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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 “文대통령, 타고난 연설가 아니지만 말 한마디에도 진정성”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5-10 09:46  | 조회 : 2911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5월 10일 (목요일) 
□ 출연자 : 강원국 前 청와대 연설비서관 (DJ·참여정부 대통령 연설비서관)

-문 대통령, 일관된 대북 메시지로 북에 신뢰 줘
-옆에서 지켜본 文,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뱉은 말에 책임지는 분
-높은 지지율, 말의 성공이 빚어낸 것
-문 연설 장점, 강약-실사구시 병행, 피부에 와 닿아 
-타고난 연설가는 아니지만 말에 안정감, 진정성 있어
-사과가 몸에 배인 분, 간 보는 정치인은 아니라고 느껴
-故 노 전 대통령 추모식서 “가슴에만 간직하겠다”...여백과 여운 남기며 절제
-유하게 보이지만 말 한마디에 강단 있어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출발 새아침 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 특집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취임 1년입니다. 아마 오늘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까, 주목하고 계신 분들 많이 계시겠죠. 2년차 우리 정부의 전략, 그리고 비전은 과연 무엇일까요. 대통령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데요. 취임사부터 100일 회견, 5.18 민주화운동, 세월호 유가족 사과 등등 지난 1년 동안 문재인 대통령, 참 많은 연설을 했습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의 필사라고 불리는 연설비서관을 지낸 분이십니다. 전북대학교 강원국 초빙교수, 전화로 연결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1년의 연설 다시금 되새겨보는 시간 마련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강원국 前 청와대 연설비서관(이하 강원국): 안녕하세요.

◇ 김호성: 비정상적인 시국, 그리고 촛불집회 이렇게 탄생했던 문재인 정부이지 않습니까. 1년이 지났어요. 바라는 점도, 또 기대한 바도 많았을 텐데요.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셨는지요?

◆ 강원국: 우리 국민 누구나 그랬겠지만 잘됐으면 하는 마음뿐이었죠.

◇ 김호성: 잘됐으면 하는 바람은 모두 국민들의 같은 마음이라고 저는 생각하고요. 아무래도 연설비서관을 지내셨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하시는 연설, 말, 메시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많은 생각을 하셨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난 대통령 취임사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었다면 어떤 걸 들고 싶으신지요?

◆ 강원국: 저는 두 가지 구절이 있었는데, 하나는요.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이 부분 있잖아요.

◇ 김호성: 이건 거의 국민적인 메시지가 돼 버렸어요.

◆ 강원국: 다들 알고 계시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 이게 아마 시대적 과제고 적폐청산도 이런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 같은데요. 또 하나 구절은 “북핵 문제 해결의 토대를 마련하겠다. 그래서 정부가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겠다” 이 부분인데요. 그 이후로 일관된 메시지를 내셨어요. ‘핵은 안 된다’,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 ‘북한 체제 붕괴 원하지 않는다’ 이 세 가지. 아마 이렇게 일관된 게 북한에 신뢰를 줬고 정상회담 같은 게 가능하지 않았나. 이분이 제가 비서실장 하실 때도 옆에서 곁에서 지켜보면 겉으로 말을 안 하세요. 거의 본인이 하신 말씀은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지키려는 분이세요. 그런 것들이 신뢰를 높이고 지금 이렇게, 지지율도 굉장히 높지 않습니까. 말의 성공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호성: ‘말의 성공’이라는 건 결국 한 말이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이 확인됐을 때 가능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좀 전에 말씀하셨습니다만,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이런 세 개의 문장이 말이에요. 연설 담당 비서관을 지내셨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잘 아실 거라고 느끼는데요. 만약 이 문장이 이런 세 문장으로 나뉘지 않고 한 문장에 다 담겨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 강원국: 예를 들어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추구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어떤 단호한 결의 같은 게 안 보이죠. 이게 비장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문장을 나눠서 하니까. 이런 게 연설의 맛이고 연설을 잘하는 분들이 쓰는 구사법이죠.

◇ 김호성: 취임사 말고요. 100일 지난 다음에 취임 100일 첫 기자회견에서도 많은 기자들 앞에서 대통령 모두발언 하셨는데, 그때 기억나시는 구절은 혹시 있으신지요?

◆ 강원국: 그때는 기억나는 게 없어요. 별 기억나는 구절은 없고요. 저도 언뜻 들은 기억은 있는데, 문 대통령 연설의 장점 중 하나가 개혁만 강조하지 않으세요. 개혁과 민생을 적절하게 조합해서 균형을 이루거든요. 그러니까 강한 쪽만 내세우지 않고 강약이, 실사구시도 병행이 되니까 이게 좀 덜 공허하게 들리고 피부에 와 닿게 들리는 거죠. 아마도 이때 연설도 국민 민생을 많이 강조하셨던 걸로 알아요.

◇ 김호성: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말이에요. 대통령의 말을 담당하신 분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이 유독 자주 쓰는 단어라든가, 표현이라든가, 아니면 특이한 말 습관이라든가 이런 게 좀 있다고 느끼시는지요?

◆ 강원국: 기본적으로 타고난 연설가는 아니시죠, 발음이나 목소리 이런 걸 보면. 대중을 압도하는 연설 이런 걸 기대하기 어려운데, 대신 이분은 설화, 필화가 없어요. 반드시 준비된 연설을 해요. 굉장히 안정감이 있죠. 그러니까 대통령은 말로 국정을 운영하는데 그런 면에서 굉장히 오히려 연설가가 아닌 게 장점이지 않나. 대신에 연설에 보면 자기 이야기도 하고 실명을 거론하면서 감동을 끌어낼 줄 아세요. 그게 연설 끝나고 피해자 끌어안고 위로하는 장면까지 같이 어우러져서 굉장히 진정성을 부각시키죠.

◇ 김호성: 연설이라는 것이 말로써 표현되는 것도 있지만 침묵의 언어도 있을 거 아니에요.

◆ 강원국: 그렇죠. 오바마 대통령도 그런 걸 잘하죠.

◇ 김호성: 그런데 어떻게 보면 연설가가 아니시라고 얘기하셨는데, 때로는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걸 보면 어떤 경우에는 약간 어눌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 그럴 때도 있어요. 그것이 꼭 단점만은 아니라는 말씀이시잖아요.

◆ 강원국: 그게 오히려 진정성을 저는 보이는 하나의 요소도 된다고 생각해요.

◇ 김호성: 진정성 문제 같은 경우에는 과거 대통령 연설 보면 잘못된 역사에 대한 사과를 아주 진성성 있게 하는 모습이 몇 번 있었어요.

◆ 강원국: 우리 국민들이요. 제왕적 대통령을 싫어하면서도 국민을 위무하고 희망을 주는 왕의 정치를 또 한편으로 기대해요.

◇ 김호성: 참 이중적이에요, 또 보면요.

◆ 강원국: 그렇죠.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기대에 잘 부응하고 있다. 사과는 몸을 낮춰야 하는 건데 그런 게 아주 몸에 배인 분이죠. 타이밍을 안 놓치시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 문정인 특보 주한미군 발언에 대해서 곧바로 경고 발언하고, 사과해야 할 건 절대 미루지 않고. 아마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제주 4·3이나 세월호 이것 등 사과해야 할 목록을 가지고 있지 않으셨나. 이분은 속된 말로 간을 보는 정치인은 아니신 것 같아요.

◇ 김호성: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시잖아요. 보면 “정부 무능하고 무책임했다” 딱 인정하고 “세월호를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스타일이란 말이에요. 좀 전에 1부에서 문희상 의원께서도 보면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가슴형 정치인이라 했는데, 온도 차이를 말씀하셨어요. 노무현 대통령은 뜨거운 분이셨고, 문재인 대통령은 가슴이 따스한 분이셨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정확한 지적이라고 보시나요?

◆ 강원국: 정확해요. 정확한 말씀입니다. 예, 예.

◇ 김호성: 그래서 그런가요. 취임 후 2주 후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식이 열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이런 이야기 했어요. “당신이 그립다. 보고 싶다. 하지만 저는 앞으로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이렇게 얘기했단 말이에요. 감성형 연설, 이런 부분이 듣는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주로 어떤 건가요?

◆ 강원국: 이분이 얼마나 만감이 교차하셨겠어요. 그런데 그걸 딱 절제하잖아요.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거기서 딱 끝내잖아요. 이런 지나치지 않은 것, 여백과 여운을 남기는 게 문재인 대통령 연설의 강점 중의 하나죠.

◇ 김호성: 그런데 항상 그렇게 따스한 메시지만 있는 것도 아니에요. 지난번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 그리고 정치보복 이런 거 언급했을 때 발언 보면요.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런 이야기도 했잖아요. 

◆ 강원국: 예. 강단 있죠. 원래 인권 운동하시고 강단이 있는 분인데, 이런 강단도 어찌 보면 평소에 굉장히 겸손하잖아요. 트럼프에게 평화만 달라고 하고 김정은 위원장한테도 존댓말 깍듯이 하면서 이런 것들. 이런 유함이 강단 있는 말을 했을 때 힘을 더 주는 거죠. 평소에 굉장히 유하게 보였는데 한마디 던질 때는 세게, 결기 있는 말을 하시니까 그게 더 힘을 받는 거라고 저는 봅니다.

◇ 김호성: 마지막으로요. 청취자들에게 글을 잘쓰기 위한 비결, 팁을 한 번 주신다면 어떻게 주시겠습니까?

◆ 강원국: 포털사이트 국어사전 항상 이런 걸 보면서 쓰세요. 자기가 아는 단어가 전부가 아니니까요. 더 좋은 단어 있거든요. 그걸로 바꿔주는 걸 습관화하세요.

◇ 김호성: 같은 표현의 반복보다는 아주 새로운 걸 계속 찾아야겠군요.

◆ 강원국: 예, 예.

◇ 김호성: 이런 노력들, 수험생들께서 꼭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원국: 고맙습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강원국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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