바이트 페이를 어마어마한 페이를 불렀다든지. 그렇지 않고서는 이 어린 여학생이 따라갈 리는 만무하지 않습니까.

◇ 김호성: 도망간 건 아닐까요? 그게 따라갈 수 있는 지형적인 위치가,

◆ 김태현: 처음에 어쨌든 뭔가 유인책이 있으니까 약속 장소로 나간 거잖아요. 약속 장소가 산 높이인지, 아니면 다른 데서 만나서 산에 올라가자고 했는지, 그것까진 알 수가 없죠. 그건 아마 미궁에 빠지겠죠. 아직까지 휴대전화 복원이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으나. 그런 부분들. 도대체 이 남자는 뭘 원하고 뭐라고 얘기했길래 그 어린 여고생이 거기까지 갔을까 하는 그런 부분.

◆ 백기종: 그 배경을 조금 설명을 드리면 제가 현장도 갔고 경찰의 수사를 어느 정도 취재했거든요. 이 학생이 사실 현장 주민들 이야기에 의하면 중학교 3학년 때도 만나게 되면 ‘삼촌’하고 부르는데 그 이유가 굉장히 살갑게 대하고 용돈도 한 번씩 줬다는 증언이 있거든요. 녹취도 돼 있습니다만. 그 주민이 바로 양쪽 집을 다 잘 아는 분이에요. 또 옛날에 덤프트럭을 같이, 용의자가 덤프트럭 두 대를 가지고 실질적으로 본인도 운전하고 사람을 시켜서 사업을 했던 사람이거든요. 그 당시부터 아이를 보면 정말로 친구의 딸이니까 용돈도 주고 그렇게 살갑게 대했단 말이죠. 그러니까 삼촌, 하고 멀리서 보면 쫓아가서 서로 대화도 하고 그런 사이라고 이번에 개인적인 취재 결과 밝혀졌는데. 문제는 신뢰할 수밖에 없어요. 왜 그러냐. 아빠의 친구고 같이 식사를 하고 대화를 자연스럽게 하는 그런 지금 관계거든요. 더군다나 아빠의 친구가 아르바이트 소개를, 알선을 해주겠다고 하니까 믿는 거예요. 그런데 어떤 거냐. 평소에 말하는 거나 본인한테 대하는 건 16세 여고 1학년이지만 뭔가 성적인 측면에서는 이 삼촌처럼, 아빠의 친구가 뭔가 조금 이상하다는 감을 느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마 나를 어떤 위험의 수준에 이르도록 상해를 하거나 살해를 할 그런 상황으로는 판단 안 한 거죠. 그리고 지금 굉장히 많은 언론이나 매체나 방송에서 보도를 하고 토크를 하고 있는데요. 그 산은 보면 제가 현장을 봤는데 앞에는 개활지고 뒤로는, 그러니까 용의자의 차량이 세워져 있는 뒤쪽은 바로 산자락 아래입니다. 거기에서 일부는 도망을 하면서 산속으로 도망을 갔을 거라고 하는데 무의식적으로 도망을 해도 용의자 차량이 서있는 곳은 왼쪽이 민가가 200m 앞에 있고 오른쪽엔 마을이 있어요, 이장님이 사는 마을이.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도망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면 마을 쪽으로 도망을 가지, 산속으로 도망을 안 가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여기에서 보면 보도가 됐지만 낫에서 DNA, 여고생의 DNA가 발견됐지 않습니까.

◇ 김호성: 혈흔은 아니라면서요.

◆ 백기종: 예, 혈흔은 아닙니다. 땀이 DNA는 없지만 DNA에 보면 상피세포라는 게 추출이 돼요, 한 90%가. 거기에서 이 학생의 DNA가 추출됐습니다. 그렇다고 하면 용의자가 가지고 온 낫에서 DNA가 발견됐다고 하는 부분은, 피해 학생의. 이것은 뭐냐. 학생을 시켜서 예를 들어 열매나 약초나 잎을 따라, 라고 하는 그런 형태로 유인했을 가능성이 높다. 왜 그러냐. 산자락 아래에서 살해를 하고 이동은 절대 안 됩니다. 두 명도 안 돼요. 왜 그러냐. 70kg의 몸무게란 말이죠. 그런데 성인이 혼자 올라가도 30분 거리를 헐떡거리고 올라가는데 더군다나 70kg의 무게를 살해하고 이동하기는 어려워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 그래서 그 답이 나오는 겁니다, 근접한 답이. 낫에서 DNA가 발견됐다고 하는 부분은 피해 여학생에 낫을 주고 이런 형태로 하면 너의 아르바이트가 이런 거라고 알려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250m 해발 그 산 능선 너머까지 갈 수 있었지 않느냐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 김호성: 공범의 여지는 없습니까?

◆ 백기종: 공범의 여지는 100% 없습니다. 왜그러냐면 경찰의 수사를 종합해보면 CCTV라든가 여러 가지 통화 내역이라든가, 현장에서 여러 가지 종합해보면 공범은 100% 없는 걸로 단언해도 좋습니다. 그런데 많은 매체에서 만약 공범이 있을 수 있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 부분은 경찰이 종합적으로 수사를 했고 또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보면 공범은 없는 걸로 그렇게 거의 굳어져 가고 있습니다.

◇ 김호성: 심리적 상태 같은 것들을 지금 설명하신 걸 들어보면 이게 예방할 수도 있는 사고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이 교수님?

◆ 이호선: 어떻게 보면 우리가 사건이 일어나려고 하면 그걸 막을 도리는 없다고들 이야기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건에는 이른바 전조라는 게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불안도가 발생하거든요. 지금 같은 경우도 친구한테 본인이 가지고 있는 불안을 이야기했어요. 거기다가 사실 우리가 이 친구가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쾌활함 이런 것도 있겠지만, 아마 본인도 그전부터 아저씨를 알고 삼촌이라고 부르고 익숙했지만 눈빛이라든지 눈길이라든지 모종의 불편함을 짬짬이 느끼긴 했을 텐데, 다만 이런 불편함을 이 친구가 어떻게 해석했을지. 이걸 그냥 삼촌의 귀엽게 보는 눈길로 봤을지, 아니면 약간 이성적인 측면으로 봤을지, 그건 알 수가 없어요. 다만 이런 불안이 발생했을 때 지금 문제는 친구한테만 이야기한 거예요. 왜냐, 삼촌이 얘기했거든요. 너 절대 얘기하지 마, 그랬는데 얘기 안 한 건 아니에요. 친구한테 얘기했지만 사실 우리가 청소년기의 특징은 비밀을 잘지키는 게 청소년의 특징이 아니고요. 뭔가 비밀이 발생했을 때 호기심이 증폭되는 게 특징이거든요. 그렇다 보니 뭔가 특별한 일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그러니 백 팀장님 말씀하신 대로 사실상 위협에 의해서 산 위로 올라갔건 아니면 어떤 큰 유혹에 의해서 산 위로 올라갔건, 이유는 알 수 없겠지만 적어도 이 아이가 일련의 위협이 있었을 때 부모와의 소통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이걸 비밀로 간직할 것이 아니라 사실 ‘엄마, 삼촌이 이렇게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얘기해야 할 것 같아’ 이런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을 만한 심정적 공간과 실질적 공간이 있었다면 예방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고. 저는 이런 면에서 제가 만약 부모라면 내가 이 아이와 왜 평소에 더 깊은 대화를 하지 못했을까, 이 아이는 왜 삼촌 말을 더 신뢰하고 거기에 따른 비밀을 친구에게만 이야기했을까. 한마디만 들었어도 내가 이 아이를 보내지 않았을 텐데, 라는 부모의 아픔과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평생 남아서 이 가족에겐 얼마나 힘들고 정말 가슴이 치는 사건이잖아요. 남은 가족들이 생각할, 가지고 가야 할 고통의 무게 때문에 저는 이 사건을 보면서 내내 가족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더라고요.

◇ 김호성: 이 사건은 결국 용의자·피해자가 다 지금 사망한 상황인데, 결국 ‘공소권 없음’ 이렇게 나는 건가요, 김 변호사님?

◆ 김태현: 그렇죠. 일단 사실관계가 실체적으로 밝혀진다고 전제로 하면 어떤 형태로든지 간에 공소권 없음 처분이 될 수밖에. 죄명은 단순 살인이 될지, 아니면 다른 살인이 될지, 그건 아직 제가 말씀드리긴 그런데요. 실제로 나온 건 아니니까. 그런데 최종 처분은 공소권 없음 처분이 되죠. 피의자가 사망했으니까.

◇ 김호성: 미제사건으로 남는 건가요?

◆ 김태현: 미제는 아니에요. 미제라는 것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걸 말하는 거고. 얘가 자연사를 한 건지, 살인을 당한 건지 그게 밝혀지지 않은 게. 그리고 범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게 미제사건이고. 아직까지 미제사건이 됐다고 단정할 수 없어요. 단 예를 들면 김모 씨가 얘를 어떻게 유인해서 어떻게 나쁜 짓을 하고 살인을 했다. 죄명은 뭐다. 그런데 처분은 안 되는 거죠, 공소권 없음으로. 미제랑은 다르죠.

◆ 백기종: 미제사건하고 다른 게, 말씀 잘해주셨는데, 공소권 없음 송치는 합니다. 공소권 없음이라고 하는 부분은 처벌할 대상이 없어져버린 거예요. 그래서 기소를 할 수 있다거나 재판을 할 수 없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 기소를 해서 재판할 수 있는 대상이 없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공소권 없음 처분을 하고. 다만 전국에 있는 특히 부모들 중에 엄마, 딸을 가진 엄마들에게는 상당히 심리적 트라우마를 주는 사건이거든요. 아빠의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해주겠다고 제의했을 때 이 아르바이트에 대해서 호기심이나 돈을 엄마나 아빠 몰래 벌어서 엄마아빠 즐겁게 해주고 내 용돈을 써야겠다고 하는 10대 소녀들의, 청소년들이 굉장히 그런 욕구가 강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과연 아빠 친구도 믿을 수 없는 세상인가, 하는 부분을 던져주고. 내 남편의 친구가 내 딸을 유인해서 어떤 대상으로 삼고 이런 끔찍한 범죄의 희생물로 삼는다고 하는 부분이 전국적으로 많은 엄마들, 특히 딸 가진 엄마들에게 상당히 불편한 심리적 트라우마를 준다는 것은. 이 부분이 그래서 경찰은 전후 사정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서 차후에 유사한 재발 사건이 나지 않도록 예방하고, 이런 사건들을 분석해서 프로파일링 기법이라든가 이런 걸 발췌해서 이러이러한 경우에는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사회적으로 공지해주는 역할을 경찰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이 교수님, 가족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셨는데요. 이 사건과 연관된 이 사회의 가족의 가치, 가족을 둘러싼 지인들의 가치 이런 부분을 깊게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 이호선: 그럼요. 사실 가족은 남이 아니고요. 모든 공동체 안에 있는 가족들은 다 연결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연결돼 있다는 건 상호보호 의무가 있는 거거든요. 우리가 범죄에 노출될 때에는 그 사람을 내 가족이나 피붙이나 내 보호 의무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내가 이 사람을 통해서 어떤 이익을 편취하거나 아니면 이 사람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욕망을 채우거나, 이런 생각이 생겨날 때 사실 범죄가 시작되는 거잖아요. 한 가지 분명한 건 요새 청소년들 같은 경우에는 범죄에 노출될 때 보면 SNS상에서는 본인의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하는데 가족에겐 이걸 비밀로 해요. 그래서 우리가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최근에는 이런 공공연한 비밀이 가족에게만 발생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최근, 우리가 늘 이야기하는 거지만 대화의 중요성은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가족 중에 한 명이 믿을 수 있는 1인이 돼주는 거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각 가족 중에 한 사람씩만 있어도 사실 우리 아이들이 이런 범죄에 노출되거나 혹은 내 가족이 이런 상상하지 못할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마저도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하나의 자물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호성: 이런 사건이 재발되지 않기 위한 법적 환경 같은 건 어떻게 조성돼야 할까요?

◆ 김태현: 글쎄요. 사건 재발을 막을 수 있는 법적 환경은 없어요. 예를 들면 아무리 형벌을 세게 한다 한들 어떻게 막겠어요. 예를 들어 아르바이트 제안하는 걸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잖아요. 그건 사실 좀 저도 걱정이지만 대책이 없는 거고. 그래서 항상 나오는 얘기들이 처벌을 강화해야, 예를 들면 그런 이야기들밖에 할 수가 없는 거죠, 현실 자체가. 

◇ 김호성: 참 안타깝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앞으로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주는 교훈, 남아있는 부분을 잘 마무리 짓기 위해서 해야 할 부분. 이런 걸 한 단어로 정리해주신다면요? 이 교수님, 어떻게 정리해주실까요?

◆ 이호선: 우리가 이번에 사건을 겪으면서 이것은 다음번에 또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 얘기는 뭐냐면 어른들이 가져야 할 책무들, 하나. 두 번째, 청소년들에게 사회에 대한 의심을 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미리 예방하고 사전에 누군가에 도움을 미리 요청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 다 개별적으로 모래처럼 살고 있지만 사실 우리는 모래 같지만 함께 이루어서 콘크리트 같이 살아야 한다는 것. 그 부분을 우리가 어른도 아이들도 함께 경험하고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백기종: 저는 당신의 지난 과거를 나는 알고 있다,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지금 이 사건이 주는 교훈은 굉장히 문란한 개인적인 그런 부분들이 사실 감지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부분을 간과해버리게 되면 결국 나도 그 대상자나 피해자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측면을 저는 강조하고 싶고요. 그다음에 우리 이호선 교수 말씀하셨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간의 대화가 참 소중한, 피해를 예방해주는 교훈적인 사건이다,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태현: 글쎄요. 범죄 일어나는데 사실 저는 교훈이라는 걸 언급하는 게 적절한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 범죄 피해인데 거기서 무슨. 왜냐면 잘못하게 되면 그러면 피해자가 뭔가 잘못해서 그렇다고 오해를 살 수 있으니까 교훈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은데. 일단 안타까운 측면은 그런 게 있는 거죠. 어떤 유인책을 제시했으니까 그 학생이 따라갔을 텐데, 본인 스스로 위험을 감지하면서도. 그럼 그게 만약에 가장 많이 생각할 수 있는 게 경제적 이유 아니겠습니까. 예를 들면 시급을 10배를 줄게, 이런. 그러니까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데 좀 위험해도 해볼까, 이런 거 아니었겠어요, 굳이 추정하자면. 어린 학생이 그런 유인에 따라갈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 안타까운 거죠. 교훈은 저는 없다고 봐요. 범죄인데 교훈이 어딨겠어요.

◇ 김호성: 알겠습니다. 책무, 예방, 가족, 대화, 환경 여러 가지 말씀해주셨습니다. 아쉽지만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세 분 말씀 오늘 고맙습니다.

◆ 김태현, 백기종, 이호선: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 이호선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 김태현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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