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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문제, 성평등 교육에서 해법 찾아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3-07 12:09  | 조회 : 6314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3월 7일 수요일
□ 출연자 : 황금명륜 같이교육연수원 대표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어디까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할 수 없는 미투운동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마음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이 수없이 많을 텐데요. 용기 있게 고발하는 분들도 있지만 차마 말 못하고 혼자 삭이고 있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이런 뿌리 깊은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까요. 찬찬히 생각해보면 역시 교육이 아닐까 싶은데요. 오늘은 양성평등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황금명륜 같이교육연수원 대표, 연결하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황금명륜 같이교육연수원 대표(이하 황금명륜): 안녕하세요.

◇ 장원석: 요즘에 참 참담하다고 말해야 할까요. 뭐라고 표현하기도 어려운 끔찍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 황금명륜: 네, 그래서 요즘은 사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조차도 가슴을 먹먹하게 할 정도의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장원석: 맞습니다. 우리가 미투운동을 통해서 여러 가지 고쳐야 할 점들이 수없이 많이 드러나고 있지만, 조금 더 우리가 차분하게 생각해보면 역시 성 평등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 그리고 그것을 가르쳐주는 어렸을 때의 교육, 이것부터 손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나라 성교육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 황금명륜: 중요한 지적을 해주셨는데요. 사실 한국사회는 성평등 교육이라는 이름 붙일 만한 마땅한 교육이 없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고요. 사실 살펴보면 2013년 6월 19일부터 성폭력 예방교육이라는 것을 의무교육으로 실시해온 지 이제 5년 차입니다. 그러나 성평등 교육이라고 이름 붙일 만하게, 명실상부하게 그런 교육을 학교현장에서 하고 있지는 않고요. 그나마 있는 것이 초등학교에서 사회 과목 인권파트 안에서 양성평등이라는 개념, 양성 평등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이런 당위를 설명하는. 전체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가 확인해봤을 때 6년 과정 중에 4시간 이 정도 배치가 되어 있다는 게 얼마 전에 발표되었는데요. 그나마 중고등 과정에서는 그런 교육은 전혀 없고요. 그래서 한국 사회는 이제 이런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에 와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 장원석: 5년 전부터 비슷한 교육이 시작됐는데 초등학교 6년 동안 불과 4시간에 해당된다고 하니까 정말 여기에 신경을 안 쓰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4시간짜리라 하더라도 양성 평등과 관련한 전문 교사라든지, 아니면 교사들에게 이런 학생들에게 가르칠 만한 것들을 교육하고 있습니까?

◆ 황금명륜: 정확히 말씀드리면 5년여 전에 시작된 교육도 성폭력 예방교육이고요. 성폭력 예방이라는 것이 성평등 전반을 논의할 수 있거나 그걸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갈음할 수 있지 않은 데다가, 양성평등 혹은 성평등 교육의 내용을 담당 또는 전담하고 있는 교사가 사실 학교현장에서는 대부분 보건교사들로 지정되는 편이에요. 그런데 보건 선생님이 성평등 의식을 늘 갖추도록 훈련받았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 있고요. 보건 선생님들이 그런 교육을 하실 수 있도록 전문적인 훈련의 기회가 교육청이나 정부에 의해서 제공되고 있느냐, 에 비춰봤을 때도 아직 턱없이 많이 부족한 거죠. 그렇기 때문에 한발 더 나아가면 학교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실 내 여러 성차별 문제에 교사들이 능동적으로 대처하거나 그것을 지도해줄 수 있는 그런 교재, 교육내용 이런 것들이 많이 갖춰지지 않았다, 라는 것이 좀 더 정확한 설명일 것 같습니다.

◇ 장원석: 국가인권위원회에서 2017년도 초등교과서 모니터링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요즘 초등학교 교과서 사진 그리고 그림들도 이렇구나, 라는 것을 느꼈어요. 왜냐하면 제가 학교를 다닐 때 수십 년 전 그때랑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은 모습이거든요. 아직도 남자들은 능동적이고 활동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고, 여성들은 다소 감정적이고 다소곳하고 주저하는 이런 모습으로 그려져 있단 말이죠. 이 부분은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런 현상을?

◆ 황금명륜: 맞습니다. 그 내용을 저희처럼 이 분야에 관련된 정보를 팔로우업하는 그런 위치에 있지 않으신 일반인들이 보시기에 너무 놀라셨던 것 같아요. 어떻게 10년 전, 20년 전, 30년 전 교과서랑 별로 달라지지 않았냐. 그래서 성 평등과 관련된 이야기할 때 한국 여성들의 지위가 많이 올라가지 않았냐, 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께 꼭 그 기사를 찾아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아직도 학교현장에 가보면 교과서에 삽화만 쭉 보셔도요. 주인공은 남성, 보조자로 여성, 이렇게 그려져 있는 삽화가 굉장히 많고요. 그렇기 때문에 남성을 능동적인 모습으로 표현하고 여성은 수동적이거나 보수적인 모습으로 표현하고. 이것이 나아가서는 어떻게 기술이 되느냐면 직업을 갖거나 뭔가 정장을 입고 공적 영역에서 직장생활을 하거나 일을 하는 사람은 대체로 남성으로 그리거나, 여성이 표현될 때는 자원봉사자, 어머니회, 주부 이렇게 사적 영역을 전담하는 사람처럼 계속 표현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공적 영역에 비해서 사적 영역의 가치가 떨어지느냐, 그런 문제는 아니지만 이미 대한민국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50%를 넘은 상황에서 OECD의 대표국가라고 알려져 있는 남녀가 함께 경제활동을 하는 모습이 교육현장에서는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은 모습이, 마치 이 교육을 받는 여학생들에게도 앞으로 너희는 자라서 교육을 다 받아도 사적 영역을 담당하는 가정생활에서 있는 것이 더 타당한 거야, 라고 그런 도덕을 자꾸만 전수해주는 것 같은 문제가 있는 거죠.

◇ 장원석: 그런데 사실 우리가 지금 약간 해석은 다릅니다만,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을 때 말이죠. 여성 관련해서 이런 부분이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를 많은 분들이 했거든요, 어느 면에서는. 그런데 그런 게 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까?

◆ 황금명륜: 이 부분에 있어서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는 기준을 조금 살펴보셔야 하는데요. 저희가 보통 성별이라고 말할 때, 남자냐 여자냐 하는 성별을 말할 때 이것이 생물학적으로 남성이냐 여성이냐를 묻기도 하지만, 과연 남자답게 혹은 여자답게를 이야기하는 그런 성질, 역할, 이런 사회적인 성, 문화적인 성이 어떠냐를 살펴보셔야 하는데. 물론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만 그 여성 대통령이 여성 일반들이 겪고 있었던 다양한 차별과 억압과 일반 여성들의 힘든 삶의 여정을 별로 겪어보지 않은 여성이었던 거죠. 그래서 여성들이 얼마나 제2의 시민으로 열등한 구조에서 억압을 받고 살아왔는지의 경험치가 없으시기 때문에 생물학적인 여성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특별한 남성 일반들의 삶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산 분으로서는 여성 일반에 대한 차별적 기제나 억압적인 구조를 바꾸는 것에는 사실 관심을 많이 가지기 어려웠을 거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여성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도 명예남성으로서의 효과가 좀 더 크지 않을까 우려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럼 아이들에게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인 차이, 그리고 남녀차별을 하지 않고 양성을 평등할 수 있게 하는 그런 것들을 세밀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참 중요할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 황금명륜: 네. 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고요. 보통 남자랑 여자랑 다르다, 이렇게 많이 이야기하잖아요. 생물학적으로도 다르고 역할도 다르죠. 그런데 그 다른 것, 다시 말하면 그 차이가 누군가에게 차별이 되고 있지 않나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죠. 차이가 곧 차별이 되지 않고 차이가 다양성으로 존중되려면 지금 내가 이 자리에서 다른 사람, 소수 또는 약자에게 대하는 태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가능한 그런 교육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장원석: 제가 지금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면요. 교과서에 그려진 그림은 상대적으로 좀 간접적이에요. 그런데 아이들이 학교 가기 전부터 이미 이런 것들을 수없이 겪어오면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게 저는 더 걱정이거든요. 왜냐하면 ‘사내 녀석이 어디서 우냐’ ‘여자아이가 선머슴처럼 왜 이러냐’ 이런 말부터 시작해서, 애니메이션 요즘에 많이 나아졌지만 여성들은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것처럼 그려진 만화가 참 많았고, 놀이도 그렇고요. 남자아이들은 칼싸움, 로봇 하면서 좀 능동적이고, 여자아이들은 소꿉놀이하는 것. 이게 이미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머릿속에 그렇게 박혀버리고서 입학해서 더 이상 초등학교에서 교육했을 때 변화가 어렵지 않나, 이런 걱정도 있거든요.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황금명륜: 네, 맞습니다. 학교 정규 교과에서 이루어지는 교육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요소를 사실은 젠더 관점에 따라서 이것이 좀 더 차별적인가 아닌가를 살펴볼 수 있는 눈이 사회적으로 길러져야 하고요. 그러려면 가정에서부터, 그리고 또 우리가 만들어내고 있는 다양한 미디어에서, 여러 분야에서 성적으로 이것이 성차가 차별까지 되는지 아닌지를 분석할 수 있는 그런 사회적인 정화작업 같은 것이 필요하고요. 일례로 말씀드리면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도 색깔이 다르죠. 장난감 코너에 가면 여자아이들이 갖고 노는 코너는 다 분홍색으로 되어 있고, 남자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은 대부분 파란색이고. 심지어 마트나 손쉽게 다양한 슈퍼마켓에서 구입하는 초콜릿조차도 ‘for girls’라고 분홍색으로 표기되고 파란색은 ‘for boys’라고 쓰여 있는 마당에,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전부터 이미 또래문화나 다양한 어른들이 생산해낸 생산품 속에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아니라 차별을 경험하고, 그것이 여자는 수동적이고 좀 더 다소곳할 때 사회에서 환영받는다고 인식되기 시작하면, 나는 우리 아이를 분홍색을 좋아하라고 키우지 않았어, 라고 할지라도 그 아이가 다른 색을 선택했을 때 겪게 되는 불안감이 이미 사회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적으로 우리 삶의 전체를 젠더렌즈로 분석적으로 바라보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장원석: 그렇죠. 어른들이 그렇게 프레임을 딱 정해놓으니까 아이들이 그것의 경계를 넘어가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들이 보이는 것 같네요, 말씀 들어보니까. 그런데 예전 같은 경우에는 학교에서 교육하는 것, 그리고 책, TV 채널 몇 개, 그 정도만 바꾸면 된다고 하지만 요즘에는 스마트폰, TV 채널도 수없이 많고요. 그리고 밖에서 보여지는 그런 수많은 곳곳에 숨어있는 양성 평등을 해치는 요소들에 대해서 성인들이 많이 자정노력을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아이들 교육 관점에서 봤을 때 지금 상황이 어떻다고 보십니까?

◆ 황금명륜: 제가 보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가 왔다고 느껴지고요.

◇ 장원석: 성인 교육도 필요할 것 같고요.

◆ 황금명륜: 네. 아이들 교육의 경우에는 사실 해외에서는 유치원 정도 수준부터 성평등 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 장원석: 유치원부터요.

◆ 황금명륜: 예. 그리고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한 이후에, 우리가 이제 5년 됐다고 하는 성폭력 예방의 내용도 사실 ‘내 몸은 내가 지켜요’ 이런 교육으로는 예방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해외에서처럼 오히려 생각해보면 성폭력을 예방한다는 건 일어나지 않아야 예방이잖아요. 그러니까 ‘아니요, 싫어요’라고 이야기한다는 건 이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하라고 알려주는 대응법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해를 예방할 수 있는, 아예 그 사건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 가해를 예방하는 식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거고요. 마찬가지로 성평등 교육이라는 것도 학교에서 실시하는 교육과 별개로, 그것과 동시에 가정에서는 그럼 우리가 어떻게 성 평등한 가족문화를 만들 건가. 직장에서는 어떻게 성 평등한 조직문화를 만들 건가. 그리고 예를 들어 제가 동창회를 나갔을 때도 거기에서 성차별적인 혹은 성희롱적인 상황이 발생할 때 내가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어떻게 그 옆에 함께 서서 그것을 잘못됐다고 이야기해줄 건가. 이런 일상 삶의 전반에 관한 재구성이 필요한 순간인 거죠.

◇ 장원석: 어른들도 부모 입장에서, 혹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들 입장에서 수많은 것들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은데. 아까 잠깐 언급도 했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교육이 어떤 식으로 진행됩니까, 주로?

◆ 황금명륜: 예를 들면 가장 많이 언급되는 국가 중의 하나가 스웨덴인데요. 매년 다보스포럼이라고 하는 세계경제포럼에서 성 격차지수라는 걸 발표합니다. 한 사회에 살고 있는 남성과 여성의 격차가 얼마나 되느냐를 보는 지수예요. 그런데 이 지수가 한국이 계속 100위권 안에 들어본 적이 없는 거죠, OECD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OECD 국가 내에서 꼴찌일 뿐만 아니라 작년 17년 발표에서도 118위를 차지했는데요. 이 세계 성 격차지수에서 늘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나라가 스웨덴인데, 스웨덴의 경우에는 말씀드린 것처럼 유치원부터 성평등 교육이 의무교육으로 시행되고 있고, 성폭력 예방을 하기 위한 교육도 우리처럼, 5년째 하고 있습니다만 1년에 관련자가 학교에 가서 한 시간 딱 교육하고 오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런 방식이 아니라 스웨덴의 경우에는 그냥 정규 교사가 일상의 정규 교과를 시행하는 과정 곳곳에 폭력 예방교육이 스며들어 있는 거죠. 그런데 그 스며들어 있는 내용이라는 것이 우리가 성폭력을 하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정말로 가해가 예방되는 건 어떻게 우리 일상에 다른 사람의 경계를 존중하는 것이 필요한가. 이것을 10여 년간 꾸준히 끊임없이 교육하고 있다는 것이 굉장히 큰 차이고요. 그런 전반적인 교육방식, 교육내용, 교육과정의 차이가 사회를 성 평등하게 만들어가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장원석: 성 평등지수를 정하는 기준은 뭔가요? 이런 교육시스템도 하나가 들어갈 것 같긴 합니다만.

◆ 황금명륜: 네, 그런 내용도 있는데요. 보통 성 평등지수라고 할 때는 여성들과 남성들의 수명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교육은 얼마나 받는지, 이런 걸 따지지만,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하는 세계 성 격차지수라는 것은 한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의 임금이 얼마나 차이가 나나, 한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이 의사결정권에 진출한 성비는 얼마나 차이가 나나. 실제로 그 사회에 살고 있는 남성과 여성들의 격차만을 보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 격차지수가 발표되면 매번 논란이 되는 게, 어떻게 우리 국가가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낙후한 다른 아시아권의 나라가 우리보다 격차지수가 더 높지? 어떻게 우리보다 더 못사는 나라가, 우리가 이렇게 낮을 수가 있지? 이것 때문에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나라에 살고 있는 남성과 여성의 격차보다 우리 사회의 격차가 더 크다는 의미예요. 그러니까 단지 경제적으로 잘사느냐 못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한 사회에 살고 있는 남성과 여성 간의 격차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지수라서 의미가 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 장원석: 오늘 양성평등 교육부터 해서 여러 가지 성격차 이야기까지 해봤는데. 그 기준에 대해서 아예 인지를 못하고 있는 분들이라든지, 혹은 알면서도 그것을 교묘하게 사용하는 분들에게 경종을 울릴 만한, 예를 들면 ‘오늘 예쁘구나’ 이런 것을 굉장히 기분 나쁘게 상대방이 불쾌하도록 하는 그런 것들 때문에 요즘에 그런 용어 같은 것도 논란이 많더라고요. 여러 가지 미투운동과 더불어서 우리가 어떤 것들을 생각하면 좋을까요? 

◆ 황금명륜: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요. 특히 성폭행이나 강제추행 이상의 물리력이 동원된 성폭력 사건에 있어서는 그게 잘못됐다고 많이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좀 전에 표현하신 것처럼 언어적 성희롱이라든가 혹은 사회적인 기준으로 했을 때 가벼운 추행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있어서는 ‘글쎄, 그건 기준이 너무 애매해’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꽤 많거든요.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 때 꼭 하나 질문해보세요. 이 똑같은 행동을 나보다 힘이 센 사람, 나보다 권력이 높은 사람, 나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했을 때도 별문제가 없을까. 이걸 따져보면 나보다 지위가 낮거나 힘이 약하거나 권력이 낮은 사람에게 무방비로 그냥 진행하는 것이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를 본인이 스스로 굉장히 점검하기 쉽습니다. 똑같은 ‘예쁘다’라는 말을, ‘예쁘다’라는 것이 칭찬이 될 수도 있지만 나보다 힘이 약한 사람에게 내 권위를 이용해서 상대가 어떠한 반응도, 저항도 어떻게 부정적인 표현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예쁜 걸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래서 내가 똑같은 말을 나보다 상사에게 똑같이 했을 때에도 문제가 없겠는지. 별문제가 없다면 나보다 권력이 약한 사람에게 했을 때에도 별문제가 없을 거다. 그러니 늘 나보다 지위가 높은, 힘이 센 사람에게 했을 때 별문제가 없는지를 스스로 살펴보시길 바란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장원석: 방금 말씀한 것과 더불어서 ‘내 가족이라면 이렇게 하겠나’ 이런 것도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황금명륜: 좋은 제안이십니다.

◇ 장원석: 오늘 말씀 참 뜻깊게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황금명륜: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황금명륜 같이교육연수원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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