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사연과 신청곡

가끔은 그리운 나의 전성기
작성자 : liju*** 날짜 : 2018-05-24 01:18  | 조회 : 850 
안녕하세요?
정현 선수 아시나요?
한 때 저도 테니스 정상을 꿈꾸었던 초등학교 6학년 때 일입니다. 참고로 저는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가끔 그 시절이 그리워지면서 당신의 전성기에 제 사연을 올립니다.
저는 테니스 전국 소년체전에서 서울 대표 팀 중 한명으로 선발되었습니다. 한 달간의 협력운동 뒤인 5월에 드디어 전국소년체전이 시작되었습니다. 1회전에는 보다 쉬운 지역을 만나 가볍게 이기고 2회전에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2회전에는 강력한 우승후보인 경북지역이 우리 팀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결전의 날, 저는 6명 중 4명에 속해 단식을 뛰게 되었으며 마지막 시합이었습니다. 우리 팀의 스코어는 총점 1:2로 지고 있었는데 복식조가 들어가 이기면서 총점 스코어는 2:2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복식조가 승리한 순간 모든 부담감은 저에게 몰려왔습니다. 즉 저의 단식 승패에 따라 우리 서울 팀의 승패가 갈리는 것이었던 거죠. 설상가상으로 저의 상대편은 여태까지 한 번도 붙어본 적 없어서 그가 어떤 스타일로 공을 치는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이렇게 모든 부담감, 긴장감과 동료들의 격려를 받으며 저는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시작하기 전부터 저는 엄청 긴장한 상태였고 그 긴장감은 시합 초반 때까지 유지되어 벤치의 코치님이나 감독님의 충고는 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멘탈을 잡지 못한 채 저는 게임을 풀어나가지 못했고 결국 6:4(8점 내기)로 몰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기기 위해 다시 마음을 잡았고 시합에 몰두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한 포인트 상황, 저는 코트를 미친 듯이 뛰어 다녔고 마지막 찬스볼을 구석에다 때리면서 위너포인트를 땄는데 공을 치는 순간 옆 코트에서 공이 굴러왔다면서 심판은 네트처리하고 포인트를 무효화시켰던 것입니다. 저는 너무 어이가 없어 심판에게 “왜요!! 포인트 끝나고 공 들어왔잖아요!” 라고 화를 냈습니다. 심판은 저를 어떻게든 가라앉히려 했지만 제 귀에는 어느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그 포인트에서 저의 멘탈은 완전히 붕괴됐습니다. 저는 멘탈을 잡지 못한 채 결국 매치포인트까지 주고 말았습니다. 그 때 주변에서 팀 동료, 코치님, 심지어 관람 중이던 다른 지역 코치, 선수들까지 “아직 안 끝났다! 파이팅!” 이라고 크게 외치더라구요. 이들의 격려와 우승하고자 하는 의지는 저를 다시 최대 집중력까지 끌어올렸고 상대 매치 포인트를 잡아내면서 저는 7:5, 7:6, 7:7 까지 따라 잡았습니다. 갑자기 달라진 저의 플레이와 포인트 위너로 상대는 당황했고 이대로 게임 분위기는 저에게 완전히 넘어왔습니다. 저는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집중하면서 코트를 거닐었고 드디어 마지막 매치 포인트를 위너로 장식해 게임을 마무리 했습니다. 게임이 끝나는 순간 저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동료들과 다른 지역 선수들이 코트 안으로 달려오자 저는 얼른 눈물을 닦았고 그들의 칭찬과 쓰다듬을 엄청 받았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기쁨의 눈물을 직접 경험해보면서 기쁨의 눈물이란 게 이렇게 감격스럽고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움 마음이 드는 것임을 저는 알 수 있었습니다. 저의 승리로 총점 3:2로 서울 팀은 우승 후보 경북을 꺾어 4강에 들었고 이 기세를 이어 나가 결승에서 제주도를 3:0으로 쉽게 이기면서 우리는 우승트로피를 다 같이 들어 올렸습니다. 우승 트로피를 다 같이 들면서 사진을 찍을 때 승리에 큰 기여를 했던 저 스스로가 너무 자랑스러웠고 모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한편으론 서울 팀이 이제 해체되고 각자 선수의 길로 돌아가 모두가 서로의 경쟁의 상대가 된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운동의 길을 접고 공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가끔 그 친구들과 운동하던 모습이 그리우면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멋진 모습으로 살고 있는 친구들의 소식을 들을 때면 기분이 너무나 좋네요. 역시 추억은 사람을 행복하게 합니다. 저의 사연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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