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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前기장 “조 씨 일가, 우리 손으로 반드시 바꿔낼 것”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5-04 09:23  | 조회 : 152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5월 4일 (금요일) 
□ 출연자 : 대한항공 前기장 (익명)

-대한항공 무너지는 모습, 안타깝다
-한진家 악행 익히 퍼져있지만 호소할 곳도, 관심 가져주는 곳도 없었다
-오너 일가 잘못된 행동 알면서도 노조는 입 닫아 
-노조 제외한 소외된 직원들끼리 스스로 집회 기획 
-익명 채팅방, 인원 점점 늘어나 약 4000명 참여
-사측 인사상 불이익 많이 봐와, 집회참여 직원들 불안해하고 있다
-재벌 악행 막을 장치 봉쇄...이번만큼은 우리 손으로 반드시 바꿀 것
-조양호 회장 일가 절대 자발적 물러나지 않을 것, 견제장치 마련돼야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오늘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로 구성된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조양호 일가와 경영진 퇴진, 갑질 스톱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죠.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경영, 그리고 각종 비리에 대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이런 모임인 것 같습니다. 오늘 촛불집회에 직접 참여하는 대한한공 직원연대에 계시는 대한항공 전직 기장, 전화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죠. 안녕하십니까.

◆ 대한항공 前기장(이하 前기장): 안녕하십니까.

◇ 김호성: 대한항공에서 일하셨던 전직 기장님이시잖아요. 신분노출 관련해서 불편하시기 때문에 저희가 이름은 밝히지 않고 익명으로 진행을 하겠습니다. 요즘 뉴스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대한항공’이지 않습니까. 좋은 소식은 아닌데요. 전직 기장 출신으로서 마음이 착잡하실 것 같은데, 어떠신지요?

◆ 前기장: 예. 저도 대한항공에서 만 18년 동안 근무하고 참 아끼고 애정이 많은 회사고 지금도 대한항공에서부터 해고당해서 복직 소송 중에 있는 그런 상태여서 굉장히 많은 애정이 있는 회사입니다. 그런 회사가 이렇게 무너지는 것을 보고 참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 김호성: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오늘 집회를 열게 된 건가요?

◆ 前기장: 네, 그렇습니다. 그동안 회장 일가의 악행이나 그런 것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런 것을 전혀 어디에 호소할 데도 없고 어느 곳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노동조합도 마찬가지로 전혀 관심을 가져주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저희들이 다른 데 전혀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이번 집회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 김호성: 왜 노조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죠?

◆ 前기장: 대한항공 직원들, 특히 정비·객실 등 일반 직원들은 자신들이 노동조합에 속해있지만 그 노동조합에 대한 불신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예전 땅콩회항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사측, 특히 오너 일가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노조는 어떠한 목소리도 내지 못했고요. 사측으로부터 부당한 징계를 당한 경우에도 노조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신이 많이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집회를 노조나 외부 단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진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한 회사가 굴러가기 위해서 노사 두 바퀴가 제대로 힘을 합쳐서 굴러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지금 기장님께서 말씀하시는 이야기를 들어보면요. 양쪽으로부터 소외됐던 직원들이 모여서 이 같은 의사표현을 하기 위해서 오늘 모이는 거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아요. 이런 모임의 시발점이 어떻게 된 거죠?

◆ 前기장: 예. 맨 처음에 음성파일이 나오게 되었죠. 그 음성파일이 나온 가운데 어느 한 직원분께서 그 한 분을, 회사의 비리를 고발하는 내부 비리 고발자가, 그 사람이 당하는 것을 바라볼 수 없다. 그래서 익명 채팅방을 만들었습니다. 그 익명 채팅방을 통해서 비리 제보를 하게 했고요. 비리 제보방이 현재는 두 개 되어 있고, 그다음에 조양호 일가 퇴진촉구 촛불집회방이 두 개. 그래서 현재는 인원이 점점 늘어나서 약 40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함께하고 있고요.

◇ 김호성: 익명 채팅방에 4000명이 있다는 얘기예요?

◆ 前기장: 그렇습니다. 익명 채팅방에만 약 4000명 정도 직원들이 모여서 활동하고 있고요. 그동안 서로 사측의 횡포와 억압에 숨죽이고 있던 직원들이 오픈채팅방과 촛불집회 방에서 서로 얼굴도 모르고 지위와 직종은 다 다르지만 하나 된 마음으로써 지속적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이번에는 반드시 바꾸고자 그런 결의를 다지고 있습니다.

◇ 김호성: 그러면 오늘 집회에는 몇 명 정도 올 거라고 예상하세요?

◆ 前기장: 그건 정확히 집계할 수 없는 상태니까요. 모르지만, 최소한 수백 명은 오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그런데 참가를 한 사람들의 신원이 어차피 동영상 등을 통해서 노출될 텐데요. 괜찮으신가요, 그런 방식으로 모이시는 게?

◆ 前기장: 예. 그래서 그런 것을 직원들이 굉장히 많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특히 벤데타 가면을 착용하고 집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벤데타 가면은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회사 측의 그동안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 참지 않고 저항하겠다, 그런 표시이기도 하고요. 다른 하나는, 사측의 채증에 대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보호하겠다,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사측에서는 집회 참가자에 대해서 인사상 불이익을 굉장히 많이 줘왔습니다. 그런 것을 직원들이 목격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이번 집회에 참가하려 하고 있습니다. 또한 채팅방에서는 집회 과정에 사측의 채증에 대비해서 여러 가지 방안과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제복을 입고 참가하는 승무원이나 조종사들은 멀리서부터 사측의 채증이 있을 수 있으니 마스크를 하고 와서 가까운 곳에서 가면으로 바꿔 써라. 그리고 자유발언 하시는 분들은 음성변조 마이크를 사용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또한 혹시 아는 분을 만나도 서로서로 아는 체하지 말고 모르는 체 하자. 또 혹시 뒷풀이를 하게 되면 사측 채증에 걸릴 수 있으니 뒷풀이는 하지 말고 그냥 바로 집으로 가자. 그다음에 약간 두려워하는 직원들도 있습니다. 그런 직원들에게는 용기를 주는 글도 올라오기도 하고요. 서로서로 격려하는 그런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 김호성: 아까 기장님께서 ‘이번에는 반드시 바꿔야겠다’ 이런 의사표현을 하셨는데요. 무엇을 바꾼다는 것이죠? 예를 들자면 대한항공 총수 일가가 퇴진해야 한다든가, 이런 이야기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 前기장: 예, 그렇습니다. 그동안 대한항공은 검증되지 않은 2세·3세가 단순히 대주주의 자녀라는 이유로 임원이 되었고, 또 사장의 자리, 회장의 자리까지 앉아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능력보다는 큰소리와 억압적인 봉건경영을 그동안 계속해왔고요. 더 문제는 이것을 견제해야 할 장치가 전무했습니다. 이사회는 거수기 역할만 했고요. 그걸 감독해야 할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는 이게 하루 이틀 된 이야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또 노동조합이 명확한 항공법 위반, 노동법 위반으로 진정하고 고발을 해도 일방적으로 회사의 편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재벌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노동조합이 유일한데 항공사는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있어서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조차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해서 재벌의 목소리를, 악행을 행할 그런 것은 법적으로 완벽하게 보장돼 있지만, 내부적으로 그런 것을 막을 수 있는 장치는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어서 우리 직원들이 이번에는 우리 손으로 반드시 바꾸자. 그렇게 돼서 일어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법적으로 경영권 박탈이라는 것은 정말 쉬운 문제가 아닐 것이고요. 그렇다고 해서 당사자들의 자발적인 퇴진, 이런 가능성 지금 봐서는 희박할 것 같고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돌파하실 것입니까?

◆ 前기장: 네. 조양호 회장님 일가는 절대적으로 자발적으로 물러나지는 않을 겁니다. 조양호 회장 일가의 도덕성은 이미 상세하게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국민들의 눈총에도 전혀 거리낌 없이 땅콩회항의 장본인인 조현아를 복귀시킨 전적이 있고요. 또한 각종 범죄를 저지른 조양호 일가가 법적·제도적으로 복귀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견제장치가 완전하게 마련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하고요. 자세한 이야기는 이번 집회 이후에 기회가 닿는 대로 연결해서 입장을 다시 한 번 듣도록 하죠. 지금까지 대한항공 전직 기장, 이름은 밝히지 않으신 분 연결해서 내용 알아봤습니다.
저희가 대한항공을 둘러싼 각종 논란들이요. 오늘 촛불집회 관련해서, 대한항공 측 입장도 들어보고자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사정상 인터뷰는 어렵다’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대한항공 직원연대 측 입장만 전해 드린다는 점, 양해 말씀드리고요. 언제든지 저희 방송에서 대한항공 측 입장도 전해드릴 의향이 있다는 점을 이 자리를 빌어서 밝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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