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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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빅데이터]"미투(Me Too)운동의 역효과, 펜스룰 빅데이터 분석"-배철순 소장 3/11(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3-17 00:26  | 조회 : 5363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YTN’]
■ 방송 : FM 94.5 MHz (20:20~20:56)
■ 방송일 : 2018년 3월 11일 (일요일)
■ 출연 : 배철순 하우사회문제연구소장

∘이슈!빅데이터 시간입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미디어에서 보여 진 사회현상의 의미를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빅데이터를 처형하라’의 저자이자, 하우사회문제연구소 소장이신 배철순 소장님을 모셨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소장님 지난 방송에서 ‘잘못된 권력’ 그리고 권력의 ‘일탈과 남용’이라는 관점에서 ‘미투운동’을 분석해 주셨는데요. 정말 많은 곳에서 ‘잘못된 권력’ 그리고 그것을 이용한 성범죄가 저질러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그렇습니다. 지난 6일 화요일이지요. JTBC가 정말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 또 충남도지사인 안희정 지사의 성폭행이 피해자에 의해 폭로되었는데요. 법조, 문단, 연예, 음악, 예술, 학교 가릴 것 없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진 ‘잘못된 일’들이 바로잡혀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치권까지 확대된 상황이지요. 아직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서울시장 출마를 계획했던 유명 정치인 역시 성추행의 피해자가 나타나서 출마기자회견을 연기한 상황입니다.

∘안희정 지사, 정말 깔끔하고 당당한 이미지여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 그렇습니다. 저도 많은 호감을 가지고 있던 분이라, 소식을 접하고, ‘가짜뉴스’가 아닌지 먼저 의심했었는데요. 가해자인 안지사가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사과 글을 올리고, 충남지사직을 사퇴한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점이지요. 피해자들의 고백을 통해 ‘잘못된 권력’이 바로잡혀 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렇지요. 다시 한 번 저희 열린 라디오에서는 미투고백에 나선 분들의 용기를 응원한다는 말씀드립니다.

→ 또 응원하셔야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동계 페럴림픽인데요. 3월 9일 금요일부터 18일 일요일까지 6개 종목, 49개국, 570명이 참가한 ‘평창 동계 폐럴림픽’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성공적으로 마친 ‘평창 동계올림픽’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은 덜하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해 멋진 경기를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 정말 큰 응원을 보내야할 분들이지요. 그런데, 선수들의 노력에 비해 관심이 조금 적지 않나 생각도 됩니다. 관련 중계를 거의 못 본 것 같습니다. 

→ 정확한 지적입니다. 우리가 무척 부끄러워해야할 일인데요. 스포츠조선의 지난 6일 보도에 따르면, 우리 지상파 3사, KBS(18시간 20분), MBC(17시간 55분), SBS(17시간 46분)의 동계 팰럴림픽 생중계시간은 총 18시간 정도입니다. 중국 CCTV가 우리 패럴림픽을 중계하는 시간이 40시간, 일본 NHK는 62시간, 프랑스텔레비전과 영국 채널4는 100시간을 중계합니다. 개최국인 대한민국이 참여국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 중계를 하고 있다니 이것은 정말 부끄러워해야할 일입니다. 패럴림픽 증계에 있어서는 개최국이니, 공영방송이니 하는 이야기를 할 자격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장애인분들이 관심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직접 이동이 어려우신 만큼 중계라도 충분히 해드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가져봅니다.

→ ‘자본’, ‘시청률과 광고’에 굴복한 미디어의 전형적인 행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지난 2월 20일에 중계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있습니다. 예견된 일이라는 것이지요. 벌써 편성이 끝난 상태겠지만, 적절한 대안을 찾아주시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군요. 그럼 소장님 이번 주 주제는 어떤 것을 선택하셨을까요. ‘미투운동’이 워낙 주된 이슈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는데.

→ 네 워낙 큰 이슈라 이번에도 ‘미투운동’을 선택해봤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미투운동’과 폭로, 충격의 연속입니다. 아직까지 용기를 내지 못한 많은 피해자들이 있겠지요. 그리고 드러난 성범죄에 대한 수사와 사법처리 과정 역시 큰 이슈가 될 것입니다. 또 일부는 무고를 주장하면서 법적공방을 벌이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한동안은, 적어도 올 한해는 주된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봅니다.

∘그렇겠군요. 후속적인 이슈들도 많겠습니다.

→ 광범위한 영역에서, 그것도 큰 충격을 주는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에 수반되는 사회적 변화 역시 당연히 발생될 수 있습니다. 또 부작용(side effects)도 있겠지요. 제가 성범죄와 관련된 이슈를 전할 때마다 피해자의 주장과 동시에 가해자로 추정되는 측의 ‘무고’의 주장을 늘 함께 말씀드리는 것을 잘 아고 계실 겁니다. 이것은 부작용이 아닙니다. 일종의 ‘범죄’에 해당 되는 이야기라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렇지요. 법적공방을 거쳐야하는 범죄와 부작용은 다른 의미가 있겠네요.

→ 오늘은 미투운동에 수반되어 나타난, 사회현상, 이른바 ‘펜스룰(Pence Rule)’에 대해서, 이면의 이야기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펜스룰' 생소합니다. 펜스(fence), 울타리를 의미하는 단어인가요?

→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는데요. 이 단어는 미국 백악관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이름에서 나온 신조어입니다. 2002년 미국 의회 전문지 ‘더 힐’ 이라는 매체와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은 “아내이외의 여자와는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을 밝혔습니다. 구설에 오를 수 있는 행동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아내외의 다른 여성들과는 전혀 개인적인 교류나 접촉을 하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매우 극단적인 자기관리라 할 수 있지요. 

∘유명 정치인의 자기관리로 이해는 되지만, 썩 좋은 의미로 들리지는 않습니다.

→ 그렇습니다. 남, 여, 서로를 잠재적 가해자, 피해자로 생각하는 격인데요. 이것이 일반적인 대인관계에 적용된다면, 사회의 일종의 룰로 받아들여진다면, 결코 좋은 결과가 예상되지는 않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어른들에게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또 겪으면서 자랐습니다. 저는 남성과 여성이 극단적으로 분리되고, 서로 차별되는 것이 우리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현대에서도 남녀분리에 엄격한 일부 종교를 보면 아시겠지만, 민주사회에서 결코 바람직한 행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투운동’에 따른 사회현상으로 ‘펜스룰’이 확장되고 있다는 우려시군요.

→ 평소 잘 소통하던 여직원에게 대화가 아니라, 카톡을 통해서 업무를 지시한다던지, 남성인 상사가 아예 회식에 참여하지 않거나, 남녀를 분리해서 법인카드만 주고, 자리를 피하는 경우가 벌써 발생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있습니다. ‘성범죄’가 문제인데, 아예 ‘이성’과 관계를 단절하는 방향으로 잘못 인도되고 있는 것이지요.

∘오히려 여성들에게 ‘역차별’의 효과도 있겠는데요.

→ 발상지인 미국에서도 논란이 많습니다. 선배나 상사, 교수와 같은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꼭 필요한 사람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면담을 피하거나, 관계를 가지지 않는다면 여성은 오히려 차별을 받고,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지요.

→ ‘펜스룰’의 현상을 다룬 언론보도에는 이런 사례도 있었습니다. 해외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서 많은 준비를 마치고, 출장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남성인 사장이 여성인 직원과 동행하는 것이 불편해서, 다른 남성 직장동료로 바꿔서 출장을 갔다고 합니다. 사장님 입장에서도 해당업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동료를 데리고 가야하니 손해지요. 여성 직원의 입장에서는 정말 속상한 일이었겠습니까. 더 나아가서 아마 이 사장님은 여성을 아예 채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정말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 페미니즘(feminism)은 우리사회가 남성중심으로 구조화되어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지요. 이것을 인정한다면, ‘펜스룰’은 지배적인 남성들이 여성을 더욱 배제하는 훌륭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 지난 방송을 통해서 ‘남혐’과 ‘여혐’이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다는 지적을 이어온바 있습니다.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믿지 않는 것은, ‘성(性)’이라는 해결될 수 없는 절대적인 ‘차이’를 가지고 다투는, 절대 피해야할 일입니다.

∘그렇지요.

→ ‘미투운동’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입니다. 성범죄는 척결되어야 하고, 예방해야합니다. 불평등은 해소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발생되는 몇 가지 문제는 걸러내야 하고, 이를 위해 미디어가, 우리 언론이 기능해야합니다.

→ 먼저, ‘마녀사냥’의 무고한 피해자 발생은 막아야합니다. 인터넷에 배포된 허구의 사실로, 피해를 입은 모 배우가 있습니다. 지금 제가 이름을 밝히는 것조차 피해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 말하지 않겠습니다. 지루한 법정싸움 끝에 성범죄 혐의가 벗겨졌지만, 결국 다시 현업으로 돌아오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 가장 두려운 것은 사회갈등입니다.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하는 ‘남성은 잠재적 성범죄 가해자’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어머니의 아들, 아버지의 딸입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많은 것을 불신(不信)하고 있습니다. 정부를, 정치를, 종교를, 가족을 불신합니다. 이제 ‘이성’도 불신하겠다는 것입니다.

→ 제가 요즘 ‘로맨스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사회현상을 해석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성을 불신하고, 혐오하는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분석입니다. 한때 ‘양극화’가 가장 큰 병폐라 했습니다. 물론 아직도 큰 문제이긴 합니다. 지금은 가장 큰 병폐로 꼽는 것이 ‘저출산’ 문제라고 합니다. 이성을 혐오하는데, 어떻게 만남을 가지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질 수 있겠습니까.

∘그렇군요. ‘미투운동’이라는 연속되는 이슈, ‘펜스룰’이라는 새로운 사회현상에 대한 좋은 말씀 들어봤습니다. “잘못된 일들이 바로잡혀 가고 있는 과정이다”, “그 과정 속에 발생되는 문제들의 해결에 미디어가 나서야한다”라는 하우사회문제연구소 배철순 소장님의 말씀이었습니다.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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