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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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머리 큰 중고딩 자녀, 어찌해야 할까?” - 김현수 성장학교 별 교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3-22 12:41  | 조회 : 3728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8년 3월 22일 (목요일) 
□ 출연자 : 김현수 성장학교 별 교장 (前 중앙심리부검센터장)

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머리 큰 중고딩 자녀, 어찌해야 할까?” - 김현수 성장학교 별 교장 (前 중앙심리부검센터장)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우리 엄마들은 아마 다 비슷한 느낌일 겁니다. 처음 아이를 가졌을 때, 또 아이를 낳을 때에는 건강하기만 하면 좋겠다. 건강하기만 해라, 했는데 아이 키우면서 왜 이렇게 욕심이 많아지고 바라는 것이 많아지는지요. 지금 우리 아이들이 다 컸다 하더라도 부모로서 바라는 게 더 많아지는 게 사실이죠. 욕심을 버려야지, 하면서도 이런 욕심은 잘 버려지지 않는 것 같아요. 특히나 아이들이 중고등학교 시절에 아마 우리 엄마·아빠들 욕심이 제일 많은 것 같아요. 아이들 생각과 무관하게 엄마·아빠가 바라는 게 많은 시기가 이때가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매일매일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님들, 청소년들 하루하루 갈등과 전쟁이다, 이런 이야기들도 많이 하나 봅니다. 우리 청취자분들 가운데 중고등학생 자녀를 두신 분들이 참 많을 것 같은데요. 오늘 그분들을 위해서 해결사 한 분을 모셨습니다. 제가 감히 해결사라고 말씀을 드리는데요.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자 성장학교 별의 교장 선생님이신 김현수 교장선생님, 자리 함께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현수 성장학교 별 교장(이하 김현수): 안녕하세요.

◇ 김명숙: 교수님, 하시는 일이 참 많더라고요. 여러 가지 하시는데 차츰 이야기를 나누겠지만 거의 하시는 일이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일이잖아요. 때로는 힘들지 않으신지요? 어떻게 얼마나 힘드세요?

◆ 김현수: 힘들죠. 성적이 올랐다, 부모랑 안 싸웠다, 이런 이야기를 주로 듣는 게 아니라 잘 안 됐다, 힘들다, 밉다 이런 이야기를 매일 들으니까.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게 사실 쉽지는 않습니다.

◇ 김명숙: 그렇지만 그러다가도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이 흐른 다음에 잘 된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더 행복감을 몇 배로 이상 느끼실 것 같아요.

◆ 김현수: 네. 그런 보람은 있는데, 부모님들 다 느끼시겠지만 그러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죠.

◇ 김명숙: 그러게 말이에요. 저희가 사실 김현수 교장 선생님을 모신 계기가, 저희가 매일 함께하는 3부 코너에 전성기 목소리가 있어요. 전성기 목소리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애청자분들이 참 감동도 받고 자극도 받고 그러시는데, 1월 3일에 저희 전성기 목소리 주인공으로 인터뷰하셨어요. 그래서 그때 우리 스태프들이 다 너무 좋다, 이런 생각을 같이해서 꼭 한 번 모시자 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함께하게 돼서 너무 반갑고요. 아까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일을 많이 하시는데 그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는 대상이 바로 우리 청소년들 아니겠어요. 현재 우리 교장 선생님은 서울시 교육청 학습부진대책자문위원회, 그리고 학교폭력대책 기획위원이시고, 또 전 한국청소년상담원의 이사, 여가부의 청소년보호위원 등을 하셨는데요. 이렇게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 궁금하네요.

◆ 김현수: 제가 의사니까 일단 제 전공의 시절에 청소년 환자를 많이 볼 기회를 가졌던 것도 중요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저희 가정에서 저희 부모님이 제가 청소년기 막 들어갈 즈음에 사업에 실패하셔서 제 청소년기가 굉장히 어려웠어요. 부모님과 같이 살지도 못했고 친척들 밑에서 살다가 자취도 하다가. 저희 3형제였는데 그런 경험이 어른들의 케어가 필요하다, 이런 걸 가져다준 게 있고요. 또 마침 제가 군의관으로 가는 근무지가 소년교도소였어요. 저는 제가 제일 불우하다고 생각했는데 소년교도소 가서 만난 청소년들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고요. 병 때문에 오는 이들도 있고 가족 때문에 오는 아이들도 있고, 또 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전문가가 잘 도와주는 게 아이들에게 중요하겠구나. 그것도 굉장히 중요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 김명숙: 선생님 잠깐 말씀 중에 청소년기 얘기하셨는데요. 그렇게 어려운 청소년기,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고 그럴 때 혹시 부모님에 대한 원망 이런 것도 있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로 인해서 부모님과의 갈등도 심했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김현수: 당연하죠. 마음으로는 굉장히 원망하고 그랬는데 동생들이 있어서, 제가 3형제의 장남이어서 마음으로는 굉장히 원망했지만 부모님께 대놓고 그런 원망을 털어놓진 않았는데요. 동생들은 부모님께 많이 대들었던 것 같아요.

◇ 김명숙: 그런데 그러면 그 원망이 어느 정도 되니까 사라지던가요?

◆ 김현수: 지금도 사실 일부는 사라지지 않은 게 있고, 일부는 이해하게 된 것이 있고요. 또 청소년기의 특징 중의 하나인 것 같아요. 모든 자신이 잘되지 않는 불행이나 하다못해 성적 떨어진 것도 다 부모님 탓하고 싶어 하는 청소년기의 특성이 있었기 때문에 그때는 아마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 김명숙: 동생들은 그런 걸 다 표출했고, 우리 교장 선생님은 마음으로만 가지고 있으셨다고 하셨는데요. 지나고 나니까 어느 것이 더 좋았다고 생각하시나요? 표현하는 게 좋을까요?

◆ 김현수: 장남의 특징이죠. 표현하는 게 더 좋긴 한 것 같아요. 왜냐면 저는 아직도 약간 서먹한 게 있거든요, 다 말을 못해서. 그런데 우리 밑에 동생들은 그때 다 퍼부었기 때문에 지금은 부모님하고 좀 더 편히 지내는 것 같아요.

◇ 김명숙: 다 퍼붓는 당시에는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잖아요. 그거 회복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 김현수: 그래서 사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부모님께 대드는 게 제가 볼 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왜냐하면 자기의 감정을 숨기거나 억압하지 않는 거니까요. 어떤 면에서는 꾹 참고 아무 말 안 하고 혼자 힘들고 슬프고 그러면서 나쁜 행동을 결심하는 것보다, 사실 내 앞에 와서 엄마 이게 싫어, 아빠 이게 싫어 이렇게 말하는 게 그 순간에 말을 듣기는 힘들지만 듣고 변할 수 있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알 수도 있고, 또 아이도 나쁜 감정을 다 털어버렸기 때문에 아이들이 부모님 앞에서 막 한다. 이건 어찌 보면 건강하다는 중요한 신호 중의 하나니까 듣기 힘드셔도 건강하다, 이렇게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어요.

◇ 김명숙: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이 불행하다는 게 공식처럼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 경우가 있어요. 행복한 청소년이 많아, 이러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중2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 청소년들 왜 이렇게 스스로들 불행하게 생각하는 걸까요?

◆ 김현수: 그러게 말이에요. 사실 와서 행복하다는 애들이 없거든요. 공부, 지겨운 공부. 또 경쟁, 아이들 사이에서의 경쟁. 저는 공부 잘하는 애들은 그러면 행복한가? 그래서 공부 잘하는 애들도 가끔 와서 물어봤어요, 너는 행복하냐. 아니래요. 왜냐면 자기보다 잘하는 애가 있기 때문에 자기도 행복하지 않다. 세상이 부유해졌는데, 그래서 부모님들은 편해졌다고 생각하시지만 또 다른 어려움하고 또 다른 고생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애들이 와서 울고 갈 때도 많은데요. 부모님이 자기만 바라보는데 사실 자기는 부모님이 원하는 걸 하고 싶지 않다. 나는 다른 꿈이 있다. 그런데 부모님이 자식이라고는 너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네가 자기 소원을 들어주지 않으면 내 삶은 헛되다, 이러게 말하니까 아이가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하지만 자기는 죽어도 부모님이 원하는 걸 하기는 싫다. 이런 게 요즘 아이들의 우리가 몰랐던 불행인 것 같습니다.

◇ 김명숙: 그런 부분이 요즘 우리 청소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요?

◆ 김현수: 네. 어떤 아이가 와서 딱 정리를 하는데요. 초등학교 때는 수치심이 힘들었대요. 공개수업 이럴 때 우리 엄마가 나를 더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못하게 한 것. 중학교 때는 사실 허세 떤다고 하지만 되게 외롭대요, 말할 사람이 없어서. 정말로 얘기를 잘 들어주고 해결책을 제시해줄 사람. 그다음에 고등학교가 되면 불안하대요. 내가 이렇게 해서 어른이 되나, 이렇게 해서 군대에 가야 하나. 이러면서 내가 진짜 어른이 돼도 가능한가. 사실 아이들이 정서적으로는 과거보다 훨씬 힘든 것 같아요.

◇ 김명숙: 아이들도 힘들지만 부모 입장에서 얘기하시는 경우를 보면, 저도 마찬가지예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늘 고민이 되는 부분이, 지금도 아이들의 문제나 고민을 내가 아는 척하면서 함께 해결을 해줘야 하는 건지, 개입해서. 아니면 그냥 알아서 잘하겠지, 하고 지켜봐야 하는 건지. 왜냐면 해결해준다고 했다가 그게 갈등이 돼서 싸움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저도 잘 모를 때가 있거든요.

◆ 김현수: 생활환경이 많이 변하고 문화가 바뀌면서 요즘 정말 우리 청소년들은 서양 청소년들과 비슷한 의식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초등학교 때까지야 엄마가 과잉보호를 할지라도 본인이 받아들일 수 있는데, 청소년기가 됐는데 어머니 마치 자기 생활을 모두 알고 싶어 하고 전부 관여하려고 하면 그 자체에 정말 반감을 갖는 아이들이 많아서요. 청소년기 이상의 자녀들은 사실 부모님이 기다려주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동의를 얻고 말하고, 이런 게 아이들이 나를 존중한다. 부모님이 나를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바로 개입하기보다는 기다림을 갖고 아이한테 조심스럽게 접근해주는 게 청소년 이상의 자녀에겐 필요한 것 같습니다.

◇ 김명숙: 청소년 이상의 자녀라 하면 20대 대학생의 경우에도 비슷하겠죠. 참 부모, 힘듭니다. 자식들은 자기들이 힘들다 그러겠죠. 아무래도 중고등학생들 경우에는 여러 가지 힘든 것들이 많이 있겠지만, 현실적인 면에서 공부가 어쩌면 우선순위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 제일 힘들고 그것으로 파생된 다른 문제들이 생기고 그러는 것 같아요. 부모님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교수님께서 <공부 상처>라는 책에서 ‘아이들의 배움의 본능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셨는데요. 그런 방법이 어떤 건지 짧게 소개해주시고, 정말 가능한지에 대해서 얘기를 들어볼까요?

◆ 김현수: 제가 진료하는 많은 친구들이 공부를 잘하는 아이보다는 공부가 싫다, 공부 때문에 못 살겠다, 이런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에 내 인생의 가장 큰 상처는 결국 공부 상처로 시작되는구나. 아이들이 와서 한 말을 제가 책 제목으로 해서 <공부 상처>라는 책을 쓰게 되었는데요. 결론은 사실 간단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 찾게 되면 스스로 열정을 발휘하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하다 보니까 본인이 마치 나 무능하다, 이렇게. 사실 어떤 영역에서만 무능하고 어떤 영역은 큰 잠재성을 가지고 있는데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포기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공부 상처가 있지만 그래도 네가 좋아하는 것을 찾게 되면 너는 무엇이든지 잘 배울 수 있는 너만의 아주 소중한 능력이 있다. 이런 것을 아이들이 알아가도록 하는 책으로. 아이들한테 그래도 제가 용기를 주는 그런 의사였습니다.

◇ 김명숙: 그렇군요. 공부 문제뿐만이 아니라 이런 경우가 있어요. 애들 키우다 보면 문제를 일으킬 때가 있잖아요, 청소년 시절 중고등학교 때. 그래서 문제가 발생하면 엄마들이 주변에서 ‘그래도 우리 애는 그런 문제 안 일으켜서 천만다행이야. 공부 못하면 어때. 문제아만 아니면 됐다’ 이런 이야기도 하시거든요. 그런데 그 문제아라는 게 다른 게 아니고 요즘에는 학교폭력 같은 게 많이 발생하잖아요. 그런 고민들을 어머니들이 많이 걱정하시고, 그런 끔찍한 뉴스들을 접하면 ‘공부가 다가 아니야’ 이런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는데요. 그런 학교폭력에 대해서 다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말도 하잖아요.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둘 다 안타까운 경우인데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까요, 학교폭력에 대해서?

◆ 김현수: 학교폭력을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학교 안에서의 제도나 장치도 있고, 가정 안에서의 제도나 장치도 있는데, 저희가 안타까운 것은 피해자든 가해자든 자기가 친구들하고 있는 일을 전부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래도 어머니나 아버지에게 자기가 겪고 있는 일을 조금 더 빨리 이야기하면 우리가 해결이 실마리를 심각하지 않을 때 찾을 수 있는데요. 제일 저희가 걱정인 것은 말을 못하는 거죠. 그래서 정말 부모님이 좋은 부모가 되어가고 있다고 하는 신호나 증거는 뭐냐면, 아이들이 찾아와서 말할 수 있는 부모가 되어주는 거예요, 힘들 때. 그래서 여러 가지 제도나 장치가 있겠지만 가정 안에서는 힘들 때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네가 정말 창피한 일을 겪는다 하더라도 부모가 도와주는 사람이다. 이런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부모가 있을 수 있다면 우리 아이가 어떤 일을 겪을 때 같이 상의해서 잘 도와줄 수 있는데, 우리 아이가 말을 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쟤가 지금 힘들어하는 것 같은데 솔직히 말하지 않는다, 나한테 말하지 않는다. 이게 우리가 부모로서 빨리 뭔가 하여튼 알아차리고 반성하고, 아이가 힘든 것을 가지고 나한테 찾아와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가족 안에서는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 김명숙: 결국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오늘 저희 중고등학교 자녀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문자도 많이 오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1797님, ‘아들이 친구와 싸우다가 혼자 학교에서 처벌을 받았습니다. 딱 한 번의 일이었는데 학교폭력 가해자로 찍혀서 왕따를 당하고 본인도 죄책감에 괴로워합니다.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하셨네요.

◆ 김현수: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제일 바라는 것은 뭐냐면 부모님만이라도 내 편이 되어주는 거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부모님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꽤 많은 부모님들이 일단 아이를 혼내요. 네가 그런 행동을 했기에, 또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이렇게 혼내서 아이들이 이 세상에 한 명도 내 편이 없다, 라고 할 때 아이 상태가 너무 나빠지거든요. 그래서 지금 학교 문제, 친구 문제 이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전 단계에서 어머니가 해주셔야 할 제일 중요한 일은 ‘그래도 엄마는 네 편이다’ 네가 그 행위를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네가 현재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마음을 엄마도 느끼고 공감하고, 앞으로 네가 더 나아지도록 도와주는 것을 엄마가 함께할 거다. 너무 외롭게 생각하지 말고 힘을 내라. 이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엄마·아빠인데요. 아이들이 와서 이야기하는 건 엄마·아빠도 내 편이 아니다. 내가 어떻게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 이렇게 말할 때 아이가 너무 절망스럽기 때문에 저는 그 문자 보내주신 분에게 어떤 복잡한 제도적 해결책은 나중 문제고, 아들과 엄마의 관계 이걸 더 굳건히 하자. 그런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명숙: 엄마와 자녀와의 관계를 굳건히 하면서 든든한 지원자가 있다는 그런 힘을 주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지금 그렇게 말씀하셨고요. 또 반대로 보면 어떤 경우에는 나는 별것 아닌 것처럼 생각하지만, 상대방은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럴 때에는 상대방에게 어떻게 해야 한다는 가르침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 김현수: 공감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또 부모에게 중요한 훈육의 덕목인 것 같아요. 타인이 내 행위로 인해서 얼마나 아파하는가를 느낄 수 있도록 부모님이 실제로 만약 그런 상황에서 나라도 이렇게 느꼈겠다, 라고 모델이 되어줘서 아이에게 상대방이 느꼈을 감정을 잘 전달을 해주는 게 아이한테 도움이 돼요.

◇ 김명숙: 지금 9778님, ‘우리 아들은 중학교 때까지는 1등을 할 정도로 잘했는데,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어느 날부터인가 무기력해지고 집에서 소설책만 읽어요. 그런지 1년이 지났는데 그냥 내버려둬도 될까요?’

◆ 김현수: 중학교 때까지 잘하다가 고등학교 가서 잘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실 자신감의 상실인 경우가 많거든요. 그리고 어떤 특정한 고등학교에 가게 되면 중학교 때는 정말 잘하는 아이였는데 그 고등학교에 가서 자기가 중간보다 못한 아이가 될 수도 있어요. 이런 친구들은 잘하면 하고 잘못하면 할 필요가 없다는 마음속의 잘못된 인지나 신념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요. 부모님들이 잘하지 않아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 자체를 제일 보고 싶다. 그게 제일 아름답다, 라고 어느 날 아이랑 깊게 이야기가 잘 통하게 되면 아이가 잘하지 못하는 것으로부터 생기는 비난이나 여러 두려움을 줄이고 최선을 다해서 해보는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쉬운 일은 아닌데 이런 아이들은 사실 평가에 민감한 아이들이거든요. 그래서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접게 해주고 정말 이 아이가 하고 싶은 것, 재능이 뭔지, 이런 걸 잘 찾아서요.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네가 재밌고 즐겁게 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이런 메시지가 여러 번 아이한테 전달돼서 아이가 그 말을 수용하게 될 때, 늦더라도 다시 시작하는 것 같아요. 

◇ 김명숙: 또 7100님, ‘저는 아들딸 중고등학교 때 안 좋은 일이 있다든가 할 말이 있으면 도시락에 손 편지를 넣어줬어요. 그래서인지 훌륭한 인재로 자라났어요. 지금은 SNS로 소통하면 좋을 것 같아요. 지혜를 발휘해야죠’ 이거 참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 김현수: 네. 요즘은 말로 하지 않아도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어서요.

◇ 김명숙: 손 편지가 참 감동을 전해주는 것 같은데요.

◆ 김현수: 맞아요. 저도 몰랐는데 요즘 친구들은 손 편지에 특별한 의미가 있더라고요. 그냥 문자나 카카오톡 하는 것과는 별도로. 부모님의 손 편지가 자녀의 마음에 감동을 주기 때문에 그런 속마음을 표현할 기회를 적절히 갖는 게 자녀한테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 김명숙: 정말 든든한 지원군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 같아요. 자녀분들이 손편지 읽으면서 감동도 하고요. 그리고 0197님, ‘딸이 고3인데 임신했습니다. 남자 부모와 함께 아이를 지우라고 하는데 고집을 피우고 낳겠다고 합니다. 엄마로서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하셨네요. 정말 고민되시겠어요.

◆ 김현수: 아마 더 힘들고 더 외롭고, 또 우리나라 고3이라는 시기가 정말 힘든 시기인 것 같아요. 그런 시기에 그런 어려움이 겹쳤기 때문에 주변의 도움과 지지가 필요한 것 같고요. 지금 그런 상황에서 만약 미혼모가 되기로 결심을 우리 친구가 했다면 도와줄 곳이 전보다는 많아요. 그래서 보통 저희가 아이가 선택하는 것을 수용해주고 도와주는 게 제일 좋은 해결책이라고 하는데 그 과정이 되게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친구가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미혼모 관련된 상담팀하고 가족이 같이 과정을 겪어서 아이의 결정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사실 길고 긴 인생을 볼 때 부모도 덜 원망 받고 아이도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내리는 거로 생각해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아이들은 존중받는 과정을 해주길 원한다는 걸 부모님도 더 알아주셨으면 해요.

◇ 김명숙: 또 3193번 쓰시는 분, ‘아이들이 술과 담배에 관심을 가질 때에는 어떻게 잘 대처할 수 있을까요?’ 이거 남학생들 많이 이러죠? 예전에 보면 그렇던데.

◆ 김현수: 사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담배 피우는 친구들이 급증하죠. 담배를 피우는 이유는 사실 어른처럼 보이고 싶어 하고 세 보이고 싶어 하고, 또 친구들과 같이 어울려서 하는 중요한 멤버십의 활동이죠. 그런데 초등학교 때부터 담배에 대해서 교육을 잘 받은 아이들이 확실히 덜 피우긴 해요. 그다음에 다양한 스포츠 포함하여 취미활동이 많은 애들이 덜 피우기도 하고, 또 용돈을 너무 많이 주는 아이들보다는 적절하게 용돈을 잘 활용하는 친구들이 덜 피운다고 해요. 그런 요인을 잘 생각하셔서요. 초등학교 때부터 사실 그런 교육을 잘 받도록 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명숙: 우리가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자 성장학교 별의 교장 선생님이다, 이렇게 제가 소개해 드렸는데요. 성장학교 별, 대안학교라고 들었어요. 어떤 학교인지 잠깐 소개해주시죠.

◆ 김현수: 2002년도에 시작했는데요. 2002년도에 ‘치유적 대안학교 별’ 그래서 치유와 교육을 함께 필요로 하는 마음에 상처를 받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그런 대안학교로 시작해서 지금 17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학교에서 또는 가정에서 마음에 상처를 받고 치유와 함께 교육이 필요한 그런 친구들이 지망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 김명숙: 청취자분들 자녀들 가운데 일반 중고등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한 친구들도 있을 수 있거든요. 이럴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론 인식이 많이 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래도 대안학교나 홈스쿨링에 대해서 살짝 편견이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 김현수: 그 점에 관해서는 예전보다 정말 좋아진 것 같아요. 교육을 중단시킨다. 배우지 않는다. 이런 것에 관해서 우리 한국 사람들이 굉장히 비극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은 평생교육 시설에 학력을 딸 수 있는 그런 학교도 있고요. 또 교육청에서 하는 위탁형 대안학교도 있고, 또 학력 인정은 하지 않지만 미인가 대안학교도 있고요. 검정고시를 지원해주는 교육부에서 하는 지원센터도 있고 그래서 물론 가급적으로 학교를 그만두지 않는 게 제일 좋지만 학교를 그만뒀다고 해서 부모님이 절망하시거나 그럴 필요는 없고요. 다양한 위탁형 대안학교, 평생교육시설, 미인가 대안교육, 다양한 형태가 있기 때문에 아이랑 정말 뭘 할 것인가를 잘 상의하면 또 다른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까 너무 실패했다, 끝이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게 부모님들한테 필요한 것 같아요.

◇ 김명숙: 오늘 이렇게 해서 <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성장학교 별의 교장 선생님이신 김현수 교장 선생님과 함께 우리 중고등학교 자녀들의, 문제가 아니죠. 부모들과의 관계, 어떻게 하면 청소년기를 잘 보낼 수 있는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도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현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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