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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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팩트체크]"MB 전 재산 사회환원? 팩트체크!"-이고은 기자 3/18(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3-21 23:29  | 조회 : 4498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YTN’]
■ 방송 : FM 94.5 MHz (20:20~20:56)
■ 방송일 : 2018년 3월 18일 (일요일)
■ 출연 : 이고은 기자

사회자 : 지난 2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팩트체크가 필요한 부분을 확인해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이고은 팩트체커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고은 : 안녕하세요?

사회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4일 역대 대통령 중 5번째로 검찰 조사를 받았죠. 그런데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 구성과 관련해서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변호인단 선임에 약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게 이 전 대통령의 재산 환원 때문이라는 말을 했는데요. 왜 이런 발언을 하게 됐을까요?

이고은 : 김효재 전 정무수석은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하루 전인 13일, 사저 앞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서울시장 4년 동안 월급도 한 푼도 안 받았다”면서 재정적 이유로 변호인단 선임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러나 재산 환원 때문에 변호인단 선임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결국 추후 있을 추징금이나 벌금을 피해가기 위해 ‘앓는 소리’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 여론이 있었습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전두환씨가 ‘수중에 29만원뿐’이라 했던 말이 연상된다”면서 “혹시라도 벌써부터 추징금 벌금을 피하기 위해 앓는 소리를 하는 거라면 국민과 사법당국을 두 번 우롱하는 것임을 경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회자 : 법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부분이라서 이 전 대통령의 전 재산을 두고 말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우선 서울시장 당시 월급을 한 푼도 안 받은 것은 알려진 사실 아닙니까? 사실이 어떻습니까?

이고은 : 네 이것은 사실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서울시장을 지냈죠. 이 전 대통령은 2002년 7월 첫 월급부터 불우이웃을 돕는 데 내놨고요. 2003년 9월에 자신의 월급인 500만원 내외의 급여를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해서, 공무수행중 순직 또는 공상을 당한 환경미화원 및 소방공무원의 유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등불기금’으로 조성하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 이는 선거 공약으로 자신이 월급을 불우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기도 하고요.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 기념재단은 이 등불기금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총 4억1370만원으로 마련된 금액으로 환경미화원 128명이 생계비 지원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때문에 월급을 기부한 것은 사실입니다.

사회자 : 대통령 임기 중 청계재단을 설립해서 전 재산을 환원한 것은 어떻습니까?

A: 이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인 2007년 12월 KBS 선거방송연설에서 “대통령 당락에 관계없이 우리 내외가 살 집 한 채만 남기고 가진 재산 전부를 내놓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대통령 임기 중인 2009년에 청계재단을 설립했습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재산은 약 356억원이었는데요. 서울시장 당시 월급을 기부해 임기 초 186억원이던 재산이 179억원으로 다소 줄기는 했지만, 퇴임 직후 부동산 가격이 뛰어올라 재산은 많이 늘어났던 겁니다. 이때 약 300억 원을 청계재단에 기부해서 2010년에 이 전 대통령의 재산이 49억원으로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퇴임 직전인 2012년의 재산은 약 57억원입니다. 당시 공개된 재산에는 본인 소유의 단독주택 약 35억원, 예금 6억 여억 원, 골프장 회원권 2억 여억 원, 차량 2천만 원 등입니다. 여기에 배우자 자산까지 모두 합한 금액을 당시 재산으로 신고한 바 있습니다.

사회자 : 그렇다면 김 전 수석의 발언처럼, 재산을 기부했기 때문에 변호인단 선임에 어려움이 있다는 말은 거짓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A: 결국 서울시장 시절의 급여를 모두 기부하고, 청계재단에 재산을 기부하고 나서도 공개한 재산은 모두 50억 원대가 넘는 상황인데요. 때문에 이 전 대통령이 변호인단 선임에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한 근거인 전 재산 기부는 사실 앞뒤가 맞지 않아서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때문에 여러 언론 등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고, 이 전 대통령 측은 “변호인단 운영비용은 충분하지만, 재정적 어려움을 언급한 것은 대형 로펌에서 장기 소송을 진행할 여력이 없다는 뜻”이라고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김효재 전 수석의 발언은 사실이라고 보기는 좀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회자 : 그런데 말이죠. 이 전 대통령이 전 재산을 환원했다고 주장하는 청계재단도 설립 후 재산 문제로 시끄러웠지 않습니까?

이고은 : 청계재단은 명목상 장학재단이죠. 2012년 8월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청계재단 사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중고교생 408명에게 지급한 장학금 총액 5억7천여만원 가운데 3억원은 한국타이어의 기부금이었습니다. 한국타이어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 대통령의 사돈 기업이죠.
특히 청계재단은 장학금을 주기보다 빚을 갚는 데 더 많은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바로 재단을 만들면서 이 대통령이 재단에 자신의 부채까지도 함께 넘겼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2014년 10월 서울시교육청이 부채 때문에 이를 상황하지 않으면 청계재단 설립을 취소하겠다는 경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청계재단이 이 전 대통령의 채무를 갚기 위해 건물 담보대출 30억원 때문에 은행에서 50억원을 대출받았었고, 결국 채무를 갚지 못해서 재단 소유 빌딩이 급매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사회자 : 아까 추미애 대표 발언도 소개하셨는데,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도 미납 추징금 논란이 있었을 때 자신의 재산이 29만 원 밖에 없다 주장해 논란이 일었고 이후 추징금 환수가 진행됐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도 추징금과 벌금까지 합하면 천문학적 액수가 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이고은 :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7년 반란, 내란 수괴, 특가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추징금 2204억원을 국가에 내야 했지만 2003년에 이 가운데 1890억원을 미납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 미납 추징금과 관련해 전 전 대통령이 법원에서 ‘단돈 29만여 원밖에 재산이 없다’고 밝혀서 논란이 됐었죠. 이후 전 전 대통령은 현재까지 총 추징금인 2204억원 가운데 52.4%인 1115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집니다.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에서 환수 압박을 가할 전망입니다. 이 전 대통령 역시 검찰로부터 받고 있는 혐의는 뇌물, 직권남용, 배임, 횡령,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20여개에 달합니다. 검찰이 주장하고 있는 혐의에 따라 뇌물로 보고 있는 금액이 100억원에 달하는데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면, 징역형은 물론 추징금과 벌금까지 최소 수백억원에 달하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참고로 국정농단을 일으킨 최순실씨는 지난 1심 판결에서 뇌물액수만큼인 72억원을 추징금으로 내고 별도로 벌금도 180억원을 선고받았거든요. 이 전 대통령 역시 뇌물 액수 외에 벌금까지 더하면 상당한 액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자 : 다음 뉴스에 대해 팩트체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인터넷 게시판과 모바일 메신저에는 ‘성폭행범이 모두 좌파’라는 취지의 글과 구체적인 리스트가 돌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이고은 : 최근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고 있는 한 글에서는 “성폭행 걸린 놈들 어째 좌파들밖에 없냐. 죄다 노란 리본 매고 정의로운 사회, 박근혜 퇴진 외쳤던 사람들”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들의 명단을 언급하면서, 진보 진영과 관련이 있다는 설명을 적거나 괄호 안에 ‘블랙리스트 출신’이라는 설명을 부연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제시된 명단 이름 중에는 이미 미투 사건으로 보도가 많이 된 고은, 이윤택, 조민기, 조재현 씨등 20여명이 나와 있습니다.

사회자 : 그런데 여기에서 ‘좌파’라는 용어가 조금 눈에 띕니다. 보통 진보진영에서는 스스로를 좌파라고 표현하지 않지 않습니까?

이고은 : 네 이 글에서도 “겉으로는 깨끗한 척 뒤로는 성폭행, 내로남불은 좌파종특인가”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결국 진보진영을 비난할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좌파라는 단어는 주로 자유한국당과 지지자들이 진보진영을 부를 때 주로 사용하지요. 홍준표 대표도 “미투가 확산되어서 좌파들이 더 많이 걸렸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글에서 보면 진보적 발언을 했거나 촛불시위에 참여했거나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들, 또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들을 ‘좌파’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좌파 우파로 이념을 구분하는 것은 엄격하게 봤을 때 정책으로는 한국에서 정의당 등 소수 정당과 지지자가 유럽식 좌파로 분류될 수 있거든요. 때문에 이 글 자체가 이념이나 사회 정치적 맥락을 깊이 사유한 것이라기보다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적으로 쓰인 다소 왜곡된 가짜뉴스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회자 : 그럼 언급하신 고은, 이윤택, 조민기, 조재현씨 등이 모두 문재인 정부나 더불어민주당과 친밀한 인사인 것은 사실인가요? 블랙리스트 출신이라는 것도 사실인지요?

이고은 :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데요. 이윤택씨는 진보성향 연극 연출가인 게 맞고, 2012년 대선 당시 방송에 나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경남고 동창이기도 하고, 문화계 블랙리스트 1호로 파악되고 있기도 합니다. 고은 시인 역시 2012년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고요. 고 조민기씨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촛불집회지지 의사를 밝힌 바는 있지만, 블랙리스트에는 이름이 없었습니다. 조재현씨는 평소 박근혜 정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촛불집회에 참석한 것이 확인되지는 않았고요. 블랙리스트에 조재현이라는 이름이 있긴 한데, 서울민예총 정책위원장인 동명이인이어서 배우 조재현씨와는 다른 인물이었습니다. 오달수씨는 정치성향이 구체적으로 파악이 안 되지만 촛불 좌파, 블랙리스트로 분류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회자 : 최근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중에 진보진영 인사가 많은 것은 사실인 것 같은데요. 이 때문에 ‘공작’ 논란도 나오고요. 이런 주장에 대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고은 : 이 글은 진보 진영에 성폭행, 성추행 가해자가 많다는 것을 알리고 그들의 위선을 폭로하기 위해 보수 진영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리스트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거나지지 의사를 밝힌 진보적 성향의 인사가 많긴 하지만, 극우보수성향 인사가 아니라는 이유나 이번에 그저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됐다는 사실만으로 진보 좌파로 묶어 분류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진영에서도 성추행, 성폭력 사건은 오랫동안 있어왔습니다. 성폭력 사건이 진보 보수, 이념을 가르는 사안도 아니고요. 이런 ‘공작’ 논란은 최근 미투 운동의 진정성과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반성이 필요한 지점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고은 뉴스톱 팩트체커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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