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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휴가비 지원, 정부 역할은 마중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4-17 12:54  | 조회 : 2839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4월 17일 화요일
□ 출연자 : 김재호 인하공전 관광경영학과 교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요즘 포털사이트를 보면 휴가지원 제도가 계속 검색어 상위에 올라 있었습니다. 휴가만 바라보고 사는 직장인 여러분들 괜히 한 번씩 눌러보게 되죠. 근로자에게 20만 원의 휴가비를 지원하는 휴가지원 제도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뜨겁습니다. 근로자가 먼저 20만 원을 적립하면 기업이 10만 원, 그리고 정부가 10만 원을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해서 40만 원의 휴가비가 만들어지죠.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이 제도의 신청은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됐고요. 오는 20일까지 받는다고 합니다. 얼마 안 남았네요.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요. 어제 오전 기준으로 신청기업이 1700여 곳, 해당 인원은 2만1000여 명이었습니다. 기업과 정부가 근로자의 국내여행 경비를 지원하면 직장 내 휴가문화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일하는 자들의 휴식을 보장하는 새로운 시도가 될지, 아직 부족한 점은 없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인하공전 관광경영학과 김재호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재호 인하공전 관광경영학과 교수(이하 김재호):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근로자 휴가지원 제도’ 이게 어떤 사업인지 간단하게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재호: 이번에 시행하는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은 우리나라 직장 내에 자유로운 휴가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함께 근로자의 국내여행 경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프랑스 체크바캉스 제도를 벤치마킹한 ‘한국형 체크바캉스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장원석: 프랑스 체크바캉스 제도, 외국은 이런 사례가 일찍이 있었나 보네요?

◆ 김재호: 예. 유럽을 중심으로 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있었고요. 최근에는 우리나라보다 일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일본조차도 휴가정책에 대해서 굉장히 적극적인 부분입니다.

◇ 장원석: 외국은 이런 휴가지원비 얼마나 준답니까?

◆ 김재호: 과거에는 우리처럼 정부가 주도했는데요. 이제는 재단을 만들어서 정부가 금액적으로 지원하는 부분은 없고요. 민간 기업들과 연계해서 할인프로모션이나 여러 가지 지원제도를 자체적으로 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 장원석: 최초에는 정부가 나섰지만 그게 마중물이 돼서 나중에는 민간까지도 이런 사업을 지원하고 있군요. 그러면 지원금, 정부가 10만 원을 지원하고 기업도 10만 원을 적립하는 건데, 현금으로 받나요?

◆ 김재호: 현금으로 인식될 수는 있지만요. 이것은 전용 온라인 쇼핑몰이 만들어져서 그 안에 적립 포인트 형태로 되고, 그 쇼핑몰에서 접속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 장원석: 지원금을 만약 현금으로 받았을 때 그것을 어디에 쓸지 용처를 알 수 없으니까 아예 그런 식으로 제도를 만들어놨군요. 

◆ 김재호: 예, 그렇습니다. 

◇ 장원석: 지자체에서 청년들에게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복지제도가 있잖아요. 그런 것들은 추후에 어디에다 썼는지 체크카드를 주고 사용내역을 확인하는데, 그럴 필요 없이 아예 쇼핑몰에서 활용하도록. 그러면 얘기 나온 김에 쇼핑몰 이야기를 좀 해봐야겠는데, 포인트를 이용한다고 하면 예를 들어서 그 안에 들어가면 비행기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든지, 아니면 휴가용품을 살 수 있다든지, 그런 것들이 마련된 건가요?

◆ 김재호: 전용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들은 국내여행으로 일단 한정돼 있습니다. 해외여행까지도 폭을 넓혀놓으면 문제의 소지가 다수 있어서요. 그래서 국내여행 상품이라든가, 패키지 상품도 포함됩니다. 그리고 콘도나 호텔의 숙박시설. 그리고 농촌여행, 체험여행, 테마파크 입장권 같은 체험관광 시설 중심이고요. 교통도 포함됩니다.

◇ 장원석: 여행 패키지를 판매하는 거군요. 어떤 물리적인 물건을 사고파는 쇼핑몰이 아니라.

◆ 김재호: 예. 숙박시설이나 체험시설 입장료도 가능합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지난달 27일에 신청을 받기 시작해서 3주 정도 지났고요. 신청기간이 오는 20일까지니까 이번 주 금요일까지네요. 하루 평균 1500명, 그 정도씩 지원했다고해서 어제 오전 기준으로 한국관광공사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2만1000여 명 정도. 신청대상은 어떻게 되나요? 기준이 없나요?

◆ 김재호: 사실 이번에 할 때 2014년도에 이미 시범사업을 한 번 해봤을 때 기대에 못 미쳤거든요. 그래서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예상했던 인원을 넘어서 좀 고무적인 일인데요. 중소기업기본법 상의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은 제외되어 있습니다.

◇ 장원석: 중소기업 대상으로 신청했군요. 그러면 2014년도에 시범사업을 했을 때에도 관심이 많았을 것 같은데 그때는 왜 미달했을까요? 어느 정도 분석해보셨습니까?

◆ 김재호: 그 당시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정책, 이 사업에 대한 연속성을 담보하지 못해서 기업들이 참여하는 데 굉장히 많은 부담을 느꼈습니다. 한시적 사업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이고요. 또 갑작스럽게 시작해서 홍보 부족이라든가, 사실 휴가는 문화체육관광부만 나서는 부분이 아니라 교육부라든가 산자부 등이 다 개입돼야 하는데 부처 협조가 그 당시에는 조금 부족했던 부분들이 있어서 관심이 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장원석: 지금도 근로자가 20만 원을 먼저 적립하고 기업이 10만 원을 적립하면 정부가 10만 원을 주는 건데. 기업에게 부담되는 인당 10만 원, 기업이 10만 원을 내는 부분은 부담스럽다고 하는 기업은 없을까요?

◆ 김재호: 2014년부터 제가 기업들을 좀 만나봤는데요. 생각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에 대한 휴가 이미지가 많이 변화됐다는 걸 느낄 수 있고요.

◇ 장원석: 어떤 식으로 변화된 겁니까?

◆ 김재호: 예를 들면 이 제도를 활용하니까 기업 내에서 공인된 제도, 휴가제도라고 인정되니까 기업도 부담이 안 되고 근로자도 부담이 안 되고. 또 하나가 실제로 기업 이미지가 좋아졌단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실제적으로 근로자 휴가지원 제도 대상 기업이라고 홍보하다 보니까 굉장히 취업, 고용하는 데도 이미지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도 많이 합니다.

◇ 장원석: 그런 식이군요. 저는 또 괜히 중소기업들 어렵다, 어렵다. 그리고 이번에 최저임금 인상돼서 여러 가지 면에서 부담을 느낀다고 하는데, 정부가 국정과제로 중소기업에다가 근로자 휴가비 지원하라, 이렇게 얘기하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10만 원씩 내는 것 아닌가. 그래서 힘들어하는 것 아닌가, 이런 걱정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런 부담을 넘어서는 다른 이미지라든지, 길게 봤을 때 더 혜택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 인식이 많이 바뀌었군요.

◆ 김재호: 네, 그렇습니다.

◇ 장원석: 이 같은 추세라면 금요일까지니까 하루 이틀, 며칠 안 남았는데요. 2만 명을 최초에 목표로 삼았는데 2만 명이 넘어서, 이게 선착순인가요? 혹시 2만 명 넘으면 그만, 더 이상은 안 받습니다, 이렇게 이야기가 나올까요?

◆ 김재호: 원래는 제가 알고 있는 계획으로는 선착순으로 알고 있었는데요. 지금 상황이 2만 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장원석: 2014년도를 많이 참고했을 것 같은데. 그 당시에 미달했기 때문에 2만 명 정도면 충분하겠지 했는데 넘어서 놀랐을 것 같기도 해요, 정부 당국자가.

◆ 김재호: 네, 맞습니다.

◇ 장원석: 당연히 휴가비를 지원해준다면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런데 이런 제도에 근로자들이 관심이 뜨거운 이유, 학자가 보기에는 어떤 식으로 분석하고 계십니까?

◆ 김재호: 일단 근로자들의 노동에 대한, 휴가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는 바뀌었다고 생각됩니다. 일 중심의 사회에서 이제는 쉬면 쉬는 것이 우리 삶의 증진이 되고 노동의 효과가 난다는 것들을 1차적으로 근로자들의 인식이 변한 거고요. 두 번째는, 기업도 생산성을 높이는 데 시간이 최대한 좌우하는 건 아니구나. 생산성 높은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쉼을 줘야 하는구나, 라는 휴가에 대한, 여가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게 가장 우선적이고요. 많은 선진국들도 처음은 우리나라 같았습니다. 처음에 노동 중심으로 갔다가 지금은 노동과 휴가가 균형적으로 잡힌 그런 기업문화로 바꿔나가 있는데, 우리도 그 초기 단계라고 생각됩니다.

◇ 장원석: 우리나라도 그런 시작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그런데 2만1000명 정도 어제 오전 기준으로 휴가비 지원제도에 신청했는데, 전체 중소기업 노동자 규모에 비하면 정말 극소수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사실 기업문화 자체를 바꾸기에는, 이 제도가 역시 마중물 역할을 하기에는 무리기 아니냐, 이런 우려도 있고요. 휴가 가기가 참 쉽지 않잖아요. 눈치도 봐야 하고, 우리 기업 사정 알면서 놀러가려고 그러느냐, 이런 이야기도 하고. 휴가지에 가서 일을 하는 경우도 있고. 게다가 정규직들은 할당된 휴가가 있어요. 그래서 대통령도 나서서 연차 쓰는 움직임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데. 비정규직은 휴가 자체가 없어요. 그래서 휴가를 가도 되나 허락받고 가야 하고, 휴가 가면 휴가 가는 동안 급여가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런 부분에 대해서 너무 지엽적인 것 아니냐. 전체를 이끌고 가기에는 부족한 정책 아니냐, 이런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재호: 많은 선진국에서 근로자 휴가문화를 개인적인 몫으로만 여기지 않고 기업하고 정부가 같이 해결할 과제로 사회적으로 제도화했거든요. 저희도 방금 말씀하신 우려의 목소리를 갖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놀러가는 데 예산을 지원해줘야 하느냐는 논란의 우려도 있는데요. 이게 아까 사회자님께서 말씀하셨던 마중물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지금은 돈을 지원해주고 한정적인 부분이지만, 프랑스처럼 이게 어떤 재단이 되고 시스템화 돼서 돈 지원이 아니라 시스템을 지원하는 제도가 된다면, 그때가 되면 작은 중소기업까지도 참여할 수 있는 여지들이 될 것 같고요. 이 제도가 정착되는 데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는데요. 그 부분이 기업의 대체 업무할 수 있는 능력들을 키우는 부분입니다. 굉장히 어려운 부분인데, 그게 고용하고 취업하고도 연결돼 있고요. 방학하고 학원문화도 또 연결돼 있고요. 그래서 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단순한 노동휴가뿐만 아니라 교육이라든가 사회 여건을 같이 변화시키는. 예를 들면 프랑스는 체크바캉스를 위해서 여름방학에서 가을방학의 일정을 좀 늘렸던 경우가 있거든요. 사회 전반적인 여가, 휴가문화의 마중물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최종적인 로드맵을 정부가 분명히 갖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 장원석: 우리가 오늘은 휴가지원 사업을 가지고 쉴 수 있는 삶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해봤는데, 이것과 더불어서 더 크게 봤을 때요. 우리의 노동문화라든지 휴가문화 자체가 바뀌려면 이런 제도와 더불어서, 아까 그런 시스템과 더불어서 혹시 더 필요하다고 보시는 게 있습니까, 오늘 말씀 못 하신 것 중에서?

◆ 김재호: 일단 이 사업을 접근하면서 기업과 근로자들, 그리고 정부가 같이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정부가 휴가지원 제도를 확장 시스템화 하면서 기업은 휴가저축제도 같이 올해 못 쓰면 내년, 그 후년에 저축하는 선진국 같은 제도를 더 확대해야 할 거고요. 근로자도 최종적으로는 휴가를 못 쓴 것에 대한 비용을 기업으로부터 받기보다는 그것을 소진하고 사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인식 변화도 같이 가져가야만 기업도 윈-윈 하고 근로자도 윈-윈 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는 휴가문화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문화관광부만 해당되는 부분이 아니고요. 전 부처가 해당되기 때문에 국무총리 산하에 협의체를 만들어서 일본이나 중국도 이미 그런 부분들을 활용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여가휴가문화를 선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할 거라고 생각됩니다.

◇ 장원석: 노동자들이 당당하게 정당한 휴식권을 요구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바라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재호: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인하공전 관광경영학과 김재호 교수 설명 들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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