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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前 통상교섭본부장 “트럼프발 관세폭탄, 한미동맹 활용해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3-12 09:53  | 조회 : 2713 
YTN라디오(FM 94.5)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3월 12일 (월요일)
□ 출연자 : 김종훈 前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美, WTO 제반절차 존중 의지 희석된 듯
-WTO 제소 늘 마지막 카드, 버릴 필요 없다
-트럼프, 줄곧 미국 우선주의 강조, 계산된 승부사
-철강관세, 한미 FTA 3차 개정 협상 압박 수단 
-美, 한중 간 대규모 철강거래 탐탁지 않아
-정부 통상외교 아쉬워...대외적 접촉 노력 등한시
-외교는 평상시 대화채널 유지 관리가 중요
-한미동맹 활용해 설득해 나가면서 中과의 철강거래 오해 불식시켜야


◇ 백병규 앵커(이하 백병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서명하면서 관세폭탄을 우리도 맞게 됐는데요. 오는 23일부터 시행이 되죠. 캐나다와 멕시코, 호주는 관세부과가 면제됐지만 한국은 아직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관세부과조치가 시행되는 게 23일이죠. 앞으로 열하루가 남아 있는데요. 미국과 협의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남아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정부의 대미 통상외교, 결국 시험대에 올랐는데 과연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종훈 前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하 김종훈): 예. 반갑습니다.

◇ 백병규: 요즘도 바쁘신 나날 보내고 계시는지요?

◆ 김종훈: 예.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백병규: 먼저 미국이 우리 정부의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해서 세이프가드 철회 요청을 결국 받아들이지 않았잖아요. 피해보상 요청도 수용하지 않았고. 어떻게, 예상했던 대로 결과가 나온 건가요?

◆ 김종훈: 예. 철회할 것 같으면 처음부터 하질 않았겠죠. 우선 WTO 세이프가드의 큰 얼개를 보면 수입을 하는 나라가 수입 때문에 심각한 피해가 있다, 이러면 수입은 긴급하게 제한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그걸 하면 보상에 관해서 협의할 수 있다, 이렇게 돼 있어요. 꼭 보상이 의무화되어 있는 건 아니죠. 협의가 잘되면 할 수 있는데 협의가 잘 안 된 것 같고. 그러면 수출국에서는 그에 대해서 상응하게, 쉽게 말씀드리면 보복조치를 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그 보복조치도 요건이 있습니다, 그냥 막무가내로 하는 게 아니고. 그것도 잘 안되고 하면 결국 분쟁해결절차에 따라 제소를 하는 이런 단계가 큰 얼개인데요. 그 안에 미국이 미국우선주의 이렇게 해서 들고 나오는 걸 보면 미국은 다자주의의 전형이라고 생각되는 WTO의 제반절차를, 정신이나 그런 것들을 전반적으로 존중하고 가겠다는 생각이 많이 희석이 돼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배경에서 WTO 절차 그런 거 있는 거 있다고는 알고 있는데 꼭 그렇게 지키고 싶지 않다, 이런 생각이 강한 것 같아요.

◇ 백병규: 김종훈 전 위원께서는 지난번 저희 방송에서 '우리 정부가 WTO에 제소하기로 한 것은 잘한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여전히 같은 생각이신지요?

◆ 김종훈: 예, 그렇습니다. WTO 제소는 늘 마지막 카드로 버릴 필요가 없는 거죠. 늘 갖고 있어야 하고. 또 우리가 보상협의가 안 되고 하더라도 나중에 WTO 제소할 경우에 대비하는 절차적인 정당성을 축적해나가는 건 필요하죠.

◇ 백병규: 그러나 실효성이 있겠느냐, 이런 지적도 있는 것 같아요.

◆ 김종훈: 그렇습니다. 실효성이, 시간이 많이 걸리고 하더라도 그게 어떤 국제적인 여론의 압박이 되고 미국 입장에서는 그걸 애써 외면한다 하더라도 상당히 부담은 될 겁니다.

◇ 백병규: 말씀하신 것처럼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퍼스트 정책. 그래서 통상압박 수위도 당연히 높아질 것이다, 이렇게 예상은 됐습니다만 세탁기, 태양광 그리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까지.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 김종훈: 후보 시절부터 이런 걸 내세웠고 또 그것 때문에 바람을 일으키고 당선이 됐지 않습니까. 이어서 그런 미국 우선주의를 통해서 미국 제조업을 다시 부활시키겠다. 그런 과정에서 적자도 좀 축소 또는 해소시키겠다, 이런 게 공약이었거든요. 더군다나 11월에 미국 의회 중간선거가 있고 해서 정치인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당히 계산된 승부수로 봐야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철강 고관세 서명할 때도 그 뒤에 배석을 근로자들, 철강 산업의 근로자들 쭉 이렇게 배석한 가운데 했지 않습니까.

◇ 백병규: 네. 웃으면서 펜도 넘겨주고 그러더만요.

◆ 김종훈: 예. 그걸 보면 굉장히 어떤 정치색이 포석해 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 백병규: 그러다 보니까 우리로서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일단 캐나다와 멕시코, 그리고 또 호주까지 관세부과 대상에서 면제가 됐는데  우리는 그 대상에서 빠졌거든요. 그리고 유럽연합과 일본도 역시 USTR 대표와 회동을 했지만 좋은 이야기를 못 들었다, 이런 것 같아요.

◆ 김종훈: 예. 캐나다, 멕시코는 지금은 나프타 협상을 하고 있어서 이걸 완전히 빼준 게 아니고 그 협상 돼가는 거 보고 조건부로 넣을지 말지 최종 결정하겠다, 이렇게 되어 있는 거지 않습니까. 이게 굉장히 좀 뭐랄까요. 하여튼 그런 조건을 붙여놓은 걸로 알고 있고.

◇ 백병규: 우리도 한미 FTA가 있지 않습니까.

◆ 김종훈: 그러니까요. 거기에 좀 압박수단으로 쓰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다음에 우리는 사실 앞에 캐나다나 브라질이 우리보다 많이 대미 철강수출을 합니다만, 그 나라들은 미국 국내의 생산이 상당히 많이 있어요. 미국에 투자한 캐나다나 브라질의 철강 공장들이죠. 우리도 있습니다만 우리보다 물량이 훨씬 많거든요. 그래서 보다 보면 우리가 실제로는 미국에 수출을 실제적으로 제일 많이 하는 나라입니다. 

◇ 백병규: 그래요? 우리는 3위로 되어 있는데요.

◆ 김종훈: 예. 그런데 앞에 있는 캐나다나 브라질은 현지 생산이 많이 있습니다. 그다음에 우리가 중국에서 가져오는 저가, 특히 철강 같은 거죠. 그런 게 1000 몇 백만 톤 있는데,

◇ 백병규: 환적수출 말씀하시는 거죠?

◆ 김종훈: 예. 환적은 오해라고 생각이 됩니다만, 우리가 철강을 그대로 환적해서 미국으로 가져가진 않고 주로 국내 내수용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미국의 시각은 철강이라 하면 이게 세계적으로 공급과잉이고 공급과잉의 제일 장본인이 중국인데, 중국의 철강을 우리가 계속 소비해주는 것, 한중 간에 철강거래가 대규모로 있다는 것. 이런 것에 대해서 시각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 백병규: 그러나 정부는 그 동안 우리가 중국산을 재가공해서 파는 철강 비중이 2.4% 정도밖에 안 된다, 이렇게 이야기해왔는데 이게 잘 먹혀들지는 않는 것 같아요.

◆ 김종훈: 예. 수출로만 따지면 그 숫자는 맞을 텐데요. 이게 공급과잉이라는 원초적인 문제로 들어가면 중국의 철강산업을 지금 저 형태대로 가만히 둬야 하느냐. 그런데 그 공급과잉을 계속 방조하는 나라들이 있다, 이런 시각인 거죠. 즉 그런 부분은 우리가 조금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 하는 것에 대한 전략이 나와야 할 것 같아요.

◇ 백병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달 25일부터 거의 미국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협의를 진행해왔지만, 그리고 어젠가 귀국한 것 같아요. 그러나 좋은 성과를 가져오지 못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통상외교에 한계가 드러난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 김종훈: 열심히 하고 계시니까 더 잘하시도록 격려를 하는 게 맞을 것 같고요. 그런데 통상외교든 안보외교든 갑자기 한다고 효과 나오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평소에 대화채널을 유지하고 관리하고 해야 하는데, 특히 아웃리치라는 말을 요즘 많이 쓰는데요. 아웃리치는 1:1로 만나서 당사자하고 이야기하는 다이얼로그나 커뮤니케이션하고는 달리, 아주 광범위하게 많은 사람에게 여론을 확산한다, 이런 뜻이거든요. 그래서 특히 아웃리치는 갑자기 한다고 되진 않죠. 그러니까 평소에 좀 해야 하고요. 그런데 그간에 우리가, 저도 그 일을 했습니다만 통상조직을 여기다 둔다, 저기다 둔다 왔다갔다했고. 또 조직도 만들었다 없앴다 새로 만들었다 이러니까. 그런 과정에서 조금 대외적인 접촉의 노력이 등한시된 듯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솔직히.

◇ 백병규: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평소의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군요. 

◆ 김종훈: 네, 네.

◇ 백병규: 이제 앞으로 23일까지 열하루 정도가 남아 있는데요. 아직까지 협상의 기회는 그래도 좀 남아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이 짧은 기간 동안 집중해야 할, 우리 정부의 전략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김종훈: 우선 큰 기조로는 미국이 무리수를 하고 우리가 볼 때 적절치 않은 그런 조치들을 하는데, 그럼 똑같이 우리도 그렇게 할 거냐.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세계 많은 나라가 그렇게 하지 않고 미국하고 이야기를 하고 설득을 하고자 하는 노력의 이유가, 우선 미국의 시장이 크고 누가 뭐라 해도 개방돼 있거든요. 정치안보 면에서 미국의 힘이 군사적이라면 경제나 통상 면에서의 미국의 힘은 큰 시장인 거죠. 그걸 누구도 등지거나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도 우선 설득하고 순화하는 노력이 우선인 것 같아요. 다만 그 방법상에, 요즘 한미 간에 동맹이 굉장히 다이나믹하게 움직이고 그런 이슈가 지금 부상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걸 적절히 활용하고, 그다음에 아까 말씀드린 중국하고의 철강 거래, 또 환적에 대한 오해, 이런 것을 불식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그런 전망이 좀 나왔으면 도움이 되겠다, 그런 생각입니다.

◇ 백병규: 말씀하신 것처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매티스 미 국방장관을 만나서 ‘이 문제 좀 잘 봐달라’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통상 쪽은 아니잖아요. 안보관계 쪽에 이야기해서 이게 통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 김종훈: 이게 철강이란 게 어떤 특정한 품목이긴 합니다만, 그걸 서명한 것은 미국의 대통령이고요. 이게 한 품목이긴 하지만 대통령이 나서게 되면 이것은 내셔널 어젠다죠. 대통령의 어떤 큰 국정의 관리 차원에서 이게 딱 이슈가 됐기 때문에 대통령의 어젠다가 되고 내셔널 어젠다가 되면 안보 따로 통상 따로 그런 건 아니죠. 다 할 역할이 있습니다. 7~8년 전에 한미 FTA가 타결될 때도 통상협상은 협상 담당자들이 했습니다만 최종적으로 타결될 때는 통상분야 아닌 여러 분야의 장관급 인사들이 자기 할 역할들을 했죠.

◇ 백병규: 결국 이달 중순에 예정돼 있는 한미 FTA 3차 개정 협상, 여기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봐야겠네요?

◆ 김종훈: 미국이 그런 전략을 하겠죠, 지금 캐나다하고 멕시코를 뺐다 넣었다 이런 조건을 하는 걸 보면.

◇ 백병규: 그래서 우리 대표팀이 대응하기 참 쉽지 않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김종훈: 제가 협상장 안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지나치게 추측을 하기는 조심스러운데요. 아마 1차·2차 협상하고 지금 3월 안에 3차 협상한다는 거지 않습니까. 지금 이 정도 되면 아마 미국의 요구는 대부분 우리한테 전달되거나 드러나 있을 걸로 생각이 되고요. 그러면 우리도 나름대로 계산이 있을 겁니다. 이건 이렇게 받고 이건 이렇게 안 되고 하는 여러 가지 주고받고 식의 계산을, 말은 못해도 하고 있겠죠.

◇ 백병규: 우리 정치권이 주변에서 이런 상황에서 통상교섭팀 협상팀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안들이 있을까요?

◆ 김종훈: 글쎄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지금 우선 면제를 좀 받아보자 해가지고 전경련도 나서고, 얼마 전에 보니까 경제부총리께서도 서한을 보내고 했더라고요. 그런 노력들을 전반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그래서 지금은 국가적으로 화급한 불을 꺼야 하니까 각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게 맞고. 그다음에 나중에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평소에 통상외교를 할 수 있는 그런 조직이나 정부의 운영형태, 이런 것들에 대해서 개선할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생각됩니다.

◇ 백병규: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종훈: 감사합니다.

◇ 백병규: 지금까지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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