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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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보기]"SNS 가짜뉴스, 노년층을 공격하다!"-안호림 교수 6/23(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6-25 14:24  | 조회 : 2841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YTN’]
■ 방송 : FM 94.5 MHz (20:20~20:56)
■ 방송일 : 2018년 6월 23일 (토요일)
■ 출연 : 안호림 인천대 교수


아나운서: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주부터 장마로 접어들어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했습니다. 더위를 싹 날려줄 시원한 월드컵 소식이 있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들리고 있지 않습니다. 매주 미디어 이슈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는 <안호림의 미디어 똑바로보기> 시간입니다. 인천대 안호림 교수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셨어요?

안호림: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해볼까요?

안호림: 지난 15일 한 일간지에 ‘노년층, SNS 가짜뉴스 맹신.. 정부·사회 향해 불신 폭발’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최근,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노년층 사이에서 SNS를 통한 가짜뉴스의 유통이 급격하게 늘어난 현상에 대해 분석하고 있었는데요. 사실 가짜뉴스는 연령을 막론하고 모든 이에게 해당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보수 성향이 강한 노년층에서 벌어지는 이런 현상은 그 수위가 매우 심각한데다, 사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아나운서: 가짜뉴스 문제에 대해서는 이 코너를 통해서도 이미 다룬 적이 있습니다. 기억을 상기하는 차원에서 가짜뉴스란 무엇인지 짤막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호림: 가짜뉴스라는 말은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가짜임을 확인할 수 있는 뉴스로 읽는 사람들을 오도할 수 있는 기사를 이야기합니다. 즉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의도적으로 전달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뉴스이고, 뉴스가 사실인지 허위인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나운서: 오늘 노년층이라고 대상을 콕 짚어 얘기하시는 것은 그만큼 다른 연령대에 비해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겠죠?

안호림: 기사에도 나와있지만 정확하게는 한국에 사시는 모든 노년층에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라, 일부에게만 해당되는 것입니다. 기사에서는 노년층에 집중했지만 노년층에게만 나타나는 문제도 아닙니다. 앞서 말한 기사는 일부 보수 성향을 띤 노년층 사이에서 가짜뉴스가 공유되어 사회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심화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뉴스가 주로 생산되는 곳은 유튜브 채널들입니다. 이중 인기 채널의 경우, 구독자수가 10만~20만에 달해, 유튜브 내 지상파 뉴스 채널의 수준을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들 채널에서 내보내는 뉴스에는 가짜 뉴스도 많고, 가짜 뉴스가 아닌 경우에도 극우적인 내용, 선동적인 내용이 많다고 합니다. 이런 채널을 열심히 보시는 분들은 뉴스를 보기만 하는게 아니라, SNS등을 통해 퍼뜨리고 있습니다. 때론 가짜 뉴스를 공유하는 것 때문에 친구, 가족 간에도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하네요. 이런 현상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언론의 보도를 불신하고 오로지 유튜브나 SNS를 통해 전달되는 뉴스만 믿는다는 것입니다.

아나운서: 언제부터 이런 현상이 보이기 시작했나요?

안호림: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는 TV조선이 2016년 7월, 8월에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대한 의혹을 보도한 것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이후 탄핵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보수언론조차 박 전 대통령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보수적인 일간지, 종편을 주로 보던 분들 중 박근혜 대통령의 무죄를 믿고, 탄핵이 잘못됐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배신’이라고 받아들여졌을 것입니다. 기성 언론을 신뢰할 수 없게 된 분들이 대안적인 뉴스를 찾는 과정에서 유튜브, SNS가 새로운 정보원이 된 것입니다.

아나운서: 나이 드신 분들께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는 것은 조금은 낯선 모습입니다. 그만큼 인터넷을 통해 방송하기 쉬워졌기 때문이겠죠?

안호림: 인터넷 방송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전문적인 기술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해졌습니다. 인터넷 방송은 컴퓨터, 카메라, 마이크, 조명 등의 장비와 초고속 인터넷 망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시도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SNS가 대중화되면서 노년층의 상당수가 이를 쉽게,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도 큰 역할을 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4년 당시 스마트폰을 필수적인 매체로 생각한 60대 이상의 비율은 9.5%였는데, 2016년에는 24%로 2년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아나운서: 세대간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기사도 종종 보입니다.

안호림: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간 정치적 이유로 갈등을 빚는 일이 있다는 기사가 여러 번 나왔습니다. 세대간 정치적 신념의 차이는 연령, 경험, 교육의 차이에서 오는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뉴스를 보고 서로 다른 판단을 하는 것과, 처음부터 다른 뉴스를 보고 잘못된 정보를 접해서, 사실 자체를 왜곡되게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가 다릅니다.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되기 어려운 것이죠.

아나운서: 한 가지 궁금해지는 건 이런 현상이 한국만의 것이냐는 것입니다. 외국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있나요?

안호림: 제가 아는 한 언론의 보도나 학술적인 연구에서 보고된 바는 없습니다. 만약 있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문제시할 정도는 아니라고 짐작은 됩니다. 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연령대에 따른 정치성향 차이도 있고, 정치적 성향에 따른 뉴스 편식 현상도 나타납니다. 하지만, 지난 미국 대선 분석 결과를 볼 때, 가짜뉴스를 상대적으로 많이 접한 사람들조차도 일반 뉴스를 더 많이 접했고, 이런 경향은 나이와는 상관이 없었습니다.

아나운서: 그럼 왜 한국에서만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안호림: 이건 탄핵 정국 전후에서 등장한 이른바 ‘태극기 집회’현상에 대한 분석 논문이 몇 편 있었습니다. 논문에서 지적하는 요인들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 노년세대가 가지고 있는 특징, 그리고 현재 한국 사회 내에서의 노년층이 처한 상황과 위치 등입니다.

아나운서: 한국 노년층이 가지고 있는 사회경제적 문제도 한 몫을 하겠죠?

안호림: 60대 이상 세대는 과거 산업화의 과정에서 많은 희생을 한 세대지만, 현재는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고, 경제적으로 빈곤하고 불행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한국의 노인 빈곤문제는 생각보다 매우 심각합니다. 66세 이상 75세 미만의 상대적 빈곤율은 42.7%, 76세 이상에서는 60.2%로 OECD국가 중 가장 높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분들이 불행하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70세 이상 노인층에서 인구 10만명 당 자살율이 116.2명로 OECD 국가 중에서도 1등입니다. 한국일보가 2015년 말 덴마크, 브라질, 일본, 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0세 이상 세대의 행복도가 가장 낮았습니다. 10점 만점에 평균 5.6점으로 다른 세개국중 가장 낮은 일본의 6.4점과 비교해도 매우 낮습니다. 현재가 불행하기 때문에 현재를 부정하고 과거의 영광에 몰입한다고 지적을 합니다.

아나운서: 그러면 어떻게 하면, 이분들이 더 이상 가짜뉴스를 안 보시고 세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안호림: 이 부분은 솔직히 뭐라 말씀드리기 어려운 일입니다. 유튜브채널에서 본 뉴스나, sns를 통해 친구 분이 전달해준 기사가 만약 잘못된 것이라고 해도 믿지 않으려하고, 소통을 거부하기 때문에 외부에서의 노력만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먼저 문제의 원인부터 줄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짜뉴스는 비단 노년층 뿐 아니라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큰 문제입니다. 가짜뉴스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한국 사회가 고령화되고 있지만, 대책은 미흡하다는 사실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노년층을 보호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사회의 생산적인 구성원으로 역할을 할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아나운서: 어려운 일이지만, 참을성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호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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