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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씨 2차피해로 심리적 불안정, 언론 노출돼 갈 곳도 없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3-13 10:03  | 조회 : 3221 
YTN라디오(FM 94.5)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3월 13일 (화요일) 
□ 출연자 :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김지은 씨, 무분별한 2차 가해로 심리적 불안 상태
-김지은 씨 가족 관련 루머 모두 허위
-협회 차원에서 고발조치 할 예정
-역고소 없는 법률 정비, 피해자 지원체계, 성평등 교육 필요
-피해자 지원 가능한 긴급쉼터 필요-전국 성폭력 상담소 128개, 정부 지원 부족
-가해자 가족 비난 법률적 위반 행위, 피해자에 도움 안 돼
-조민기 사망이 마녀사냥? 피해 학생들 고통은 뭔가
-펜스룰, 남녀 엮이지 않는다면 성범죄 일어나지 않는단 생각이 문제


◇ 백병규 앵커(이하 백병규): "무분별한 공격에 노출돼 있다"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고 숨죽여 지내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한 김지은 씨가 어제, 2차 가해를 중단해 달라고 호소하면서 공개한 자필편지였죠. 이렇듯 미투운동이 확산될수록 피해 여성이나 가해자 가족을 향한 신상 털기나, 루머, 악성댓글까지 2차 피해의 강도도 심해지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김지은 씨 자필편지를 공개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배복주 상임대표, 전화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이하 배복주): 안녕하세요.

◇ 백병규: 어제 김지은 씨의, 2차 가해로 고통스럽다는 내용의 자필편지가 공개됐는데요. 김지은 씨가 직접 대표님이 계시는 단체를 통해 이 편지를 건넨 건가요?

◆ 배복주: 네. 일요일 날 저녁에 작성하셔서 어제 아침에 저희가 받아서 언론에 배포했습니다.

◇ 백병규: 그렇다고 한다면 김지은 씨와는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 도움을 주고 있는 이런 관계시죠?

◆ 배복주: 네. 함께하고 있습니다.

◇ 백병규: 옆에서 보셔서 잘 아실 것 같은데, 김지은 씨가 미투 폭로 이후에 어느 정도, 또 어떤 식으로 2차 피해를 겪고 있는지요?

◆ 배복주: 우선 지금 온라인상에서 언론 기사에 악의적인 댓글을 단다든지, 허위사실이나 사적 정보를 무분별하게 유통하고 있는 것이 지은 씨나 지은 씨 가족들한테 굉장히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하고 심리적으로 되게 불안한 상태입니다.

◇ 백병규: 일부에서는 이른바 찌라시라고 하죠. 증권가 미확인 소문 이런 데들을 보면, 어제 김지은 씨도 이야기했습니다만 가족들이 특정 세력에 포함돼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있는 것 같아요.

◆ 배복주: 네. 어쨌든 가족에 관련돼서는 모두 다 허위정보이고 허위사실이라고 김지은 씨가 확인해주셨어요.

◇ 백병규: 그래서 현재 이런 2차 피해에 대해서 어떻게 조치를 취하고 계시는지요?

◆ 배복주: 현재 저희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차원에서 고발조치를 할 예정이고요. 그다음에 인터넷상에서 자정활동을 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찾고 있습니다.

◇ 백병규: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고 한다면 그런 것들은 즉각즉각 해명을 하는 건 어떨까요?

◆ 배복주: 그것은 또 다시 그런 허위사실을 언론에서 화제시키고 유통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저희가 수사적으로 좀, 수사를 의뢰하는 방식이 훨씬 더 구체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백병규: 말씀하신 것처럼 김지은 씨, 정말 제대로 생활을 못할 정도로 이렇게 힘들게 지내고 있다고 하는데. 옆에서 직접 만나거나 이야기를 나누시거나 그러고 계시는지요?

◆ 배복주: 예. 아주 자주 뵙지는 못하고요. 필요할 때마다 함께 어떻게 할지 같이 상의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 백병규: 그렇군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서 한국 정부에게 ‘성폭력 피해자들이 무고죄나 명예훼손죄로 맞고소를 당하는 이런 사례들이 많다. 이것도 2차 피해에 해당한다. 이를 시정하라’ 이렇게 권고했는데요. 우리 정부가 2차 피해를 막는 데 어떤 부분이 부족하다고 보고 계시는지요?

◆ 배복주: 우리 정부에서는 어쨌든 제가 볼 때는 가해자의 피해자에 대한 역고소 부분은 법률적으로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는 동안은 역고소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법률적 정비가 필요하고요. 그리고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이야기했을 때 지원받을 수 있는 촘촘한 지원체계가 필요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이런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 성평등한 인식을 갖게 하는 문화와 교육이 어린 시절부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백병규: 일단 정치권에서 응답을 해야겠군요. 지금 명예훼손죄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남발하지 않도록 어떤 법률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거죠?

◆ 배복주: 네, 네.

◇ 백병규: 정부 차원에서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거냐, 이런 부분들일 것 같은데. 그러나 지원체계 문제는 그동안에도 많이 거론돼 왔던 사안 아닌가요?

◆ 배복주: 네. 지원체계는 많이 거론돼 왔지만 실제로 피해자분들이, 제도다 보니까 피해자분들마다 다양한 상황적 조건이 있기 때문에 이에 맞는 피해자 중심의 어쨌든 지원체계라고 해야 하나요. 지금 김지은 씨만 예를 들더라도 당장 언론에 얼굴이 노출됐을 때 갈 수 있는 곳이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랬을 때 긴급하게 본인이 이 사건이 처리될 때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고 지원이 필요하다는.

◇ 백병규: 쉼터가 필요하다는 거죠, 일단 대피소로써요?

◆ 배복주: 네. 긴급 쉼터 같은 거죠.

◇ 백병규: 맞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같은 데에서 사실은 이런 역할을 많이 해오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런 민간단체의 역할, 이것도 상당히 중요할 것 같아요. 여기에 대한 정부 지원이랄까, 이런 방식의 지원체계를 생각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 배복주: 네. 실질적으로 지금 민간에, 저희 전국성폭력상담소 가입 회원 상담소만 해도 128개 상담소가 있는데요. 저희가 사실 정부 지원을 조금 받기는 하는데, 현재 최저임금이 올랐는데 그것도 제대로 맞출 수 없는 예산 상황이라서 어쨌든 종사자들의 처우와 관련된 것도 상당히 시급하게 점검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백병규: 정부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죠. 운영자금은 지원할 수 없다, 사업자금은 지원할 수 있지만. 그런데 결국 상담 같은 게 주로 사람이 하는 일 아니겠습니까. 이분들의 생계나 생활을 어떻게 지원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배복주: 국가의 어쨌든 책무로써 법에 규정된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은 국가가 할 수 없는 일을 NGO가 상담을 통해서 지원하고 있는 거기 때문에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가 책임 있게 지원 프레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백병규: 그리고 2차 피해 문제. 보면 주로 피해자도 문제지만 가해자의 가족도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여기 중에서도 특히 가해자의 딸이나 부인 등 주로 여성이 표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던데, 실제 그런지요?

◆ 배복주: 네. 저는 사실 이런 가족에 대한, 가해자 가족에 대한 비난이나 성희롱, 협박 이런 것들이, 성범죄가 아무리 남성에 의한 여성이 폭력 피해를 많이 받다 보니까 그 가해자의 여성, 특히 딸이나 어머니, 부인 이런 식의 그걸 공격하는 건 저는 법률적으로도 위반된 행위고. 인간은 다 개개인의 자기 인권이 있는데 이렇게 하시는 건 되게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무엇보다도 피해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백병규: 그리고 배우 조민기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문제는 누리꾼들이 이를 두고 오히려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너무했다’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현실이기도 한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 배복주: 먼저 조민기 씨 죽음에는 깊은 애도를 표하고요. 그런데 미투운동이 마녀사냥이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고요. 미투운동 자체가 피해자 스스로 자기옹호를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우리가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게 용서와 화해를 구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가해자를 옹호하거나 피해자를 비난하는 것은 사실 이런 문제에 직면해 있는 우리 국민들이 스스로 우리가 어떻게 성찰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런 것에서 하는 게 더 발전적이고. 그리고 조민기 씨를 마녀사냥이라고 말한다면 그 수많은 피해 학생들의 고통은 어떻게 말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백병규: 그리고 미투운동에 관련해서 공작설, 음모설, 기획설 이런 이야기도 있지 않습니까. 이런 음모설이나 기획설, 이런 것들이 나오는 걸 보면서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드셨는지요?

◆ 배복주: 미투운동이 정치공작이다, 정치 프레임이다, 라고 말하면 피해자를 준비했다는 말인데. 그러면 지금도 매일매일 미투운동에 자기 경험을 선언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미투운동은 우리 사회에 성차별로 인한 성희롱, 성폭력이 발생하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일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개인이 존중받고 평등하게 사느냐, 이 문제가 핵심이지 이게 정치 프레임이나 정치공작으로 얘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백병규: 미투운동이 확산되면서 이른바 ‘펜스룰’이라는 게 주목받고 있는데요. 미국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성추문 예방 지침이라고 할까요. 이런 것을 본뜬 건데, 아예 여성들과의 접촉을 하지 않겠다, 이런 거라고 해요.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 배복주: 저는 이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봤을 때는 굉장히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고요. 여성을 성적인 대상이나 지시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런 것이 또 다시 차별하고 연결되고, 또 폭력이 발생되고, 이게 반복되는 논리라는 생각이 들고요. 사실 남성과 여성이 엮이지 않는다면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고. 문화와 인식이, 우리가 어떻게 공동체를 잘 이루어나갈 것인가, 이런 생각을 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백병규: 그렇죠. 저희가 장벽을 쳐서 남녀 간에 이러한 것을 예방한다거나 이런 거야말로 얼마나 엉뚱하고 정말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인가 하는 점,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배복주: 감사합니다.

◇ 백병규: 지금까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배복주 상임대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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