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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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Q&A “50+에게 가장 좋은 걷기 운동” - 김영록 걷기 여행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3-06 12:35  | 조회 : 5355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8년 3월 6일 (화요일) 
□ 출연자 : 김영록 걷기 여행가

50+ Q&A “50+에게 가장 좋은 걷기 운동” - 김영록 걷기 여행가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오늘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지 모르겠어요. 지금 스튜디오에서 우리 기술감독님, PD 얼굴만 봐도 제가 웃음이 나오네요. 기분 좋은 하루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경칩이라 그런가요? 제 마음이 폴짝폴짝 뛰어요, 오늘. 그동안 너무 추웠다가 날이 좋아져서 그런가 봐요. 아직도 살짝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기도 해요. 그렇지만 이제부터 산과 들로 나가기 딱 좋은 계절,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한 봄입니다. 햇살과 바람을 맞으면서 걷고 싶어서 제 몸도 들썩들썩해요. 오늘 이 시간 <50+ Q&A>에 바로 걷기 여행하기 좋은 곳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다, 앞서 예고해 드려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관심 갖고 계시네요. 오늘 <50+ Q&A> 김영록 걷기 여행가 자리 함께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영록 걷기 여행가(이하 김영록): 안녕하셨어요.

◇ 김명숙: 걷기 여행, 왠지 색다르게 다가와요. 우리가 ‘걷는 게 좋다’ 라고도 하고, ‘여행해야지’ 하는 말도 하는데 ‘걷기 여행’ 하니까 다른 분위기로 전해져오네요. 원래는 그런데 직장에 다니셨다고요. 걷기 여행을 하려면 직장 다니기는 힘드실 것 같은데.

◆ 김영록: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나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 김명숙: 그러셨어요? 무슨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직장을 그만두는 게 쉽진 않을 텐데.

◆ 김영록: 그건 아니고요. 걷기 여행을 하려고 직장을 그만둔 건 아니고요. 그만둘 때쯤 돼서 걷기여행을 하게 됐는데요. 제가 지금도 물론 답사를 다닙니다만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문화유적들을 찾아서 답사 다니는 것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 말, 2000년 초 즈음에 대학생들이 ‘국토대장정’. ‘국토순례’ 유행처럼 번진 시절이 있었잖아요. 그거 하는 걸 보고 나도 저렇게 걸어봤으면 좋겠는데, 이런 생각을 하다가 2003년도 여름에 문화유적을 답사하면서 나도 한 번 걸어보자, 이런 마음을 먹고 저 아래 해남 땅끝마을부터 임진각까지 쭉 걸어 올라오면서 그냥 걷기는 재미없으니까 길 주변에 있는 문화유산들을 답사하면서 걷자. 이렇게 해서 24일에 걸려서 올라왔는데요. 그 뒤로 지금껏 걷고 있습니다. 

◇ 김명숙: 거의 그러면 15년 정도 되신 거네요, 2003년도에 시작하셨으니까?

◆ 김영록: 예. 이제 만 15년이 됐네요.

◇ 김명숙: 물론 그전에도 여행을 많이 다니셨을 거잖아요, 여행을 좋아하셨고. 그런데 그렇게 그냥 일반적으로 했던 여행과 걷기 여행의 매력이 다를 것 같은데, 어떻게 있을까요?

◆ 김영록: 걸어서 하는 여행하고 교통편을 이용해서 하는 여행의 가장 큰 차이는 ‘속도’입니다. 차로 30분 가는 거리가 30km를 보면, 사람이 걸으려면 하루 종일 걸립니다.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늦게까지 걸어야 30km를 걷는데요. 이 속도의 차이가 바로 걷기여행의 본질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사학적인 표현으로 느림의 미학이니 이런 표현도 하기는 하는데요.  사실 이렇게 걷게 되면서 주변 분들이 걷기 여행의 매력이 뭐냐, 이런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요. ‘한눈팔기’라고 저는 말씀해 드리고 싶어요. 천천히 걸으면서 이렇게 저렇게 한눈을 팔고, 주변의 작은 것들에 참견하고, 관심을 갖고. 이런 것들은 차를 타고 혹은 자전거를 타고, 뭘 타고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거든요. 걸어서만 가능한 일이니까요. 이런 한눈팔기가 걷기 여행의 매력이고 걷기 여행을 하는 이유가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명숙: 그렇죠, 좋은 곳들 다니면서. 좋은 곳 아니어도 매일 다니는 거리도요. 차 타고 다닐 때는 몰랐는데 어느 날 걷다 보면 ‘여기 이런 게 있었어?’ 그렇게 느낄 때가 있거든요. 하물며 그 좋은 곳을, 경치도 좋고 여러 가지가 어우러진 곳을 걸으면서 느끼는 것은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한눈팔기라는 말이 딱 마음에 꽂히네요. 저희 방송은 50+ 청취자분들이 참 많이 듣고 계세요. 그래서 일상생활하시는 경우에도 그렇지만 퇴직 후에 요즘에는 취미삼아 운동 삼아 등산하시는 분들도 많고, 걷는 것이 몸에 좋다고 하니까 걷는 분들도 참 많은데요. 그냥 무작정 걷는 것보다 걷기 여행은 그냥 일반적으로 걷기 운동과는 좀 다르잖아요. 접근하는 게 어떻게 달라질까요?

◆ 김영록: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걷기가 운동으로써의 걷기, 여행으로써의 걷기가 나뉜다고 생각하는데요. 운동은 내 몸을 튼튼하게 하기 위한 특별한 목적이 있는 거고, 걷기 여행은 걸어서 여행하면서 부수적으로 몸이 좋아지는 거니까 차이가 있는데요. 그래서 접근하는 방법도 조금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걷기 여행을 한 번, 혹은 안 해보신, 이제 막 입문하신 분하고 어느 정도 해보신 분하고는 나누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걷기가 무슨 느림의 미학이니 문화니 이렇게 접근하지 마시고, 그냥 생활 일부처럼, 우리가 밥 먹고 일하고 하는 것처럼 쉬고 싶을 때 집에 계시지 마시고 그냥 나와서 집 근처를 나와서 처음에는 무작정 걷는 거죠. 조금씩 조금씩 걷다 보면, 그렇게 걸으시다 보면 집 동네에서 걷는 게 재미없어져요. 그러면 다른 동네에 가시는 거죠.

◇ 김명숙: 매일 같은 곳만 걷게 돼요, 저도 사실은.

◆ 김영록: 그렇습니다. 그래서 조금 다른 동네를 걷다 보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죠.

◇ 김명숙: 운동 삼아 걷는 걸 하는 분들이라도 지평을 넓혀서 다른 동네도 가보고 하다 보면 그게 걷기 여행의 영역으로 퍼져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김영록: 그렇습니다. 그렇게 해서 경험이 쌓이거나 혹은 지금 현재 걷기를 하시고 여행의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그다음에는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면 조금 더 좋아지는데요. 예를 들면 요즘 스마트폰이 많이 보급되어 있는데요.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아주 좋습니다. 그래서 그걸 가지고 내가 걷는 길을 기록으로 남기고 이야기로 남기는 방법도 있겠고요. 또 ‘문학 기행 걷기’, 혹은 ‘영화 촬영지 찾아보기’, 또 저처럼 ‘문화유산 답사 걷기’ 이런 테마를 세워서 걷기 여행을 계획하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만일 혼자 걷는 게 싫으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잘 모르겠다, 하는 분들도 계시고. 그럴 경우에는 ‘걷기 동호회’에 가입해서 길동무들하고 같이 걷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인데요. 요즘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서 걷기동호회를 검색해보시면 걷기동호회는 굉장히 많습니다.


◇ 김명숙: 저도 걷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걷다 보면 매일 같은 곳을 많이 가게 돼요. 다른 데 걸어볼까 싶은 마음도 드는데 그럴 때에는 어디를 걸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어디를 가야 할지, 어디가 좋을지. 그게 막막해서 또 같은 곳만 걷게 되는데, 멀리 가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당장 걸을 수 있는 곳, 이런 데 있으면 좋겠어요.

◆ 김영록: 서울에 굉장히 많습니다. 엄청나게 많습니다, 사실. 걷기 여행 경험이 적으신 분들, 그냥 집 근처에서 짧게 걸을 수 있는 그런 곳들이 좋겠는데요. 지금 말씀해 드린 대로 서울에도 걷기 좋은 길, 걷기 좋은 장소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제가 여기에서 그런 곳들을 몇 곳 소개해 드리는 것보다 두고두고 찾아보면서 그런 데를 걸으시는 방법을 알려 드릴 텐데요.

◇ 김명숙: 그러니까 생선을 쥐여주시지 않고 낚시하는 방법을 알려주신다고요.

◆ 김영록: 그래야 계속해서 쭉 걸으실 수 있거든요. 서울시에서 만든 책 중에 ‘서울, 테마산책길’이라고 하는 책이 있습니다. 제목처럼 서울에 있는 길 중에서 산책하기에 알맞은 길들을 ‘숲이 좋은 길’ ‘계곡이 좋은 길’ ‘전망이 좋은 길’ ‘역사문화길’ 이렇게 네 가지의 테마로 구분해서 모아 놓은 책인데요. 현재 1, 2권 두 권이 발간되어 있습니다. 

◇ 김명숙: 서울시에서 만든 ‘서울, 테마산책길’이라는 책. 이건 시중에 서점에 가면 구할 수 있는 건가요?

◆ 김영록: 서점에서는 구하시기 힘들고요. 서울시청에서 아마 구하실 수 있을 텐데요. 지금 이 책이 구하시기는 어려울지도 모를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런 분들을 위해서 하나 가르쳐 드리는데요. 서울시의 '서울 ebook'이라는 홈페이지가 있습니다. 전자책으로 검색하셔도 됩니다. ‘서울 전자책’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서울 ebook'이나 혹은 ‘서울 전자책’으로 검색하시면 사이트가 하나 뜹니다. 거기로 딱 들어가셔서 지금 말씀드린 ‘서울, 테마산책길’을 찾으시면 두 권이 고스란히 그 안에 있는데요. 한 권당 40코스를 소개했습니다. 두 권이니까 80군데죠. 하루에 한 곳씩 꼬박꼬박 다녀도 두 달 반 걸으셔야 할 만한 곳이니까요. 서울시 전 지역을 망라했고요. 거리기 5km가 대개는 안 넘습니다. 그래서 걷기 입문서로, 혹은 산책으로, 자기가 사는 곳의 가까운 곳부터 시작해서 어린이들, 어르신들 같이 모시고 걸어도 좋을 만한 길들이 쭉 모여있는 것이니까요. ‘서울, 테마산책길’ 여기 검색하셔서 참고하시면 굉장히 좋을 겁니다.

◇ 김명숙: 당장 들어가 보시는 분들 많이 계실 것 같아요. 이제 날도 풀리고 정말 걷기 좋은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서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남쪽에는 벌써 봄소식이 더 빨리 오는 것 같기도 한데요. 봄이 오는 속도가 아장아장 아기들 걷는 속도 같다, 이런 표현도 있던데요. 봄이 빨리 온다는 얘긴가요, 남녘이나 서울이나 비슷하단 얘긴가요?

◆ 김영록: 제가 보름쯤 됐는데 전남 강진을 다녀올 일이 있어서 갔는데요. 강진에 아쉽게 백련사 동백나무 숲이 일찍 나온 녀석들이 얼어 죽었어요. 그래서 올해는 조금 늦을 거다, 라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봄소식이. 지금 말씀하신 대로 봄이 오는 속도가 아기가 아장아장 걷는 정도다, 라는 표현이 국립공원에서 소개하는 이야기입니다. 이게 과학적인 근거도 있다고 해요. 이걸 어떻게 측정했느냐면 예를 들어서 제주도의 특정한 꽃, 예를 들어 진달래의 개화 시기. 그리고 서울의 진달래 개화시기 날짜가 차이가 있을 테니까 그 날짜 계산하고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거리를 계산해서 나누면 그 속도가 아기가 아장아장 걷는 속도다, 라는 시적인 표현을 국립공원에서 합니다.

◇ 김명숙: 그래서 나온 말이군요. 저는 이런 소리가 왜 있는 건가, 그냥 무심코 쓰고 그랬거든요. 이제 본격적으로 걷기여행을 떠나볼까 합니다. 서울이나 수도권 근처에서 걷기 좋은 장소 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 좋겠어요. 아까는 낚시하는 법, ‘서울, 테마산책길’이라는 책자를 소개해주셨는데, 장소 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 좋겠네요.

◆ 김영록: 아까는 제가 좀 쉽게 넘어갔죠. 사실 서울에서 걷기 좋은 곳을 몇 곳만 골라줄래, 하는 질문이 제일 힘듭니다, 저한테는. 왜냐하면 아빠가 좋으냐, 엄마가 좋으냐 하고 똑같은 질문인데요. 그래도 일단 봄이 오는 이즈음에 제가 추천하고 싶은 길은 서울 한양도성길입니다. 이게 서울을 대표하는 길이고 서울의 랜드마크 격인 길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서울 한양도성은 조선의 도읍지였던 한양을 에워싸고 있는 성곽이죠. 한양 땅을 안쪽에서 감싸고 있는 4개의 산이 있는데, 이 네 개의 산이 북쪽의 북악산(342m), 남쪽의 남산(262m), 동쪽의 낙산(125m), 그리고 서쪽의 인왕산(338m) 다 잘 아시는 산입니다. 이걸 내사산이라고 부르는데요. 내사산을 쭉 이어서 능선을 따라서 쌓은 성곽이 한양도성입니다. 이 한양도성을 따라서 걷는 길이 있습니다. 장장 18.6km, 50리쯤 되는 길인데요. 이 전체를 다 걸을 수 있는데 조선 시대에도 순성놀이라고 해서 이 성곽을 따라서 걷는 놀이가 있었고요. 걸음이 빠르신 분들은 하루에 다 걸어내실 수 있어요, 산 네 개 오르락내리락하시면서.

◇ 김명숙: 네? 하루에요? 달리기 아닌가요?

◆ 김영록: 예, 되십니다. 천천히 걸으셔도 걸음이 조금 빠르시면, 경험이 있으시면 되는데요. 그게 부담스러우시면 두 군데 혹은 네 군데로, 사대문 혹은 사소문으로 잘라서 천천히. 북악산 지역, 낙산 지역, 남산 지역, 인왕산 지역 이렇게 해서 나눠서 걸으셔도 됩니다.

◇ 김명숙: 한양도성길 걷는 길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건가 봐요. 둘레길처럼 성곽길 따라서. 운치 있을 것 같아요. 봄에 봄꽃 피고 할 때는 너무 예쁠 것 같고요.

◆ 김영록: 굉장히 좋습니다. 예쁘기도 하고요.

◇ 김명숙: 서울에서 그런 정취를 한 번 느껴보실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서울 한양도성길에서 봄을 맞는 것,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어디 한곳 있을까요? 이건 서울 시내 중심으로 하셨는데.

◆ 김영록: 지금 소개해 드린 서울 한양도성길이 역사가 600년쯤 되는, 600년 조금 넘는 역사가 있는 길인데요. 

◇ 김명숙: 조선왕조시대 한양 도읍지를 보는 거니까요. 

◆ 김영록: 그렇습니다. 지금 제가 소개해 드리는 길은 역사가 무려 2000년이 넘는 길입니다. 지금 소개해 드릴 텐데요. 한강 남쪽 강남의 송파구 일대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이 살기에 아주 좋은 곳이었던 모양입니다. 그 증거가 암사동에 있는 선사유적지이지요. 그때부터 거기 사람들이 살았다는 얘기니까요. 그 뒤 역사시대로 접어 들어오면 백제의 첫 도읍지가 그쪽입니다. 그리고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의 각축장으로 늘 역사의 주 무대에 올랐던 곳인데요. 그 역사 중에서 소위 한성백제 시절의 흔적이 그곳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곳에서 한성백제의 유물유적도 보고, 그리고 걷기도 할 수 있는 그런 길인데요. 석촌동에 가면 백제 초기의 무덤인 돌무지무덤, 우리가 보통 적석총이라고 많이 부르는데요. 그런 무덤이 있고요. 그 근처에 몽촌토성, 또 그 근처에 풍납토성 이런 것들이 전부 그 당시 한성백제 시절의 유물들이거든요. 유적들이고요. 그래서 그 길을 이어서 걸으시면 아주 기분도 좋고 시간여행도 하실 수 있고 역사공부도 되시고요. 조금 꽃이 피기 시작하면 몽촌토성의 꽃들이 그렇게 예쁩니다. 벚꽃도 예쁘고 진달래꽃도 예쁘고요.

◇ 김명숙: 차 타고 운전하고 지나가면서 표지판으로만 봤던 몽촌토성, 풍납토성. 한 번 이번 기회로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김영록: 이 봄에는 꼭 가보시면 거기에 아마 반하실 거예요. 굉장히 좋습니다.

◇ 김명숙: 느릿느릿 걸으면서 반할 정도의 이곳, 여러분도 꼭 한 번 가보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저희가 중간 노래 한 번 띄워볼까 합니다. ‘느리게 걷자’라는 노래 아시죠? 장기하와 얼굴들이 부릅니다. 노래 듣고 다시 이야기 이어가죠.

(음악: 장기하와 얼굴들 - ‘느리게 걷자’)

◇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 <50+ Q&A> 김영록 걷기 여행가와 함께 이 좋은 봄에, 화창한 봄날에 연인과 가족과 아이들과 혹은 나 혼자서 걷기 좋은 곳에 대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지금 6968님,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서울, 테마산책길 찾아서 친구들과 걷는 연습 하고 싶어요. 시작도 하기 전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러니 시작하시면 정말 얼마나 더 벅차오르실까요. 고맙습니다. 0001님, ‘목소리가 톡톡 튀는 날이네요. 일요일 가까운 산에 올라가니 진달래가 봉우리를 맺어 곧 꽃이 피어서 세상 밖을 즐기러 나올 것 같더라고요’ 어머, 벌써요? 이러다 보면 금방 꽃 피었어, 개나리 진달래 활짝 피었어, 벚꽃 흩날려, 이런 이야기 나오겠죠? 기다려지네요. 지금 여러 군데 소개해주셨는데요. 선생님, 봄에 시간여행 또 역사여행 하기 충분했던 곳이었던 것 같아요. 몽촌토성, 풍납토성, 서울 한양도성길 이런 곳이요. 그것도 좋지만 그래도 봄에는 또 꽃을 봐야지, 꽃구경을 해야지 하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사람이 너무 많으면 그것도 또 싫어요. 어디 좋은 곳 없을까요?

◆ 김영록: 사실 인구 1000만 명이 사는 서울에서 한갓지게 꽃구경할 길이 남아있을까요? 비교적 사람이 덜 붐비는 곳으로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면요. 서대문에 안산이라고 하는 그렇게 높지 않은 산이 있지요. 그 안산을 빙 둘러서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는 거 혹시 아세요? 유모차도 갈 수 있고요. 밀면 좀 불편하신 분들도 갈 수 있는 그런 길입니다.

◇ 김명숙: 그러게요. 저도 몇 번 가봤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 김영록: 여기가 벚꽃이 아주 예쁘게 피는 곳이고요. 그리고 개나리꽃으로 유명한 곳이 응봉동에 있는 응봉산입니다. 강 건너편에 서울숲이 있는데 응봉산하고 서울숲을 연계하면 개나리꽃과 벚꽃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계절이 잠깐 있지요.

◇ 김명숙: 잠깐, 아쉽네요. 놓치지 마세요.

◆ 김영록: 그리고 금천구청 역부터 안양천을 따라서 하류로 쭉 내려가는 안양천 둑길이 벚꽃이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혹시 시간이 되시면 국립서울현충원에 가시면 좀 색다른 벚꽃을 볼 수 있는데요. 나뭇가지가 수양버들처럼 축축 처진 수양벚꽃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지금 쭉 벚꽃 이야기만 해드렸는데요. 벚꽃이 지고 나서 볼 수 있는, 배꽃을 볼 수 있는 길을 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중랑구의 중랑 캠핑숲이라는 곳이 있는데요. 여기에 가시면 배꽃 볼 수 있습니다. 대충 4월 중순쯤부터 배꽃이 필 텐데요. 길게 걸으시려고 하면 서울둘레길이 이리로 지나갑니다. 그래서 서울둘레길 따라서 걸으시면 보실 수 있고요.

◇ 김명숙: 서울둘레길이 좀 길죠, 정말.

◆ 김영록: 예. 전체가 다 160km인가 되는 그런 길입니다.

◇ 김명숙: 북한산 둘레길도 참 좋다고 들었는데요.

◆ 김영록: 예. 북한산 둘레길도 굉장히 좋죠.

◇ 김명숙: 이런 데는 꼭 가봐야겠어요, 올봄에는 놓치지 말고. 그리고 밤에 가면 좋을 곳 좀 알려주세요. 밤에 가면 더 운치 있고 조명 때문에 멋있을 것 같아요, 날씨 좀 따뜻해지면.

◆ 김영록: 서울에서 밤에 걷기에도 좋을 만큼 길도 편하고, 도심의 야경도 한눈에 들어오고, 꽃구경도 가능한 곳 중에서 제가 꼽는 최고의 장소는 남산입니다. 남산에도 남산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는데요. 남쪽구간과 북쪽구간으로 나뉘어 있고요. 전체 거리가 7km가 약간 넘습니다. 한 바퀴를 돌아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길인데요. 시작 지점이 남산 국립극장 입구인데, 워낙 들고 날 수 있는 곳이 많아서 내 동네에서 시작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또 한 곳 소개해 드리면, 아까 소개했던 서울 한양도성길 중에서 낙산 구간이 밤길 걷기에 그만입니다. 높지 않은 산이고요. 해발 125m니까 산이라고 하기는 조금 높은 언덕 정도니까 쉽게 올라가실 수 있고요. 길 편하고, 그리고 여기에서 서울 남산과 한양도성의 성곽과 어우러진 이 그림이 서울 한양도성길 전 구간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예쁘고 아름답습니다.

◇ 김명숙: 얼마나 예쁜지 확인차 가보셔야 할 분들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정말 예쁠 것 같아요. 이렇게 서울 안에서도 볼거리가 많은데 우리가 놓치고 사는 게 참 아쉽네요. 올봄에는 꼭 함께, 가족들과 더불어서 가시기에도 충분한 코스죠?

◆ 김영록: 그렇습니다.

◇ 김명숙: 오늘 이렇게 걷기, 운동의 걷기가 아니라 여행으로써의 걷기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걷기에 초점을 두는 게 아니라 여행에 초점을 두시는 거죠? 결론을 내려주신다면, 결론이라는 건 좀 그렇지만, 걷기 여행을 하는 데 있어서 열심히 무작정 걷는다. 이게 아니라 아까 한눈팔기를 하라, 이렇게 말씀하셨잖아요.

◆ 김영록: 그렇습니다. 지금 말씀드린 대로 걷기 여행인데 걷기에 무게를 두지 마시고 여행에 무게를 두면 조금 다른 세상입니다. 여행에 무게를 두려고 하면 빨리 걸으시면 안 되는 거거든요. 걷기에 무게를 두면 빨리 걸으셔야 하지만요. 여행에 무게를 두면 천천히 걷게 되고 주변의 사물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요. 그렇게 되면 예쁜 들꽃, 졸졸 흐르는 시냇물,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있죠. 빨리 걸으시면 혹은 차를 타시면 혹은 자전거를 타시면 절대로 못 보고 못 들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걷기 하지 마시고 걷기 여행하십시오.

◇ 김명숙: 힘들게, 빠르게 걷지 말고 느리게, 그래야 여행이 된다. 오늘 말씀만 들어도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걷기 여행, 우리 한 번 이번 주말에 해볼까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영록: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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