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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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농담(濃談)] 북미·남북 정상회담 대전망 (이석현, 정동영 의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3-09 20:54  | 조회 : 2612 
[국정 농담(濃談)] 북미·남북 정상회담 대전망 (이석현, 정동영 의원)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3월 9일 (금요일)
■ 대담 :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정치 고수들의 깊은 대화가 오고가는 시간, 정치 힐링쇼 “국정 농담(濃談)”, 국회 부의장 지낸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님, 통일부 장관을 지낸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님 두 분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하 이석현)> 안녕하십니까?

◆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하 정동영)> 안녕하십니까?

◇ 곽수종> 정동영 의원님께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월요일 인터뷰를 해주셨는데, 두 분 함께 러시아 다녀오셨습니까?

◆ 정동영> 정병국 의원도 함께 있었어요, 세 사람. 

◇ 곽수종> 러시아에서도 인터뷰에서 말씀 해주셨어요. 러시아 쪽에서는 관심이 많다고 하셨는데요. 어떻습니까?

◆ 정동영> 남북한을 둘러싸고 있는 미일중러 가운데 모스크바는 사실 자신들은 당사자라고 생각하는데, 한발 떨어져 있는 거거든요. 북미 관계를 축으로 움직이고 중국이 바로 그 옆에 있고. 여러 사람이 하더군요. 미일중러 가운데 진정으로 한국이 강한 통일국가가 되길 바라는 나라는 러시아다. 그러니까 다른 나라는 말은 어떻게 할망정 속으로는 다른데, 자기들은 한국이 강한 통일국가가 되어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우리의 국가 이익이다, 이렇게 말해요. 그러면서 한반도 긴장 완화가 우리의 이익이다. 우리가 그 말을 받아서, 러시아가 지금 움직일 때인 것 같다. 한국 특사가 평양에 가 있는데, 곧바로 대선 3월 18일이에요. 푸틴 대통령 지지율 70%라고 하는데, 당선되면 바로 푸틴의 특사가 평양에 가서 격려해주고 지지해주고 받쳐줘야 한다, 그랬더니, 자기들 검토하겠다고 했어요. 

◆ 이석현> 이번에 정동영 의원님, 나, 정병국 의원 3인이 다녀왔는데요. 작년 10월 추석 연휴 때 우리가 미국에 갔지 않습니까. 상하원 국무성 만나서, 그때는 하도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옵션 얘기를 들먹거릴 때라 언제 또 무얼 하나 불안해서 가서 군사옵션 있어서는 안 된다, 선제공격하면 안 된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다녔죠. 중국에도 다녀왔고. 이번에 러시아를 간 건 대북 특사를 보내는 국면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서 잘 한다, 잘 한다, 격려도 해줘라. 남북 간 그렇게 대화하는 것, 미국과 대화할 의지를 갖는 게 잘 하는 일이고, 힘을 실어주라는 면이 있었어요. 러시아 당신들도 북한에 특사를 보내어 그렇게 어깨를 두드려주라고 했는데 거기에 대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 외교 위원장이 상부에 그렇게 보고하겠다, 상부는 푸틴 대통령을 말하는 거로 들렸습니다. 그런 얘기도 하고요. 정동영 의원님이 잘 말씀하셨지만, 그 뒤에 대단히 인상적인 얘기는, 만나는 사람마다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코사체프 상원 외교위원장도 그렇고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에서도 소장이나 아태지역 팀장이나 이런 분들이 하는 이야기가, 북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니 두려움을 없애줘야 한다. 그래야만 비핵화가 된다고 얘기해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코사체프 상원 외교위원장은, 북한을 갔었는데 인상 깊었던 것이 회담하던 북한 관계자들의 눈동자에 두려움이 보이더라. 그 두려움은, 만일 전쟁이 일어나면 자기들 감옥 가거나 죽게 될 거라는 공포다, 그래서 핵 개발을 하기 시작했다고 본다. 그래서 자기 개인적 의견으로는, 북한 안보에 대해 강력한 몇 단계 국제적 보증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야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겠더라. 예를 들면 이라크 후세인이나 리비아 카다피, 이런 사람들 최후가 어땠냐, 그런 부분에 대해서 북한이 예민해 있다는 취지로 말을 했어요. 자기가 이런 얘기까지 하더라고요. 코사체프 외교 상원위원장이, 자기가 시리아 대통령을 작년에 만났다고 합니다. 아사드에게 정권을 내놓을 건가 물어봤더니, 그렇다, 권력 내려놓고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 다만 그렇게 하는 경우 잘못해서 나와 가족의 삶이 불안해지는 건 견딜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퇴진하진 않더라는 얘기를 한답니다. 안전한 방법으로 물러나겠다고 하던데, 북한 지도자도 비슷한 생각을 할 거로 본다. 그래서 북한이 무기 실험을 하면서도 한편으로 대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는데 미국이 그 신호를 잘못 해석해서 강력한 제재만 계속해서 지속해온 것 같다. 그러니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한 쌍중단을 하면서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러면서 북한을 설득해야 비핵화가 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말했고 비슷한 얘기를 IMEMO 페도롭스키 아태지역 팀장도 그런 얘기를 했어요. 개방하면서도 체제 안전 보장을 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고 할 텐데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 보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그냥 시원하게 반응을 보였어요. 그래서 한반도에서 평화가 급진전 될 가능성이 있구나 생각합니다. 

◇ 곽수종> 이 질문을 안 드려볼 수 없어요.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지금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지금까지 상황이 오기까지 미국 중심 제재조치가 큰 효과를 발휘했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미국 덕분이다, 이 건데요. 미국의 강력한 제재 조치 덕으로 봐야 합니까?

◆ 정동영> 전략적 발언이죠.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이 자기 인정 욕구가 강한 지도자이고. 오늘도 정의용 실장 발표 전에 기자실에 대통령이 내려와서 중요한 발표가 있을 거다, 이렇게. 입이 근질근질 할 거예요. 사실 제가 아침 YTN 라디오에서도 정의용 실장이 들고 간 보따리가 뭐냐고 물어봐서, 세부적인 건 아니고 큰 틀에서 통 큰 제안을 할 거고 통 크게 받을 거다, 북미 정상회담, 특사,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저도 정의용 실장이 발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5월 안에, 그 얘기에 저도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전광석화처럼 진행되리라고는 못 봤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제안한 건 이해가 되잖아요. 말하자면 출발은 작년 11월 29일 ICBM 완성 선언, 이렇게 하면서 신년사하면서 밖으로 치고 나왔단 말이죠. 트럼프는 왜 받았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거래꾼, 이런 얘기도 있잖아요. 거래의 달인. 11월 중간 선거로 가는데 두 가지 선택지가 있죠. 하나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 고조시켜서 끌고 갈 것인지, 그것도 매력적인 선택지겠죠. 또 하나는 북한과 협상을 해보는 건데 이건 성과가 담보되어야 자기 것이 되지 않습니까.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이 던진 게, 이 정도면 내가 성과를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거래 달인으로서 감이 왔다. 그래서 5월 파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이석현> 미국의 공로로 문재인 대통령이 돌린 것은 한반도 문제를 순탄하게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사려 깊은 신중함이기도 합니다. 미국을 항상 칭찬해주고 함께 해나가는 태도를 보이면서 한반도 평화를 달성해야 하잖아요. 어른스러운 말씀을 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보면 기자들 앞에 가서 폼도 잡고 그랬는데, 나쁜 건 아니라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이 문제 해결에 있어서 큰 공을 세웠다고 느껴야 실제로 해결이 잘 됩니다. 하나 꼭 얘기할 수 있는 건, 우리가 분명히 한반도 문제 운전석에 앉았다. 그냥 차량이 아니라 오픈카 운전석에 앉았다. 세상 사람이 다 봐서 알 수 있게 한국이 지금까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지난 10년 간 못했던 것을 지난 1년 사이 해내고 있는 겁니다. 미국도 놀라울 정도로 우리의 그러한 외교적 성과에 대해서 호응하고 있는 겁니다. 

◇ 곽수종> 이번 특사단이 방금 말씀주신, 통 큰 제안이 있을 거고, 통 큰 제안에 대해 통 크게 받아들일 거다, 그것이 5월 북미 간 정상회담 제의였는데요. 그 내용이 사전에는 국민들에게 말씀드릴 수 없고, 비밀스러운 내용이 있을 거라는 말씀을 드렸는데, 6개 항목에 대한 합의문을 국민들에게 말씀 주셨거든요. 6개 항목 중에서 다 중요합니다만 특히 관심 깊게 봐야 할 게 있을까요?

◆ 정동영> 다 중요하죠, 다 중요한데 역시 남북 정상회담이 제일 컸고요. 그 다음 말하자면, 비핵화. 선대 유훈이라는 것이 보수 쪽에서는 하던 얘기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고 말하자면 반대로 핵을 가지려고 하는 의도는 분명히 있잖아요. 목표가 분명하잖아요. 그런데 핵을 비핵화, 포기하게 하려면 핵을 안 갖고도 핵을 갖고 달성하려는 목표를 달성해야 하잖아요. 그게 무엇이냐,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 보장이 되면 한반도 비핵화,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 그렇게 정리한 거죠. 그래서 저는 이것이 결정적으로 미국이 내걸었던 전제조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해라, 그래야 마주앉겠다. 거기에 하나 더 올라가 직접 정상끼리 일괄타결하자, 그렇게 된 거죠. 가지 부분이 많잖아요. 가지치기를 하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는데, 그냥 북미 간 정상회담으로 가는 거예요. 정상회담 준비로 가는 거잖아요. 총론은 던졌으니까. 

◆ 이석현> 정말 저도 다른 무엇보다 비핵화라는 단어를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했다는 건 대단한 겁니다. 핵을 임시적으로 동결한다거나 그런 얘기가 아니고 비핵화를 의제로 해서 회담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은 상당한 진전이고 미국이 그런 회담을 거부할 수 없는 알맹이를 얘기한 거죠. 선대 유훈이라는 얘기를 2016년 7월에도 비핵화 다섯 가지 조건을 북한이 얘기하면서 김일성 할아버지, 김정일 아버지 선대 유훈이라는 말을 했지만 새삼 대북 특사들에게 얘기했다는 것은 우리가 비핵화 시킬 의지도 있습니다, 다만 우리의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부분을 강조한 거죠. 그래서 속에 있는 생각을 제대로 내놓은 거고, 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도, 시원시원하게 나온 거고요. 양 측이 잘 되어가는 상황입니다. 

◇ 곽수종> “김정일 동지께서는 세계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와 제국주의 연합 세력의 악랄한 반공화국 압살 공세 속에서 성군정치로 김일성 동지의 고귀한 유산인 사회주의 전치물을 영예롭게 수호하시고, 우리 조국을 불패의 정치사상 강국, 핵보유국, 무적의 군사강국으로 정변시켰으며 강성국가 건설의 휘양한 대통로를 열어놓으셨다” 사회주의 헌법입니다. 2012년 4월 13일 개정한 헌법 전문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난다면, 통 큰 합의에 있어서 헌법 개정까지 포함되지 않겠습니까. 

◆ 정동영> 국내 문제일 텐데요. 북한 핵은 관계의 산물입니다. 북한과 미국과 관계는 어떤 겁니까? 없는 관계입니다. 아니 없는 관계이면 좋은데 적의 관계예요. 적대. 지구상 탄생하고 나서 지금까지 초강대국인 미국으로부터 국가 승인을 못 받은 나라 몇 년 전에 세 나라였어요. 쿠바, 이란, 북한. 쿠바는 해결됐잖아요. 이란도 전에는 승인했다가 취소했다가 다시 관계가 생겼고. 유일하게 지구상 국가 가운데 미국이 국가로 인정하지 않은 나라가 북한이에요. 적이에요. 그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 나타난다,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다는 건 어떤 의미입니까. 국가로서 인정한다는 얘기에요. 비정상적인 적대 관계가 정상적인 국가 관계로 간다. 그러면 그 적대 관계 속에서 태어난 산물인 핵 문제는 자연히 성격이 바뀌는 거죠. 

◆ 이석현>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을 정상적인 국가로 대해 달라, 대화를 위해서. 그런 얘기를 한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봐요. 하나는 한국은 남과 대화를 하려면 싸우듯 하는 게 아니라 분위기 조성이 있죠. 상대방을 추어올리기도 하고 덕담도 하면서 예의라는 게 있는데, 미국은 지금까지 그냥 내지르는 얘기를 했거든요.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 불쑥 하면서 내지르고. 지난 번 펜스 부통령 오셨을 때도 오기 전에도 그렇고 와서도 예의에 어긋나는 얘기를 했는데, 뒤에서 김여정에 대화하자고 했는데 거부당했다고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대화를 위한 예의에 관한 문제가 하나 있다고 보고요. 또 하나는 북미 수교를 원하는 겁니다. 깊이 들어가면. 북한이 미국과 정상적인 국가로 대우받고 싶다는 것은 옛날부터 북한이 원했던, 북한을 정상적인 국가로 대우해서 북한과 미국 간 수교하자는 그러한 목표, 바람이 거기에 묻어나는 얘기였다고 봅니다. 

◇ 곽수종>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님,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님 두 분과 함께하고 있고요. 제가 3부 마치면서 말씀드린 내용, 김정은 부위원장이 2017년 1월 연두교서를 통해서 우리 민족끼리라는 화두를 던졌고 평창 올림픽 참여, 급진전 되는 내용을 듣고 계십니다. 그래서 첫 번째가,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 정상 국가로서 미국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한다는 것이 판을 다시 짠다는 건데요. 정동영 전 장관께서 보시기에 김정은 위원장은 판을 다시 짜고 싶어 하는가. 이제는 은둔 생활에서 나와서 동생도 나오고 부인까지 같이 맞이하는 것을 보면서 다시 판을 새로 짜고 싶어 하는 게 맞는가, 이것을 여쭤보고 싶어요. 

◆ 정동영> 그 판은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큰 판이죠. 그 안에 북미 수교도 있는 건데요. 우리는 사실상 전쟁의 기술적 중단 상태, 불안정한 평화 속에서 살잖아요. 정전협정이 1953년 7월 27일인데, 저는 태어나서부터 군대 갔을 때도 휴전체제, 제 아들들이 군대 갔을 때도 휴전체제, 얼마 있으면 손자들 때까지 휴전체제 되겠느냐. 김정은이 어떤 판을 원하느냐. 이제 불안정한 평화 체제가 아니라 항구적인 평화 체제로의 이행, 판을 새로 까는 거죠. 

◇ 곽수종> 야당에서 보는, 평화 체제는 헌법에서도 자유 글자를 빼고 민주주의를 내서 사회주의로 가려는 움직임의 일종이라고 하고요. 평화체제라는 것은 김정은과 함께 대한민국을 새로운 모양으로 변화시키려는 음모론 쪽으로 해석하는 분도 계시는데요. 정 전 장관께서 말씀하신 평화체제는, 북한도 분명 말했습니다. 주한미군 철수 안 해도 좋다, 정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바꿔도. 그러면 이석현 의원님, 어떻게 보십니까?

◆ 이석현> 김정은이 하는 얘기가, 평화로 가기 위해서 궁극적 얘기들을 다 내놓은 거잖아요. 실제로 그렇게 되면 한반도 평화가 있는 것이죠. 김정은의 술수냐, 진심이냐 가지고 얘기를 많이 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면에 어떤 생각이 깔렸는지 몰라도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쪽으로 상황을 몰고 가면 나중에 북한도 혹시 진심이 아니었더라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가게 되는 것이다, 국제 관계가. 그렇게 생각하고요. 실제로 지금 옛날부터 북한이 원했던 것은 북미 수교하고 평화협정이었어요. 그 얘기를 불과 몇 년 전에도 계속 했죠. 그러다가 미국이 대화를 안 하려고 했는데. 작년에 들어와서는 핵무기 완성 거의 가깝게 되니까 북한이 대화를 안 하려고 했죠. 핵무기 완성한 단계에서 하고싶어 했던 겁니다. 앞으로 근본적으로 해결은 비핵화로 가는 거지만, 비핵화로 가는 과정에는 단계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가령 북쪽에서 말 한대로 모라토리엄이라고 얘기했잖아요. 핵실험이나 미사일 실험을 안 하고 그냥 동결해두고, 나아가 IAEA 국제사회에서 정말 동결됐는지 사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한편으로는 우리가 한미 연합 군사훈련 같은 것을 안 하면서 평화 분위기를 유지해가면서 일단계로 그게 되어 서로 믿음이 생기고 교류가 생기면, 이단계로 가서 완전히 핵을 폐기해버리는 방안, 그런 과정들이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양국이 서로 급해요. 북한도 마음이 급하고 미국도 급하고. 그래서 핵 폐기까지 나온 거예요. 그런 과정에서 회담해보면 하루아침에 일시에 다 되는 일은 아니고 단계적인 과정이 있을 것이고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만 덧붙이면, 여기까지 오는데는 정말 어려움이 많았어요. 밖에서는 아베가 발로 차고 국내에서는 야당이 고춧가루 뿌리고, 그런 가운데 평화의 길을 몰고 나온 것인데,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이고 신기할 정도죠. 실제로 러시아에 갔을 때 들은 얘기처럼, 한국이 주도해서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이 국제사회가 경탄하고 있는 일입니다. 김정은, 도저히 말이 안 통할 것 같은 사람, 트럼프, 도저히 자기 주장밖에 없을 것 같은 사람 사이에서 한국이 이렇게 해냈어요. 세계 각국에게는 놀라움을 주는 게 사실이고. 우리 국민들이 통합의 정신, 화합의 정신으로 정략을 떠나서 이 부분에 대해 힘을 실어줘야 한다. 우리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고 전쟁을 없애고 살 길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합니다. 

◇ 곽수종> 지난한 과정이지만 통일이라는 것은 독일 경우에도 봤지만 태양이 구름에 잠시 가렸다가 바람이 구름을 밀어낼 때 만들어질 수 있는 게 통일이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일단 야당이 걱정하는 부분도 여당 입장에서는 국민에게 소통하고 안심시키는 방향으로 갈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북미 수교 말씀하셨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으로는 정말 마지막 기회이고 짧은 기회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정부가 바뀐다는 게 민주 사회의 하나의 특징인데요. 트럼프도 11월 중간선거에 민주당이 하원을 점령하면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내용이고요. 이 과정에서 트럼프의 통 큰 결단이 김정은 위원장이 더 이상 가질 수 없는 거라면, 자신의 생각이 반영 못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부분은 어떻게 보아야 합니까?

◆ 정동영> 남북 정상회담이 세 번째인데요. 한 번은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임기 중반에 했고, 98년에 취임해서 2000년 6월이고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두 달 남겨놓고 했기 때문에 사실 시기적으로는 정상회담의 의미가 훼손됐죠. 이번에는 문 대통령 1년 되는, 만 1년차, 시기적으로 굉장히 좋죠. 최적이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말씀처럼 11월 중간선거에서 만일 상하원 다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뺏기게 되면 자신에게 탄핵의 칼끝이 다가올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에 4월 남북정상회담, 5월 북미회담, 시기적으로 절묘한 것 같아요. 18년 전 2000년에 경험을 비춰볼 필요가 있어요.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끝나고 김대중 대통령이 서울에 6월 15일 저녁에 돌아온 다음에 그 다음날 아침 외교안보수석을 백악관에 보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가 백악관을 가고자 하니 받아주십시오, 하는 얘기를 전합니다. 오케이를 받고 그게 6.15인데요. 시간 뜸을 들였어요, 김정일 위원장이. 8월에 모스크바로 기차 타고 갔다 오고, 10월 초에 조명록 차수가 백악관에 가서 미합중국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합니다, 그 장면이 이번에 정의용 특사가 대신 김정은 위원장의 얘기를 대신한 거죠.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평양에 보내 정상회담을 준비했고요. 사실 한민족에게 고난이 적었으려면, 운이 있었다면, 그때 클린턴 대통령이 가방도 다 쌌거든요, 평양 가서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한반도 정전체제가 종전선언, 평화체제 평화협정으로 진행되는 게 베스트, 최고의 시나리오였는데 18년 동안 우여곡절 끝에 오늘에 다다랐거든요. 기둥은 4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관계 전면적 정상화, 5월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지난 70년 동안 적대 관계를 정상적인 국가 관계로 돌리는 속에서 핵 문제를 해결해내는 거죠. 

◇ 곽수종> 방금 주신 말씀,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에 가서 실무회담을 하고 클린턴 대통령이 거의 방문하려고 했던 때 부시가 당선되면서 가지 마시오, 그랬을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트럼프 대통령도 통 큰 결단을 하셨지만, 백악관에 남아 있는 참모가 별로 없습니다. 캘리와 매티스 국방부 장관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는 거로 알고 있는데, 혹시 가지 말라고 조야 쪽에서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까요?

◆ 이석현>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갈 때와 상황이 다른 게, 그때는 임기가 얼마 안 남았죠, 대통령이. 앨고어가 됐더라면 우리에게 평화가 좀 더 빨리 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죠. 지금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많이 됐고 참모들이 강성 참모가 많다는 건 알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정도로 통 크게 얘기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못하게 굽힐 수 있는 사람도 없다고 봐요. 왜냐면 트럼프가 고집쟁이이고 자기가 무엇을 하겠다고 하면 밀어붙이는 성향이 있는, 그런 성격이잖아요. 합리적이라고 하기 보다는 받아서 밀고 가는 타입인데, 이 정도로 세계 앞에서 얘기해놓고 딴 얘기를 해놓으면 트럼프 대통령 정치적 신뢰가 땅에 떨어질 것이기에 누가 옆에서 말려서 들을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 정동영> 위험요인은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이기 때문에 이렇게 될 수 있었어요. 위대한 거래자, 거래 달인, 이렇게 말하잖아요. 철학은 없는 거거든요. 신념으로 정치를 하는 분은 아니란 말이죠. 지금 트럼프를 둘러싸고 있는 우파와 네오콘의 신념 체계와는 안 맞습니다. 러시아에서도 들었는데, 러시아에서는 트럼프 정권이 러시아를 견제하고 미러 관계가 불편해요. 미중 관계도 불편해요. 기본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을 잠재적 적으로 간주하면서 군사력 우위를, 그것을 뒷받침하는 게 미국 군산 복합체, 군부, 관료가 있기 때문에 미중 관계가 나쁘기 때문에 북미 관계 풀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러시아 전문가들 사이에 있었어요. 일리가 있는 얘기이거든요. 트럼프가 그러한 철학과 이론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못 간단 말이죠. 그런 점에서 방해요소가 돌출할 겁니다. 그런 점에서 4월, 5월로 급박하게 가버리는 것이 다행인 측면도 있고요. 

◇ 곽수종> 평창올림픽 개최할 때 평창올림픽이 이런 지렛대로 사용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 정동영> 한 마디 덧붙이면, 러시아에서 평가한 게 바로 그겁니다. 이러한 구조의 틀을 보면 안 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어떻게 역풍 구조를 뚫고 강대국의 힘이 아니라 한국의 독자적 힘으로 긴장 완화를 만들고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놀랍다, 감동적이라는 표현을 해요. 

◇ 곽수종> 정동영 전 장관이 역풍을 뚫으셨다고 말씀하셨는데, 대붕역풍비, 큰 새는 바람을 거꾸로 날고 생어역수영, 물을 거꾸로 올라간다는 건데요.

◆ 이석현> 그 글이 장면 박사가 옛날에 조그마한 글자를 써서 김대중 선생으로 불리던 시절 응접실 입구에 걸려있었습니다. 그 내용을 음미했었어요. 이번 참모, 러시아 갔을 때도 느낀 건데, 러시아나 중국이나 상당수가 마찬가지일 겁니다만, 한국은 그냥 미국이 하자는 대로 하는 나라로 알고 있었던 거예요. 지난 10년 동안 우리 정부가 다른 나라 눈에 그렇게 보였던 겁니다. 이번에 보니 한국이 하자는 대로 미국이 따라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대한민국이 중심을 잡고 주도적으로 상황을 만들어나간다는 것이, 우리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과거에 발휘하지 못하고 강대국에 의존해서 하자는 대로 따라갔던 겁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냉전이 오랜 세월 계속됐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해낸거죠. 우리가 보면서도 갑자기 상전벽해 같은 상황이, 스스로 놀랠 정도 상황이죠. 

◆ 정동영> 문 대통령 언급 중에, 내 운명을 왜 남에게 맡기느냐, 그게 인상적인 대목인데요. 러시아에 가서 놀랍게 본 게, 현대기아차가 러시아 시장 점유율 1등이더라고요. 그 다음 들여다보면, 러시아 전 세계 제일 큰 나라이잖아요, 중국과 미국을 집어넣어도 남을 만큼 큰 나라인데요. 그 러시아가 국민 총생산 GDP가 1조 4천억 달러예요. 우리가 1조 5천억 달러입니다. 우리가 경제적으로 큰 나라입니다. 소국이 아니에요. 아무리 핵문제라고 하지만 우리도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이번 기회에 찾은 것이 굉장히 큰 성과라고 봅니다. 

◇ 곽수종> 제가 조금만 덧붙이면, 러시아의 GDP, 오늘 오전에 식사하다가 찾아보니 2014, 15, 16 기름값이 비쌀 때는 2조 6천억까지 올라갔더라고요. 기름값이 떨어지고 나니까 1조2천억, 4천억 정도로 됐더라고요. 우리와 경제 수준이 거의 맞먹습니다. 대한민국과. 우리나라도 잘 하는 나라다, 자신감을 가지셔도 되는데요. 청취자분이 주신 글, 2093번 님, “저는 심히 걱정입니다. 통일이라면 태극기 아니면 인공기 아닌가요. 평화통일로 가고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7711번 님, “북한이 평화를 위장해 뒤로 다른 생각 가진 건 아닌지,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두 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 이석현> 실은 불과 작년 추석 연휴 때, 하도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옵션 얘기를 해서 우리가 많이 전쟁 위협 아닌가 불안했습니다. 그때 저나 정동영 의원님 미국에 가서 상하의원이나 국무성 사람을 만나면, 한국이 동의하지 않은 선제공격을 하면 절대 안 됩니다. 한반도 전쟁이 나서는 안 됩니다, 이 얘기를 열심히 하고 다녔거든요. 그때만 해도 그런 상황이 됐던 겁니다. 지금은 통일 얘기까지 나오고 있잖아요. 통일은 지금 단계에서 조금 뒤에 생각하고, 적어도 군사적 위기에서 벗어나서 남북이 서로 교류하고 북미 간 평화가 이뤄지는 관계를 찾는 것이 목표이고, 그쪽으로 접근해나가고 있는 거죠. 실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작년 뭐라고 하셨냐면, 통일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말을 했어요. 그 뜻은, 북한에게 쓸데없는 두려움을 줄 필요가 없거든요. 그래서 그런 얘기를 한 거고요. 지금은 북한에게 두려움을 없애주고 편안함을 주고, 이렇게 핵을 폐기해도 살아남을 수 있구나, 잘 될 수 있구나, 믿음을 줘야 하기에 한 마디로 얘기하면 중국에서 여러 번 들었는데, 북한의 안보와 체제 보장에 대해 믿음이 가야 저 사람들이 핵을 놓는다는 겁니다. 이 핵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전멸할 수 있다는 불안 속에 있으면 핵을 쥐고 있으려고 하니까. 저 핵을 가지고 미국을 이기고 세계를 제패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자기들이 죽지 않기 위해 있어야 한다는 절박함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우리가 통일까지 얘기하는 건 이르고, 이러한 위태한 상황을 벗어나 남북 간 신뢰를 증폭시키기 위해서, 미국과 관계를 가깝게 붙여주기 위해서 그런 쪽으로 노력을 하고 있는 거죠. 

◆ 정동영> 문자 주신 분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고 싶어요. 김현철 교수라고 있는데요. 남북 관계는 거울 관계라고 말해요. 주먹을 들면 거울도 주먹을 들고 있죠. 내가 웃으면 상대방이 웃는 것이고요.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는 거예요. 머릿속에서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은 일을 그르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황석영 작가가 다녀와서 쓴 책이 있어요. 북쪽에서 사람이 살고 있다고, 개인도 그렇고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생존본능입니다. 살아남는 것. 그 다음엔 발전 본능입니다. 북도 잘 살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공포가 있습니다. 두 가지 방향에서 옵니다. 남쪽 자체가 공포, 비교가 안 됩니다. 적화통일 시대착오적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백배 큰 나라입니다. 남한은. 작게 잡아도 오십 배 큰 나라입니다. 어떻게 만만합니까. 한국도 그런데 세계 최강 미군이 2만8천 명 있고 핵전략자산 전개해서, 핵침공 훈련을 하는데 공포가 있죠. 

◇ 곽수종> 지금까지 정치 힐링쇼 국정 농담(濃談),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님,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님 두 분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석현, 정동영>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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