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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섭의 <우리 앞에 시적인 순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6-11 11:28  | 조회 : 104 
YTN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소래섭의 <우리 앞에 시적인 순간>을 소개합니다.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머리맡에 찬물을 솨아 퍼붓고는/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북청 물장수.”
1924년, 김동환 시인은 고단한 도시서민들의 잠을 깨우는 북청물장수의 애환을 노래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김혜순 시인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서울에 살면/태양도 배달 온다/구름도 배달 온다/바람도 배달 온다/나는 오늘 창문을 열고/퀵 서비스로 도착한 눈보라를 풀어 본다//정오엔 삼척에 사시는/엄마가 보낸 깊은 바다가 도착했다/(중략)//잠결에도 들리는/집 앞에 오토바이 멈추는 소리/누군가 겨울밤을 집집마다/부려놓고 가는 소리/아무도 받아 주지 않자/택배 꾸러미를 박차고 나온 초승달이/미끄덩거리며 비상계단을 오르는 소리/식반을 머리에 인 아저씨가/빈 그릇 내놓으라/주먹으로 대문을 쾅쾅 두드리는 소리.”
김혜순 시인의 시 <배달의 기수>입니다. 북청 물장수가 쏟아 붓는 물소리에 잠을 깨던 예전에 비해, 지금은 집 앞까지 물건을 날라다주는 택배원의 소리가 도시민의 풋잠을 깨우고 있다고 하는데요. 
단단하게 뭉쳐서 살던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면서 사람들은 낱낱이 흩어져 살아가게 됩니다. 치열하게 살아가느라 늘 고단한 삶은 인정을 그리워하는데, 배달의 기수들이 도시 서민들의 현관문 앞까지 그 인정을 배달해줍니다. 
현대시를 전공한 소래섭 교수는 이렇게 우리의 삶을 그려낸 시를 소개하고, 싯구를 통해 다시 우리 일상에 스민 정서를 음미하고 있는데요.
이 책에는 분명 100편이 훌쩍 넘는 시가 등장하건만 그 모든 시의 전문을 다 싣고 있지 않는 것도 이 책의 특징입니다. 아마 저자는 몸소 시를 찾아 나서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모든 인생은 이미 시였다는,

오늘의 책, 
소래섭의 <우리 앞에 시적인 순간>(해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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