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일자리 양극화 못 풀면 청년실업 백약무효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3-07 16:18  | 조회 : 2732 
[생생인터뷰] 일자리 양극화 못 풀면 청년실업 백약무효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취업난에 고통받는 청년들,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고 있고 정부도 대책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질적인 일자리인가에 대한 의문이 많이 제기됩니다. 대학들도 학생들의 취업률에 목매고 있지만 적합하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일자리인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죠. 정부에서도 직접적인 지원까지 해주겠다는 대책도 나오는 상황이고요. 중소기업의 미스매치를 개선하겠다는 말도 나오지만 이 대책이 실효성 있는가에 대한 여러 문제점도 있는 상황입니다. 일자리 문제, 정부가 일자리를 놓고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타당성 부분들, 전문가 모셔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하 박지순)>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교수님께서도 학교에 계십니다. 법학전문대학원이긴 하지만 청년실업, 취업 어려운 상황인데요. 현재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 박지순> 작년 우리나라 청년실업률 역대 최고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9.9%였고요. 1월에는 조금 개선된 것 같습니다만 2월 이후 실업률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체감 실업률은 이미 20%대를 초과했고요. 실제 청년들의 상당수가 이른바 취준생이라고 해서 공무원 시험이나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 다들 구직 상태에 머무른 상황이죠. 다시 졸업자들이 나서게 되면 청년 노동시장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 김우성> 갈수록 안 좋아지는 상황인데요.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자리 문제가 우선인 데다가 청년 일자리 문제도 적지 않은 예산으로 고민하고 있다는데요.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대책이 세워지고 있는 것인가, 이런 의문도 있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지순> 아시다시피 지난 5년간, 10년 간 청년 일자리 대책이 매년 나왔죠. 집행된 예상만 하더라도 10조 이상 투입된 거로 알고 있습니다만,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한 것 같습니다. 주로 작년도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청년 일자리 추경이라고 해서 상당 예산이 투입됐는데, 예산 투입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전문가들도 고민이 많은 것 같아요. 주로 지금까지 지원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지원 내용이 구조적인 정책으로는 나아가지 못하고 땜질식 방식, 단기 처방 중심, 그런 방식으로 지원되는 건 아닌가. 사업주에게만 혜택을 주는 지원책이 되다보니 실제 구직자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주어지지 않은 문제는 없지 않은가, 이런 지적들이 제기된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세워 놓은 정책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문제점을 찾고 보완하는 것이 중요한 일인데요. 교수님께서 지적해주신 것처럼 과거에는 2+1, 둘을 고용하면 한명분의 인건비를 사업주에게 정부가 지원하는 식이었는데요. 막상 효과가 별로 없었다고 해서 정부가 중소기업이라든지 여러 상황에 취업하는 청년들에게 직접 월급에 부족한 부분을 보조해주겠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박지순> 저는 상당히 필요한 정책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사실 사업주 입장에서는 2+1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고용해서 일자리 지원을 받고 난 다음 고용이 유지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거든요. 고용하고 있는 구직자, 청년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줄 때 고용유지에 대한 동기 부여가 강하겠죠. 그렇게 보면 청년들의 이직을 막고 구직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동기부여 책이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이 들고요. 그렇다면 구직에 따른 여러 가지 베네핏을 많이 부여하는 것이 추진되어야 할 정책 방향이 아닌가. 결혼도 해야 할 것이고 주거도 마련해야 하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맞춤형으로 직접적인 지원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큰 효과가 있지 않겠나 하는 판단도 현재 제기되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서울시 청년수당도 그렇고 성남시 청년배당제도 있었고요. 이러한 제도를 놓고 갑론을박이 거셌거든요. 이념적 대결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이미 시행된 바 있으니 구체적으로 사례를 놓고 보신다면 어떻게 보십니까?

◆ 박지순> 서울시 청년수당 제도는 올해 7천 명 정도 6개월간 300만 원 정도 지원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일단 아무래도 청년수당 제도의 출발점이 청년구직자들의 심리적 지원이랄까, 복지 혜택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구직과 직접 연계되지 않은 방식이라는 점에 대해서 다소 문제라고 하는 지적이 있었던 것 같고요. 이런 방식도 물론 상심이 큰 청년들의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서 기성세대, 정부가 관심을 가진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 효과도 있겠지만 제 생각에서는 구직과 연계되지 않은 지원 재정 사업은 한계가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청년수당제도도 구직과 직접적인 연계성을 갖는 정책으로 전환되어서 지원된다면 구직 효과가 있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그냥 청년들에게 준다는 것도 이미 해외 복지국가들, 선진국에서는 시도되고 있는데요. 그러한 차원보다는 말씀하신 것처럼 청년들이 여러 가지 다양한 일자리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는 차원에서 일자리 연계해야 한다는 지적이셨습니다. 예산 문제는 자주 발목 잡힙니다. 이런 식으로 퍼지면 되겠느냐는 반문이 있을 텐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지순> 재정의 악순환이랄까 재정 중독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고민들이 많이 있죠. 재정에 의존해서 펴는 정책은 단기 대책일 뿐이겠죠. 구조개혁과 어떻게 연계될 수 있느냐, 그런 고민이 드는데요. 역시 원론으로 돌아가면 결국 전체 기업의 95% 이상이 중소중견기업이고 근로자 80% 이상이 거기에 취업하고 있는데요.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을 겪고 있죠. 결국 중소중견기업의 근로조건, 말하자면 청년들의 구직을 유도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어떻게 이끌어 낼 건가. 여기에 재정이 상당부분 투입되는 것이 어쩌면 중장기적으로 청년 실업 문제들을 해결하는 가장 본질적인 대책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선진국에서도 하고 있습니다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스타트업이나 창업지원 쪽에 많은 재정지원이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단기적인 재정적 처방에 너무 관심을 갖기 보다는 중장기적인 고용개선 부분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재정 정책이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이 들고요. 두 가지 문제가 큰 화두인 것 같습니다. 중소기업의 일자리를 어떻게 좀 더 청년들이 갈 수 있는 매력적인 일자리로 만들 수 있겠는가. 두 번째는 스타트업과 창업, 이런 부분에 대한 지원들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구축할 것인가. 이런 것들이 앞으로 정책 입안자들이 고민해야 할 핵심 지점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 김우성> 지적해주신 부분 두 가지가 구조를 바꾸는 문제인데요. 대기업과 공무원 시험에 목매는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구조개선, 실현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KDI 조사 자료에 따르면 첫 직장 구한 것이 10년간 벌이와 처우를 좌우한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데 많은 분들이 이 뉴스를 봤고 화두가 됐습니다. 구조 변화의 문제도 이 숙제를 풀어야 할 텐데요. 이 결과만 놓고 보면 어떻게 보십니까?

◆ 박지순> 누구나 마찬가지겠죠. 고용이 안정되고 연봉이 높은 직장을 선호할 수밖에 없고요. 가족들도 첫 직장을 갖는 자녀들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그런 부분 아니겠습니까. 사실 그러려면 공공부문 일자리가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겠죠. 그런데 대기업이 그런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대기업은 이미 자동화라든가 인공지능화, 4차 산업혁명 영향으로 인해 사실 대기업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실입니다. 대기업의 일자리는 현재의 조건에서는 더 늘 수가 없는 게 현실인데, 방법은 투자를 과감하게 촉진시킬 수 있는 유인이 있어야겠죠. 대기업이 외국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국내에 투자하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건 결국 대기업의 유연성을 어떻게 제고시킬 것이냐. 규제를 어떻게 완화시켜줄 거냐, 규제 개혁 문제와도 연계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이 한 부분이고요. 또 다른 부분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시켜나갈 거냐, 산업구조의 개혁을 통해서 일자리의 양질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어떻게 보면 먼 미래의 일 같지만 결국 정도는 여기에 있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단기적인 성과에 대한 욕심, 갖는 것은 필연적인 것이긴 하겠습니다만 조금 더 시선을 멀리 두고 중장기적인 해법을 찾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여러 분야에서 중국에도 밀리고 있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창업도 마찬가지인데요. 우리 사회가 창업 환경, 실패에 대한 안전망도 없다는 말이 있는데요. 끝으로 취준생들, 사회 현장의 고용 관련 문제들을 많이 보고 계시지만 결과적으로는 지금 있는 구조에서 비정규직과 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이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해도 그래도 다들 대기업 가고 정규직, 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그 직장을 택하려고 시간을 많이 쓸 수밖에 없거든요. 선행적으로 이 구조를 바꿀 수 있는 합의, 방법, 공론화가 있을까요?

◆ 박지순> 사실 이러한 우리 기업, 노동시장의 가장 큰 문제가 양극화이지 않습니까. 정규직과 비정규직도 갈라졌고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갈라져 있는, 그런 조건에서 청년들은 대기업 정규직에 몰릴 수밖에 없고요. 그러다 보니 이러한 청년 실업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취업 대기자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요. 결국 이러한 중소기업의 일자리를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새로운 창업문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결국 근로조건을 어떻게 개선시킬 것인가가 핵심일 것 같아요. 

◇ 김우성> 인재들이 오게 해야 한다는 거네요. 

◆ 박지순> 결국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한 노사정의 과제라고 하는 것은 근로 조건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노사정의 대타협이 무엇일까, 그 방향에 대해서 노조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고 정부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지 않으면 이 숙제는 영원히 풀리지 않을 수 있겠죠. 

◇ 김우성> 일하려는 사람이 기대하는 환경, 이 숙제가 안 풀리면 다른 어떤 구조를 바꾸어도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을 새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지순>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