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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美, 철강 압박 다행 중 불행? 수출업체 피해예상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3-02 16:37  | 조회 : 2960 
[생생인터뷰] 美, 철강 압박 다행 중 불행? 수출업체 피해예상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공식 발표와 서명 전이긴 합니다만, 배경이 무엇일지 관심이 모이는 상황입니다.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들고 있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내 정치적 기반을 위한 무리수를 두는 무역 정책 보복을 해왔습니다. 그 일환일까요. 철강도 중요 산업 중 하나인데요. 철강을 건드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하 김형주)>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25% 관세 부과 뚜껑이 열렸습니다. 많은 언론도 관심을 보이는데요. 우려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왜 이렇게 수입산 철강에 집중하나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김형주> 개인적으로 모든 철강 제품에 대해서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발표를 보면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면 지난주 이 건이 처음에 문제가 됐을 때 그 당시 미국 상무부에서 대통령에게 제안한 것 세 가지였는데요. 그중에 한국 기업 입장에서 제일 충격이 덜 한 것이 일관적인 관세 부과 방안이었습니다. 왜냐면 당시 나온 세 가지 선택 사항을 보면, 첫째 주요 12개국에 대해 53%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었거든요. 12개국에 포함되는 나라는 사실상 대미 수출을 접어야 하는 규모였고요. 12개국에 포함되지 않은 나라는 안도할 수 있는 옵션이었는데 한국은 안타깝게도 12개국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12개국 옵션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남았기에 불안했는데요. 다행히 이 옵션은 피했고요. 두 번째는 모든 국가들 수출에 대해 물량을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됐습니다. 2017년 대비 63%, 3분의 2 정도만 수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는데 거부됐고요. 전체 수입 물량에 대해서 24% 관세를 부과한다는 게 상무부가 제안한 세 번째 옵션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 옵션을 택하면서 관세율은 그보다 조금 더 올려 25%로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철강에 대해서 미국이 민감하게 나온 이유는 철강 산업의 중요성 때문인데요. 자동차 산업이든 전자 산업이든 물건을 만들 때 철강이 중요하게 쓰이지 않습니까. 미국에서 셰일가스라고 석유를 대체하는 에너지 자원 개발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셰일 가스나 유전을 개발할 때도 철강으로 만든 파이프, 강관이 많이 쓰이고요. 그러다 보니 미국 철강 산업이 만약에 경쟁에서 밀려 다 사라져버린다면 중요한 산업을 중국이나 한국이나 혹은 캐나다 같은 다른 나라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자국 철강 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 이러한 무리수를 두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우성> 러스트벨트, 미국 대선 때도 알려졌는데요. 전통적 제조업 종사자들, 트럼프 대통령 지지기반으로 알려졌는데요. 철강도 마찬가지인가요? 미국에서 철강 비중을 어느 정도로 보아야 할까요? 

◆ 김형주> 미국의 전체 수요를, 양으로 보느냐 금액으로 보느냐에 따라 차이는 납니다만, 물량 기준으로 1억5천만 톤 정도 규모라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미국이 아직도 철강 업체들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값싼 제품을 생산하던 업체들은 대부분 도산했고, 그러다 보니 여전히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대략 전체 수요의 20% 정도, 3천5백만 톤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 철강 업체들 중에는 수입 물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자국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고요. 미국 정부에서 판단하기엔 최소 미국 철강 업체들 가동률이 83% 정도는 유지되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데 80% 미만으로, 70% 대까지 떨어진 상황입니다. 무리수를 둬서라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겠다는 게 미국 정부의 방침입니다. 

◇ 김우성> 역시 자국의 살길, 일맥상통하는 정치적 배경도 살펴야 할 텐데요. 관심 있는 분들은 무역확장법이 무엇이기에 이 법을 근거로 들었나 궁금해 하시는데요. 무역확장법 232조가 어떤 내용이기에 근거가 된 걸까요?

◆ 김형주> 이름이 아이러니하죠. 무역확장법이라는 것은 무역을 늘리기 위한 법인데, 결과적으로는 관세나 물량 제한을 통해서 무역을 억제한다는 게 역설적이긴 합니다. 이 법안이 만들어진 게 50년도 더 됐고요. 그 당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중상주의가 훨씬 더 지배적인 때입니다. 자유무역보다는 각 나라마다 당연히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기본 입장이었고, 그러다 보니 이 법이 나올 때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일부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을 전부 자유화시키겠다는 게 본래 목적이었습니다. 무역을 자유화하겠다고 얘기하니까 우파 정치인들 중심으로. 그러다 보면 국가 안보가 흔들리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왔고, 그러다 보면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법이 보완적으로 필요해서 나온 것이 232조 법안입니다. 

◇ 김우성> 무역의 흐름까지 살펴보면, 어떻게 보면 미국 입맛에 따라 변한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어느 나라나 자국 이익을 중시하는 건 당연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일단 25% 인상만으로도 우려도 나옵니다. 최악의 경우에 비해 다행이라고 했지만, 가격 상승이나 여러 가지 물량 감소 우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 김형주> 미국 시장의 반응과 해외 시장 반응이 엇갈립니다.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한 업체들은 마음 놓고 가격을 올리지 않겠습니까. 벌써 미국에서 생산된 철강 가격이 오를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 미국 철강 업체들의 주가는 거의 상한가 수준까지 오르는 상황입니다. 미국으로 수출하던 길이 막히면 그 물량이 결국 다른 나라로 흘러갈 수밖에 없겠죠. 그러면 결국 글로벌 철강 가격은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자국 내에서 웃지만, 한국이나 중국, 베트남 같은 그동안 미국에 수출 많이 했던 국가들은 글로벌 가격이 하락하면서 상황이 안 좋아지고 수익성도 악화될 거로 보입니다. 

◇ 김우성> 앞서도 얘기했지만, 보복에 가까운 조치다, 이렇게 일방적인가. 사실 미국 내에서도 유통업계나 걱정하는 곳이 있는데요. 역으로 우리도 불이익 당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러는지 궁금합니다. 

◆ 김형주> 미국 내 우려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철강 가격이 어쨌든 오르게 될 텐데요. 철강을 원료로, 중간재로 사용하는 업종이 많지 않습니까. 대표적인 게 자동차 업종일 텐데요. 그러면 자동차 업체들 입장에서는 원가가 오르게 되고 그러면 소비자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동차 해외에 팔 때 해외에서는 오히려 철강 가격이 하락하면 원가가 더 내려갈 텐데, 철강 업체를 보호하다가 자동차 업체나 에어컨, 세탁기 같은 다른 미국 업체들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높고요. 그런 것들이 유통까지 전반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보복 관세와 관련된 건데요. 미국이 이러한 식으로 자국 안보를 위해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WTO에서 일부분은 인정합니다. 급박하기 때문에 인정하고, 세이프가드와 마찬가지로 허용하지만 일방적으로 허용하는 게 아니라 자국 안보를 위해서 이 부분을 보호했으니 대신 다른 부분은 내놓아라, 미국으로부터 피해를 입는 나라들이 미국 수출에 대해서 보복관세를 매기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다른 수출 업체들 입장에서는 철강 때문에 내가 수출하는 품목이 상대국으로부터 보복을 당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농산물이라든지 이런 거죠. 그러한 우려들이 커지고 있습니다. 

◇ 김우성> 이러한 상황입니다. 득실을 따지는 협상가 기질로 트럼프 대통령을 얘기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서 예측하기에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WTO 제소도 언급하고 있는데요. 사실 WTO라는 다자간 무역 체제 자체도 무력화라고 하면 좀 앞서갑니다만, 크게 신경 안 쓰는 것 같은데요. WTO 제소도 언급하는데, 세계의 목소리가 비슷하다고 하면 미국이 약간 완화하거나 변화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 김형주> 그런 건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미국이 12개국에 대한 53% 관세 부과를 선택하지 않고 그나마 25% 안을 선택한 것도 다른 나라 눈치를 본 것 아닌가. 12개국에는 중국도 포함되어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중국으로부터 무역 보복을 우려한 것 같긴 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조치 자체가 이미 EU를 비롯한 여러 나라들에게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제소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즉 여기에서 왜 제소가 불가피하냐면, WTO에서 안보를 위한 것을 허용하긴 하지만 정말 절실한지 입증해야 할 책임은 미국에게 있거든요. 지금 미국 철강 산업의 경쟁력이 지금 상황에서 그렇게까지 나쁘지 않은데, 다른 나라들을 상대로 25%라고 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과연 국제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느냐, 그렇게 보이진 않아서 WTO 제소는 이뤄질 테고요. WTO에서 미국이 잘못했다고 판정하더라도 말씀하신 것처럼 WTO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지 않기 때문에 철회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 김우성> 그렇다면 우리 수출은 괜찮나, 큰 의미에서 경제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세탁기 같은 세이프가드 문제도 있었고요. 철강도 그렇고 FTA 재개정 협상도 걸린 상황입니다. 우리 수출은 괜찮나, 이런 걱정, 미국의 시장 규모로 봤을 때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김형주> 우리나라 전체 철강 수출에서 9.5% 정도가 미국으로 가고 있고요. 32억6천만 톤 정도 됩니다. 우리나라 수출이 미국 입장에서 보면 대략 3위에서 5위를 오가는데요.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씀드린 얘기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업체들이 똑같이 피해를 입었기에 다른 나라보다 더 불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 가지 우려되는 건 미국 기업과 우리와의 경쟁인데요. 이 경쟁을 어떻게 뚫고 갈 것인가가 문제이고요. 이 피해가 우리나라 철강 업체 골고루 미치진 않을 거로 보입니다. 미국이 갑자기 철강에 대한 수입 규제를 들고나온 게 아니라 몇 년 전부터 반덤핑 조치 등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해서 우리나라 다수 업체들은 미국 수출 규모를 많이 줄였습니다. 그 수출을 줄이지 못한 업체들 중심으로 특히 강관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피해를 입을 거로 보입니다. 

◇ 김우성> 이런 상황에 대한 대응, 협상이라든지 다양한 수가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그 이슈가 생길 때 다시 한 번 여쭤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형주>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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