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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위협하는 학교의 석면 잔재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2-27 12:30  | 조회 : 3608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2월 27일 화요일
□ 출연자 :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이번 주 들어서 제법 낮 기온이 풀렸습니다. 지긋지긋한 겨울이 끝나는가 생각이 드는데요. 학교 개학이 가까워진다는 이야기죠. 많은 학교가, 특히 초등학교가 이번 주 금요일 3월 2일에 개학을 많이 합니다. 지난 겨우내 각급 학교들은 학교에 있는 석면을 제거하는 공사를 벌였습니다. 학교 주변을 보시면 석면 제거한다면서 안내문 적혀있는 거 보신 분들 계실 텐데요. 그런데 공사작업을 벌인 뒤에 교실 창틀이라든지 문틈을 보니까  석면가루가 남아 있었습니다. 굉장히 걱정인데요.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었습니다. 급기야 일부 학교는 개학연기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최예용 소장, 연결하겠습니다. 최 소장님, 안녕하세요.

◆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하 최예용):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지난 겨울방학 동안 전국에 있는 1천200여 개 학교에서 석면 해체 공사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공사 뒤에도 석면이 검출된 학교가 일부 있었다는 겁니다. 어느 정도나 되나요? 
 
◆ 최예용: 이 문제는 지금 몇 년 전부터 계속 반복되어 오고 있는 문제인데요. 말씀하신 대로 이번 겨울에 1227개의 학교가 전국적으로 석면 철거를 했습니다. 그중에 201개 학교에 대해서 정부가 합동으로 잔재물 조사를 했더니 43개 학교에서 잔재물, 그러니까 석면쪼가리, 폐기물 조각들이 잔재물이 검출됐습니다. 

◇ 장원석: 어제인가요. 소장께서도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하고 같이 학교 현장에 가보셨잖아요. 학부모들이 명예 감독관이라고 해서 철저하게 공사과정을 지켜본 그런 학교였기 때문에 더 관심이 집중됐는데. 어땠습니까, 실제로 보기에? 

◆ 최예용: 그 학교는 서울 관악구에 있는 학교였고 말씀대로 공사 초기부터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안전감시활동을 했던 그런 곳인데. 그래서 아마 이런 곳은 문제가 없겠거니 했는데 거기 공사가 끝난 후에 교실, 복도 이런 곳에서 30개 넘는 조각과 먼지를 샘플링해서 분석해보니까 무려 15개에서 석면이 나왔어요. 그것도 청석면과 갈석면이라고 하는 굉장히 맹독성이어서 1997년에 사용이 금지됐던, 하지만 학교에 구비되어 있는 석면 지도에는 그런 내용이 없는, 그런 내용들이 확인돼서 모두들 놀라고, 이게 어떻게 된 거냐, 근본적으로 잘못됐다 이런 지적이 나왔죠. 

◇ 장원석: 학부모님들이 정말 꼼꼼하게 감독을 같이하고 민원도 계속 넣으면서 진행된 공사인데 그런 학교도 이렇게 석면 잔재물이 검출되고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학교는 더 심하지 않을까, 이런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최예용: 맞습니다. 많은 학교에서는 공지도 별로 안 하고 그래서 학부형들이 아이들 다니는 학교가 석면 철거한다는 사실도 모르는 경우도 많았고요. 또 아까 처음에 말씀드린 201개 정부 조사는 눈에 띄는 조각들을 본 거지 먼지까지 본 건 아니에요. 그래서 검출률이 낮은 편인데, 인헌초등학교 학부모들은 먼지까지 한 거예요. 이게 조각이 생기면 먼지도 당연히 석면에 오염되지 않았겠느냐, 이렇게 해가지고 물티슈 같은 것으로 샘플링해서 분석한 거여서, 그래서 정부 조사결과보다 훨씬 더 많은 학교에서 사실상 잔재물과 오염이 된 것으로 그렇게 봐야할 것입니다.

◇ 장원석: 그러니까요. 점검방식이 교육부하고 환경부, 고용노동부가 함께 실시한 점검, 그리고 민관 합동으로 실시한 점검이 달라서 학부모들이 비판하는 걸 들어보니까, 교육청 조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재조사해서 문제가 드러난 이유가 뭔가 보니까, 교육청 조사 때는 그냥 먼지를 일으키지 않으려고 최대한 가만히 교실 구석에다가 공기측정기를 놓고 조사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보면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걸어다니면서 바닥에 있는 먼지가 올라오면 당연히 그게 공기 중에 떠다닐 텐데 그런 고려를 안 했다는 거죠. 이런 점검방식이 정해져 있습니까?

◆ 최예용: 맞습니다. 법적으로,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석면안전관리법 같은 곳에 대기 중에 공기를 포집해서 공기 중에 석면이 있는지를 보는 것이 법적인 항목입니다. 그런데 사회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공기 중에 있던 것이 가라앉아서 먼지상태로 바닥에 있고 공기 중에는 없는 그런 상태에서 대부분 측정하게 돼요. 그러니까 학교에 구비돼 있는 석면 철거 후의 안전에 대한 자료를 보면 모두 다 기준치 이하인 거예요. 문제가 없다고 되어 있어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학부모들이 직접 바닥에 조각이나 먼지를 샘플링해보면 석면이 나온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정부의 조사방법과 법적인 데에 구멍이 뚫려있는 거죠. 문제는 이게 단순히 먼지가 아니에요. 아까도 말씀하신 것처럼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정했어요. 석면에 노출되면 10년에서 20년 이상의 잠복기를 거쳐서 폐암이라든지 악성중피종암과 같은 치명적인 암에 걸립니다. 아무리 적은 양에 노출돼도 걸릴 수 있다는 게 발암물질의 특징이고요. 악성중피종암의 경우에는 발병한 2년 이내에 90% 이상이 사망하는 아주 치명적인 경우입니다.

◇ 장원석: 그러게 말입니다.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르면 공기 중에 있는 것만 멀쩡하면 통과시켜주기 때문에 창틀이라든지 문틈에 남아 있는 석면 잔재물 같은 것은 어떻게 법적으로 제재할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거잖아요.

◆ 최예용: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석면 철거를 한 그런 현장에 석면 잔재물이 나오면 그게 불법적인 사항이 되기 때문에 제어는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충분치 않은 거고요. 그리고 그런 걸 교육청이나 학교당국에서 감시감독을 해야 하는데 석면 자체를 잘 모르세요. 그러니까 이 문제가 계속 반복되고, 교실에는 공사장에는 늘 그 정도의 잔재물이나 폐기물이 남게 마련이라는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장원석: 그래서 교육부에서도 굉장히 이번에 호되게 당해서, 처음에 조사했을 때는 안 나왔지만 재조사했을 때 나왔으니까 좀 철저하게 관리감독 했을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됐을까요? 관리가 또 안 됐을까요? 

◆ 최예용: 그러게요. 작년 여름방학 때도 총리께서 직접 문제제기를 하셔서 전수조사를 했더니 굉장히 많은 학교에서 나왔고. 그렇다면 그 이후에는 분명히 많이 개선되지 않았겠는가, 저희도 이렇게 기대했는데 오히려 더 후퇴되어 있어요. 한마디로 총리의 지시사항이 거의 먹히지 않은 상황이고. 도대체 왜 이럴까. 교육당국, 환경당국 이런 분들이 석면에 대해서 전혀 무지한 것 아니냐. 그리고 여전히 이런 문제를 일종의 과민한 학부모들의 반응 정도로 그렇게 치부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이번 참에는 반드시 이런 문제가 확인된 그런 교육청이나 학교당국에 일정한 책임을 물어야 개선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장원석: 오죽하면 석면 제거 공사에 대한 매뉴얼이나 법이 따로 없는 것 아니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이렇게 허술하다 보니까.

◆ 최예용: 맞아요. 하지만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이런 데에 지침이나 내규는 자세히 되어 있어요. 사실은 그 법률만 잘 지켜줘도 되는데 그런 것들이 거의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인 상황이죠.

◇ 장원석: 그렇군요. 관리감독 문제 지적하고 있고요. 샘플조사 역시 의구심이 들더라고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갈석면·청석면 이런 것들까지 창틀, 문틈에서 가루 형태로 나왔는데요. 예전에 정부조사 보고서 2014년도 같은 걸 보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다고 알려진 백석면만 검출돼 있잖아요. 이런 건 왜 그랬을까요?

◆ 최예용: 그때 당시의 조사가 철저히 안 돼 있는 거예요. 게다가 학교에 이런 걸 구비하는 것은 교직원이나 학생, 학부모가 모두가 알고 안전하게 다루도록 하는 건데, 이런 서류들이 행정실상의 캐비닛 속에 그냥 처박혀 있어요. 아무도 몰라요, 교장선생님도 관심도 없고. 그러다 보니까 이게 잘못 작성된지 여부 조차를 알지 못하는 상태인 거죠. 굉장히 탁상행정의 전형이 아닌가 싶습니다.

◇ 장원석: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석면 잔재물이라 해도 아까 공기 중에 분명히 떠오를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해선 안 되는 문제고. 이런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일부 전문가들은 철저하게 잔재물 제거작업을 하되, 가능하면 무리한 교체작업보다는 일부 국가들처럼 시설물을 코팅해서 밀봉해버리는 대안도 제시하던데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최예용: 글쎄요. 그게 아직도 우리가 신규석면을 사용하는 석면사용 국가라면 그런 방식도 의미가 있겠지만, 우리는 2009년부터 석면사용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모든 학교나 건물에 사용된 석면들은 길게는 20~30년씩 오래된 것들이에요.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점점 노후화되고 부서지고 마모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코팅하고 이렇게 하게 되면 철거 과정이 더 어렵게 돼요. 따라서 철거 해체하는 것은 맞는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을 안전하게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죠. 

◇ 장원석: 어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함께 현장점검할 때 향후대책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 좀 나누셨습니까?

◆ 최예용: 일단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그렇게 제안을 드렸고, 그러니까 지금 1227개 학교 중에 201개 학교만 조사했거든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모든 학교가 똑같다. 그래서 전수조사를 해달라는 것하고. 앞으로 이런 문제는 계속 반복되니까 환경단체와 학부모가 참여하는 석면 안전대책을 강구하는 TF를 만들어서 종합적인 그런 대책을 다시 만들자, 라는 거고. 그다음에 교장선생, 교감선생님, 그리고 학교의 행정실장 같은 분들, 교육청의 책임자 분들, 이런 분들이 모두 석면 문제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이런 분들을 대상으로 석면안전 교육연수를 실시해 달라, 이런 건의를 했고 교육감께서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했습니다.

◇ 장원석: 개학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는데요. 개학이 코앞에 있다 보니까 대청소를 하겠다, 개학을 미루겠다, 이런 대책이 나오고 있던데. 실제로 대청소를 한다고 그게 다 사라질까, 그것도 좀 의문이기도 하고요. 어떤 조그마한 물건을 소독기에 넣어서 돌리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 최예용: 그렇습니다. 대청소라는 표현이 조금 어폐가 있어요. 대청소라고 하면 쓸고 닦고 전기청소기 돌리고 이런 개념인데, 석면 현장은 오히려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오히려 더 대기 중으로 비산돼서 오염을 더 가중시키거든요. 그래서 습식으로, 일회용 물티슈 같은 것으로 하나하나 다 닦아내고 그 물티슈 자체도 석면폐기물로 처리해야 합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안전관리 그리고 감리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 길게 지적해주셨는데,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은 뭐라고 보십니까?

◆ 최예용: 개학이 며칠 안 남았습니다. 그 며칠 안 남은 기간 동안만이라도 금방 말씀드린 대청소 개념이 아니고 일회용 물티슈로 하나하나 모든 실내 비품이나 천장까지, 벽까지 모두 다 닦아내고 그걸 거듭 확인하는 그런 작업이 필요하고, 이걸 일부 학교만이 아니고 모든 학교에 대해서 실시해야 하고. 또 일부 학교에서는 학부형들을 오시게 해서 이런 작업을 시키는데 안 됩니다. 학부형들도 석면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철거업체나 정화업체에게 맡겨야 합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최예용: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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