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인터뷰전문보기

사랑엔 후회 없다던 JP, 정치적 공과는 후대에 남겨진 과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6-25 10:26  | 조회 : 3108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어서와~ 이런 토론은 처음이지!”

□ 방송일시 : 2018년 6월 25일(월요일) 
□ 출연자 : 이종근 데일리안 논설실장, 김남국 변호사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두 개의 시선을 가진 두 남자와 함께 합니다. 삐딱한 이종근과, 반듯한 김남국의 ‘어서와, 이런 토론은 처음이지?’ 오늘도 데일리안 이종근 논설실장, 김남국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두 분 어서 오세요!

◆ 이종근 데일리안 논설실장(이하 이종근): 안녕하십니까.

◆ 김남국 변호사(이하 김남국): 안녕하세요.

◇ 김호성: 청취자 분들도 함께 해주시는 코너입니다. #0945로 의견 보내주시면 방송에 적극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첫 주제는요. 말씀 좀 나누기 전에 한국 정치권의 큰 별이 졌습니다. 정치사를 관통하는 풍운아, 영원한 2인자, 정치9단, 여러 가지 수식어가 나온 분이셨죠. 오늘 첫 번째로 나눠볼 이야기입니다. 김종필 전 총리의 타계 소식입니다. 향년 92세셨어요. 토요일 아침에 다들 깜짝 놀라셨을 텐데요. 두 분께 김종필 전 총리 별세와 관련한 3김 시대의 종언, 한국 정치사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한 번 짧게 여쭤보도록 할까요?

◆ 이종근: 3김 시대가 저문다, 이런 제목들이 많았는데요. 3김 시대가 상징하는 것은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보수 정치, 하나는 지역 맹주. 우리가 언론에서 이제 더 이상 김종필 전 총리를 보내면서 ‘맹주’라는 말을 이제는 안 썼으면 좋겠어요. 뭐냐면 지역 갈등입니다. 그 당시 3김으로 대표되는 정치는 지역 갈등을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에도 계속 ‘충청 지역의 맹주는 누가 될 것이다’, ‘경남 지역의 맹주는 누가 될 것이다’ 이런 지역적인, 지역 분할적인 사고로 3김을 상징했거든요. 이제는 사실 그런 지역적인 갈등이나 혹은 보수 정치, 1인 보스가 공천권이나 돈을 쥐고 흔드는 그런 정치가 이제는 더 이상 이 땅에 사라질 것이다. 그것이 공과 과가 있겠지만 어쨌든 그게 3김 시대의 진정한 종언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호성: 3김 시대의 진정한 종언의 의미 말씀해주셨고요. 변호사님, 어떻게 보셨어요?

◆ 김남국: 저도 비슷하게 봤는데요. 정말 김종필 전 총리는 정치사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것 같습니다. 5·16 군사쿠데타, 굴욕적인 한일 국교정상화, 총리긴 했지만 유신 시대의 총리를 했다는 여러 가지 공과 과, 명암이 교차하는 족적을 남겼는데요. 가히 현대사를 풍미하면서 여러 가지 고인이 가진 정치적 의미나 이런 것들을 가진다고 보이는데요. 저도 실장님과 비슷한 생각인데, 3김 시대의 종언으로써 결국 지역주의와 정당의 민주화를 가로막았던 총재, 당 총재가 모든 정권을 휘둘렀던 이런 것들이 다 사라지는, 역사의 뒤안길로 가는 것이라고 보이고요. 고인의 정치적 역경이라고 말하기는 좀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정치적인 족적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살아있는 후대에 남겨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이 실장님께서는 언론사에 오래 계셨잖아요. 김종필 전 총리를 직접 만나보셨나요?

◆ 이종근: 저는 자민련을 출입해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제가 20대 후반에 정치부에서 이야기를 듣고, 그 당시는 어떤 시대였냐면 총재 집에 직접 아침에 가서 총재님하고 같이 밥을 먹고 당사에 출근하는 시대였거든요. 그런데 그때 출입했던 정치부 차장 선배가 불현듯 일화를 하나 말씀하시더라고요. 출근하는데 눈이 펑펑 오는 거예요. 당시 신문사가 그렇게 많지 않았거든요. 그러니까 갑자기 당사에 도착해서 보좌관한테 ‘눈이 오는데 무슨 정치냐. 오전 일정만 하고 낮에 기자들 다 불러서 우리 한시나 짓자’ 저는 그때 20대 후반에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멋있는 게 아니라, 도대체 정치를 할 사람이 이런 식으로 하느냐, 라고 그 선배한테 고함을 질렀는데. 사실 그 후에 김종필 총리의 족적을 보면서 그래도 멋을 아는, 또는 그래도 하나의 숨통, 정치의 숨통을 아는 그런 분이셨구나, 라고 나중에 생각했습니다.

◆ 김남국: 요즘에는 김영란법으로 다 잡혀갈 일들인데. 김종필 전 총리가 ‘정치라고 하는 것은 기다림이다. 정치라는 건 여백이 있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 실장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딱 그 생각이 납니다. 요즘 여야가 정말 극한으로 대립하면서 싸우는 것만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국회가 항상 공전만 하고 휴업 상태에 있는 그런 경우가 굉장히 많았는데요. 그런 점에서 김종필 전 총리 같은 경우에는 사실 상대와 여지를 두고 협상하고 항상 주고받는 그런 기다림의 정치, 여백의 정치를 해서 어떻게 보면 후세에 정치사적으로는 그런 점으로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호성: 저희들 이 프로그램 첫 번째 도입부에는 항상 사안에 대한 촌철살인 평을 주시곤 했는데요. 이야기 나온 김에 촌철살인 한 줄 평 대신, 김종필 전 총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하나의 정의, 일담, 또는 표현 이런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게 있는지 한 말씀 해주시죠. 이 실장님 먼저.

◆ 이종근: 나중에도 어록을 말씀하시겠지만, 저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사랑에는 후회가 없다”라는 말입니다. 이건 어떤 뜻이었냐면 YS, 그러니까 3당 합당 후에 YS가 정권을 잡았을 때 어쨌든 내각제 약속은 파기하잖아요. 그랬을 때 다시 떨어져나와서 충청도 당을 다시 만드는 과정 속에서 기자들이 물어봅니다. ‘후회하지 않느냐. 괜히 따라가서 그냥 뒤통수만 맞지 않았느냐’라는 질문에 한 대답이었습니다. “사랑에는 후회가 없다” 자기가 그것을 위해서, 정치의 대의를 위해서 한 행동이었다면 그것이 나한테 잘못 돌아왔더라도 나는 그 대의가 옳았다고 본다, 라는 뜻으로 당시에 저는 해석했고, 그런 사실 정치. 그 후에도 사실 김대중 대통령과 또 다시 손을 잡는데, 저는 김대중 대통령이 내각제 약속을 지키리라고 김종필 전 총리가 확신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누구보다 YS, DJ를 잘아는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 됐든 ‘그래, 이제 민주화의 한 인물이 대통령이 꼭 돼야 해. 그것이 우리나라 앞으로의 정치 발전의 하나의 포인트가 될 거야’라는 생각으로 그의 손을 잡아준 것. 이런, 뭐랄까요. 정치의 맥과 함께 그런 자신의 대의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고 뛰어드는 모습. 그런 모습이 떠오릅니다.

◇ 김호성: ‘JP가 직접 쓴 묘비명’ 이렇게 해서 오늘 조간신문에 나온 걸 제가 봤어요. 묘비명 맨 마지막에 뭐라고 써있냐면, ‘내조의 덕을 베풀어준 영세반려와 함께 이곳에 누웠노라’ 사랑에는 후회가 없다, 말씀하셔서 이게 지금 떠오르네요.

◆ 이종근: 한 말씀만 더 드릴게요. 박영옥 여사와의 사랑은 정말 64년 동안 이루어졌고 사실 3김이나 혹은 어떤 정치인도 가족에 대해서 굉장히 잡음도 많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정말로 JP는 박영옥 여사를 사랑했고, 또 아이들과 관련해서도 독직 사건이나 뇌물 사건이나 그런 데에 휘말리지 않고 가정 하나만큼은 굉장히 지켜냈다, 라는 조명을 받고 있죠.

◇ 김호성: 참 로맨티스트예요.

◆ 김남국: 저는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한 정치사적인 사건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너무 미화만 되는 것 같아서 오히려 잘못된 5·16 군사쿠데타를 실질적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에 조언하고 진두지휘하고 기획했던 이런 사람이었던 것을 포함해서, 박정희 정권의 2인자로서 승승장구할 것 같았지만 시작하자마자 첫 큰 잘못된 일을 했던 1965년도의 한일협정을 꼽고 싶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일본의 외무장관이었던 오히라 마사요시와의 메모가 공개되면서 정치적으로 굉장히 큰 수난을 당했는데요. 그 당시 보게 되면 식민지배에 대한 일본의 사과는 전혀 받지도 못하고, 또 피해자에 대한 강제징용과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보상도 완전히 뒤켠으로 한 채 그냥 6억 달러 원조만 받겠다, 라고 하는 굴욕적인 한일협정을 함으로써 정말 40~50년 그 이후로 한일관계를 전부 다 꼬이게 만들었고 우리나라 역사에 큰 오점을 남겼다는 점에서 정치사적으로, 정치적 사건으로 한일협정을 꼽고 싶습니다.

◇ 김호성: 그런데 일종의 이런 합리화도 본인 스스로 했잖아요. ‘제2의 이완용이 되더라도 한일 국교를 정상화시키겠다’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본인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소신과 국민들이 판단하는 평가는 간극이 있겠죠. 그런데 그래서 그런가요. 국민헌장 추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두 분은 이걸 어떻게 보시나요?

◆ 이종근: 저는 관용이란 말이 떠올랐습니다. 관용이란 말은 어떻게 해석하냐면, 수긍할 수 없는 것을 수용하는 것이다, 라는 해석을 하더라고요.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냐면 김종필 전 총리를 어떤 사람은 전두환한테도 그러면 훈장을 줄 거냐고 표현하던데, 다르죠. 김종필 총리의 정치사를 보면, 물론 말씀하신 5·16과 유신시대의 총리, 80년도 이후에 3김 정치, 그 이후에 자민련을 창당해서 끊임없이 정권의 한 축이 된 그 과정들을 지켜봤을 때 사실 그분이야말로 의회주의자였다. 다른 정치인들을 봤을 때 의회를 마비시키거나 장외투쟁을 하거나 하지 않고 끊임없이 의회에서 타협과 협상을 주장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의원내각제로 가야 한다, 라는 협상주의자였고. 그리고 또 하나는 실용주의자였다. 실용주의는 아까 말씀을 드린 거고. 마지막으로는 이분 사실 경성사범학교 출신이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정세 분석에 뛰어났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정국이. 이런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사실 이분의 정치적 족적을 너무 폄훼해서는 안 되지 않느냐, 라는 생각입니다.

◇ 김호성: 훈장을 주는 것에 대해서 수긍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수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는 건가요?

◆ 이종근: 일부 그러니까 앞부분의 삶만 보고 수긍할 수 없는 분들한테 제가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럼 DJ는 왜 손을 잡았습니까, 김대중 대통령은 그런 인물을. 그러니까 그 인물을 사실은 인정한 거 아니겠습니까, 정치사에 있어서.

◆ 김남국: 그 실용주의라는 것이 본인의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것이었던 것이지, 마치 그게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좀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민훈장 추서나 이런 것은 국민을 대신해서 정부가 주는 것인데 단순하게 국무총리를 했다는 것, 아니면 정치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는 것만으로 주기에는 좀 어렵다고 생각이 들고요. 정말 추서를 받는다면 후대에 길이 남을 수 있는, 후세가 정말 귀감을 얻을 수 있는 그런 분이어야 하는데 지금 김종필 전 총리 같은 경우에는 5·16 군사쿠데타를 실제 기획했던 사람이고. 아까 실장님께서는 의회주의자라고 이야기했지만 5·16 군사쿠데타로 사실상 당시에 내각제였던 장면 정부를 파괴한 장본인인 이런 사람을 과연 추서할 수 있는지. 또 국무총리의 한 정치사적인 여러 가지 족적을 남기긴 했다지만, 그 국무총리는 1971년도부터 1975년도까지 유신에 본인이 반대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총리를 함으로써 유신을 옹호했던 그런 사람이고. 유신이야말로 정말 의회를 다 파괴한 주범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한다면 과연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한 추서가 온당한지, 그건 신중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호성: 그런데 의회주의자 말씀 나오셔서요. 김종필 전 총리가 얘기한 또 다른 촌철살인성 발언 보면 ‘야당은 여당을 자꾸 이기려 하면 싸움만 할 뿐이다. 지고서도 이겨야 한다’ 이거 굉장히 모순된 이야긴데 말이죠. 그러나 어쨌든 대화의 중요성, 의회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보인 발언이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연 이분이 진 게 무엇이었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보수의 궤멸, 최근에 이런 정서와 관련해서 보수의 아이콘으로서 해석받기도 했던 이분에 대한 느낌은 어떠세요?

◆ 이종근: 저는 사실 JP의 정치 철학이 지금 사실 살아나야 한다고 보는 게, 그겁니다. 아까 제가 두 가지, 의회주의와 실용주의. 실용주의는 바로 지금 일부 보수가 이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우리가 태극기 집회 결집을 더 시켰어야 이번에 이겼다든지, 태블릿 PC의 정체를 이번에 선거 때 활용했어야 한다든지. 이런 국민들의 정서와는 부합하지 않는 극단적인 소수파로 남을 수밖에 없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 가운데, 가장 필요한 것은 사실 JP의 실용주의 정신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보수가 보수라는 기득권 내지는 지지하던 사람만의 이념만 충족시킨다면 앞으로 정말 박물관에나 들어서서 고착화될 것이고. 그게 아니라 이 시대에 맞는 또 다른 확장성, 보수를 앞으로의 보수로 매력적인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확장성을 이야기한다면 저는 JP가 지금까지 한 가지만 고집하거나, 예를 들어서 내 지역 맹주만 고집하거나 혹은 내가 무엇인가만 이건 옳으니까 다른 건 안 해, 라는 삶을 살았다면 이렇게 영원한 2인자라든지 정적도 대통령을 만들었다든지, 이런 소리를 듣지 못했을 것이다. 

◇ 김호성: 과거의 과오가 현재의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일까요?

◆ 김남국: 김종필 전 총리는 사실 그런 이야기를 꽤 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 어록에도 보게 되면 ‘어제는 어제의 논리대로 최선을 다했고 그것이 바탕이 되어 오늘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과거는 그대로 두고 공이든 과든 받아들여서 전승하거나 이어나가거나 또는 배척하거나 둘 중에 하나를 해야 한다’ 그러니까 과거에 본인이 했던 그런 논리를 타당화하고 합리화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줬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물론 이런 것을 실용주의로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과거에 본인이 잘못했던 과오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고요. ‘남아있는 그대들에게’라는 김종필 전 총리의 마지막 자서전인가요. 그 책에 보수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를 했더라고요. ‘보수가 늘 그대로 있으면 연못이 썩는다’ 계속해서 혁신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는데 사실 김종필 전 총리도 마지막에 자민련, 본인이 비례 1번으로 공천했는데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10선을 달성하지 못하고 그대로 정계은퇴를 하면서 사실상 보수가 그대로 주저앉는 모습을 보였는데. ‘남아있는 그대들에게’ 이 책에서 본인이 하지 못했던, 보수가 정말 바뀌고 개혁해야 한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 김호성: 3김 시대의 종언, 그리고 연장선상에서 이번 6·13 지방선거의 결과는 한국 정치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세요? 

◆ 이종근: 저는 이제는 권력이 나눠져야 한다. 권력의 분산이 상징하는 바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분점정부, 사실 이미 DJP 연합이 분점정부였어요, 우리나라에서. 서로 성격이 다른 대통령과 총리가 함께 권력을 나누어 갖는 것. 그런데 분점정부가 왜 가능해야 하냐면, 이제는 보스 같은 하나의 지역을 상징하거나 혹은 그렇게 카리스마 있는 몇몇의 정치인으로서 중심이 돼서 정치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아주 평범한 다인, 많은 전문적인 영역의 정치인들이든가. 이런 사람들이 함께 협상하고 함께 전문적인 걸 공유하는 그런 정치가 돼야 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분점정부라는 것, 분점정치라는 것이 이제 앞으로 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호성: 그렇게 보시나요? 

◆ 김남국: 네, 맥락상으로는 저도 비슷할 것 같은데요. 과거의 정치 리더나 정치 지도자를 보게 되면 본인이 가진 정치 철학을 만들기 위해서 계파를 만들고, 그리고 국민들을 사실 동원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제는 그런 정치 시대는 완전히 지났다고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지금 이렇게 저희 라디오를 듣고 있는 청취자들이 더 똑똑하시고 더 많은 것을 아시고 더 전문적입니다. 그러니까 일반 국민 개개인의 뜻을 받들어서 정치인들이 오히려 거꾸로 더 낮은 자세로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나가는 그런 정치를 보여야 하는 시대로 저는 바뀌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 김호성: 보면 국회에서는 지금 원구성조차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보수가 이렇게 참패한 다음에 보수를 보수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말이죠. 지금 현재 여의도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 이 시점에서 우리가 가장 힘을 기울어야 할 부분은 뭐라고 보시는지요? 두 분께 질문을 동시에 드리겠습니다.

◆ 이종근: 저는 지금 인위적인 인적청산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것은 저는 반대합니다. 누가 누구를 나가라, 이런 걸로 밤을 새울 게 아니라 실제로 정말 이념적인 지평. 우리가 무엇을 가치로 내세울 건가, 앞으로. 그것에 대한 논쟁이 필요한데 지금은 너 나가, 너 나가 하는 그런 불필요한 인적청산으로 흐르고 있어서 그게 안타깝죠.

◇ 김호성: 어떻게 보세요, 김 변호사님?

◆ 김남국: 저는 오히려 이념이나 가치 논쟁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보수 극단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만 듣고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이 박수쳐주고 그 사람들이 칭찬하는 것, 이런 것으로부터 오히려 벗어나서 중도, 그리고 정말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가, 라는 부분을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이 들고요. 특히나 요즘 20~40대는 어떤 이념적인 것을 많이 벗어났다고 생각됩니다. 정말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 민생과 관련한 부분에 더 천착해서 이런 이념적인 것을 떠나서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오늘 아쉬운 말씀 하나 드려야 하는 것이요. 그동안 이종근 실장님과 함께 이 시간을 책임져주셨던 김남국 변호사께서 오늘이 마지막 방송이세요. 아니, 어쩌다가 이렇게. 사랑에는 후회가 없다고 하는데 토론에도 후회가 없었어야 하는데 후회가 있으신가 보죠?

◆ 이종근: 저는 후회합니다, 사랑한 거. 철회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김남국: 저도 많이 아쉽습니다. 사실 월요일 이종근 실장님과 이렇게 함께 토론을 하고 청취자분들 만나뵙는 거 정말 기다려지고 그랬는데요. 아쉽게도 오늘 끝으로 마지막 방송을 하게 될 것 같고요. 다음에 또 어떤 좋은 기회가 있다면 더 나은 모습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삐딱한 이종근의 대리인이었던 반듯한 김남국, 이 반듯하신 분 어떤 분을 또 한 번 모실지 저희들도 고민을 많이 하도록 하죠. 그동안 애쓰셨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이종근, 김남국: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데일리안 이종근 논설실장, 그리고 김남국 변호사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