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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인의 <오월 편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5-18 10:37  | 조회 : 1020 
YTN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도종환 시인의 시, <오월 편지>를 소개합니다.

“붓꽃이 핀 교정에서 편지를 씁니다
당신이 떠나고 없는 하루 이틀은 한 달 두 달처럼 긴데
당신으로 인해 비어 있는 자리마다 깊디깊은 침묵이 앉습니다
낮에도 뻐꾸기 울고 찔레가 피는 오월입니다
당신 있는 그곳에도 봄이면 꽃이 핍니까
꽃이 지고 필 때마다 당신을 생각합니다
어둠 속에서 하얗게 반짝이며 찔레가 피는 철이면
더욱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은 다 그러하겠지만
오월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가 많은 이 땅에선
찔레 하나가 피는 일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 세상 많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을 사랑하여
오래도록 서로 깊이 사랑하는 일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 생각을 하며 하늘을 보면 꼭 가슴이 메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서로 영원히 사랑하지 못하고
너무도 아프게 헤어져 울며 평생을 사는지 아는 까닭에
소리 내어 말하지 못하고 오늘처럼 꽃잎에 편지를 씁니다
소리 없이 흔들리는 붓꽃잎처럼 마음도 늘 그렇게 흔들려
오는 이 가는 이 눈치에 채이지 않게 또 하루를 보내고
돌아서는 저녁이면 저미는 가슴 빈자리로 바람이 가득가득 몰려옵니다
뜨거우면서도 그렇게 여린 데가 많던 당신의 마음도
이런 저녁이면 바람을 몰고 가끔씩 이 땅을 다녀갑니까
저무는 하늘 낮달처럼 내게 와 머물다 소리없이 돌아가는 
사랑하는 사람이여

지금은 정치인으로서 바쁘게 나라일을 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시인 도종환이 더 친숙하게 느껴질 텐데요, 이 오월편지의 수신인은 답장을 보내오지 않습니다. 
오늘,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면 ‘오월 편지’를 쓰고픈 사람들이 무척 많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때 살아있었고 지금도 이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희망의 답장을 띄워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은, 
도종환 시인의 <오월 편지>를 소개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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