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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라연 시집 <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5-09 10:57  | 조회 : 977 
YTN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박라연 시집 <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를 소개합니다.

“동짓달에도 치자꽃이 피는 신방에서 신혼일기를 쓴다. 없는 것이 많아 더욱 따뜻한 아랫목은 평강공주의 꽃밭”이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 지난 1990년, 한 일간지 신춘문예에 이 시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박라연 시인은 독자들에게 언제까지나 고운 새색시로 남아 있는데요,
이후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벌이다 어느 사이 등단 28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최근 새로운 시집 <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가 새로 나왔는데요, 66편의 시를 묶은 이 시집은 이전의 시집에서 느꼈던 고운 서정을 그대로 담고 있으면서도 한 편 한 편이 세월의 두툼한 이력을 품고 있습니다.
어제 어버이날을 지내고 나니 어쩐지 부모자식 관계가 새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 시인의 시 한 수가 크게 울림을 주는데요, 제목은 <캥거루와 그날>, 한번 들어보세요.
“속눈썹이 유난히 깁니다 지쳐서 까라져서도/제 몸 크기의 새끼를 젖 먹이고 있습니다.//이 더운 여름날 도대체/몇 마리나 끼고 뛰어다니며 밥벌이/하느냐고 물었더니//자식은 눈물이니까요……하면서 잠시 저를/올려다보는데/제가 울음이 터질 뻔했습니다//캥거루 눈빛을 오래 들여다보니 거의/사람의 눈매입니다//희로애락의 거처가 날마다 자식이어서일까요?”
자식이 커도 독립시키지 못하는 부모를 캥거루에 비유하기도 합니다만, 이 힘든 세월, 품안의 자식이 버거워도 그게 또 부모에게는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나 봅니다. 시인이 캥거루를 노래한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버이날은 하루뿐이지만 자식을 운명처럼 안고 살아가는 어버이마음은 영원합니다.

오늘의 책, 
<캥거루와 그날>이 담긴, 박라연 시집 <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창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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