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인터뷰전문보기

정세현 “문대통령, 美北 무리수 두지 않도록 사전 협의해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5-10 09:05  | 조회 : 2737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5월 10일 (목요일) 
□ 출연자 : 정세현 前 통일부장관  

-취임 후 4강 특사파견, 한반도 운전자론 단초 열어
-확실한 비핵화, 주한미군 주둔 조건 북미수교.. 트럼프 마음 움직여
-폼페이오 방북했지만, 미북 입장차 있을 수밖에 
-정부, 북한이 우리 신뢰하는 점 이용해 미북 무리수 두지 않도록 협의해야
-북한 압박이 트럼프 대통령 성과 내는데 도움 안 된단 것 설득해야 
-美 대북 싱크탱크, 북한 악마화 편견.. 있는 그대로 보도록 정부가 도와야 
-참모진 의견 100% 따르지 않는 트럼프 특이한 면에 기대 걸어야 
-평양으로 결정된다면 美 북한 악마화 끝났단 의미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문재인 정부 1년입니다. 남북관계는 그야말로 순풍에 돛 단 듯 순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요. 한반도가 최악의 위기 상황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정말 격세지감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외곽 자문 조직인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으셨죠. 그리고 김대중·노무현 두 정부에서 통일부장관을 역임한 분이십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장관님, 안녕하십니까. 

◆ 정세현 前 통일부장관(이하 정세현):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김호성: 이 시간 출연 뜸하셨는데 앞으로 자주 나와 주십시오.

◆ 정세현: 예.

◇ 김호성: 좀 전에 1년 제가 말씀드렸습니다만 중국의 사드 보복,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핵실험,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1년 동안 있었던 일이 이렇게 바뀌리라고 누군들 예상했겠습니까. 당시 상황 좀 견주어 보셔서요. 어떻게 지금까지 보고 계시는지요?

◆ 정세현: 말씀하신 대로 금석지감이 있지요. 그런데 작년에 4월 위기설, 8월 위기설, 10월 위기설 계속 나오지 않았어요. 미의 트럼프와 김정은의 말싸움 때문에도 그렇고, 일본도 거기서 트럼프의 그런 대북 자극적인 행동을 부채질한 측면도 있고 그래서 상당히 국민들이 불안해했는데. 결국 금년 북한의 신년사를 계기로 해서 남북 간에 바로 평창 올림픽 참가 문제를 둘러싼 회담이 시작됐고. 이러면서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미북 정상, 북미정상회담까지 지금 예정돼 있지 않습니까. 오늘내일 장소, 시간을 발표한다면서요, 날짜를. 금석지감을 느낍니다.

◇ 김호성: 출범 직후 문재인 대통령께서 미중일러 주변 4강에 특사 파견하셨잖아요. 본격적인 정상외교 복원하겠다고 하시기도 했는데, 그때 당시 시작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 정세현: 글쎄요. 한반도 운전자론의 단초를 열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미국·중국·러시아·일본을 쭉 돌면서 앞으로 남북관계를 중심으로 해서 한반도 문제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풀어나간다는 그런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고 보고. 그런데 그때 대북특사도 갔더라면 더 좋았을 거다, 하는 아쉬움은 지금도 있습니다만 그건 지나간 일이고. 저는 그게 없었다고는 하지만, 금년 들어서 대북특사가 다녀왔고 결국 그 특사가 바로 이어서 3월 달이죠. 트럼프 대통령하고 만나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흔쾌하게 수락해서 이제 지금 5월이죠, 벌써? 한 달 이내에 정상회담이 열릴 텐데,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 판문점 선언에 이어서 한반도의 냉전 구조가 해체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조성되리라고 봅니다.

◇ 김호성: 장관님, 어떤 것이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고 보시나요?

◆ 정세현: 비핵화를 확실하게 하겠다는 이야기가 우선 첫 번째일 거고. 그러니까 확실하게 하겠다는 것. 그걸 물론 단계적 접근이란 이야기는 했지만, 그전처럼 살라미 전술을 쓴다고 미국은, 북한은 살라미 전술을 쓰는 나라로 규정돼 있는데 이번에 아마 화끈하게 할 용의가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을 거고. 두 번째는 비핵화의 대가로 북미 수교나 평화협정을 요구하면서 주한미군 주둔을 전제로 한, 철수를 요구하지 않는,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고 주둔을 해도 좋다고 하는 그런 조건으로 북미 수교를 요구했기 때문에 그렇다면 못할 것 없다. 아니, 그렇게 해서 북핵 문제 해결하고 말겠다는 결심을 하도록 했다고 저는 봅니다.

◇ 김호성: 북핵 문제 말씀하셨는데요. 용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CVID, PVID 해서 완전하다는 것과 영구적이라는 것과의 차이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똑같다고 보시는지요?

◆ 정세현: 글쎄요. 문정인 교수도 JTBC 나와서 그것에 대해서 코멘트를 한 걸로 해서 봤는데, 그게 큰 차이는 없고. 그런데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에 들어가면서 PVID 요건 또 내려놨다면서요. 그런데 PVID 얘기할 때는 핵물질·핵시설·핵무기 말고 핵기술까지도 포기해야 한다는 그런 뜻이 좀 담겨 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 김호성: 어쨌든 보다 강력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겠죠?

◆ 정세현: 그렇죠.

◇ 김호성: 그러면 남은 과제 관련해서요. 중국과 일본으로부터도 판문점 선언 지지 얻어냈고요. 한반도 평화 실현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렇게 볼 수 있겠는데. 현 시점에서 우리 정부가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정세현: 북미정상회담이 원만하게 합의까지 갈 수 있도록 사전 대미공조, 대북공조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걸 가지고 한미정상회담, 22일에 하게 돼 있죠. 앞으로 며칠 남았나, 보름 남았습니까? 보름은 아니구나. 한 10여 일 남았는데, 그 사이에 대미공조, 대북공조를 좀 열심히 해서 북미정상회담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이번에 폼페이오가 가서 김정은 위원장하고 상당한 부분에서 비핵화, 비핵화 관련 상당한 부분의 타협을 끝낸 걸로 뉴스가 나오는데. 그래도 북한과 미국 사이의 입장차가 있을 겁니다. 있죠, 있을 수밖에 없어요. 시각이 다르고 국가 이익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데 그걸 우리가 이미 구축한 대북 신뢰, 북한이 우릴 신뢰하는 거죠. 북한이 우리를 신뢰하는 그 점을 이용해서 미국과 협상할 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할 때 무리수를 두지 않도록 사전에 협의를 잘하고. 그걸 가지고 다시 또 미국을 설득해서 터무니없이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것도 꾸준히 설득해야 할 거예요. 미국 사람들이 가만 보면 북한은 좀 함부로 다뤄도 된다, 밀어붙이면 손 들게 돼 있다는 그런 편견, 그런 게 좀 있는 것 같아요. 그거 가지고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 김호성: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할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미국 내에도 있잖아요. 지난번 빅터 차 석좌도 그런 부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요. 그래서 ‘북미정상회담 안 열릴지도 모른다’ 이런 이야기까지 했단 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북한이 생각이 정말 속내가 어떻다고 보고 계시는지요?

◆ 정세현: 그러니까 미국의 이른바 주류 내지는 미국의 대외정책 특히 대북정책 관련된 싱크탱크에 있는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어요. 조지아대학에 있는 박한식 교수가 쓰신 <선을 넘어 생각한다>는 책에도 지적돼 있지만, 자기들이 만들어놓은 북한의 이미지, 소위 악마화 시켜놓은 북한의 이미지를 상대로 해서 정책을 세우고 또는 그 연장선상에서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고 그러는데, 그러다 보니까 대북정책이 그동안 백발백중이 아니라 맞은 적이 별로 없습니다. 맞은 적이 별로 없는데, 바로 지금 이른바 주류 내지는 싱크탱크에 있는 사람들이 북한의 모습을 있는 대로 보지 않고 자기들이 그동안 6·25 전쟁 이후 내지는 2차 대전 이후에 그려온 악마화된 북한을 머릿속에 넣고 북한의 의도가 이렇느니 저렇느니 하는 식으로 전제를 하고 분석을 하고 대책이라고 내놓으니까. 그런데 안 맞아요. 성과를 못 내요. 이건 있는 그대로 북한을 보는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해야 하고, 그렇게 있는 그대로 북한을 보도록 우리 정부가 도움을 줘야 합니다.

◇ 김호성: 우리 정부의 역할 중요하다는 말씀이신데요. 과거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화를 위해서는 악마하고도 대화해야 한다’ 이런 말씀도 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런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의 참모진들이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저희들이 보면 존 볼턴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이 대표적인 강경론자들이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포진하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북미정상회담, 뭔가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도 드는데. 어떻게 해서 이런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 정세현: 글쎄, 트럼프의 고도의 전략인지, 그건 내가 모르겠어요. 참모들의 얘기를 듣다가 오바마가 실패했다. 오바마는 참모들의 말만 듣다가 망했다 하는 식으로 얘기한다는 거 보면 참모들의 얘기는 참고는 하지만 거기에 따르진 않을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특히 지난번에 우리 특사들이 가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때 참모들은 대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내지는 어느 정도 두고 신중하게 판단하자는 얘기를 하는데, 그 자리에서 그 정도 얘기라면 내가 바로 회담할 수 있다는 결론을 즉석에서 내렸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런 좀 결단력, 그리고 참모들의 이야기를 참고는 하되 거기에 전적으로 100% 따르지 않는 트럼프의 특이한 면에 우리가 기대를 걸어야 할 것 같아요. 이게 참 답답하다 보니까 그런 얘기를 합니다만, 볼턴 같은 사람이 난데없이 핵무기 외에 생물무기, 화학무기까지 이번에 문제를 풀어야 하고 또 인권 문제까지 걸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실망스러운 점이 있는데 트럼프는 초심으로 가리라고 봅니다.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초심을 지키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 김호성: 장관님, 이 프로에서요. 정동영·이재정 전 장관님들께서 ‘북미정상회담 평양이 유력하다고 본다’ 이런 말씀하셨어요. 장관님께선, 언제 어디서가 중요한데, 어디서 개최될 걸로 보시는지요?

◆ 정세현: 저는 돌고 돌아서 판문점으로 올 거라고 방송에서도 얘기했는데 틀렸네요, 오늘 아침 상황 보니까. 평양으로는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불러들이는 게 좋죠.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 볼 때, 또 트럼프 입장에서 볼 때는 그동안 자기네가 악마화 시켜놓은 북한의 수도로 들어간다는 것은 어떤 점에서는 자기들이 그동안 취해왔던 대북정책의 전부를 부인하는 그런 의미가 있기 때문에 평양으론 저는 들어가기 어려우리라고 봐서요. 지금 비무장지대도 싫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제3국으로 나간다는 건데 저는 생각을 달리 했었습니다.

◇ 김호성: 자세한 장소는 곧 확인될 테니까요. 나중에 정해지는 대로 연결해서 말씀 나누겠습니다.

◆ 정세현: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양으로 만약 결정된다면 그건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북한을 악마화 시켜놓고 출발하는 것은 끝났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나쁘진 않죠.

◇ 김호성: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고요. 다음 번에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세현: 네.

◇ 김호성: 지금까지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