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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민주당, 눈치보지 말고 대통령 견제해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6-20 09:31  | 조회 : 3340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원로들의 탁월한 식견을 만나는 회의’

□ 방송일시 : 2018년 6월 20일 (수요일) 
□ 출연자 : 윤여준 前 환경부 장관 (윤여준정치연구원 원장)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2018년의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지금 한국의 사회, 정치는 과연 어디까지 와있는 걸까요. 6·13 지방선거 이후에 정당과 이념의 지형도 변하고 있습니다. 사회 각계 ‘원’로의 ‘탁’월한 식견을 통해서 우리의 길을 찾아보는 특별한 인터뷰를 종종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원로의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원탁회의’라고 명명했습니다. 출발새아침 ‘원탁회의’ 첫 번째로 모실 분은 윤여준정치연구원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시죠. 연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윤 장관님, 안녕하십니까.

◆ 윤여준 前 환경부 장관(이하 윤여준): 안녕하세요.

◇ 김호성: 이른 아침입니다만, 최근에 제가 한 방송사 연결해서 말씀하신 걸 들어보면 이번 6·13 지방선거 관련해서 ‘참패라는 말 가지고는 표현이 부족하다’ 이렇게까지 얘기하시더라고요. 이 시대의 변화와 연관된 해석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윤여준: 아예 꼭 시대의 변화하고 연결 지어 생각하지 않더라도 자유한국당이 말하자면 국민들에게 응징을 당한 거잖아요. 참패가 아니라 응징을 당했다고 제가 말씀드린 기억이 나는데요. 직접적으로는 물론 홍준표 대표의 막말 같은 행태 때문에 국민들이 거기에 혐오감을 느껴서 그렇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건 직접적인 이유이고, 결국 이명박·   박근혜 두 대통령의 집권이 9년 동안 이어졌는데 그동안 결국 자유한국당이 보여준 모습, 역할에 대해서 국민이 심판한 거잖아요. 그런 거죠, 그렇게 봐야겠죠.

◇ 김호성: 권위주의 시대에서 민주화 시대로 완전히 바뀌었다, 이런 표현도 하셨는데요.

◆ 윤여준: 아뇨. 완전히 바뀐 게 아니라 87년 민주화 이후 권위주의 시대가 끝나고 민주화 시대로 옮겨갔는데 명실상부하고 민주화 시대가 오려면 민주화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국정운영 원리가 나왔어야 하는데 그걸 못했다고요, 민주화 이후의 지도자들이. 그러는 바람에 여전히 우리가 흔히 박정희 모델이라고 부르는, 산업화 모델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국가 운영하는 방식은 여전히 그런 방식이 많이 지배했다는 거죠. 그러니까 시대는 민주화 시대라고 하는데 실제로 국정 운영은 그렇게 민주화되지 않은, 그게 쭉 이어져 온 것 아닙니까. 여기에 국민들이 분노한 면도 있죠.

◇ 김호성: 문재인 대통령부터 안철수 후보까지 여러 사람, 여러 정치인들을 가깝게 지켜보시고요. 많은 조언도 하시고 그런 역할을 하셨잖아요. 그런데 당선이 꼭 성공입니까, 아니면 당선을 하지 않더라도 뭔가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 윤여준: 제가 무슨 그분들을 다 오랫동안 겪어본 것도 아니고. 그래서 제가 잘 아는 건 아니지만, 1차적으로 중요한 선거에 출마했으면 일단 당선되는 게 성공이겠지만 그것이 곧 그 사람의 정치적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죠. 한 번의 당선으로 정치적 성공이라고 할 수는 없는 거죠. 부러졌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을 수 있는 거죠. 문제는 낙선이든 당선이든 정치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문제인 거죠.

◇ 김호성: 그 잠재력이라는 것이 조금 전에 언급하신 새로운 국정운영, 예를 들자면 박정희식 모델이든 산업화 모델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만, 어떤 형태로 구체화돼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윤여준: 그렇죠. 다른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국가의 통치자가 되겠다는 야망이나 포부를 가진 사람은 당연히 지금 이 시대를 어떻게 나라를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라고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그런 시대적 과제라고 할까. 그런 것을 국민에게 제시해 동의를 받아야 하고. 그럼 그 과제를 어떻게 실현할 거냐. 어떤 정책을 만들 것인지를 내놔야 하잖아요. 당연히 그걸 내놓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거겠죠. 그러려면 그럴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능력을 갖추기가 정말 쉽지 않거든요.

◇ 김호성: 지금 보면 바른미래당 관련해서도 따끔한 지적도 많이 하시고 그랬는데요. 흔히 ‘개혁적 보수, 합리적 진보’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공통분모를 가져갈 수 있는 정당일 수 있었을 텐데 왜 이렇게 참패했을까, 라고 궁금해하시는 유권자들도 많거든요.

◆ 윤여준: 당연히 그러시겠죠. 그건 자신들이 두 세력이 합쳐서 새로운 바른미래당이란 당을 만들 때에는 자신들이 말하자면 보수의 대안이라는 걸 자부했잖아요. 말하자면 자유한국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었으니까 우리가 대안이다, 그런 의미로 내세운 거 아니었겠어요. 저렇게 참패 정도가 아니라 국민에게 외면당하다시피 했으니까 왜 그럴까 궁금하게 생각하시는 국민들이 많이 계시겠죠. 그런데 우선 제가 보기에는 합치는 과정이 어떤 가치를 놓고 합친 게 아니라 두 세력이 합치지 않고서는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니까 우선 쉬운 말로 살기 위해서 합쳤다는 그런 인식이 국민 사이에 많이 있었고. 그럼 합친 다음에라도 지금 여야가 뭘 잘못하고 있으니까 우리는 이런 방향을 지향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이런 정치를 구현해서 국민을 어떻게 행복하게 하겠다든가, 이런 걸 내놨어야 하는데 별로 그런 건 내놓지 못했으니까. 말하자면 유권자를 향해서, 중요한 선거가 앞에 다가오는데 유권자를 향해서 왜 그 당을 지지해야 하는지 공격을 해야 할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야 표를 주죠. 그걸 못했단 말이에요.

◇ 김호성: 그런데 장관님, 보면요. 과거에 바른미래당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의당 창당 발기인이셨잖아요.

◆ 윤여준: 저는 발기인에 공동위원장인가 그런 자리를 잠깐 맡은 일이 있죠. 그리고 저는 창당대회 하는 날 집으로 왔죠.

◇ 김호성: ‘낡은 진보, 수구 보수를 넘어서’ 이런 캐치프레이즈도 있고 이랬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그게 지금 여전히 안 되고 있단 말씀이시잖아요, 그럼.

◆ 윤여준: 물론이죠. 다들 구호로는 다 합리적 보수 얘기하고, 개혁적 보수라 표방했죠. 그런데 실체는 없고 구호만 있으면 국민들이 그걸 믿어주나요.

◇ 김호성: 그래서 그러신 건가요? ‘새정치를 하겠다고 나온 동기는 괜찮았지만 노력이 국민에게 평가받지 못했다’ 이렇게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 평하셨단 말이에요.

◆ 윤여준: 그러니까요. 새정치는 국민이 절실히 희망했던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안철수라는 참신한 사람이. 그런데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사회에 무상으로 내놨다, 이런 등등 그런 것 때문에 상당히 국민적 신뢰가 높았던 사람이잖아요. 특히 젊은 층의 지지가 많았잖아요. 그런 인물이 탁 등장해서 새정치 하겠다고 하니까 국민이 폭발적인 지지를 했던 거 아닙니까. 그리고 오죽했으면 안철수 현상이라는 말이 생겼겠습니까. 그런데 그 현상의 알맹이를 못 채우니까. 새정치를 알맹이를 채워줘야 하는데 국민들이 목마르게 기다려도, 지금 그렇게 등장한 지가 대략 6년이 지났는데요. 지금 이 시간까지도 그 알맹이를 못 채우고 있는 거잖아요. 국민들이 기다리다 기다리다 이제 지쳐서 지지를 철회한 게 아닌가 싶어요.

◇ 김호성: 그런데 당사자에게 은퇴하라고 따끔한 지적하시는 것 이전에, 그래도 멘토 역할을 하셨던 분으로서 정말 충실한 조언을 통해서 뭔가 새로운 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

◆ 윤여준: 저는 제 스스로 누구의 멘토라고 생각하는 일이 없고, 그런데 창당 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굉장히 너무 어려우니까 잠깐 좀 도와달라고 해서 가서 도와준 것뿐이고요. 저는 안철수 후보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에 청춘콘서트를 쭉 한 일이 있어요. 그때는 저는 본인 보고 ‘내가 보니 당신은 정치할 타입이 아니다. 하면 안 된다. 하지 마라’ 그런 이야기 한 일이 있어요. 그때는 본인도 절대로 정치를 안 하겠다, 그러더라고요. 그러다가 마음을 바꿔먹어서 정치한 건 좋죠. 한국 정치가 이래가지고는 안 되겠다는 소명의식으로 새정치를 한 것까지야 좋죠. 좋은데 제 나름대로 권고도 해보고 충고도 해보고 했지만 별로 그렇게 이뤄진 건 없고. 그래서 지금까지 6년간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은 했잖아요. 그 방법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해서 그런 것이지. 그리고 새정치를 하겠다는 동기 자체는 좋은 거였지 않습니까. 그건 다 인정하지만 이제는 6년 이렇게 하는 걸 보니까 앞으로 제가 볼 때 크게 기대하기 어려워 보여요. 그러니까 더 이상 여기에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지 말고 본업으로 돌아가는 게 더 사회에 기여하는 길일 수 있지 않겠냐, 그런 얘길 한 겁니다.

◇ 김호성: 재시도의 여지보다는 그냥 은퇴를 하는 것이 낫다고 이야기를 하시는 건가요?

◆ 윤여준: 정계, 정치에서 이제 물러나서 원래 자기가 한 본업이 있지 않습니까. 그쪽에 전문성이 있으니까 차라리 거기서 매진하는 게 더 사회에 지향하려는 길이 아니겠느냐. 그런 얘기를 한 것이죠.

◇ 김호성: 알겠습니다. 다른 질문 드리겠습니다. 지방선거 이후에 민주당이 지금 정점을 찍은 상태에서 더 상승할 수 있겠느냐, 아니면 하강을 대비해야 하느냐. 이런 부분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지요?

◆ 윤여준: 세상의 원리가 올라가면 내려와야 한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과거에 다른 당도 그랬지만 선거에서 대승하거나 하면 사람이 굉장히 상황을 오판하고 오만해지기 쉬워요. 우선 그걸 굉장히 경계해야 하고. 또 하나 민주당이 제가 유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금 집권당 아니에요. 그런데 이번에 지방선거 그야말로 싹쓸이를 해서 권력기반이 탄탄해졌다고 보는데 그런 집권여당이 대통령의 통치수단으로, 대통령의 통치 도구로 전락하는 역할에 만족하는 모양을 과거에도 다른 여당도 많이 보였어요. 이번에도 또 민주당이 그렇게 했다가는 정말 이다음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거라는 거죠.

◇ 김호성: 통치도구로 전락하지 않는다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거죠?

◆ 윤여준: 그러니까 뭐냐면 집권당이라는 게 두 가지 상충하는 역할이 있습니다. 하나는 여당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도와서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 그런 책임이라는 측면이 하나 있고. 또 하나는 입법부의 구성원으로서 기본적인 임무가 뭐냐, 대통령의 행정부를 견제하는. 책임과 견제라는 서로 부딪히기 쉬운 두 가지 역할이 있는 거죠. 그러니까 어떤 경우 협력하고 어떤 경우 견제할 것인지, 이걸 딱 원칙을 세워야 해요. 이거 없이 그냥 대통령 눈치만 보고 국민의 소리를 대변하는 척했다가 대통령 기색이 안 좋으면 또 쏙 들어가고. 항상 여당들 그런 여당 많았어요. 그렇게 하면 국민이 용서 안 할 거라는 거죠.

◇ 김호성: 그럼 그 연장선상에서요. 지금 한반도 안보 상황 관련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지금 선거 이후에 국정과 연관돼서 한국 정부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 윤여준: 아니요, 물론 이게 한반도의 평화체제나 비핵화라는 게 한국 정부의 의지만 가지고 되는 건 아니니까. 상황을 따라가면서 관리를 잘해야겠지만, 국내적으로 볼 때 이게 굉장히, 물론 아주 당연히 우리가 가야 할 길이고 그렇긴 하지만, 정부가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거나 정책을 바꾸거나 할 적에는 국민적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 해요.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정부가 취하고 있는 정책에 국민 전체가 다 찬성하는 건 아니라고요. 상당히 여기에 불안감과 공포를 느끼고 반대까지 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국민들 있어요. 그러면 그런 국민들을 상대로 설득을 해야 해요.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요.

◇ 김호성: 그런 설득이라든가 노력이라는 것이 국회를 통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들이 많은데요.

◆ 윤여준: 우선 국회가 제일 중요하고. 또 국회가 아니라도 국민을 상대로 기회 있을 때마다 그런 노력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물론 시간의 촉박성이나 다급성 때문에 그랬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자신들의 정책 추진 방향에 반대하거나 비판적인 사람은 굳이 설득하지 않고 그냥 외면하고 가겠다, 라고 비쳐질 만한 과정이 있었어요. 이것은 아주 안 좋다는 거죠. 왜냐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남남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크기 때문에. 남남 갈등이 심해지면 국정수행을 원활하게 할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그런 비판적인 국민, 반대하는 세력까지도 진지하게 설득하는 노력과 과정이 필요하다는.

◇ 김호성: 그 지난한 과정 속에서 사람들이 피로도가 누적될 수도 있는데요. 이 시점에서 청년 세대에게 지금 이 같은 한국 사회의 변화, 이 시대의 흐름에 대해서 조언자로서 한 말씀 해주시는 걸로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 윤여준: 글쎄, 나이 먹은 사람이 요새 청년에게 무슨 조언한다는 게 참 가당치 않게 생각이 드는 때가 있는데요. 그렇지만 저는 흔히 주위에 젊은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편이라서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이게 덮어놓고 어른들이 뭘 잘못했다 욕만 하거나 그렇게만 하지 말고, 결국 당신들이 이 나라의 앞으로 주인이 될 테니까 사회현상이나 정치현상을 예민하게 뜯어보고 목소리를 내라. 불평만 하지 말고.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어제도 보면 선거 이후에 초선 의원들 모임 이런 데서 많은 의견들을 내놓는데, 초선 의원들이 평상시에 저렇게 많은 의견을 내놨다면 무너지는 당이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윤여준: 그렇죠. 그리고 과거에도 그런 움직임들이 당에 있었습니다만, 초선 의원들이 저렇게 이왕 모여서 목소리를 내면 저걸 좀 줄기차게 해야 하는데 여의치 않으면 또 쏙 들어가버리고 말을 안 한다고요.

◇ 김호성: 알겠습니다. 원로들의 탁월한 식견, 원탁회의의 첫 번째 손님이셨습니다. 앞으로 종종 모셔서 고견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윤여준: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윤여준정치연구원장,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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