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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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장원석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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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탄, 농약 구매 어려우면, 생명 구하긴 쉽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5-16 12:49  | 조회 : 314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5월 16일 수요일
□ 출연자 : 전준희 화성시 자살예방센터 센터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한 마을에서는 평소 진열대에서 쉽게 볼 수 있던 번개탄을 볼 수 없다고 합니다. 숨겨놓거나 아니면 보관함에 넣어놓는다고 하는데요. 게다가 번개탄을 사는 사람에게는 “어디에 쓰시려고 하나요?”라고 물어보고, 또 이상한 낌새를 감지한다면 화성시 자살예방센터로 연락한다고 합니다. 이런 사업을 시작한 이후 해마다 화성시에서 관련 자살 시도자들이 줄더니, 지난 1월 이후에는 한 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화성시 자살예방센터 전준희 센터장과 관련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 전준희 화성시 자살예방센터 센터장(이하 전준희): 안녕하세요. 전준희입니다.

◇ 장원석: 일단 화성시 자살예방센터에서는 주로 무엇을 하고,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 전준희: 저희 화성시 자살예방센터는 화성시 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설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고요. 화성시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성시민들의 정신건강과, 그리고 정신건강으로 인한 어려움으로 인해서 자살을 생각하거나 이런 분들을 상담하고 지역사회 주민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들을 높이기 위한 사업들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 장원석: 얼마 전에도 언론 보도가 돼서 큰 관심을 얻었는데, 번개탄을 가게에서 팔 때 숨겨놓거나 아니면 보관함 안에 넣어놔서 눈에 띄지 않도록 하고, 살 때 물어보는 사업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언제부터 이런 걸 해왔나요?

◆ 전준희: 저희가 이 사업을 한 지는요. 지금 4년 정도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워낙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저희도 지역에서 이런 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거죠.

◇ 장원석: 그렇군요. 4년 정도면 꽤 시간이 흘렀고, 그에 관한 결과 성과 이런 것도 드러났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입니까? 이게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도 설명해주시죠.

◆ 전준희: 이 사업은 저희가 전 세계적으로 처음 하는 사업은 아니고요. 아시아의 가까운 홍콩에서 이전에 유사한 사업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이 증가하면서 저희도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는데, 보통 자살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번개탄을 주변이 있는 가게에서 구입하잖아요. 그런데 보통 저희가 고기를 구워먹거나 캠핑하기 위해서 번개탄을 살 때는 스스럼없이 번개탄을 구입하죠. 그런데 자살을 생각하는 분들은 아무래도 좀 본인의 마음에 거리낌도 있고 다른 사람의 시선도 의식하게 돼서 번개탄이 진열돼 있지 않으면 잘 물어보지 못하고 쉽게 구입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저희가 착안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번개탄을 판매하고 있는 가게에서 번개탄을 아예 팔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놓고 판매하지 않도록 권장하는 캠페인을 시작하는 겁니다.

◇ 장원석: 그러니까 사고자 하는 사람이 꼭 물어봐야 번개탄을 내줄 수 있는 그런 구조를 만들었네요, 거의.

◆ 전준희: 그렇습니다.

◇ 장원석: 그러면 가게 주인들한테도 어떤 일종의 교육을 하나요?

◆ 전준희: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사실 이 사업을 첫 해에는 8개 가게가 참여해주셨는데요. 점점 늘어서 지금 40개 정도 가게가 참여해주고 있어요. 그런데 저희가 이 사업을 하면서 가게 주인분들을 만났는데 굉장히들 이 사업에 대한 취지에 많이 공감해주셨어요. 그리고 몇몇 분들은 그전에 왔던 어떤 사람은 정말 마음에 걸렸다, 그런 이야기도 하셨고. 하지만 이런 사업들을 하게 돼서 이제는 번개탄을 사러 오는 사람들이 의심될 경우 ‘번개탄 어디에다 쓰시려고요?’라는 질문들을 당신들이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어떤 분들은 이미 그런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던 분도 많이 계셨고, 또 이것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분들은 저희가 이 사업의 취지를 잘 설명해 드리는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 장원석: 이 사업에 참여하는 가게들 문 앞에다가 간판인가요, 스티커인가요. ‘번개탄 판매 개선 캠페인 생명사랑 실천 가게 : 저희 가게에서는 번개탄을 구매 시 직원에게   직접 물어보고 구매하셔야 합니다’ 하면서 화성시 자살예방센터 로고도 붙어있고요. 이런 표시가 있는데, 그러면 실제적으로 주인들이 번개탄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번개탄 어디에다가 쓰시나요?’라고 물어보기도 하고. 혹시나 아까 말씀해주셨지만 그냥 놀러 가는 사람들은 사고 고기도 사고 김치도 하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사는데,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 하면 주인들이 어떻게 합니까?

◆ 전준희: 물어보시는 거죠. 실제로 번개탄이랑 술하고 이런 것들을 사러 오셨던 분이 있으셨어요. 그런데 사장님이 보실 때 좀 의심이 돼서 그분한테 번개탄 어디에다 쓰시려고 그래요, 하면서 걱정이 되셔서 저희 센터에 연락을 주셨던 사례도 직접 있었고요. 그래서 저희가 가서 그분을 만나 뵈었는데, 정말 먹을 게 집에 하나도 없는 상태였고 남자분이셨는데 너무 본인의 삶에 대한 수치심 같은 게 들고 이래서 자살을 생각해서 번개탄을 사러 갔던 거였어요. 그런데 그 계기를 통해서 이분이 저희 시에 있는 복지서비스에 연결되고 보건서비스에도 연결돼서 당장 그날 저희가 쌀도 갖다 드리고 이분이 일할 수 있는 취업상담도 들어가게 되어서 이분이 지금은 일도 하시면서 잘 지내고 계세요. 그래서 이런 아주 좋은 사례들도 발생해서 가게 주인분들은 굉장히 이 사업에 대한 호응이 좋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이런 사례를 들으니까, 정말 간단한 아이디어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요.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아닌 사업인데 이런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게 참 뜻깊습니다.

◆ 전준희: 네. 저희도 참 그런 점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이런 신고접수는 잦은 편입니까? 얼마나 들어오나요?

◆ 전준희: 실제로 번개탄 이용하는 자살을 하시는 분들을 발견했다고 해서 가게에서 연락을 주시는 경우는 아주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최근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예전에 비해서 정신건강이나 자살로 인한 상담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는 거죠. 한편으로는 이런 상담을 받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들이 많이 줄어든 좋은 점도 있는데요. 역시 최근 실업률도 높고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계시다 보니까 자살에 대한 생각들을 하시는 분들이 꾸준하게 계속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희 센터에 전화를 주시기도 하고, 또 지역에 있는 복지기관이나 이런 곳에서 저희에게 의뢰를 주시기도 합니다.

◇ 장원석: 인식도 많이 변한 것 같아요. 힘들 때에는 혼자서 끙끙 앓던 사회적 분위기가 강했다면, 요즘에는 도움도 요청하고 이런 홍보가 그래서 중요한 것 같은데. 그러면 실제로 가게에서 번개탄을 구입할 때 주인들이 어디다 쓰냐고 물어보는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화성시에서는 어떤 효과를 봤다는 통계자료가 있습니까?

◆ 전준희: 예. 저희가 사실 번개탄 판매 개선 캠페인을 화성시 전 지역에다 실시하고 있지는 않고요. 특정 지역인 한 지역에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그 지역에서의 번개탄 자살시도가 굉장히 감소했다는 게 저희 통계에서 볼 수 있는데. 보통 번개탄 자살시도는 저희가 화성시 소방서나 이런 데 출동횟수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었는데요. 이 시범지역이 아닌 전 지역에서의 번개탄 자살시도 횟수가 30회 이상 발생했습니다. 2014년도에는 10회 후반 정도, 16회 정도 됐는데 두 배 가까이 늘었어요. 그런데 시범사업을 하는 지역은 2014년도에는 네 건 정도가 발생했는데 2017년도에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보통 저희가 시범사업을 하는 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경제적으로 좋다거나 자살률이 높지 않았던 지역이 아니거든요. 그런 것에 비해서는 굉장히 자살시도 자체가 많이 감소했다고 볼 수 있죠.

◇ 장원석: 그러네요. 번개탄 한 가지 물건에 대해서 이런 시범사업을 했는데 확연하게 이런 결과가 드러나는 걸 보면 다른 영역으로도 확대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거든요. 그래서 또 하나 여쭤볼 것이, '생명존중 그린마을' 사업을 시작해서 예방 효과를 봤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또 농약 보관함이 있네요. 이것도 비슷한 취지인가 보죠?

◆ 전준희: 네, 맞습니다. 이 사업은 저희가 2010년부터, 번개탄 사업보다 좀 더 일찍 시작했던 사업인데요. 농촌에서는 농약을 사용한 자살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농약을 안전하게 보관해서 사용하실 수 있도록 농약 안전보관함을 배포하는 사업을 실시했습니다. 그래서 농약 안전보관함이 보통 하나에 20만 원 정도 소요되는데요. 이 사업은 한국자살예방협회랑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에서 지원받고, 또 화성시에서도 예산을 투입해서 이 약 안전보관함을 배포했는데 보관함을 사용한 마을들이 자살률이 줄어들더라고요. 그래서 물론 농약으로 인한 자살을 생각하는 분들이 어르신들이 많으신데 농약을 쉽게 열어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취지도 있지만, 결국 마을을 생명존중 마을로 만들어서요. 마을의 공동체 인식들을 높이는 것도 이 사업의 취지입니다. 그래서 우리 마을이 자살이 없는 마을이 되어야 한다는 주민들의 공통된 인식을 끌어내는 사업이기도 합니다.

◇ 장원석: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고 한 번쯤 그런 분들이 더 본인에 대해서 되돌아보고 힘을 얻을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됐으면 좋겠는데요. 화성시에서는 이런 특색 있는 사업들을 벌이고 있는데, 다른 지역들도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지만 지역 특색, 그리고 방금 말씀하셨지만 어르신들이 많은 지역, 그리고 젊은 층들이 많은 지역, 농촌이 아닌 도시 지역은 다 다른 정책이 필요할 수도 있을 텐데 지역별로 원인도 다를 것 같기도 해요.

◆ 전준희: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들도 그 점에 되게 주목하고 있고. 그래서 최근에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살예방국가행동계획에 따르면 지역 특성에 맞는 자살예방 사업들을 추진하라는 이런 권고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화성도 도농복합지역이다 보니까 농촌 지역 자살의 특성이 다르고 도시 지역 자살의 특성이 다릅니다. 그래서 거기에 맞는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아까 말씀드렸던 생명존중 그린마을은 농촌 지역의 대표적인 자살예방 사업이고요. 번개탄 판매 개선 캠페인은 취약한 지역에서 주로 실시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과제도 많은데, 남성들의 자살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역시 남자들의 자살이 많기 때문에 어떻게 남자들에 더 접근해서 자살률을 낮출지에 대한 고민들을 저희 지역 특성에 맞게 고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이런 것들은 지자체에서 하기도 하고 정부 지원도 필요할 텐데, 힘에 겨운 힘든 점들도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기에. 그래서 정부라든지 사회적으로 어떤 도움,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계십니까?

◆ 전준희: 자살예방 사업은 전 사회가 같이 움직여야 하고요. 최근 정부에서는 국무총리께서도 참여하는 민관대책회의도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조금 더 우리 사회가 여기에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하는데. 아까 말씀드린 번개탄 판매 개선 캠페인도 대형 상점 같은 곳들 있잖아요. 그런 곳들은 참여해주지 않고 있거든요. 오히려 작은 가게들이 참여해주세요. 그러니까 저희가 제도적으로 이 사업이 대만이나 홍콩 같은 데서는 성공적으로 했던 사업들인데 국가 정책화하는 게 되게 필요하다고 저희는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번개탄 같은 위험한 물건들은 드러내놓고 팔지 않도록 하는 정책들을 만들어내는 것들을 저희가 많이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그런 게 빨리 진행되고 있지 못하는 게 아쉽고요. 그리고 농역 같은 경우에도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들이 굉장히 따라 하는 농약 정책들을 하는 나라인 만큼 굉장히 선도적인 나라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도 3년 전에 고독성 농약 판매가 중단됐어요. 그러면서 그 뒤로 노인들의 농약을 이용한 자살이 많이 감소했거든요. 거의 3배 정도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선도적인 정책들을 저희가 더 많이 개발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줬으면 하는 게 현장에서 일하는 저희들의 바람입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아무래도 추진력에 있어서 정부가 나서면 그 힘을 더 받을 수 있으니까. 대형마트 같은 경우도 이렇게 참여하면 좋을 텐데 말이죠. 화성시 자살예방센터가 이런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데, 앞으로도 어떤 계획이 있으며 청취자분들께 당부의 말씀 하신다면 끝으로 들어보겠습니다.

◆ 전준희: 저희는 다행히 시에서 자살예방 정책에 관심이 많으셔서 작년에 화상서 자살예방종합계획도 수립해서 저희가 2022년까지 화성시의 자살률을 낮추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요. 저희 이런 계획들이 변함없이 꾸준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많은 저희 화성시 주민들의 관심도 많이 필요하고요. 우리가 사회적으로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어느 때보다 많이 가져야 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매년 OECD에서 자살률 통계가 발표될 때마다 정말 가슴이 철렁철렁하고 저희도 지역에서 일하면서 정말 자살률이 높은 나라라는 것에 수치심을 느끼기도 하는데요.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 공동체의 정신을 회복하는 그런 계기가 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 장원석: 오늘 설명 참 잘 들었고요. 앞으로도 좀 더 건강한 지역사회가 되도록 노력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전준희: 그러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 장원석: 지금까지 화성시 자살예방센터 전준희 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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