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인터뷰전문보기

[이슈!빅데이터]"빅데이터로 드러난 2차 피해 실태!!"-배철순 소장 5/20(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5-23 15:34  | 조회 : 3441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YTN’]
■ 방송 : FM 94.5 MHz (20:20~20:56)
■ 방송일 : 2018년 5월 20일 (일요일)
■ 출연 : 배철순 하우사회문제연구소장

∘이슈!빅데이터 시간입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미디어에서 보여 진 사회현상의 의미를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빅데이터를 처형하라’의 저자이자, 하우사회문제연구소 소장이신 배철순 소장님을 모셨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아직 5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상당히 많은 비가 내렸던 지난 주간이었습니다. 

→ 그렇습니다. 본격적인 ‘여름비의 시작’이라는 기상청 발표가 있었습니다. 저도 생각보다 많은 비가 내려서 양말까지 흠뻑 젖었던 일이 있었는데요. 출근 하실 때 일기예보 꼭 체크해보셔야 하는 시즌이 돌아온 것 같습니다.

∘네 성큼 여름이 다가왔습니다. 흐린 날씨만큼 가슴 답답한 이슈들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 주간의 주요 이슈들 간략히 정리해 주시지요.

→ 아주 적절한 비유이신 것 같습니다. 지난 주간엔 의미 있는 기념일들도 많았습니다. 5월 5일 토요일, ‘어린이날’에 이은, 5월 7일 대체공휴일이 있었는데요. 5월 8일이 또 ‘어버이날’이라 황금연휴기간 많은 분들이 가족과 함께했습니다. 또 과거에 비하면 상당히 축소되었지만, 5월 15일이 ‘스승의 날’이라 소중한 선생님들을 찾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하나요. 행복한 5월, 부정적인 이슈들이 많아서 뉴스 보기가 두려웠던 지난 주간이었습니다. 먼저 ‘폭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5월 5일, ‘드루킹 특검수용’을 두고 단식투쟁 중이던, 자유한국당의 김성태 원내대표가 괴한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또 14일 무소속 제주도지사 후보인, 원희룡 전 도지사가 제2공항건설에 반대하는 도민에 의해 계란세례를 받고 폭행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유 여하는 불문하고, ‘정치인’에 대한 ‘폭행’이라는 후진적인 범죄가 벌어졌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매우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지요. 참 안타까운 일인 것 같습니다.

→ 또 다른 답답함도 있습니다. 쾌청하기만 했던 남북 평화기류가 다시 먹구름입니다. 16일 예정이었던 ‘남북고위급 회담’을 북한이 일방적으로 연기했습니다. 예정되어 있던 ‘한미연합훈련’, ‘탈북한 태영호 전 공사의 국회강연’ 등을 이유로 들었는데요. 북에 대한 비판 강연을 한 태 전 공사와 관련해서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다시 북송하거나 해외로 추방하라”는 청원이 올라와있습니다. 태 전 공사는 현재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국민청원의 순기능을 넘어서는 과도한 주장이라는 언론보도와 게시글이 다수였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네.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처럼, 조속히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서 주기를 바랍니다. 이제 좀 밝은 소식 기대할 수 있을까요?

→ 아직 먹구름이 가득합니다. 참 답답한 일입니다. 우리 ‘열린 라디오’를 비롯한 많은 미디어와 네티즌들이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개탄했던 ‘성관련 범죄’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습니다. 배우이자, 인기 음악프로그램 ‘KBS뮤직뱅크’의 MC 이서원씨가 동료 연예인을 성추행하고 흉기로 협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져서 큰 충격을 줬습니다. 청소년들이 즐겨 보는 인기 가요 프로그램의 진행자였다는 점, 97년생, 어린나이였다는 사실에 많은 분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현재 이서원씨의 소속사에서 공식 사과문이 나왔고, 방송에서는 하차한 상황입니다.

∘네 저도 정말 놀랐는데요. 경찰조사를 받는 중에도 계속해서 활동했다는 사실에 참 실망감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 그렇습니다. 날씨는 계속 흐립니다. 방송을 앞둔 지난 16일,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양예원’씨가 2015년 당시,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통해 피팅모델에 지원했고, 합정의 모 스튜디오에서 수십 명의 남성들에 의해 성추행을 당하며, 성적 사진촬영을 ‘강요’ 받았다는 주장을 자신이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고백했습니다. 이어서 지인인 ‘이소윤’씨 역시 동일한 내용의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백을 해서 이슈가 확산되었던 17일 내내,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검색어 1위에 머물렀습니다.

∘관련보도를 봤는데요. 참 안타깝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더구나 ‘양예원’씨는 남자친구와 함께 컨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 예. 약 17만명의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비글커플’이라는 유튜브 채널인데요. 평소 남자친구와 다정한 모습을 주 컨텐츠로 다뤄왔던 터라 안타까움이 더 했던 것 같습니다. 현재 해당 스튜디오 측 입장도 있는데요. 사진 유출에 대해서는 유감이지만, 스튜디오의 책임소재가 없고, 계약에 의해 이루어진 일로, 합의된 비용을 제공했으며, 강압은 전혀 없었다는 주장입니다. 사실여부는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적나라한 성추행의 내용이 정말 큰 충격을 준 이슈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렇군요.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잘잘못이 정확히 가려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소장님 그러면, 금주의 주제는 무엇일까요? 워낙 무거운 이슈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오랜만에 소장님이 칼을 갈고 나오시지 않았을 까 생각해봅니다.

→ 네 성추행, 성폭행과 관련된 주제는 많이 다루었었지요. 또 ‘갑질기업’이나 ‘흉악한 범죄자’와 관련된 이슈에서 다소 제가 과격한 표현도 하고, 미디어의 보도행태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같은 주제지만, 방향을 조금 돌려서 우리 ‘네티즌들의 행태’에 대해서 언급해 보고자 합니다.

∘네티즌이라 함은 대다수 국민, 인터넷 이용자 전체를 아우르는 큰 범위인 것 같습니다. 위험한 발언 아니실까요.

→ 조심해서 한번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최 아나운서님 혹시 ‘이영학 사건’ 기억하십니까?

∘그럼요. 지난 2017년 9월, 딸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 야산에 유기한 사건이지요. 일명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아내에게 성매매를 알선, 폭행하고, 계부가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신고까지 해서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리 ‘열린라디오’에서도 10월 방송에서 다뤘고, ‘기부문화의 위축’, ‘사실 확인’과 ‘사후관리’에 소홀한 미디어의 불성실함에 대한 지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지요. 

→ 그렇습니다. 참고로 이영학의 아내 최 모씨와 계부는 자살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이영학’이 지난 17일 항소심을 통해서 다시 이슈가 되었습니다. 현재 ‘이영학’은 1심 사형선고를 받은 상황이고요. 다방면으로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법원의 판단에 맡길 일이지만, 참 후안무치한 행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영학 사건’과 ‘네티즌의 행태’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요? 

→ ‘빅데이터’가 데이터를 제공한 대상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들을 알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는 점, 지난 방송들을 통해서 누차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구글’이나 ‘네이버’의 ‘포털 빅데이터’는 네티즌들이 검색하고 게시하는 글, 즉 ‘텍스트’로 구성됩니다.

∘그렇지요.

→ 작년 10월 당시, 키워드 ‘이영학’과 관련된 빅데이터를 관찰하면서, 차마 말씀드리지 못한 ‘연관어’들을 오늘에서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것은 일부 네티즌, 하지만 빅데이터의 높은 결과치로 보여 질 정도의 다수 네티즌들에 의해 형성된 ‘연관어’입니다.

→ ‘이영학 동영상’, ‘이영학 부인 동영상’, ‘이영학 부인 문신내용’, ‘이영학 부인 사진’ 과 같은 것들입니다. 구글 뿐만 아니라 네이버도 유사합니다. 동영상에 대한 검색어는 없지만, ‘이영학 부인 얼굴’, ‘이영학 부인 문신’과 같은 키워드는 지금 당장 검색창에 연관어로 나타납니다.

∘어떤 말씀이신지 알 것 같습니다.

→ 물론 전부는 아닙니다만, 다수의 네티즌들은 ‘위로’와 ‘분노’보다는 성적인 학대가 포함된 ‘동영상’에, 고인의 ‘얼굴’에, 악마와 다름없는 이영학이 고인의 은밀한 곳에 새긴 ‘문신 문구’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이 당시 조사하던 제게는 무척 큰 충격이었습니다.

∘무거운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 저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이 아닙니다. 아직은 건강한 남성으로 ‘성적 컨텐츠’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도 있고, 고백하건데 소위 인터넷 낚시 컨텐츠에도 종종 당하는 보통 사람입니다. 저는 네티즌의 ‘호기심’에 대해 판단할 자격이 없습니다. 다만, 저는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으로서 ‘네티즌들의 행태’를 말해주는 이런 결과가 무척 충격적이었고,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저 역시 그런 것 같습니다.

→ “어느 정도까지는 검색해도 되고, 어느 정도까지는 안된다”라는 도덕적 잣대는 누구도 가질 수 없습니다. 그것은 민주사회의 ‘자유의지’지요. 물론 법적인 문제가 있을 경우 ‘검색 제한어’ 같은 일부의 ‘기술적 제한’은 할 수 있지만, 온라인의 세계에서 완벽한 제한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강조하자면, 검색이라는 단순한 행위지만, 이것 역시 우리 인격이 작용하는, 우리의 가치관이 반영된다는 것을 이런 경우를 통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네티즌들의 행태’라는 표현을 하셨군요.

→ 다시 이번 주간의 이슈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검색 포털에 키워드 ‘양예원’을 넣었을 때, 연관검색어, 그러니까 자동으로 나타나는 검색어에 어떤 단어가 나타나는지 아십니까. 포털사의 정책에 의해서, 또 일부 네티즌과 피해자 본인에 의해서, 일부 연관검색어가 삭제되고는 있지만, 많은 네티즌들이 ‘양예원 사진’, ‘양예원 출사’를 검색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검색제한을 피하기 위해서 ‘양예X 사진’, ‘양예X 출사’로 변형해서 검색하기도 합니다. ‘알고리즘’은 많은 분들이 검색하는 이 키워드를 자동으로 연관검색어로 잡아서 보여주고 있고요.

∘피해자가 고통을 밝혔지만, 그 고백으로 인해 또 다른 유출이 발생되는 격이 군요.

→ 피해자의 고통스러운 순간을 기록한, 문제의 ”사진을 찾고 있다, 보고 싶다”는 게시글이 있습니다. 네티즌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호기심이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2차 피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지요.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 이 사건이 우리사회의 고질적 병폐로 자리잡아가는 ‘남혐’의 형태로 변질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주목하셔야 합니다. 제가 남성이라고 해서 2차 피해를 가중시키는 분들을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성을 대상으로 했던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에서 보듯이 호기심은 남녀를 가리지 않습니다. 현재 키워드 ‘홍대’의 연관검색어로는 ‘홍대 누드크로키 원본’, 금지 검색어를 피하기 위한 ‘홍대 누모델’이 자동으로 검색 포털에서 제공됩니다.

∘그렇군요. 소장님 그렇다면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네티즌들의 성숙된 의식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겠군요.

→ 안타깝지만,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 저 역시 완벽하지 않은 매우 부족한 사람입니다. ‘도덕’을, ‘성숙’을 애청자분들께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제가 ‘어금니 아빠, 이영학’ 의 빅데이터를 다루면서 느꼈던, 네티즌들이 잠시 잊고 계실지도 모르는 ‘불편함’을 공유하고 싶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지난 주간 어두운 구름 속에서 잠시 햇살이 비췄던 적이 있습니다. 바로 ‘투스카니 의인’ 이야기입니다. 고속도로에서 의식을 잃고, 중앙분리대와 충돌하고 있는 차량 운전자를 발견하고, 자기 차량으로 달리는 차량을 막아선, 희생을 통해 대형 사고를 막은 ‘한영탁’씨의 미담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처럼 우리사회가 좀 더 밝은 곳으로 가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번 방송에서는 다소 어두웠던 지난 이슈들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 ‘양예원씨의 #미투고백’과 지난해 ‘이영학 사건’과 관련해서 빅데이터를 통해 보여 진 ‘네티즌들의 행태’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칼을 갈고 오신 것이 아니라 망치를 가져오신 것 같습니다.감사합니다. 소장님.

→  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