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익는 밤,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신미경

청취자 사연

사연글 올려봅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작성자 : furiousro*** 날짜 : 2018-03-27 09:55  | 조회 : 742 
아버지가 무역회사를 평생을 다니다가 지금은 은퇴를 하고 집에 계세요.
젊어서 일하셨을때는 너무나 바빠 저 어린이집에 다닐때 연극할때 못 오셨고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 졸업식때도 못오셨죠.
아버지가 저 초등학교 입학실날 오신게 그게 다입니다.
아버지는 그러셨데요. 회사에 몸이 매여있으니까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적다.
가족한테 할애할 시간이 없다. 하지만 제가 사회인이 되니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우리 가족을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니셨다는것을요.
제가 막상 사회생활을 해보니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가 정말로 힘이 들더라고요.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에도 회사에서 전화오면 회사에 가야하니.
주말에 출근을 했는데 나왔냐는 말은 안하시고 일할 서류만 내미시는 부장님!
저도 기분이 이런데 저희 아버지는 어떠셨을까요?
아버지가 은퇴를 하시고 제가 주말에 집에서 쉬고 있는데 아버지와 단둘이었어요.
가족들은 다 교회에 가셨죠.
아버지 연세 일흔이 되서야 제가 아버지가 집에 같이 있어보는건데 참으로
어색했습니다.
예전엔 항상 주말에도 집에 일하실 서류를 갖고 오셨는데 베란다에서 가만히 앉아
티브이채널만 넘기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무척 낮설었죠.
저는 아버지와의 어색함을 깨기위해 나가서 외식을 하자고 권해드렸습니다.
아버지와 외식을 하러 한 식당에 들어갔는데 아버지는 많이 마르셨더라고요.
젊으셨을때는 목소리도 크시고 풍체가 정말 좋으셨는데 지금 예전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졌습니다.
서글픈 생각이 들었고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이 야속했습니다.
아버지가 더 이상 늙지 않으시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버지보고 요즘 행복하시냐고 하니까 행복하시다고 했습니다.
예전엔 일에 쫓겨 가족하고 있는 시간이 적었는데 지금은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너무 많아 좋다고 내가 한참 일할때 너와 못 놀아준게 너무 미안하다고.
'네 초등학교 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 졸업식때도 못가고 그 때 아버지맘은 편했겠니?
아버지 마음도 절대 편치가 않았다. 미안하다.
앞으로는 이 아버지와 여행도 같이 다니고 그러자구나!'
하지만 지금은 제가 바빠 그렇게 못합니다.
아버지한테 '네!' 하고 대답은 시원하게는 했지만
앞으로 아버지와의 약속을 잘 지킬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효자는 아닌가봅니다.
감사합니다.

인순이 -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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